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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5화 아이에게 소홀하다.

고급 병실에는 하준이가 다소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었고, 이마에는 해열 패치를 하고 있었다.

하윤이는 그 옆에 앉아 다소 걱정스러운 듯 바라봤다.

“오빠, 어때? 아직도 머리 아파?”

“이젠 그렇게 아프지 않아. 걱정하지 마.”

하준이는 마치 어른처럼 동생을 안심시켜줬다.

그 둘의 우애 깊은 모습에 강말숙은 그나마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 그러고는 여준재를 바라보며 다소 시름이 놓이지 않는 듯 말했다.

“이거, 다정이 한테 말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집에 누구도 없어 다정이가 의심할 텐데.”

“하준이가 지금은 그나마 괜찮아졌지만, 의사 선생님이 하룻밤은 병원에서 더 지켜봐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가서 이 집사님에게 말씀드리면 돼요. 우리 부모님이 손주들 보고 싶다고 해서 친할머니네 집에 보냈다고요. ”

여준재는 자기 생각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누군가가 밖에서 문을 열며 들어왔고, 그건 바로 고다정이였다.

“준이야!”

고다정은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초췌한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있는 하준이를 바라보았고, 속상한 마음에 당장이라도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그들은 고다정을 보고 다들 깜짝 놀랐다.

“다정아, 네가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강말숙이 놀란 듯 물었다.

여준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도 강말숙과 똑같이 놀랐다.

아이들도 약간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고다정을 바라보며 낮게 그녀를 불렀다.

“엄마.”

고다정은 아이들의 표정은 전혀 신경 쓰지 못했고, 눈에는 오직 초췌한 모습을 하고 있는 준이의 모습만 보였다. 그녀는 성큼성큼 다가가 준이의 이마를 만지려 했지만 해열 패치를 하고 있는걸 보고는 생각을 바꿔 준이의 얼굴을 만졌다. 얼굴을 만져보니 아직 열이 조금 남아있었다.

“어떻게 열이 날 수 있어? 설마 어제저녁에 잘 때 너희들 창문 열고 잤어?”

비록 거의 여름이 되어가고 있지만 저녁 기온은 여전히 낮다. 하여 그녀는 계속 두 아이더러 저녁에 창문을 열지 못하게 했었다.

고다정의 말을 들은 두 아이는 아까보다 더 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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