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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신세 지다

“이건 엄마가 다른 사람한테 부탁한 학습 자료야.”

고다정이 숨을 몰아쉬며 답했다.

이때 여준재가 물 한 잔을 그녀에게 건네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물 마시고 숨 좀 돌려요.”

말을 마친 뒤 그는 바닥에 상자를 보더니 찬성하지 않는듯한 태도로 다시금 입을 열었다.

“이렇게 무거운 거 있는데 왜 저 안 불렀어요?”

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물을 마시다 말고 여준재를 향해 웃어 보였다.

“까먹었어요.”

그녀는 진짜로 까먹은 것이다. 전부터 그녀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혼자서 했고,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했다.

그녀의 표정을 본 여준재는 그녀의 진심을 눈치채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답했다.

“앞으로 잊지 마요.”

“알겠어요.”

고다정은 그에게 환심을 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두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애정행각이 기쁘기도 하고 또 걱정되기도 했다.

하윤이는 고다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엄마, 이 학습자료 설마 나랑 오빠한테 주는 거 아니지?”

“엄마, 우리는 이거 필요 없어요. 엄마도 알잖아요. 엄마의 반대만 아니면 저 지금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공부할 수도 있다고요.”

하준이도 옆에서 손으로 4학년을 가리키며 그 말에 가담했다.

고다정은 두 아이의 속셈을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이거 누가 너희들 거래. 이건 엄마 학습자료야.”

비록 두 아이에게 장난하고 싶었지만, 전에 장난이 심해 두 아이가 난리를 피운 걸 생각하고는 그 마음을 접고 사실대로 답했다.

옆에 있던 여준재는 이미 예상을 한 듯 별다른 표정이 없었다.

하지만 두 아이는 놀라운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봤다.

“이거 다 엄마가 공부해야 하는거야?”

“엄마는 이미 어른인데 왜 공부하는 거지?”

하윤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웃으며 하윤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엄마 어른 맞는데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거 잘 알아둬. 옛말에 늙어 죽을 때까지도 배운다는운다는 말 있잖니? 즉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거야. 알겠지?”

말을 마친 뒤 그녀는 고개를 숙여 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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