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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내 어깨에 기대어 자요

다정이 준재의 치료를 마친 건 삼십 분이 지나서였다.

그녀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뻐근한 허리를 문질렀다. 그리고는 화장대 위의 물컵에 담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준재는 그녀의 행동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지만, 다정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갑자기 아이들이 했던 행동이 생각나 웃으면서 그를 바라봤다.

“여 대표님, 혹시 아이들이 드린 저금통을 다시 주실 수 있나요? 여행 비용은 제가 따로 대표님에게 드릴게요.”

‘안 돼요.’

준재는 속으로 거절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그건 아이들이 처음으로 자기에게 준 물건이었다. 그는 그것을 잘 간직하고 싶었다.

하지만 간절한 그녀의 눈빛을 보고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녀도 분명 자신과 같은 이유로 저금통을 돌려받길 원하는 것 같아서였다.

그는 쓰린 마음을 참으며 다정에게 저금통을 양보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내일 만날 시간을 약속하고 헤어졌다.

……

다음날 아침, 다정은 일찍 일어나 짐을 쌌다.

두 꼬마는 흥분해서 제대로 잠도 못 자고 일어나 그녀를 도왔다.

8시가 다 되는 시각, 준재는 다정의 집에 도착했다.

그는 바닥에 놓인 짐들을 보며 물었다.

“잘 챙겼어요?”

“네, 다 챙겼어요. 언제든지 출발할 준비됐어요.”

다정은 빙그레 웃으며 준재를 바라보았다.

눈치 빠른 구남준이 얼른 나서 짐을 들었다.

다정은 집을 나서기 전 강말숙에게 신신당부했다.

“제가 집에 없는 동안, 외할머니도 몸 잘 챙기세요.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저에게 연락하시고요. 아셨죠?”

사실 그녀는 강말숙과 함께 가고 싶었지만 하도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알았어, 너희들도 항상 조심해. 외국이 위험하다던데.”

그녀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다정에게 신신당부했다.

준재가 그 말을 듣더니 미소 지으며 말했다.

“어르신,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아무 일 없도록 잘 돌볼게요.”

강말숙은 진지한 얼굴의 준재를 보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두 아이도 나서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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