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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사귀는 거예요?

여준재는 눈앞에서 센 척하는 다정 때문에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더는 고다정을 몰아붙이지 않고 입꼬리를 올린 채 살살 달랬다.

“알겠어요, 기분 나쁜 거 아니에요. 내가 잘못 봤네요. 그럼 나랑 같이 손님 맞이하러 갈래요?”

“내가 왜 같이 손님을 맞아야 하는데요?”

고다정은 여준재의 말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 집 주인도 아닌데 무슨 손님맞이란 말인가.

하지만 여준재는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그녀를 끌고 내려갔다.

아래층에서 임초연은 소파에 앉아있었고 티 테이블 위에는 특별히 준비해온 몸보신 제품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계단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준재...”

막 두 글자를 내뱉자마자 얼굴에 있던 미소가 서서히 굳어지기 시작하더니 눈에 불을 켠 채 여준재와 고다정이 맞잡은 손을 쳐다보며 질투심에 활활 타올랐다.

여준재는 그녀의 이상함을 발견하지 못하고 고다정을 끌고 오더니 티 테이블에 올려진 물건들을 보며 바로 거절했다.

“이런 건 필요 없으니 가져가요.”

고다정은 임초연의 날카로운 눈빛을 읽어내고는 뻘쭘해져 손을 빼내려고 했다.

손에 힘을 주자마자 여준재가 쳐다보며 물었다.

“왜 그래요?”

“목이 좀 말라서요, 손 좀 놔줘요. 물 마시러 갈 거예요.”

고다정은 거짓말로 둘러댔고 여준재는 못 알아챌 리가 없었으나 할 수 없단 표정을 지으며 손을 놓았다.

자유로워진 고다정은 몸을 돌려 주방으로 들어갔다.

인제야 임초연이 정신을 차린 듯 고다정이 떠난 방향을 흘깃 훑고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고 선생님이랑 잘 되시나 봐요. 사귀는 거예요?”

“무슨 상관이라도 있나요?”

여준재가 냉담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임초연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마음속은 천 불이라도 난 듯 말 못 할 고통으로 쓰라렸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쥔 채 깊게 호흡하고는 웃으며 답했다.

“저랑은 상관없죠. 그냥 물어보는 거예요.”

여준재는 그녀를 바라보며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임초연은 가볍게 아랫입술을 물며 난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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