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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또 반한 거야

퍼레이드를 따라 둘러싼 인파도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불쌍한 두 녀석은 아직 어린애인 데다 키도 작아 까치발을 들고서야 조금이라도 볼 수 있었다. 퍼레이드가 지나가는 것을 보며 조급해졌는지 말했다.

“엄마, 저 안 보여요”

하윤이가 고다정의 옷소매를 잡아끌었고 하준이도 기대에 찬 눈빛으로 바라봤다.

고다정은 이 상황에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녀 혼자 힘도 얼마 없어 한꺼번에 두 아이를 안아 들 수는 없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눈앞의 두 녀석이 갑자기 슝 하고 높이 들려졌다.

깜짝 놀라 다시 보니 여준재가 한 손에 한 아이를 번쩍 쳐들고 있었다.

“우와 높아요!”

하윤이가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 하준이도 여준재의 목을 끌어안고 헤실헤실 웃었다.

고다정은 안심되지 않는다는 듯 손을 내밀었다.

“하준이 이리 주세요. 둘 다 가볍지도 않은 애들인데 몸속 상처가 다시 벌어질까 걱정이에요!”

“괜찮아요, 다 생각이 있죠.”

여준재가 그녀의 손을 피하고는 아이들에게 물었다.

“지금은 잘 보여?”

“네 잘 보여요! 아저씨 최고!”

하윤이가 신난다는 듯 작은 손을 흔들어댔다.

고다정은 어이가 없었지만 여준재가 원하는 대로 아이 둘을 안고 있게 놔뒀다.

잠시 후 퍼레이드가 끝나고 사람들도 흩어지자 고다정은 여준재에게 당장 아이들을 내려주라고 했다.

이번엔 여준재 역시 거절하지 않고 아이들을 내려놓은 뒤 가볍게 손을 털었다.

그렇게나 오래 안고 있었으니 아무리 팔 힘이 좋다 한들 시큰거렸을 것이다.

두 녀석도 빤히 보더니 철이 들었는지 아저씨에게 다가가 애교 섞인 말투로 말했다.

“아저씨 앉아봐요, 우리가 안마해 줄게요.”

“괜찮아” 여준재가 고개를 저었다.

고다정은 그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보고는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직접 땀을 닦아줬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여준재가 잠시 멈칫하더니 웃음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고마워요.”

순간 고다정은 왠지 모르게 쑥스러워져 손을 거두고 가볍게 헛기침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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