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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나쁜 의도

여태 고다정도 증오하던 마음이 사라졌기에 아이들의 아빠를 찾는 데에 힘을 썼다.

이를 생각하며 그녀는 고개를 들어 다정한 여준재를 바라봤다.

준재도 몸을 돌려 다정을 바라봤다.

그의 표정은 분명 다정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한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지독한 적막만이 감쌌다.

결국 침묵을 깨고 입을 연 건 준재였다.

“무슨 생각을 하고 계세요?”

“…….”

다정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애꿎은 입술만 깨물었다.

그녀도 마음이 너무 혼란스러워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준재는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품에 안겨 오랫동안 아무 말 없이 다정을 기다렸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정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지금은 아무 말도 못 하겠어요. 생각할 시간을 좀 주세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요.”

“네, 충분히 생각하신 다음에 말씀해 주세요. 하지만 아이들을 만나러 오는 건 이해해 줘요.”

준재는 다정을 이해하고 조건을 제시했다.

다정은 분명하게 거절하지 않고 말했다.

“너무 많이 집을 비웠어요. 들어가요.”

그렇게 말하며 다정은 다시 준재의 품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준재는 잡지 않았고 순순히 놓아줬다.

떠나려는 여자를 바라보며 준재는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들한테는 비밀로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두 아이가 절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제가 말할게요.”

다정은 이렇게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준재가 이해되지 않아 잠시 머뭇거렸다.

‘아이들은 이미 여 대표님을 엄청나게 좋아하잖아. 받아들이지 않을 리 없어.’

하지만 다정은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황급히 복도에서 사라졌다.

준재는 그 모습에 씁쓸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지만, 마음은 홀가분했다.

‘이제 다정 씨를 속이지 않아도 돼.’

이를 생각하며 준재는 아파트를 빠져나왔다.

한편, 다정은 문밖에 서서 마음을 진정시킨 후, 집으로 들어갔다.

강말숙과 하준, 하윤은 그녀 혼자만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궁금증을 숨기지 못했다.

“다정아, 여 대표는?”

“엄마, 아저씨는 돌아가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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