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고한 고다정 때문에 이 일은 돌이킬 수 없는 결말이 되었다.결국 고다빈은 많은 고통을 겪은 후, 경찰에서 구금되었다.다정은 희귀 약재의 중요성을 고려해 모든 희귀 약재를 산 중턱 별장으로 옮겼다.원래의 약밭은 재처리를 거쳐 일반 약재를 재배할 계획이었다. 여준재는 그녀의 계획을 듣고서 눈살을 찌푸리며 약간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곳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잖아요, 다정씨에게도 결코 좋은 일은 아닐 거예요. 만약 그 여자가 다시 약밭을 공격한다면 당신의 모든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갈 거예요.”“하지만 이 약밭은 제 스승님이 남겨주신 거예요. 전 결코 이 약밭을 방치해둘 수 없어요.”다정은 준재가 자신을 위해 한 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녀도 지켜야 할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그 말을 들은 준재는 그녀의 단호한 눈을 본 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다음 날, 준재는 약밭 근처에 보호망을 설치했을 뿐만 아니라 감시 카메라도 설치했다.강말숙은 다정의 약밭에 이렇게나 많은 일꾼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걱정하며 서둘러 다정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다정아, 네 약밭에 많은 사람이 왔는데 모두 공구를 가지고 있어. 또 무슨 짓을 하러 온 건 아니겠지?”이 말을 들은 다정의 표정이 살짝 바뀌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둘러 약밭으로 향했다.강말숙 역시 방금 자신이 한 말이 사실일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정의 뒤를 바짝 따라갔다.도착한 후, 다정은 자신의 약밭에서 많은 사람이 구남준의 지시 하에 일을 하는 모습을 보았고 잠시 혼란스러웠다.“구 비서님,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고 선생님, 다시는 누군가가 약밭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약밭 부근을 철책으로 둘러싸고 곳곳에 CCTV를 설치할 계획입니다.”남준은 정중히 설명했다.다정은 조금 의아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이것이 준재가 시킨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몇시간 후, 다정은 새로운 약밭을 보며 이루어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
고다정은 그녀의 아이들이 저녁 식사에 여준재를 초대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그녀가 일을 마치고 집에 가려니 시간은 이미 7시가 넘어있었다.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차려진 식탁을 보고 매우 의아해했다.“왜 이렇게 요리를 많이 했어요?” “이따가 집에 손님이 올 거야.”강말숙은 허허 웃으며 대답했다.다정은 당황하며 물었다.“손님? 무슨 손님?”“엄마, 묻지 마요. 곧 알게 될 거예요.”아이들은 태연하게 대답했다.다정은 하는 수 없이 몸을 돌려 씻으러 갔지만 어디서 오는 손님인지 궁금했다.그녀가 다 씻고 나오니 시간은 8시가 조금 안 됐다.이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려 다정이 문을 열자 문 밖에 서 있던 여준재, 구남준과 눈이 마주쳤다.“여 대표님, 구 비서님……, 그럼 저희 외할머니가 말씀하신 손님이 당신들이에요?”다정은 말을 하며 그제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되었다.다만 그녀는 아이들이 신기한 척하는 것이 되게 우스꽝스러웠다.“아저씨 들어오세요.”하윤은 문밖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기쁨을 가득 담아 뛰쳐나갔다.하준도 하윤을 뒤따랐다.그는 비록 뛰지는 않았지만, 기대감에 가득 찬 발걸음으로 그 역시 매우 신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어린 소녀가 준재의 품에 안겨 환하게 웃었다.이때 강말숙도 다가와 그들에게 말을 건넸다.“여 대표님, 구 비서님, 빨리 들어와서 앉으세요. 음식은 다 준비되었어요.”준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 손은 하준을, 한 손은 하윤을 잡고 부엌으로 걸어갔다.저녁 식사 동안 아이들은 준재에게 적극적으로 음식을 집어주었다.“아저씨, 이것도 드셔보세요. 진짜 맛있어요! 저희 외증조할머니가 제일 잘하시는 요리예요.”“고마워, 하윤아.”준재는 감사의 인사를 한 후 음식을 한 입 베어 물었다.그 후,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와, 정말 맛있네?”“그쵸! 맛있다니까요, 아저씨가 분명 좋아하실 것 같았어요.”하윤이 뿌듯한 듯 입을 열었다.다정은 온화한
약 한 시간 반이 지난 후에야 마침내 고다정은 약을 다 달였다.그녀는 약그릇을 들고나와 여준재에게 건네주었다.“온도가 딱 적당해서 지금 마셔도 돼요.”준재는 고개를 끄덕이고 아무런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고 약을 깨끗하게 마셨다.다정은 비워진 약그릇을 자연스레 받았다.“오늘 밤에 드신 약에 약재를 좀 더 첨가했어요. 아마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을 거예요.”그녀는 오늘 밤 약 처방전을 바꿨기에 몇 마디 당부를 했다.“몸이 불편하면 언제든지 저한테 알려주세요.”준재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다정은 구남준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남준도 그녀의 눈빛을 이해하고 빠르게 장담했다.“저도 대표님을 잘 살펴보겠습니다. 혹시나 문제가 생기면 즉시 연락드릴게요.”이 말을 듣고서야 다정은 비로소 만족스럽다는 듯 빈 약그릇을 들고 주방으로 돌아갔다.시간이 늦었음을 확인한 준재는 다정이네 식구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아이들은 그와 헤어지기 아쉬웠지만 의젓하게 그를 잡지 않고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았다.돌아오는 길에 남준은 눈을 감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정신을 가다듬고 있는 준재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대표님…….”“난 괜찮아.”준재는 다정의 말 때문에 남준이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오래된 질병으로 인해 수년에 걸쳐 많은 약을 먹었으며 그의 몸에는 어느 정도 항체가 있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그가 집에 돌아왔을 때, 몸에서 이상이 생겼다는 걸 누가 알겠는가?그는 무기력해지고 온몸이 들 끓어올라 어지러움을 느꼈다.남준은 한밤중에도 걱정되는 마음에 준재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가 그에게서 열이 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그 순간 그는 급히 다정에게 전화를 했다.“고 선생님, 대표님께서 고열이 있고 혼수상태에 빠지셨어요.”휴대폰 너머 들려오는 불안한 목소리에 다정도 놀랐지만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며 침착하게 말했다.[구 비서님, 우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여 대표님 체온
여준재가 눈을 떴을 땐 이미 다음 날이었다.그가 몸을 일으키자 바로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것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보니 고다정이 침대 옆에 엎드려 잠든 것이 보였다.창문 사이로 햇빛이 들어와 그녀의 잠든 얼굴을 따뜻하게 비추고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더욱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자기도 모르는 사이 준재는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다행히 그가 정신을 차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다정의 등장에 약간 의아했지만, 놀란 것도 잠시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살금살금 조심히 일어났다.그녀를 깨울 생각은 없었지만, 다정은 그의 인기척에 잠에서 깼다.저리는 손을 흔들며 다정은 자리에 앉았다.그녀는 무작정 준재를 붙잡고 침대로 끌어당겼다.“아직 열이 있는지 한번 봐요.”그녀는 말하면서 그녀의 손을 준재의 이마에 얹었다.이마에서 따뜻함을 느낀 준재는 온몸이 얼어붙었다.특히 그는 자신의 몸을 감싼 다정의 특유한 향기가 느껴지자 심장이 미치도록 뛰었다.그는 고개를 들어 진지한 모습의 그녀를 쳐다보았는데 그녀의 검은 눈동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다정은 준재와의 거리가 가깝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집중을 했다.이마의 온도가 정상임을 확인한 그녀는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손을 거두었다.“괜찮아요, 열이 많이 내렸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준재를 향해 다정히 미소를 지었다.준재는 그녀를 그윽하게 바라보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수고 많으셨어요, 고 선생님.”“천만에요, 여 대표님. 전 당신의 개인 의사인걸요. 모두 제가 해야 할 일이에요.”다정은 웃으며 대답했다.준재는 그녀의 형식적인 말을 듣고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그러나 그는 애써 마음을 억누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고 선생님, 씻고 오세요. 아침 식사 후에 제가 모셔다드릴게요.”다정은 거절하지 않고 감사 인사를 한 뒤 씻으러 갔다.하지만 그녀는 아래층으로 내려가자마자 이상철의 입에서 예상
서로 장난을 주고받으며 집에 가던 중,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진시목이 보였다.그는 한눈에 봐도 값비싸 보이는 정장을 입고 훤칠한 몸매를 자랑했지만 얼굴은 썩 좋지 않았다.그를 보자 고다정은 금세 표정이 굳어졌다. 임은미도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찌질한 놈!”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듯 그를 못 본 척 지나가려 했다.시목은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표정이 일그러졌다.“고다정, 너 거기 서!”그는 두 사람을 가로막으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있는 걸 못 봤어?”그 말을 들은 다정은 웃기만 할 뿐이다.“봤다면 어쩔래? 사실대로 말해. 고다빈 때문에 온 걸 내가 모를 줄 알아? 고다빈을 봐주는 일은 없어, 시간 낭비하지 마!”시목은 이 말을 듣고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다정, 이미 돈도 받았으면서 왜 아직도 선처하지 않는 거야? 다빈이 인생에 빨간 줄이 생긴다는 걸 몰라?”그녀는 도덕적인 척 자신을 비난하려는 그가 너무 역겨웠다.그녀는 콧방귀를 뀌었다.“그건 내 알 바 아니지. 이 일은 전부 걔가 자초한 일이야.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아야지, 가족이 그런 것도 안 가르쳐 줬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거야?”시목은 말문이 막혀 답답해하며 다정을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다정은 개의치 않고 화제를 바꿔 단호하게 말했다.“앞으로 당신과 고다빈이 내 눈앞에 띄는 일은 없도록 했으면 좋겠어, 너네만 보면 구역질 나니까!”“고다정,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어?”시목은 화가 나 물었다.다정이 입을 열기 전에 은미는 참지 못하고 대신 말을 꺼냈다.“진시목, 제대로 생각해. 다정이가 일을 끝내지 않는 게 아니라 고다빈이 다정이를 죽이려 한 거야. 왜, 고다빈은 다정이를 괴롭혀도 되고 다정이는 전부 참고 있어야 하니? 부끄럽지도 않아?”시목은 반박할 수 없었다.그럼에도 은미는 계속해서 말했다.“지금 다정이를 찾아올 시간은 있으면서 고다빈을 가르칠 시간은 없었니? 너도 알겠지만, 먼저
오후, YS그룹 대표실. 구남준은 문을 두드린 후 들어와 정중하게 보고했다.“대표님, 어떤 사람이 고다빈 씨를 풀어달라며 임씨 그룹 대표님 쪽으로 연락을 한 것 같습니다. 어느 부분에서 화가 났는지 여쭤보라고 하십니다.”이 말을 들은 여준재는 순식간에 얼굴이 굳어졌다.“왜 임씨 그룹 대표님에게 부탁한 거야? 만약 석방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YS그룹과 협업할 생각은 하지 말라고 전해.”“알겠습니다!”지시를 받은 남준은 돌아서서 임 대표에게 연락하여 준재의 뜻을 분명히 전했다.“임 대표님은 저희 대표님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직접 처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말을 마친 뒤, 그는 전화를 끊었다.한편, 임 대표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안색이 어두워졌다.남준의 말 때문이 아닌, 자신이 고경영에게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일을 처리하기 전에 여 대표에게 물어봐서 다행이지.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YS그룹에게 큰 미움을 샀을 거야.’이 생각이 든 그는 화를 참지 못하고 고경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그는 고경영에게 화를 냈다.“고경영, 죽을 것 같으니까 내 등을 떠받치려 하다니, 나를 안중에 두긴 했어?”고경영은 대뜸 화가 난 그의 말에 깜짝 놀랐고, 휴대폰에서는 끊임없이 분노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임 대표는 이를 악물고 계속해서 소리쳤다.“당신이 여 대표를 화나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내가 당신한테 무슨 원한을 산 거야? 날 망하게 할 작정이었어?”“앞으로 다시는 연락하지 마. 당신 같은 친구는 친구도 아니니까!”그 말을 끝으로 임 대표는 전화를 끊었다.고경영은 당황스럽고 화난 마음으로 끊긴 전화를 바라보았다.동시에 그는 다빈의 일이 절망에 빠졌다는 것을 직감했다!……임씨 저택.임초연은 별생각 없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그녀는 더 이상 준재를 미행하지 않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고 있었다.그녀는 준재가 고다정을 감싸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저녁이 되자 퇴근하려던 여준재는 그의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에요?”[오늘 저녁은 우리 집으로 와서 먹거라. 가족이 다 같이 밥을 먹은 게 언제인지 모르겠어.]휴대폰에서 심해영의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준재는 이를 거절할 수 없었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그가 도착했을 땐 아직 저녁 식사가 준비되지 않아 그는 부모님과 함께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이때 심해영은 초대장을 건네며 말했다.“며칠 뒤에 신 여사의 생일파티가 있어. 초연이를 보내서 초대장 두 장을 주더구나.”눈앞에 있는 정교한 초대장을 본 준재는 별로 달갑지 않은 듯 희미하게 인상을 지었다.하지만 임씨 그룹의 손윗사람이었기에 그는 가지 않을 수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심해영은 그의 모습을 보고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었다.그 사이에 그녀는 초연이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자리를 옮겨 초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초연의 긴장된 목소리가 들렸다.[이모, 준재 씨가 생일파티에 온다고 하던가요?]“응, 이미 간다고 했어.”심해영은 웃으며 대답했다.이 소식을 들은 초연은 날아갈 듯이 기뻤다.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이번엔 반드시 기회를 잡아야 해!’저녁 식사 후, 준재는 더 이상 남아있을 생각이 없어 돌아가겠다고 했다.하지만 그는 곧바로 돌아가지 않고 고다정의 집으로 갔다.문밖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다정은 매우 의아해했다.“여 대표님, 시간도 늦었는데 무슨 일이세요? 몸이 안 좋으세요?”다정은 그 생각밖에 들지 않았기에 이런 질문만을 할 수밖에 없었다.준재는 별생각 없이 고개를 저으며 매력적인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몸은 괜찮아요, 이번 주말에 치료하실 건지 물어보려고 왔어요. 일정이 생겼는데 거절할 수가 없었거든요.”“그럼 가셔도 돼요, 술을 드시지 말고요.”거절할 수 없는 일정이 있다는 준재의 말에 다정은 현명하게 괜찮다고 말했다.준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할 말이 없어진 두 사람은
어느새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여준재는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먼저 돌아가 보겠습니다.” “네, 여 대표님. 조심히 들어가세요.”고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치레로 두어 마디 당부했다.하준과 하윤은 아쉽지만 떼를 쓰지 않고 작별 인사를 했다.“아저씨, 안녕히 가세요.”“다음에 또 봐요.”준재는 아이들을 다정히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나서 배웅하려는 다정을 막아섰다.“나오실 필요 없어요. 아이들이랑 들어가서 쉬세요.”그의 말에 다정은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그가 엘리베이터를 타는 모습을 본 후, 그녀는 문을 닫고 아이들과 집에 들어갔다.아래층으로 내려간 준재는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왔고, 입구에는 구남준이 이미 차를 대기하고 있었다.그는 대표님이 문을 열고 차에 오르자 시동을 걸며 관심을 보였다.“오늘도 치료받으러 가신 겁니까? 제가 모시고 갈 수 있었는데 말씀하지 그러셨어요.”어찌 준재가 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겠는가, 그는 무심하게 남준을 쳐다보았다.“치료받으러 온 게 아니라 앞으로 이틀간 치료가 필요한지 물어보러 온 거야.”대표의 눈빛에 겁을 먹은 남준은 즉시 얌전해졌지만 마음속으로 계속 생각했다.‘이런 일은 나한테 시켜야 하는 게 아닌가? 대표님이 직접 가서 물을 필요는 없을 텐데.’‘흠……, 대표님이 좀 달라지셨네.’그는 생각만 하며 대표님을 힐끗 쳐다볼 뿐, 아무것도 얻은 건 없었다.‘내가 너무 지나치게 생각한 건가?’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니 정말 자신이 지나치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며 급 자기반성을 했다.준재의 할아버지는 다정에게 치료를 받은 이후로 병에 걸린 적이 아주 드물었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건 정상이었다.준재는 그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집에 도착하자 이상철은 정중하게 그들을 맞이했다.“도련님 오셨군요. 약욕은 이미 준비해 뒀습니다.”“알겠어요, 들어가 쉬세요.”준재는 그 말을 남기고 바로 위층 침실로 올라갔다.방에 들어서자 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