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오후, GS 그룹.고경영은 업무를 마친 뒤 다시 고다정을 찾아갈 준비를 하였다.하지만 이때 그의 비서가 사무실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회장님, 여 대표님이 오셨습니다. 말로는 이력서가 필요해서 왔다고 합니다.”“여 대표?!”고경영은 다소 놀라운 듯 바라보았고, 믿어지지 않아 재차 확인했다.“지금 그 YS 그룹의 여 대표 말하는 건가? 아니면…”비록 그는 뒤에 말을 이어서 하지는 않았지만, 비서는 그의 말뜻을 이해하고 답했다.“네, YS 그룹의 그 여 대표님입니다.”그 말을 들은 고경영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그분이 어떻게 여기에?”그는 비록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흥분감으로 가득했다.여준재가 어떤 원인으로 찾아왔든 간에, 일단 그가 오기만 하면 회사나 고 씨 가문에 있어서는 모두 좋은 일이니 말이다.여기까지 생각한 고경영은 기뻐하며 손바닥을 비볐다. 하지만 비서가 아직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어 그는 눈치가 없다면서 갑자기 화를 내며 노려보았다.“여기서 멍하니 뭐 하나? 얼른 여대표를 모셔오지 않고?”비서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떠나려 하자, 고경영이 다시 그를 불러세웠다.“잠깐만, 그냥 내가 직접 가서 맞이해야겠구먼.”그는 말을 마친 뒤 비서를 지나쳐 빠르게 사무실 입구에서 사라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고경영은 이미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엘리베이터를 나온 뒤, 그는 로비에서 아우라를 풍기고 있는 여준재를 발견했고, 얼굴에는 곧바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안녕하세요, 여 대표님. 이렇게 저희 GS 그룹에 찾아주시다니, 진짜 영광입니다.”그의 아첨하는 모습을 본 여준재는 순식간에 혐오감으로 가득 찼다.“오늘 온 이유는 고 회장님과 한 프로젝트에 대해 의논해보려고 왔습니다. 그냥 여기서 이야기할까요?”“아이고, 내 정신 좀 봐요. 여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눌 것만 생각하다 보니, 위층으로 초대하는 걸 까먹었네요.”말을 마친 뒤 고경영은 여기로 오라는 제스처를 취해 보이며 여준재더러 뒤따라 오게
고경영의 말을 들은 여준재는 입가에 조롱 섞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이건 누가 봐도 고경영이 그 주식과 신분이라는 핑계로 그한테서 뭘 좀 뜯어내려는 수작이 분명했다.여기까지 생각한 여준재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혼례에 관해서 그쪽은 자격이 없다고 제가 말하지 않았나요? 오늘 제가 온 이유는 주식과 관련된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그 말에 뭐라 토를 달 거라면, 주식은 그냥 당신이 직접 가져가세요.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GS 그룹도 파산될 거니까요. 그때 가서 제가 다시 인수해도 됩니다.”말을 마친 뒤 여준재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하였다.고경연은 여준재가 GS 그룹에 대해 이렇게 잘 알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하여 얼른 그를 불러세웠다.“여 대표님, 잠시만요.”그는 종종걸음으로 여준재의 앞에 달려가 그를 막아서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조금 전에는 제 생각이 짧았어요. 저희 다시 주식에 관해 이야기 좀 해보죠?”그의 비위를 맞추는 모습이 여준재는 여간 마음에 들지 않았다.하지만 그 주식은 고다정이 계속 신경 쓰고 있는 물건이라 그래도 아직은 인내심 있게 고경영을 대하기로 했다.“주식에 관한 이야기이면…”“여 대표님, 아시다시피 지금 GS 그룹에서는 문제가 조금 생겼습니다. 만약 그 주식을 양도하지 않으면 회사의 이익에도 큰 영향을 끼칠 거라고요. 그때 가서 다정이가 이 주식을 손에 넣어도 그냥 한낱 종이 한 장에 불과할 것입니다.”고경영은 여준재가 하려던 말을 가로채며 갑자기 불쌍한 척을 하기 시작했다.여준재는 화를 내지 않고 그냥 그의 연기를 조용히 지켜보았다.몇 분이 지나도록 고경영은 입이 마르도록 말했지만 여준재는 답이 없었다. 하여 그는 눈을 치켜뜨고 여준재를 바라봤다.“여 대표님, 저 이렇게나 많이 말했는데 지금쯤 혹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가요?”그 말을 들은 여준재는 차갑게 웃으며 그를 흘겨보았다.“그 뜻에 대해서 대략 알겠어요. 기왕 주식을 내놓고 싶지 않으면 저도 더는 곤란하게 하지
여준재는 고경영의 아부를 그닥 좋게 보지는 않았다.그는 냉담한 눈빛으로 고경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말한 제안에 별 의견이 없다면 내일 하루 준비시간을 줄게요. 내일 이 시간대쯤, 제가 다시 찾아와서 계약서 체결할게요.”“네, 알겠습니다.”고경영은 당연히 반대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조금 전 구두로 한 협의가 어딘지 모르게 허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고 씨 집안이 여 씨 집안에 의지할 수 있도록, 몇 가지는 분명하게 말하려고 했다.“여 대표님, 다름이 아니라 제가 생각해봤는데요. 저희가 조금 전에는 그냥 간단하게 협력에 대해 이야기한 것 같더라고요. 많은 디테일은 아직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은데 혹시 점심 식사 같이하시면서 그 디테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요?”“밥은 됐어요. 더 이야기할 디테일이 있으시면 지금 바로 말씀 주세요.”여준재는 그와 밥을 먹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경영도 당연히 그걸 눈치챌 수 있었다. 그는 더는 머뭇거리지 않고 조금 전 생각했던 그 몇 가지 중요 디테일에 대해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혹시 조금 전 여 대표님이 말씀하신 프로젝트가 YS그룹에서 담당하고 있는 건가요?”“그렇죠.”여준재는 그의 말에 답하며 두 눈을 반짝였다.그 프로젝트는 확실히 YS그룹에서 담당하고 있는 프로젝트지만 YS그룹에 있어서는 아무것도 아니다.게다가 그가 말했듯이 제대로 운영을 해야 수억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그가 고경영에 대한 조사로 봤을 때, 고경영은 자신이 덫에 걸린 줄도 모르고 지금쯤 좋아하고 있을 것이다.그는 여준재의 답을 듣고 신나서 손을 비비며 재차 그의 안색을 살폈다. 그러고는 결국 참지 못하고 더 한걸음 앞서 나갔다.“여 대표님, 저희 두 가문 회사 협력이 순리롭길 바랍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여 대표님.”“그때 가서 다시 보죠.”여준재는 그의 속셈을 잘 알고 있었기에 고경영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고경영 또한 그 대답에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여준
그 말을 들은 심여진은 고경영이 왜 신우 하이테크를 고다정에게 넘겨줬는지 알게 되었다.심여진은 매년 빚지고 있는 회사를 수억 원의 수익으로 바꾸는 것은 오히려 손해라고 생각했다.신우 하이테크의 이윤이 억대의 수익을 담보할 수 있으니 그건 황금알을 낳는 보배인 것이다.하지만 심여진은 그에게 이 말을 할 수 없었고, 얼굴을 찡그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수억 원의 수익이라고 해도 신우 하이테크의 가치가 그것뿐만은 아니지 않나요? 제 기억에 신우 하이테크에는 유료 특허도 많은 거로 기억하는데요.”“당신이 말한 거 나도 이해할 수 있어. 근데 그 특허만으로는 부족해. 그동안 그 회사가 우리의 자금을 얼마나 잡아먹었는지 모르지? 언제 한번 성공적으로 뭘 연구해낸 적이 없어. 이 쓰레기 같은 회사로 수억 원의 프로젝트를 바꾸는 게 더 낫지 않겠어? 때마침 강수지가 다정이에게 남겨준 주식도 담보할 수 있고 말이야. 솔직히 말해서 우린 손해 보는 게 아니라 그냥 버는 거라고!”고경영은 아주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그 말을 듣고 있던 심여진은 오히려 깜짝 놀라 그에게 물었다.“조금 전 고다정의 그 주식도 담보할 수 있다는 건 뭔 말이에요?”“한마디로 고다정이 그 주식을 포기하고, 손해 보는 회사를 가지게 된 거지.”고경영은 여기까지 말한 뒤 참을 수 없다는 듯 거만하게 웃어 보였다.“다들 여준재의 실력이 탁월하고 보는 안목이 있다고 하는데, 내가 봤을 땐 그냥 그런 것 같아. 어떻게 내 말 한마디에 수십억의 주식을 포기하고, 그런 회사를 가질 수 있어?”심여진은 아무것도 모르는 그에게 한마디 욕하고 싶었다.‘어이구, 당신이 여준재를 갖고 논게 아니라, 당신이 여준재에게 놀아난 거라고.’GS 그룹의 지분은 오래전만 해도 신우 하이테크에 비해 조금 떨어졌다.결국, 하나는 지속적으로 수익을 줄 수 있고 잘 운영하면 수익이 증가하는데, 다른 하나는 아무리 좋은 가치가 있어도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어리석은 의사결정자만 있을 뿐이었다.그렇게 생각하
그 말을 들은 여준재는 확실히 요즘 회사일 때문에 아이들에게 소홀했다고 생각했고, 다소 죄책감을 느꼈다.그는 머리를 끄덕이며 웃어 보였다.“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 그냥 나가서 밥 먹죠. 때마침 밖에서 좀 돌아볼 겸요. 저도 한동안은 어디 놀러 나가지 않은 것 같아요.”“좋아요.”고다정은 그 말을 거절하지 않았다.두 아이도 오늘 저녁 밖에 나가서 밥도 먹고 놀 수도 있다는 말에 다들 들떠있는 상태였다.곧 그들 한 가족은 간단히 준비를 마친 뒤 외출했다.출발 전, 여준재는 미리 구남준더러 레스토랑에 예약을 하라고 했다.도착해서 자리에 착석 후, 두 아이는 여준재를 바라보며 물었다.“아빠 요즘 많이 바빠요? 우리 가끔은 아빠랑 놀러 나가고 싶었는데, 결국은 아빠를 찾지 못했어요.”“아빠 요즘 많이 바빴어. 근데 앞으로는 그럴 일 없을 거야. 최대한 저녁에 시간 비우고 많이 놀아줄게.”여준재가 진지하게 답했다.지난 5년 동안 그는 아이들 성장 관련에 전혀 참여한 적 없기에, 그에게 있어 돌이킬 수 없는 아쉬움인 것이다.그것 때문에라도 그는 다시는 그렇게 아쉬움으로 지나치고 싶지 않았다.두 아이는 그 말을 듣더니 아주 기뻐했다. 하지만 눈치는 빠른 듯 이어서 답했다.“특별히 시간 내서 우리와 놀아줄 필요 없어요. 돈 버는 게 중요하니까요.”‘아빠가 돈 벌지 않으면 엄마가 돈 벌어야 하니까요.’그들은 엄마가 고생하는 게 싫은듯했다.하지만 여준재는 이런 아이들의 생각은 모른 채, 단지 두 아이가 귀엽게 느껴졌다.저녁 늦게 즈음, 그들은 식사를 마치고 주변의 상가 쪽에서 시간을 보냈다.그렇게 놀다 보니 어느덧 2시간이 훌쩍 지났고 해는 이미 저물어 완전히 어두워졌다.고다정은 거의 9시가 되어가는 걸 보고는 얼른 다른 집에 가자고 그들을 불렀다.집에 돌아간 뒤 두 아이도 지쳤는지 계속 하품만 하였다.하윤이는 더욱더 고다정에게 애교를 부렸다.“엄마, 나 졸려. 안아줘.”“그래, 엄마가 안아줄게.”고다정은 허리를 숙여 하윤이를 품에
자신을 위해 걱정하는 여자를 보고 있자니 그는 마음이 몽골 몽골 해졌다.그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 턱을 목덜미 쪽에 가져다 대면서 가볍게 웃어 보였다.“걱정하지 마요. 고경영이 나에게 들러붙기 또한 쉽지 않을 테니까요. 그리고 과연 나한테 엉겨 붙을지 말지도 지켜봐야겠고요.”“아무튼, 저는 고경영이 제 덕을 볼 수 없었으면 좋겠어요.”고다정은 자신의 태도를 명백히 표현했다.이윽고 그녀는 이어서 답했다.“비록 아직 별 증거는 없다 해도 제 마음속에는 명확히 남아 있어요. 우리 엄마의 죽음이 그 사람과 연관이 있다는 걸요.”그 말을 들은 여준재도 문득 전에 고다정을 도와 어머니의 사인을 조사해보겠다고 한 게 떠올랐다.“그러고 보니 그 일에 대해 사람 시켜 한번 조사해보라고 해야겠어요. 하지만 아직 정확하진 않아 다정 씨한테 알려주지 않은 거예요. 조금 더 있다 보면 아마 결과가 있을 거예요.”“괜찮아요. 저 대신 조사를 해준다는 게 저한테는 아주 큰 선물이에요. 더 오래 기다리라고 해도 저는 기다릴 수 있어요.”고다정은 진심으로 그를 향해 말했다.하지만 그녀의 말또한 전혀 거짓이 아니었다.결국, 그 사건 이후 오랜 세월이 흘렀고, 애초에 어머니가 자살한 후, 뒷일은 매우 빠르게 준비되었다.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 하더라도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많은 단서가 오리무중으로 변한 것이다.여준재는 품에 안긴 여인을 꼭 껴안고, 진지하게 약속했다.“제가 꼭 장모님 사인에 대해 밝혀낼게요. 그리고 벌도 꼭 받게 할거에요.”“네 믿어요. 그리고 우리 엄마 대신에 고맙다는 말도 할래요.”고다정은 여준재를 향해 달콤하게 웃어 보였고, 눈에서는 꿀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여준재는 고개를 숙인 채 그녀의 그 연분홍 입술을 가볍게 포갰다.한참 뒤, 방안에 공기는 금방 무르익었고, 창밖의 달마저도 부끄러운 듯 구름 뒤로 숨었다.…이튿날 여준재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침실에서 나왔다.아래층에 내려가 보니 두 아이가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아빠, 왜 혼자 내
“누구세요?”잠에서 깬 직원들은 고다정을 향해 물었다.심지어 말투는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고, 자신들의 잠을 깨운 고다정이 별로 반갑게 느껴지지 않았다.고다정은 미간을 더욱 찌푸리며 그 답에 답하지 않고 오히려 되물었다.“지금은 출근 시간인 것 같은데요? 출근 시간에 업무도 제대로 안 하고, 심지어 손님대응도 이따위로 해요? 지금 회사 제도가 이렇게 산만해졌나요?”그들은 고다정이 되물을 줄 몰랐는지 다들 잠시 멍해 있었다.“그쪽이 상관할 바 아니잖아요.”데스크 직원은 오히려 두 눈을 부릅뜨며 고다정을 바라봤고, 그 태도는 엄청 건방졌다.고다정은 그 모습에 화가 난 나머지 헛웃음이 튀어 나왔다.그러고는 다시 정색하고 눈앞에 있는 그 직원들에게 명령했다.“지금 회사 책임자 누구예요? 당장 나오라고 해요!”고다정의 갑작스러운 표정 변화에 데스크 직원들은 어딘지 모르게 두려움과 죄책감을 느꼈다.‘설마 본사 사람은 아니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삼촌을 찾을 수 있지?’그렇다, 눈앞의 그 직원은 신우 하이테크 책임자 조카 이아영이였다.고다정은 이아영이 한동안 움직이지 않자 급 불쾌해졌다.“왜요? 여기 담당자 없어요?”말을 마친 뒤 그녀는 이아영의 표정이 어떻든 상관하지 않고 가방을 든 채 성큼성큼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이아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다정을 불러세웠다.“그렇게 맘대로 회사에 들어가면 안 돼요!”고다정의 그림자가 회사 큰문에서 사라지자 이아영은 다급히 막아 나서기 시작했다.게다가 그녀의 목소리는 회사의 다른 사람들의 이목도 끌었다.그 순간 회사 내부의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바라봤고, 그와 동시에 굳은 얼굴인 고다정도 발견했다.“저 사람은 누구야? 이쁘게 생겼다.”“전에 말했던 그 애인 아니야?”“그럴 수도 있어. 그렇지 않고서야 이아영이 저렇게까지 막아 나서지는 않겠지.”“맞다, 생각났어. 오늘 이동수네 집 와이프도 회사로 온다고 했는데, 곧 재밌는 구경거리가 생기겠네.”많은 사람은 서로 낮은 소리로 수군거
실제로 이동수의 예감은 틀린 적 없었다.고다정은 그 말을 마친 뒤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동수를 바라봤다.“기왕 이렇게 된 거, 저는 이 사장님이 관리자 자리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 얼른 자리에서 물러서서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장님 스스로 퇴사하시죠.”고다정은 직설적으로 그에게 말했고, 체면 따위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원래부터 좋지 않았던 이동수의 얼굴색은 더욱 형용할 수 없이 나빠졌다.그는 고다정이 이렇게 직설적으로 자기를 가라고 할 줄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그는 전혀 가고 싶지 않았다. 신우 하이테크에서 위에 회장님 빼고는 그가 가장 높은 직위였으니 말이다.게다가 그는 이미 이런 생활에 익숙되어 있었다. 만약 다른 회사로 간다면 아마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할 것이며, 버티기 또한 어려울 것이다.“저 아가씨, 제 행동이 틀렸다는 거 저도 압니다. 고칠 의향도 충분히 있고요. 그러니 저 기회 한 번만 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여기서 수년간 노력했다는걸 감안해 다시 고칠 기회 좀 주세요.”이동수는 그녀에게 애절하게 빌었다.안타깝게도 고다정은 더는 그 사람을 회사에 남기고 싶지 않았다.누가 고경영 아래의 사람 아니랄까 봐, 그 이유가 아니라도 회사에 계속 남겨둘 이유는 없었다.이런 사람이 가장 잘하는 것은 규칙을 준수하고 규칙을 위반하는 것이다.이를 생각한 고다정은 단호하고 차갑게 거절했다.“내가 당신에게 사직을 요청한 것은 당신의 공로 때문입니다. 당신이 했던 행동대로라면, 당신이 지난 몇 년 동안 회사에서 내린 모든 결정을 조사하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 있겠다고 고집한다면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제가 조사해서 깨끗하게 문제가 없다면, 계속 남아도 됩니다.”그 말을 들은 이동수는 등골이 서늘해졌다.깨끗?그는 전혀 깨끗할 리가 없다.요 몇 년 동안 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기 직무를 많이 이용했다.하여 그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침묵을 지켰다.그가 무슨 뜻을 가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