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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못 만날 건 또 뭐야

그날 저녁, 여준재는 고다정이 퇴근할 때를 기다려 데리러 왔다.

그는 내일 그녀가 JS그룹에 가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고다정은 그 일에 대해 말할 의사가 없는 것 같아, 그가 먼저 말을 꺼냈다.

“구 비서한테서 들었어요. 내일 JS그룹에 간다고요. 저랑 같이 갈까요?”

“이제는 거래처에 혼자 가라면서요?”

고다정은 조금 의아한 눈길로 그를 쳐다보았다.

여준재는 그녀를 끌어안고 나지막이 말했다.

“그러긴 했는데 다정 씨가 진씨 집안하고 껄끄러운 일이 좀 있잖아요. 걱정돼서요.”

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이 남자가 혹여나 진시목이 그녀를 난처하게 할까 봐 두려워한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별로 개의치 않은 얼굴로 여준재를 보며 씽긋 웃었다.

“이제 당신이 제 뒷배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진시목이 바보가 아닌 이상, 날 난처하게 하겠어요? 그리고 남준 씨도 있고 경호원도 데리고 갈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그녀의 견결한 태도를 본 여준재는 자신이 이 일에 끼어드는 걸 그녀가 원하지 않는단 걸 깨닫고 더 고집하지 않았다.

그 시각에, 진시목은 비서한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내일 오후 신우하이테크 고 회장님이 방문차 대표님을 만나겠다고 하는데, 대표님...만나실 건가요?”

비서는 고다정과 자기 대표님 사이에 있었던 일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바, 머뭇거리며 말끝을 흐렸다.

진시목은 한참 동안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사실 그는 그전부터 고다정이 신우하이테크의 고객사를 방문하며 돌아다닌다는 소식을 접해서 알고 있다.

자기와의 원한 관계 때문에 JS그룹에는 방문을 안 할 줄 알았고, 심지어 거래를 끊을 줄로만 알았는데, 그녀가 감정을 내려놓고 JS그룹에 오겠다 할 줄 몰랐다.

그러고 보니 안 본 새에 그녀도 단련을 거쳐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진시목은 그제야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제 발로 오겠다는데 내가 못 만날 건 또 뭐야.”

말하는 도중에 고다빈이 문을 밀고 들어오며 그가 하는 말을 들어버렸다.

진시목은 그녀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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