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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지금이 좋아요

헛된 생각을 하던 고다정은 여준재의 앞으로 걸어왔지만 왠지 눈앞의 이 남자를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그냥 누워요. 누워서 발라줄게요.”

“그냥 이대로 하죠.”

여준재는 누울 생각이 없었다. 앉아서 약을 발라야만 고다정을 품에 안고 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고다정은 그의 속셈을 눈치채지 못한 채 고집을 부리지 않고 허리를 살짝 숙여 약을 발라줬다.

이 행동은 둘 사이의 거리를 훅 좁혀줬다.

여준재는 눈앞에서 열중하고 있는 다정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다.

특히 그의 가슴팍에 따뜻한 손길이 전해질 때마다 마음속에 눈앞의 이 여자를 와락 품속에 껴안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애써 자신을 제지한 채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그도 잘 알고 있었다. 평소 웃으며 장난치거나 한두 번 선을 넘는 것은 고다정도 뭐라 하지 않았지만 다급하게 선을 넘어 마음을 내보인다면 다정은 반드시 그에게서 숨으려 할 것이다.

반면 고다정은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일에 집중하면 누구보다 몰입해 딴생각을 하지 않는 게 고다정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약을 다 바르고 다시 붕대를 감고 나서야 허리를 펴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한마디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됐어요. 편히 쉬어요. 저녁 먹을 때 다시 부르러 올게요.”

“알겠어요.”

여준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답하고는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고다정은 상태를 보더니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

다음 날 일찍, 고다정은 준재의 상처가 마음에 걸려 아침 일찍부터 준재의 방을 찾아왔다.

“여 대표님, 깨셨나요?”

“들어와요.”

여준재의 살짝 잠긴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고다정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샤워 가운을 입은 준재가 침대맡에 앉아있었다.

다정을 보고는 여준재가 물었다. “무슨 일 있어서 온 거에요?”

“상처가 괜찮은지 보러 왔어요.”

고다정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여준재는 웃으며 답했다.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요.”

대답에도 안심되지 않았는지 고다정은 끝까지 상처를 보겠다고 했다.

어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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