유라는 여준재의 말을 들으면서 이를 갈았다.그녀가 보기에 고다정이 꼭 여준재에게 무슨 말을 했다고 믿었고 그렇기에 여준재가 자신한테 이렇게 말했다고 믿었다.“그래, 그래, 이후에는 고다정씨에게 이런 농담을 안 할게, 내가 오해까지 당하다니….”유라는 애처로운 척을 하면서 자신을 한탄하면서 여주재와 말했다.“고다정와 만난 지 이틀밖에 안 됐는데 익숙하지도 않다고 생각하니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웠을 뿐이야, 차라리 말을 많이 하지 말 걸 그랬어.”말을 마치자, 그녀는 여준재의 표정도 보지 않았고 돌아섰다.여준재는 유라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곧 안젤로 쪽에서 이미 피를 다 뽑았고 그는 이 일을 생각하기 싫어했다.“보고는 약 5시간 뒤에 나올 것입니다.”“알겠어요, 나오면 꼭 제일 먼저 알려주세요.”여준재는 안젤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분부했다.안젤로는 팀원들을 데리고 떠났다.여준재가 다시 고다정의 곁을 지키며 또 한 번의 이상함을 발견했다.방금 자신이 유라와 이야기하고 안젤로가 피를 뽑았는데도 다정이 깨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고 느꼈다.“다정아 일어나.”여준재는 고다정을 살살 흔들어 깨우려 하였다.그러나 그가 아무리 불러도 고다정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어젯밤과 같았다.여준재는 걱정이 되어 안젤로를 다시 불러들였다.검사 한후 안젤로는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고다정씨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냥 자고 있을 뿐입니다.”“깊은 잠이라면 왜 내가 아무리 깨워도 안 깨나?”여준재는 안젤로의 대답이 매우 불만스러웠다.안젤로는 몇초간 사고를 거친 다음 대답했다.“고다정씨가 어제 맞은 주사와 관계 있을 수 있어요.”이 말을 듣자 여준재는 가슴이 내려앉았다.“그럼, 지금은 그녀가 자기 절로 깨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야?”안젤로를 향해 물었다.안젤로는 맞다고 말하지는 못했다.“확실하지 않습니다만 기다려 보도록 해요.”어쩔 수 없이 여준재는 그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그는 손을 저으며
부윤솔은 생각하다가 뒤에 있던 조수한테 말했다.“금침을 주세요.”“예.”조수는 명을 듣고 의약 상자에서 돌돌 말린 비단 보따리를 꺼냈다.그가 비단 천을 펼치자, 그 안에서 길이가 다른 금침이 수 개 꽂혀 불빛에 찬 빛을 띠고 있었다.“여기의 금침이요.”조수가 비단 천을 두 손으로 바쳤다.부윤솔은 응하고 그 안에서 4-5센티미터의 금침을 꺼내 고다정의 미간에 꽂았다.여준재는 이를 보고 의문이 가득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물어봐.”여준재는 그 말을 듣고 직접 물었다.“고다정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방금 침을 놓으신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다정의 상황은 지금으로 보아 잠든 것은 확실합니다. 조금 전의 금침은 그녀에게 독소가 있는지를 검사한 것입니다,하지만 금침이 변화가 없는 것을 보아 중독되지 않은 것 같아요.”부윤솔은 검사 결과를 말했다.여준재는 그것을 듣고 더 의심스러웠다.“중독이 아니고 잠만 자는데 왜 내가 아무리 불러도 깨어나지 않는거죠?”“......”부윤솔은 몇초간 침묵을 지키며 천천히 말했다.“이런 상황은 다섯 감각을 감춘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을 본 것 같지만, 그 사람은 중독이었고 다정이의 경우에는 자기 절로 일어나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요.”그는 말을마치자 여준재 쪽으로 고개를 돌려 한쪽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이 계집애가 잠시 깨어나지 못한 것 같으니 저쪽 가서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줘요.”여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부윤솔을 따라간 뒤 어젯밤의 일을 구체적으로 말했다.동시에 그는 조사한 상황에 대해서도 말했다.“내 쪽에서 단서를 좀 찾아냈는데 어젯밤 다정이 의붓동생과 그의 남편이 참석했는데 이론대로라면 그들은 그곳에 갈 자격이 없어요, 이건 무조건 누군가가 꾸민 것이고 이건 다정에게 실험했던 그 사람들이었을 거예요.”여기까지 말 한 후 여준재는 부윤설을 향해 보았다.부윤솔은 그의 뜻을 알아챘고 인상을 찌푸렸다.조금 지나서 그는 불만스러운 어조로
잠시 후 여준재는 접시를 들고 다가왔다.그는 서로 교류하는 두 사람을 보면서 말을 끊었다.“다정이가 밥을 먹고 다시 얘기를 나누세요.”말하는 동안에 그는 접시를 다정의 곁에 놓았고 그곳은 죽과 두 그릇의 채소들이었다.부윤솔은 여준재가 죽을 가져온 것을 보고 고다정에게 먹여주려고 했다.그리고 일어나서 말했다.“너희들 먼저 먹어, 사람을 시켜 날 방에 데려다주고 내가 정리 한 후에 계속해서 다정에게 진찰을 진행해 주지.”“네.”여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집사를 불러왔다.부윤솔이 짐을 다 놓자 유라도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집사가 조심스럽게 보고하였다.“주인님,오신 분들 중에서매 사람마다 무기를 갖고 있었습니다. 한번 찾아보고 올라가요?”“가 찾아봐라.”유라가 분부했다.필경 이 사람들이 고다정을 보고 왔고 그뒤에는 여준재가있었기 때문이다.이 일들에 대해서 고다정은 알지 못했다.이때 그녀는 여준재의보살핌을 받고 있었다.“시간이 이렇게나 됐는데 밥 먹었어?”고다정은 죽을 먹으면서 눈앞의 남자를 보며 말했다.여준재는웃으면서 말했다.“당신이 다 먹고 저와 사부님이 같이 먹기로 했어요.”고다정이 다시 질문했다.“아까 사부님과의 토론은 어땠어?”“사부님도 이런 상황은 아직 본 적이 없다고 하네, 내가 의심하기를 이건 분명 그 특효약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야.”고다정은 숨기려하지 않았소 그와 사부님의 대화를 다 말했다.여준재는들으면서 차가운 눈빛을 띄었다.그리고 뭔가 떠오른 듯 계속하여 말했다.“아, 어제 회연에 고다빈과 진시목도 갔다고 들었는데 너도 보았어?”“응,하지만 그들은 나를 괴롭히지는 않았어.”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이 말이 끝나자 고다정은 여준재의말을 알아들은 듯 놀라며 말했다.“그들을 의심하는 거야?”여준재는부인 하지 않았다.“그들의 신분으로 그 곳에 들어 갈 자격이 없는데 널 괴롭힌 사람들은 분명 특효약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을 들일 거야.”고다정은 침묵하며 여준재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
“일주일 더 머물 거면 내일 호텔로 돌아가요. 유라 씨한테 폐 끼치지 말고.”고다정은 여준재의 품에 안겨 입을 열었다. 그녀는 자신이 속마음을 잘 숨겼다고 생각했지만 여준재는 단번에 그녀의 속마음을 눈치챘다.그러나 그는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내일 유라한테 말하고 호텔로 돌아가요.”“네.”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여준재에게 얼른 쉬라고 했다. 피식 웃던 여준재가 갑자기 그녀를 껴안고 누워버렸다.“잘 거면 같이 자요.”그의 말에 고다정은 안색이 약간 변하였다.“먼저 자요. 난 조금 있다가 잘 거예요. 낮에 하루 종일 잤더니 기운이 넘치네요.”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고다정은 잠들었다가 또 다시 낮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까 봐 두려웠다. 애써 침착한 모습을 보이는 그녀를 보며 여준재는 마음이 아팠다. “바보, 졸리면 자요. 다른 건 걱정하지 말고. 다 방법이 있을 거예요. 이렇게 자지 않고 밤을 새우면 당신 건강만 해치게 될 거예요.”고다정이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그녀의 말이 입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여준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예전에 당신이 그랬잖아요. 병을 치료하려면 먼저 몸을 추스려야 한다고. 신체 소질이 좋으면 어떤 병세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했잖아요. 난 그 말이 지금의 당신한테 딱 어울리는 말이라고 생각해요.”그 말을 듣고 변명하려 했던 고다정은 더 이상 아무 말이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했던 말을 부정하게 되는 거니까.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 껴안고 잠이 들었다.영롱한 달빛이 창밖에서 비쳐 들어와 커튼을 통해 두 사람에게 쏟아졌고 그 모습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고다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곁에 잠든 남자를 부드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어루만지고 싶은 마음을 애써 참았다. 그가 잠귀가 밝은 편이었기에 조금만 움직여도 깰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여준재는 누군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집사가 건네준 선물 상자를 보고 고다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유라 씨, 이게 무슨 뜻인가요?”“별다른 뜻은 없어요. 다정 씨가 준재 구해줘서 고마워서 그래요. 다정 씨가 준재 약혼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마운 건 고마운 거니까. 당연히 사례를 해야죠.”유라는 고다정을 쳐다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말하고 싶었던 건 자신이 여준재와 더 가까운 사이라는 것이다.그 말에 고다정은 어이가 없었다. 유라의 행동이 불만스러웠던 여준재도 미간을 찌푸렸다. 그한테 유라는 그저 사업 파트너일 뿐, 아무리 10년 넘게 알게 지낸 사이긴 하지만 그의 가족을 대신할 수는 없었다.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찰나 갑자기 귓가에서 고다정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례는 필요 없어요. 유라 씨가 준재 씨와 오랫동안 친분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한 가족은 아니잖아요. 어떻게 유리 씨가 사례를 해요? 그리고 난 이미 좋은 사례를 받았어요.”고다정은 말을 하면서 여준재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는 딱 봐도 알 수 있었다. 눈앞의 사람이 그녀한테 최고의 선물이라는 뜻이다.고다정의 뜻을 알아차린 여준재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자신의 앞에서 거리낌 없이 애정행각을 벌이는 두 사람을 보며 유라는 질투심이 불타올랐다. 그녀는 죽을힘을 다해 주먹을 쥐고 심호흡하며 마음속의 분노를 가라앉혔다. 그러나 그녀의 원망스러운 눈빛을 부윤솔을 똑똑히 보게 되었다. 부윤솔은 미간을 찌푸린 채 유라를 힐끔 쳐다보았고 이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고다정과 여준재를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고다정에게 유라를 조심하라고 일깨워주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보기에 고다정의 성격은 조금 나약한 편이었다. 그러나 장차 부씨 가문을 책임질 사람으로서는 결코 나약해서는 안 되었다.유라는 자신이 고다정의 디딤돌로 전락했다는 걸 아직 모르고 있다. 꽁냥꽁냥거리는 두 사람을 보며 유라는 이를 악물고 가볍게 기침을 했다.“다정 씨 말이
솔직히 그녀의 마지막 말이 여준재의 마음에 확 와닿았다. 확실히 고다정한테 어제와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한다면 지금으로서는 부윤솔을 제외하고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유라의 의료진뿐이었다. 여준재가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눈치챈 유라는 눈빛이 교활하게 변하였다. 이내 그녀는 고다정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다정 씨, 날 귀찮게 하고 싶지 않다는 거 알아요. 나한테 폐 끼치는 것도 싫겠죠. 하지만 다정 씨도 알다시피 나랑 준재는 사업 파트너예요. 만약 준재한테 무슨 일이 있다면 난 가만두고 볼 수가 없어요. 그러니 다른 생각하지 말고 안심하고 여기서 지내요.” 그녀의 이 말은 고다정에게 제멋대로 굴지 말고 여준재를 난처하게 하지 말라는 말과 다름없었다. 다만 여자들의 이런 속셈을 모르는 여준재는 그녀의 뜻을 눈치채지 못하였다. 그러나 고다정은 달랐다. 고다정은 유라가 자신에게 제멋대로 군다는 뜻도 알아들었고 자신을 경멸하고 있다는 것도 눈치챘다. 유라는 그녀한테 그녀의 존재는 여준재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폐만 끼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때문에 고다정은 가슴이 꽉 막히는 것 같았다.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이성이 입 밖으로 나오려는 말을 잡아당겼다. 지금 반박한다면 유라가 한 말이 사실이 되어버리게 되니까. 그녀는 유라한테 자신은 제멋대로인 여자가 아니고 여준재한테 짐이 되는 여자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유라 씨가 이렇게 열정적으로 대해주는데 우리가 계속 떠나겠다고 하면 그건 도리가 아닌 것 같네요.” 고다정은 유라를 쳐다보고는 이내 여준재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준재 씨, 유라 씨가 이렇게 진심으로 우리를 붙잡는데 우리 그냥 이곳에서 지내요.” 고개를 살짝 숙인 여준재는 눈앞의 여인이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몰래 미간을 찌푸리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옆에 앉아 있는 유라를 힐끗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당신 뜻대로 해요. 난 당신 뜻에 따를 거니까.
여준재의 시선을 따라 다시 바라본 유라 역시 고다정의 얼굴에 찬 미소가 눈에 거슬릴 뿐이었다. 그녀는 지금 마음속의 질투심을 발산할 방법이 없어서, 속으로 끓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몇 번 숨을 들이마셨다."아가씨와 사이가 좋은 건 알겠지만 나 같은 싱글들 앞에서 계속 그렇게 할래? 나도 상처받아.”유라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입을 열었다.여준재는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그는 잠시 머뭇거더니 갑자기 유라에게 고개를 돌리며 조용히 말했다. "전에 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정 씨 앞에서 네 성격대로 말하지 말라고. 네가 하는 말은 남들이 오해하기 쉬워. 무심코 한 말이라도 사람을 겨냥하는 것처럼 보여. 우리 다정씨가 상처받는 걸 보고 싶지 않아.”“……”유라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그녀는 여준재의 경고에 귀를 기울였고 그가 전보다 더 진지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잠시 침묵이 흐르고 유라는 미안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알았어, 앞으로 주의할게. 전에는 네가 이렇게 아내 바보인 줄 몰랐어.”유라는 아직 마음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여준재를 갖기는커녕 그들의 십여 년 동안의 우정에 문제가 생길까 두려웠다. 그녀는 주제를 돌려 더 이상 이 화제는 하지 않기로 했다. "참, 방금 내가 너에게 말한 방안은 어때?”"나는 의견이 없지만 이왕 할 바에야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해.”여준재가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당연하지."유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 후 두 사람은 몇 마디 더 이야기하고 유라는 정원을 떠났다.앞으로 며칠 동안 고다정과 여준재는 정원에 머물렀다.그러던 중 고다정이 또 한 번 혼수상태에 빠졌다. 게다가 이번에 잠든 시간은 그전보다 족히 이틀은 길었다. 그래서 여준재는 겁에 질려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안젤로가 다시 한번 검사한 후 결과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그는 마침내 폭발했다."이미 이틀 동안 혼수상태로 자고 있는데 지금 나한테 문제가
여준재는 깜깜한 눈동자를 바라보며 말했다."벌써 이틀째에요.”고다정은 이 숫자를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이전에 혼수상태에 빠졌던 시간을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점차 증가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그녀는 패닉상태에 빠졌다.'이러다가 언젠가 그냥 자다가 죽어버리진 않을까?'이렇게 생각한 고다정이 온몸을 떨었다. 그녀가 안 좋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한 번에 알아챈 여준재는 그녀를 힘껏 안고 조용히 말했다."허튼 생각 하지 말아요. 절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제가 아무 일도 없게 만들 거예요. 괜찮아요.”이 말을 들은 고다정은 속눈썹을 가늘게 떨며 여준재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단호함이 가득했다. 그녀의 원래 약간 당황했던 마음이 서서히 위로가 되었다."당신을 위해서,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서 저도 열심히 살 거예요.”고다정이 마음을 추스르고 자신감을 회복한 후 여준재를 바라보았다. 여준재도 그녀의 숨결에 변한 것을 눈치채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이때 성시원도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내 허락 없이는 염라대왕도 널 데려갈 수 없어.”이 말을 듣고 고다정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당연히 선생님을 믿죠. 선생님은 무조건 저를 무사하게 할거에요!”고다정은 성시원을 향해 달콤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성시원은 고다정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부추기지 마. 깨났으면 손 좀 줘봐. 지금 몸 상태 좀 보게."고다정은 앙증맞게 손을 내밀었다. 여준재는 옆에 서서 긴장한 듯 바라보았다. 그동안 유라는 외부인처럼 세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지 못했다.그녀는 여준재의 보살핌을 받는 고다정을 보고 눈빛이 흐릿해지더니 자진해서 말했다. "다정 씨가 깨어났으니 부엌에 가서 먹을 것을 만들라고 분부할게요. 이틀 동안 잤으니 지금쯤 배가 고프겠네요.”유라의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여준재는 유라가 있다는 것이 생각난 듯 괴로워하며 미안하다는 눈빛으로 유라를 바라보았다."미안. 너무 걱정돼서 깜빡하고 있었어.”"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