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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오늘의 잠꾸러기는 아빠

거의 아침 8시가 되어서야 여준재는 잠에서 깼다.

그는 혼자뿐인 방을 보고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히 씻은 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여준재가 내려오는 걸 본 두 아이는 그를 놀려댔다.

“오늘의 잠꾸러기는 아빠래요. 아빠가 오늘 제일 꼴찌로 일어났대요.”

물론 아이들이 이토록 흥분한 이유 또한 있었다.

전부터 기온이 떨어짐에 따라, 하윤이는 춥다는 이유로 일찍 일어나려 하지 않았었다. 하여, 여준재는 제일 늦게 일어나는 아이한테 그 하루 동안은 잠꾸러기라는 별명을 부르며, 아이들이 일찍 일어날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한 것이었다.

여준재는 신나있는 두 아이를 바라보며 부정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네, 오늘은 아빠가 제일 꼴찌로 일어났네.”

이때 주방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고다정은 무의식적으로 여준재의 편을 들었다.

“어제 거의 새벽에 들어와서 잠들었으니, 지금에야 일어나죠. 됐어, 너희들도 아빠 그만 괴롭히고 얼른 아침 먹어. 이따 학교 가야지.”

고다정의 마지막 한마디는 두 아이를 향했다.

그 말에 두 아이는 혀를 내밀며 빠르게 달려갔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여준재는 출발할 준비를 하며 두 아이더러 책가방을 갖고 오라고 하였다.

고다정도 여준재의 출근 준비를 도우며 문득 어제저녁 제대로 듣지 못했던 그 말이 떠올라 그에게 물었다.

“어제저녁에 저한테 뭐 말한 거 같은데, 제가 잠결에 제대로 못 들었어요. 다시 한번 말해줘요.”

“별거 아니에요. 그냥 제 친구들한테 소개해 주고 싶어서 물어본 거예요. 우리가 함께한 이후로, 가장 가까운 사람들 빼고는 누구도 우리가 만나는 거 모르잖아요.”

여준재는 어제 했던 말을 반복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말을 들은 고다정은 조금 놀랐고, 무슨 말을 하려 했지만 두 아이에 의해 중단되었다.

책가방을 챙겨온 두 아이가 빠르게 달려오며 소리쳤다.

“아빠, 우리 준비 다 됐어요. 이제 출발해요.”

“그래, 먼저 차에 가 있어. 아빠 바로 갈게.”

여준재는 가볍게 두 아이를 밀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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