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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아저씨가 엄마를 데리고 나가서 기분 전환을 해주면 안 돼요?

준재가 치료하러 간다는 말에 심해영은 핑계라고 생각하면서도 어쩌질 못했다.

결국 자신이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럼 내일 저녁이 안 되면 모레 저녁은 어떠니?”

그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거절한다고 해도, 어머니가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괜히 입만 아픈 일이었다. 어차피 그는 그런 자리에 나가지 않을 것이었다.

심해영은 모르고 준재가 갈 줄 알았는데 바로 안색이 많이 좋아졌다.

……

다음날, 준재는 회사 일을 처리한 후 바로 다정의 집으로 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두 꼬마의 열정적인 환영을 받았다.

“아저씨, 오셨어요!”

그는 자신의 곁으로 달려와 환호하는 아이들을 보며 멍한 표정이 됐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아저씨 왔어. 너희들 잘 지냈어? 엄마는 어디 계셔?”

“엄마는 외증조할머니랑 같이 약재를 거두어들이러 가셨어요.”

하윤이 귀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준재는 그 말에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

“아저씨도 가서 도와주면 엄마가 빨리 오실 수 있을 것 같아. 둘이서 집에 잘 있을 수 있지?”

그때, 막 떠나려는 그를 하준이 붙잡았다.

“아저씨, 잠깐만요. 드릴 말씀이 있어요.”

“뭔데?”

그가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하준은 대답 대신 자기 방으로 달려가더니 저금통 하나를 가져와 그 앞에 내밀었다.

“아저씨, 저랑 여동생이 용돈을 모아 저축한 거예요. 혹시 이걸로 아저씨가 엄마랑 외출하면 안 될까요? 우리 엄마가 기분 전환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부탁드릴게요.”

그는 하준이 내민 귀여운 저금통을 보고는 웃음이 터지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그랬구나!’

‘오늘 아이들이 갑자기 내게 친절하다 했더니 이런 부탁을 하려고 그랬던 거구나?’

‘나도 바라는 바야.’

‘마침 부모님이 주선한 맞선을 어떻게 피해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좋은 방법이 생겼어.’

그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하준에게서 저금통을 건네받았다.

“그래. 너희들 부탁을 들어줄게.”

아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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