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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바람

진동진의 엄숙한 두 눈을 본 진시목은 그가 뭘 걱정하고 있는지 알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집은 절대로 파산당하지 않을 거예요.”

“내가 어떻게 걱정 안 할 수가 있어? 너에게 뭐 좋은 계획이라도 있는 거야?”

진동진이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좋은 계획이라도 있으면 나에게 말해봐. 나도 알고나 있자.”

잠시 말을 멈췄던 진동진이 이어 말했다.

“그리고 고다빈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니까 반드시 찾아내서 이혼해.”

“네. 말씀하신 것들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계획은 제가 잘 생각해 보고 다시 말씀 드릴게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진시목에게는 어떠한 계획도 없었다.

고다빈의 돌발행동에 진시목은 미처 손쓸 기회도 없었기 때문이다.

진시목이 최대한 빠른 시간에 대처를 했지만 진씨 가문의 명예와 사건 발전은 줄곧 그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있었다.

진동진은 초조한 표정의 진시목을 보며 더 물었다가 부자지간에 싸움이 날까 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에게 계획 있으면 됐어. 이만 돌아가 보마.”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에는 다시 진시목만 남게 됐다.

그는 어두운 눈빛으로 앞을 바라봤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는 책상 위에 있던 핸드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이내 연결되었다. 진시목이 큰 소리로 물었다.

“설마 당신이 고다빈을 숨긴 건가요?”

“네. 맞아요.”

전화기 너머의 사람은 순순히 인정했다.

그는 바로 손건우였다.

손건우의 말을 들은 진시목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왜요?”

그가 이를 악물고 묻자 손건우는 콧방귀를 끼며 비웃었다.

“말을 듣지 않는 개는 필요가 없어서요.”

손건우의 말을 들은 진시목은 핸드폰을 꽉 쥐었다.

귓가에 다시 남자의 비웃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말 했었죠? 난 당신을 성공시킬 수도 무너뜨릴 수도 있어요. 진시목 씨, 내가 아니었다면 당신은 여준재와 말을 붙일 자격도 없었어요.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아요.”

말을 마친 손건우가 전화를 끊으려 했지만 진시목의 이를 악물고 말하는 목소리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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