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정의 미소를 보고 나니 여준재도 안심할 수 있었다.그는 다정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신과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 그녀의 화가 가라앉았다고 생각했다.이 생각에 준재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제가 해야 할 일인 걸요.”하지만 하준과 하윤, 그리고 임은미는 이 장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그들은 다정이 준재를 너무 쉽게 용서했다고 생각했다.특히 은미는 고집스러운 준재를 이해하지 못했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그가 다정의 곁에 맴도는 모습을 보니 아직 미련이 남았다고 생각했다.“여 대표님, 이제 다정이 얼굴도 보셨으니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돌아가서 쉬세요.”이 말을 남긴 후, 은미는 앞으로 나서 그들을 쫓아냈다.준재는 즉시 눈살을 찌푸렸다.다정은 놀란 눈으로 은미를 바라보고, 의심이 스쳐 지나갔다.‘은미 쟤가 왜 저래?’‘분명 전에는 나랑 여준재 씨를 붙여놓으려고 안달이더니, 지금은 왜 또 떨어뜨려 놓는 거야?’사실 은미는 준재의 불쾌한 감정을 알아차리고 긴장하고 있었다.‘하지만 내 친구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다정이를 지켜줘야 해!’그때 은미는 옆에 있는 두 아이에게 윙크했다.아이들은 이 눈빛의 의미를 이해하고 은미가 사람들을 쫓아낼 수 있도록 도왔다.“이모 말이 맞아요, 여준재 아저씨.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까 일찍 돌아가서 쉬셔야 해요.”“엄마도 오늘 하루 종일 비를 맞으면서 걸어서 피곤하실 거예요. 내일을 위해서 푹 쉬어야 해요.”이 말은 준재를 혼란스럽게 했다.준재는 고개를 숙여 자신과 거리를 두고 있는 어린 두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매우 복잡해 보였다.그러나 그는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정말 잘 시간이네요.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요. 감기 걸릴 수도 있으니까 감기약은 꼭 드셔야 해요.”그의 마지막 말은 분명 다정을 향한 것이었다.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떠나가는 준재의 뒷모습을 바라봤다.방문이 닫히자 은미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웃고 떠든 후, 임은미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고다정에게 감기약을 먹이고 하준과 하윤을 데리고 자기 방에서 재웠다.물론 이는 다정이 더 편히 쉴 수 있길 바란 것이었다.……다음 날 아침, 은미는 두 아이와 함께 다정에게 갔다.그들이 아무리 다정의 방문을 두드려도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마스터키를 받으러 호텔 직원에게 가려던 그때, 여준재 특유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뭐 하고 계세요?”“조식을 먹으려고 다정이를 깨우러 왔는데 어찌 된 일인지 방에서 아무런 인기척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호텔 직원에게 마스터키를 받으러 가려고 했어요.”은미는 준재에게 대략적인 설명을 했다.준재는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린 다음 옆에 서 있던 구남준을 바라봤다.남준은 이해한 뒤, 돌아서서 호텔 직원을 찾기 위해 로비로 내려갔다.이내 복도에는 은미와 두 꼬마, 그리고 준재만이 남아있었다.준재는 평소보다 조용한 두 아이를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먼저 아이들에게 인사를 건넸다.“왜 이렇게 얌전하게 있어?”“기분이 안 좋아요.”아이들은 공손하게 준재에게 대답했다.준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왜 기분이 안 좋아?”“엄마가 밖에서 놀지 못하는 벌을 주셨거든요.”하윤은 억울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그 표정은 ‘다 아저씨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준재는 무슨 일인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고, 미안한 눈빛과 무력한 표정을 지으며 적극적으로 말했다.“아저씨가 조금 있다가 데리러 갈게.”이 말을 듣자 하윤의 풀이 죽었던 눈이 즉시 밝아졌다.그러나 곧바로 하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말씀은 감사하지만, 전 괜찮아요.”준재는 하윤이 자신을 거부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그러나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하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구남준 아저씨 오셨어요.”남준은 호텔 직원이 준 마스터키를 들고 돌아오고 있었다.하지만 방문을 열었을 때, 방 안의 장면은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전부
계속해서 고다정 옆에 있겠다고 고집하는 임은미와 하준, 하윤을 마주한 구남준은 머리가 아팠다.강제로 데려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그의 귓가에 대표의 목소리가 들렸다.“가서 조식 룸서비스를 시켜.”“네.”남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서서 떠났다.잠시 후, 남준은 직원이 들고 온 룸서비스 카트를 방으로 들고 와, 아침 식사를 세팅했다.“대표님, 은미 씨, 하준 도련님, 하윤 아가씨, 아침 드세요.”“먼저 드세요, 전 나중에 먹을게요.”여준재는 짧게 대답하고 다정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았다.그의 행동을 본 은미는 입을 삐죽이며 중얼거렸다.“어제는 그래 놓고, 이제 와서 저러면 뭐 해.”“켁켁…….”남준은 사레가 들려 켁켁거리며 놀란 눈으로 은미를 바라봤다.‘이 여자는 어제 무슨 일이 있었길래 못 하는 말이 없어?’남준의 행동은 자연히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뭐 하세요?”은미는 미간을 찌푸리고 그를 쳐다봤다.준재도 경고하는 듯, 남준에게 다정의 휴식을 방해하지 말고 조용히 하라고 말했다.이를 본 남준은 빠르게 진정되었다.아침 식사 후, 두 아이는 소파에 앉아 엄마의 휴대폰을 가지고 놀았고, 은미는 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준재는 여전히 다정의 곁에 머물렀다.방은 매우 고요했지만, 그들의 모습은 따뜻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자고 있던 다정은 슬며시 눈을 떴다.“일어나셨어요?”준재는 다정이 깨어난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다정은 멍하니 그를 바라본 후,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왜 여기 계세요?”말을 마친 다정은 목이 따끔거려 두어 번 기침을 했다.준재는 재빨리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다정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 줬다.진정된 다정은 기절하기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그녀는 열이 난다는 걸 인지했었고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일어나 문으로 향했지만 그대로 쓰러졌다.그녀가 생각하고 있을 때, 눈앞에 물 한 잔이 건네졌고, 남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목 좀 축이세요.”“고마워요. 제가 직접 마실게
하루 동안 휴식을 취했지만 고다정은 약간의 미열이 남아있었다.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여준재는 이틀 더 머물기로 결정했다.동시에 그는 구남준에게 하준과 하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범진 마을에서만 살 수 있는 특별한 장난감을 사 오라고 지시했다.두 아이는 장난감을 받고 기뻐했지만 이내 감정을 억눌렸다.“아저씨가 장난감을 주셔도 다시는 엄마에게 화를 내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는 이상, 저희는 아저씨를 용서할 수 없어요.”하윤은 교활한 눈빛으로 준재를 바라봤다.하준은 아무 말도 없었지만 표정에 다 드러났다.다정은 딸이 그런 말을 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해 잠시 놀랐다가 부끄러워졌다.“하윤아,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그녀는 꾸짖으며 하윤을 바라보고, 당황스러운 듯 준재에게 말했다.“그냥 하는 소리예요. 여 대표님께서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하지만 준재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아이들 말이 맞아요.”“…….”다정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침묵을 유지했다.이어 준재가 입을 열었다.“엊그제 말했듯이 그날 제 행동은 잘못됐어요, 너무 충동적이었죠. 사과드릴게요.”이 말을 들은 두 아이는 반짝이는 눈으로 엄마를 바라봤다.그 표정은 마치 ‘엄마, 아저씨를 용서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다정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지만, 속으로는 행복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이미 지나간 일이에요.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여 대표님.”그녀는 미소로 화답했다.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옆에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엄마가 아저씨의 사과를 받아주셨어. 너희들은 어때?”“그럼 저희도 아저씨를 용서할게요.”하윤은 준재에게 상냥한 미소를 보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은미가 밖에서 돌아왔고, 친구의 두 아이가 준재에게 넘어갔다는 걸 알게 됐다.그녀는 약간의 증오심으로 친구를 바라보며 말했다.“넌 너무 마음이 약해. 그리고 너네, 고작 달콤한 선물에 넘어간 거야?”마지막 문장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곧 방에는 고다정과 여준재만이 남았다.조명 아래, 다정의 볼은 발그레했다.“저런 말도 안 되는 소리는 들을 필요 없어요. 쟨 한 번씩 이상한 소리를 해요.”“괜찮아요.”준재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저었고, 조금 전 임은미의 행동에 상당히 만족했다.이렇게 두 사람은 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행사장에 도착해서 라이브를 켜겠다던 남준은 좀처럼 움직임이 없었다.생각할 필요도 없이 다정은 남준이 자기 친구에게 제지당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는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며 무료한 듯, 침대에 걸터앉아 밖으로 나가고 싶어 했다.준재는 멀지 않은 곳에 앉아 그녀를 주시하며 회사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기에 자연히 이 장면을 볼 수 있었다.그는 괜히 마음이 아프고 웃겼다.“아니면 같이 산책하러 갈까요?”준재는 원래 의도에 벗어나 솔선하여 다정에게 제안했다.다정은 잠시 놀랐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그가 말을 바꿀까 봐 최대한 빨리 옷을 갈아입었다.“준비됐어요. 가요!”다정은 핸드백을 들고 문 앞에 서서 미소를 지으며 준재를 바라봤다.하지만 준재는 그녀가 입고 있는 스웨터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이거 입고 가요.”그는 말을 하며 정장 재킷을 벗어 다정의 어깨에 올려줬다.그 순간 두 사람의 거리는 매우 가까웠다.다정은 멍하니 고개를 들어 그의 베일 것 같은 턱선을 바라봤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준재가 물러나자 그녀는 마침내 진정할 수 있었다.“전 괜찮아요. 여 대표님 추우실 거예요.”다정은 재킷을 벗어 준재에게 다시 돌려주려 했다.준재는 입꼬리를 올렸다.“나중에 방에 가서 코트를 하나 더 챙기면 돼요. 다정 씨가 이 옷을 안 입으면 전 데리고 나갈 수 없어요. 전 다정 씨가 아픈 걸 원하지 않아요.”하는 수 없이 다정은 그의 재킷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호텔 밖으로 나간 후,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를 볼 수 있었다.곳곳에 화려한 조명과 장식이 있었고, 사람들은 매우 많았다.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다정을 보호해
강 건너편에 있던 임은미는 등불을 띄울 수 있다는 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구남준과 함께 주위를 둘러봤다.그녀는 갈림길에 도착하자마자 반대편에 있는 고다정과 여준재를 보고 매우 놀랐다.“남준 씨, 하준아, 하윤아, 저기 좀 봐. 남준 씨 대표랑 너희 엄마 맞지?”이 말을 들은 두 아이와 남준은 그녀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봤다.“어? 엄마랑 아저씨예요!”두 아이는 바로 둘을 알아보고 신나게 소리를 질렀다.남준도 그의 대표와 다정을 알아보았고 그의 눈은 의심의 빛이 번쩍였다.‘대표님이 고 선생님한테 나오지 말라고 했지 않아?’그가 어리둥절해 있을 때 누군가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남준이 고개를 돌리자, 은미가 자신을 바라보며 윙크를 하고 웃음을 참는 모습을 보았다.“그쪽 대표가 숙맥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재치가 있네요. 우리를 모두 보낸 후에 다정이를 데리고 나오다니요.”“…….”남준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침묵을 지켰다.은미는 이에 개의치 않고 뒤를 돌아 강가에 서 있는 다정과 준재를 봤다.별처럼 보이는 등불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보고만 있기 아쉬워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몰래 사진을 찍었다.이어 자신이 찍은 사진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예쁘게 잘 나왔네, 증거를 꼭 가지고 있어야지!”“이모, 우리도 보여주세요.”두 아이도 이모가 찍은 사진이 궁금해 그 사진을 보기 위해 까치 발을 들었다.은미는 즉시 휴대폰을 아이들에게 건네줬다.“와, 엄마랑 아저씨 정말 예뻐요!”두 아이가 소리쳤다.남준도 사진을 보니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은미는 자신의 사진 실력을 증명받은 것 같아 매우 어깨가 올라가 있었다.그러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는지 그녀는 눈을 굴리며 두 아이에게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너희 엄마랑 여준재 아저씨가 잘되고 있는 것 같아. 우리가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두 사람이 만날 날도 머지않을 거야!”“이모,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해요?”하윤은 은미가 바라는 게 무엇인지 추측할
어린아이들이 자기 아버지의 얘기하는 걸 듣고는 고다정은 자신 없는 표정으로 여준재를 쳐다봤다.그 눈빛은 마치 네가 해결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필경 여준재는 그들의 아버지였다.여준재는 자연히 고다정의 뜻을 알아차렸고 눈앞에 있는 작은 아이들을 그윽하게 바라봤다.“너희 엄마가 동의하면 난 괜찮아.”여준재가 말을 꺼냈고, 문제는 다시 고다정 앞으로 돌아갔다.두 꼬마아이는 애걸복걸하며 고다정을 쳐다보았다.“엄마~”고다정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두 어린아이는 그녀가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문득 실망하여 두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안돼요?”그들의 가련한 모습을 보고 있을 때, 고하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두 아이의 음모와 술책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고다정은 차마 그들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동의했다.“그래, 오늘 밤같이 자자.”말을 마친 고다정은 무의식적으로 여준재를 쳐다봤다.여준재도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눈빛이 서로 마주치는 순간 애매한 기운이 공기 속으로 퍼졌다.여준재의 그윽한 눈동자를 보고 고다정은 심장이 빨리 뛰고 볼도 발그레해졌다.“저기, 여 대표님 돌아가서 씻으실 건가요?”고다정이 시선을 돌리며 불편한 분위기를 깨고 입을 열었다.여준재는 머리를 끄덕였다.“제가 하준이 데리고 가서 같이 씻고 좀 늦게 올게요.”늦은 시각, 온 가족이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아마 처음으로 같이 자지 않아서인지 고다정은 아주 자연스러웠다.흥분해 있는 두 아이를 보며 고다정이 말했다.“그만, 빨리 와서 누워 자자.”“그래요, 엄마가 가운데 누워 자요.”하윤이 고다정을 침대 중앙으로 밀었다.하준이는 여준재를 끌고 고다정 곁으로 갔다.“아저씨는 여기서 자요.”고다정은 깜짝 놀랐다.여준재도 멈칫했다.두 사람 모두 아이들이 이렇게 행동할 줄 몰랐다.“얘들아, 소란 피우지 마.”고다정이 일부러 표정을 굳히고 꾸짖었다, 하지만 그녀의 발그레한 두 볼은 그녀가 진심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말해 주었다.
고다정은 멀리 도망가는 친구를 쳐다봤다, 친구는 도망가면서 그녀를 도발했고 고다정은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임은미, 너 거기 서.”고다정은 무서운 기세로 임은미를 쫓아갔다.임은미는 달리면서 뒤도 안 돌아보고 소리쳤다.“안 설건대, 능력 있으면 나 잡아봐.”말을 마친 임은미은 아래층으로 달려 내려갔다.고다정은 화가 나다 못해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마음속으로 그녀는 꼭 잡고 말겠다고 다짐했다.그녀가 계단 아래까지 뛰어 내려갔을 때, 생각지도 못한 유재준이 맞은 편에서 걸어왔다.곧 부딪치려 할 때, 유재준이 얼른 손을 뻗어 고다정을 껴안았다, 둘은 한 바퀴 돌고서야 비로소 자리에 멈췄다.“이렇게 급하게 어딜 뛰어가요?”여준재는 눈썹을 찡그리며 못마땅하다는 듯이 고다정을 바라봤다.고다정은 여준재의 표정을 읽고는 얼른 그의 품을 빠져나오며 해명했다.“은미랑 놀고 있던 중이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올라왔어요?”고다정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말을 돌렸다.유재준이 대답했다.“한참을 기다려도 다정 씨와 은미 씨가 내려오지 않아서 올라가 보려던 참이었어요.”“그렇군요, 우리어서 식사하러 가요.”말을 마친 고다정은 돌아서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여준재는 자신을 피하는 것 같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뜨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뒤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사실 고다정의 기분은 임은미가 이전에 한 말들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었다.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그녀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그 후 이틀 동안 이 들은 작은 마을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갔다.올 때 와 달리 돌아가는 길에 고다정과 유준재는 더는 날을 세우지 않았다, 심지어 야릇한 분위기였다.두 아이는 두 사람의 변화를 보며 좋은 징조라고 생각하며 더 분발할 생각 했다.그날 오후, 그들은 운산에 도착했다.여준재는 먼저 고다정 모녀와 임은미를 호송하고서야 떠났다.강말숙은 고다정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서 그녀를 기다렸다.“방금 여 대표님 차를 본 것 같았는데, 여 대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