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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0화 어정쩡하게 결혼하고 싶지 않아

유라는 언짢은 표정으로 차에 돌아왔다.

디카프리도가 그녀의 음침한 표정을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

“주인님, 협상이 잘 안됐나요?”

“아니, 협상은 잘됐어. 나중에 그동안의 손실을 정리해서 여준재한테 보내줘.”

유라의 지시에 디카프리도가 놀라며 물었다.

“주인님께서 직접 가져가지 않을 건가요?”

“아니, 여준재가 나를 보기 싫어 해. 이럴 때 자꾸 눈앞에 나타나면 더 싫어할 뿐이야.”

유라가 나지막이 말했다. 그러고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침묵했고, 눈빛이 어두웠다.

할 말을 찾던 디카프리도는 갑자기 한 가지 일이 떠올라 조심스럽게 떠보듯 물었다.

“그럼 고다정 쪽은 계속 손을 쓸 건가요?”

“바보야? 여준재가 지금 나를 의심하고 있는데 고다정에게 손을 쓸 거냐고? 너는 내가 아직 덜 의심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

심사가 뒤틀려 욕설을 퍼붓는 유라 앞에서 디카프리도는 입을 다물었다.

그날 오후 고다정은 낮잠을 자고 나서 여준재와 함께 병원에 외할머니를 뵈러 갔다.

쌍둥이도 따라갔다.

네 식구는 저녁 무렵이 돼서야 병원을 떠나 여씨 저택에 갔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여진성 부부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의 뒤에는 사용인들이 서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 왜 밖에 나와 계셔요?”

차에서 내린 여준재는 의문스럽게 그들을 바라보았다.

고다정도 쌍둥이를 데리고 차에서 내린 후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심해영이 인사를 받은 후 웃으며 설명했다.

“너희가 도착했다고 해서 영접하러 나왔지. 다정이 앞으로 무탈할 수 있도록 액운도 날려버릴 겸.”

그녀는 옆에 있는 사용인에게 화로를 가져오라는 사인을 보낸 후 고다정을 불렀다.

“다정아, 어서 와서 이걸 건너뛰어. 그러면 모든 액운이 날아갈 거야.”

고다정은 거절하지 않고 심해영이 시키는 대로 화로를 건너뛰었다.

“잘했어. 이건 행운을 가져오는 돈이니 받아서 집에 돌아간 후 베개 밑에 두어라.”

심해영은 또 고다정에게 두툼한 돈봉투를 건넸다.

여준재는 옆에서 보면서 막지 않았다.

이번 일로 어머니가 다정의 운세를 바꿔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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