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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선을 보게 되다

고다정은 이틀 간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가끔씩 진료를 받으러 온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녀를 만날 수 없었다.

그녀는 비록 평소와 다름없어 보였지만 마음은 아직 회복이 되질 않았다.

사건이 일어난 후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살 수가 없었던 그녀는 결국 병이 났고, 온몸에 기운이 없었다. 그나마 준재가 찾아오면 컨디션이 괜찮아졌다.

아이들은 그런 엄마를 보며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임은미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임은미는 다정을 만나러 왔다가 두 아이에게 떠밀려 아이들 방으로 향했다.

“무슨 일이야?”

은미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은 최근 자신들의 걱정거리를 털어놓았다.

“엄마가 요즘 항상 우울해요. 준재 아저씨가 왔을 때만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아요. 평소에는 기운이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하지요? 대체 어떻게 해야 우리 엄마가 다시 기분이 좋아질까요?”

“그럼 준재 아저씨가 엄마랑 놀러 나가는 건 어떨까? 여행도 하면서 말이야. 그러면 엄마 기분이 좋아지고 아저씨랑 엄마 사이도 더 가까워질 거야.”

은미는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 바로 대답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머뭇거리며 망설였다.

특히 하준은 미간을 찌푸린 채 말이 없었다.

은미는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 어리둥절했다.

“우리 귀여운 쌍둥이들이 왜 이럴까? 설마 너희들 이제 준재 아저씨가 싫은 거야?”

그도 그럴 것이 전에는 아이들이 준재 이름만 들어도 너무 좋아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망설이는 것을 보니 너무 이상했다.

하윤은 작은 입을 비쭉거리며 말했다.

“아저씨를 싫어하는 게 아녜요. 아저씨 가족이 우리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거예요.”

은미는 그 말에 무슨 일이 있었음을 직감했다.

‘그게 무슨 말이지?’

‘여 대표님은 아이들을 정말 귀여워하던데 말이야.’

‘잠깐만, 가족이라고?’

“얘들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모에게 자세히 좀 말해봐. 이모가 도움을 줄 수도 있잖아.”

은미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침대 위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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