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정은 이 정도로 말했으니 그 여인도 당연히 알아들었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그 여인은 끝까지 여 씨 집안의 돈을 뜯어낼 생각뿐이었다.“그 쪽 회사요? 여 씨 집안에서 봐둔 프로젝트 만큼 돈이 가는 프로젝트에요? 아무튼 내 의견은 앞에서 말한 거랑 같아요. 여 씨 집안에서 그 땅을 저희 집안에 주지 않을 경우, 법원에서 봅시다. 각 매체에서도 학교폭력 이런 내용이면 아주 좋아할 것 같네요.”여인은 오만한 태도로 고다정을 협박했다.그 말에 고다정의 얼굴빛도 점점 어두워졌다.고다정이 그 말에 답장을 하려던 찰나, 뒤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러면 법원에서 뵙죠.”“아빠!”여준재를 발견한 두 아이는 기쁨에 찬 목소리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고다정도 깜짝 놀란 눈으로 여준재를 바라보며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요?”여준재가 답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선생님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제가 여준재 대표님께 연락드렸어요.”그녀는 고다정이 상대 쪽 부모님을 감당해 내지 못하고, 행여나 손해라도 볼까 봐 조용히 나가서 전화한 것이었다.이건 그녀가 선생님으로서의 편애가 아니라, 이번 일은 그녀가 보기에도 여준재네 아이들 문제만은 아니었다.처음부터 임희찬이 먼저 시비를 걸어 두 아이의 어머니를 욕했다. 게다가 맞은 뒤에도 끝까지 뉘우치지 않고 듣기 싫은 욕설까지 퍼부었다.‘휴, 맞아도 싸지.’한편, 임희찬의 어머니는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심상치 않은 아우라를 뽐내고 있는 여준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 아우라에 속으로 살짝 쫄아있었다.특히 과거의 여준재에 관한 소문을 생각하니 더욱 겁이 났다.하지만 조금 전에 내뱉었던 말도 있고, 물러서고 싶지도 않았다.‘그래, 이번 일은 여 씨 집안에서 잘못한 건데, 내가 두려워할게 뭐가 있어? 지금쯤 두려워해야 할 건 내가 아니라 여 씨 집안 사람들이라고.’여준재도 자연스레 그녀의 시선을 알아챘다.그는 덤덤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듣고 보니, 동항 쪽의 그 땅을 보상으로 가지고 싶으시다고
한편, 집으로 돌아가는 길.여준재는 풀이 죽어있는 두 아이를 보며 차분한 말투로 물었다.“너희들, 뭘 잘못한 것인지는 알아?”그 말을 들은 두 아이는 모두 멍하니 있었다.그렇다, 아이들은 여준재가 갑자기 그런 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고다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이들도 서로 눈빛만 교환할 뿐 아무 말도 없었다. 그러다가 하준이가 입을 열었다.“저희가 사람을 때린 게 잘못된 건가요?”“잘못된 거긴 한데, 또 그렇지만은 않아.”여준재는 두 아이를 힐끗 쳐다보며 답했다.그 말을 들은 하윤이는 기분이 좋지 않은 듯 입을 삐죽 내밀었다.“아빠는 왜 우리만 잘못했다고 그래요? 임희찬이 먼저 엄마를 욕했다고요. 그리고 저를 민며느리로 데려가서 괴롭히겠다고 했어요.”“이번 일은 우리 쪽에서 잘못한 게 맞아.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사람을 때리는 건 잘못된 일이야. 아빠의 뜻은 이래. 그쪽에서 먼저 우리를 건드렸다 하더라도, 사람 없는 곳에 가서 때려야 하지 않겠어? 안 그래?”하준이는 갑자기 뭔가 깨달은 듯 기대 섞인 눈빛으로 여준재를 바라봤다.여준재도 자기의 말뜻을 이해한 하준이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러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어 보였다.“많은 사람 앞에서 때리면, 우리의 말이 맞더라도 틀리게 되는 거야. 그리고 사람 때리는 거에도 스킬이 있어야 해. 쉽게 보이지 않지만 때리면 아픈 곳 있잖아? 너 예전에 엄마한테서 사람의 혈 자리에 대해 배운 적 있지 않아?”그 말을 들은 하준이는 순식간에 두 눈을 반짝였다.옆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고다정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녀는 두 아이가 싸운 일에 대해 여준재가 꾸짖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여준재가 꾸짖은 건 그녀가 생각한 그런 꾸짖음이 아녔다.‘아니, 아이들에게 도덕적이지 않은 걸 가르치다니.’“아이들을 이렇게 가르치는 건 아니지 않아요? 그냥 아이들 간의 싸움이잖아요.”고다정은 여준재의 말에 찬성하지 않았다.그녀는 아이들이
하윤이는 여준재의 말에 너무 역겨워 집에 들어서자마자 양치를 하겠다고 난리였다.다급히 위층으로 달려가는 어린 딸을 보며 고다정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옆에 있는 여준재를 노려보며 말했다.“애가 역겨워서 지금 난리잖아요.”“저도 다 하윤이를 위해 서에요. 다정 씨는 신경 쓰이지 않아요?”여준재가 눈썹을 치켜세우며 그녀를 바라봤다.고다정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귀하게 키운 딸인데 어떻게 신경이 쓰이지 않겠는가?하윤이가 나가서 싸운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당하는 건 그녀도 싫었다.이때 정원에 갔던 강말숙이 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아이들과 일찍 집에 돌아온 여준재와 고다정을 보고 의아해하며 물었다.“왜 이렇게 일찍 들어왔어? 하준아, 너 오늘 학교에 가는 날 아니야? 아직 하교 시간도 아니잖아?”그녀는 의문 섞인 눈빛으로 하준이를 바라봤다. 그와 동시에 여준재와 고다정쪽도 몇 초간 번갈아 보았다. 그 모습은 마치 소리 없는 질문 같았고, 밖에서 뭔 일 있었는지 묻는 것만 같았다.고다정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하준이도 조용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모자가 침묵을 지키는 모습에 여준재는 웃긴 듯 미소지어 보였다.“별일 아니에요, 할머니. 너무 걱정하시지 않아도 돼요. 쉽게 말씀드리자면, 하윤이와 하준이가 학교에서 다른 아이와 싸워서 저희가 가서 데려온 거예요.”“싸웠다고?”강말숙은 깜짝 놀란 듯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그러더니 걱정스러운 듯 하준이를 보며 물었다.“어디 다친 데는 없어? 어쩌다가 갑자기 친구랑 싸운 거야?”“그 친구가 먼저 우리를 건드렸어요. 그 애가 엄마를 욕하고 하윤이를 모욕해서 제가 참지 못한 거예요. 하지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저는 다치지 않았으니까요. 그 친구가 저한테 일방적으로 맞은 거죠 뭐.”하준이가 으쓱대며 답했다.그 말을 듣고 난 강말숙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그래도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야.”이때,
잔뜩 굳어져 있는 여준재의 표정을 보며 고다정이 물었다.“뭔 일 생겼어요?”“회사 쪽에 문제가 조금 생겨서요. 근데 별 큰 문제는 아니에요. 걱정 말아요. 제가 처리할 수 있으니까요.”여준재는 솔직하게 말하고 싶지 않아 대충 얼버무렸다.고다정은 약간의 의심이 들긴 했지만, 굳이 끝까지 캐묻지는 않았다.이때, 맞은 편에 앉은 유라가 입꼬리를 살짝 올려 보였다.그녀는 조금 전의 통화내용에 대해 대충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옆에 놓인 핸드폰을 보는 척하면서 일부러 그 인터넷 기사를 검색했다.비록 여준재가 조금 전에 그 기사들을 다 막으라고 했지만, 그렇게 쉽게 내려갈 기사가 아니라는 걸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핸드폰으로 그 기사를 클릭 후 일부러 깜짝 놀란 척 연기했다.“어머, 이럴 수가. 고다정 씨, 지금 두 아이에게 악플이 달리고 있어요!”“야, 그 입 다물지 못해!”여준재가 그녀를 향해 소리 질렀다.하지만 이미 늦었다.고다정과 강말숙 모두 그녀의 말을 들었으니 말이다.두 아이도 식사를 멈추고 유라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의문 섞인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유라 이모, 조금 전에 말한 악플은 뭐에요?”유라는 고다정의 경고 어린 눈빛을 보며 웃으며 답했다.“아, 아니야. 그냥 못 들은 거로 해.”말을 마친 뒤 그녀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두 아이와 고다정더러 얼른 밥을 먹으라며 타일렀다.하지만 두 아이는 다소 불만 섞인 표정으로 입을 삐죽 내밀었다.고다정 또한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생각에 잠긴 듯 유라의 핸드폰 쪽을 빤히 쳐다봤다.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소담을 향해 입을 열었다.“제 핸드폰 좀 가져다줘요.”고다정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여준재가 다급히 막아 나섰다.“다정 씨, 핸드폰은 밥 다 먹고 해요. 아이들에게 나쁜 습관을 심어주면 어떡해요.”그는 인터넷에 떠도는 기사를 고다정은 모르게 하고 싶었다.여준재의 말에 몇 초간 침묵하던 고다정도 더는 고집부리지 않고
인터넷 댓글에는 좋은 것도 있는 반면 나쁜 것도 있었다.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나쁜 쪽이 더 많았다.고다정은 다급해지기 시작했다.그녀는 이렇게 가다간 두 아이에게 불량학생이라는 타이틀이 달리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이런 타이틀 관련해서 제때 처리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한평생 아이들에게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여준재 또한 그녀의 초조함을 눈치챘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걱정하지 말아요. 제가 있잖아요.”“여론이 이대로 퍼지는 거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요. 아이들 이미지에도 좋지 않고요!”고다정은 빨개진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여준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한번 그녀를 안심시켰다.“저도 알아요. 제가 다 처리할게요. 늦어도 내일 오후쯤이면 모든 게 해결될 거에요!”여준재의 확신하는 모습에 고다정은 일단 억지로라도 마음을 진정시켰다.늦은 시각, 고다정을 안심시킨 여준재는 구남준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인터넷에서 떠도는 일에 대해 제대로 한번 조사해봐. 누군가가 지금 뒤에서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아. 그리고 그 임 씨 집안 자료 관련해서, 내일 아침 내 사무실 책상에 가져다줘. ”“네, 이미 사람을 시켜 조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누군가가 임 씨 집안 뒤에서 저희 여 씨 집안을 표적으로 삼아 일을 꾸미고 있는 것 같습니다.”구남준이 진지하게 답했다.이치대로 라면 운산에서 YS그룹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 매체는 없을 것이다. 특히 오늘 이미 인사를 한 매체는 분명히 서로 약속까지 한 상황이었는데, 결국에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원래대로 보도한 것이다. 그러니 구남준 또한 누군가가 뒤에서 일을 꾸민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한편, 인터넷으로 기사를 접한 임은미도 분노에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첫 번째로 고다정에게 연락했고, 두 아이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걱정했다.“다정아, 나 기사 올라온 거 봤어. 아이들은 괜찮아?”“응, 괜찮아. 아이들은 이 일에 대해 모르게
진시목은 여씨 가문에 대한 새 여론을 보고는 한시름 놨다.고다빈이 저지른 추악한 일들이 폭로되면서 요 며칠 사이 그와 회사는 전례 없는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었다.이 일로 JS 그룹의 주식이 이유 없이 수십억이 날아났다.지금 이 순간, 진시목은 당시 부모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고다빈과 이혼한 걸 엄청 후회했다.진시목은 고다빈 덕에 성공했고 또 고다빈 때문에 망했다.진시목이 아무리 후회를 한다고 해도 생활은 계속해야 했기에 그는 한편으로는 회사를 안정시키며 한편으로는 사람을 시켜 고다빈의 행방을 찾았다....다음 날 아침, 산성 별장.고다정은 두 아이를 깨우며 말했다.“오늘 너희 증조할아버지가 모처럼 산에서 내려왔기에 엄마가 학교에 오늘 너희 수업하러 못 간다고 말해뒀어. 너희들 오늘 증조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와 함께 놀고 있어. 괜찮지?”“네. 저도 증조할아버지와 노는 게 좋아요.”고하윤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반면 고하준은 생각에 잠긴 듯 고다정을 바라봤다. 그의 직감이 말해줬다. 고다정이 그들에게 숨기는 일이 있다고.전에 여준재와 고다정이 외국에 갈 때 그들은 학교에 휴가 신청을 내고 따라가고 싶어 했지만 허락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은 증조할아버지가 산에서 내려왔다고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고하준의 의미심장한 표정을 본 고다정은 그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리며 억지웃음을 띠고 말했다.“쓸데없는 생각하지마. 오늘 학교에 안나가도 되는 건 내일이 주말이라서야. 하루 휴식하는 건 괜찮아.”고하준은 어딘가 이상했지만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늦은 시각, 가족들과 함께 아침 식사를 마친 여준재는 회사로 향했다.사무실에 들어서기 바쁘게 구남준이 그에게 보고했다.“임씨 집안 자료는 대표님 책상 위에 올려놨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보도에 관하여 어젯밤에 그 매체 이사님에게 연락을 드렸었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사건은 사모님께서 예전에 겪었던 사건처럼 외국에서 보도된 매체 시스템을 해킹하여 보도한 것입
여준재가 사건의 전말을 인터넷에 발표한 뒤, 두 아이에 대한 여론이 바뀌었다.사람들은 임씨 가문을 비난하기 시작했다.10분도 안 되는 사이에 임씨 가문은 전례 없는 엄중한 위기를 겪게 되었다.회사에서 거래하고 있는 모든 항목이 압박을 받았다.상황이 반전되어 가고 있는 걸 본 임씨 가문도 당황했다.특히 임씨 가문의 권력을 쥐고 있었던 임문학은 더욱 화가 났다.“여씨 집안에서 틀림없이 타협할 거라고 그러지 않았어?”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는 여자를 보며 노발대발했다.그 여인은 바로 어제 학교에서 고다정과 마찰이 있었던 임희찬의 어머니인 주금숙이었다.주금숙은 노발대발하는 임문학을 보며 두려움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제가 말한 게 아니라 그 남자가 말한 거예요. 절대 틀림없을 거라 그랬어요.“그녀는 어제 만난 남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했지만, 화가 난 임문학은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그 남자가 말했다고? 스스로 생각할 줄 몰라?”“… 당신도 동의한 일이잖아요.”주금숙이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그녀의 말을 듣지 못한 임문학이 눈을 부릅뜨고 그녀를 쳐다보며 소리쳤다.“뭐라고?”“아, 아무것도 아니에요.”주금숙은 방금 했던 말을 감히 다시 하지 못하고 화제를 돌리며 물었다.“이대로 가다 간 회사가 부도날지도 몰라요. 여보, 어떻게 하면 좋아요?”이대로 가다 간 회사가 부도날 수 있다는 걸 임문식도 알고 있었다.그는 화가 나서 눈앞의 여자를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걸 왜 나한테 물어?”임문식의 호통에 주금숙은 억울하기만 했다.그녀도 여씨 가문에 의지해 운산 시에서 출세하고 싶은 생각은 아니었다.하지만 진씨 가문만 봐도 YS 그룹 이사회에 들어간 뒤부터 회사 주가가 쭉쭉 올랐었다.순식간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몇 초가 지난 뒤, 임문식은 좋은 생각이라도 떠오른 듯 주금숙에게 물었다.“어제 만났던 그 남자 연락처 있어?”“물어보는 걸 깜빡했어요.”주금숙이 임문식을 감히 쳐다보지도 못한 채 대답했다
하지만 여준재는 그녀의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이건 고다정이 묻어두고 있었던 상처를 다시 파헤쳐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제가 해결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이번에 해결됐다고 하더라도 다음에는요? 사람들이 매번 같은 일로 우리를 괴롭히는 게 싫어요.”고다정이 여준재를 설득했다.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내 계속 이어 말했다.“준재 씨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요. 이 사실을 공개하고 나서 제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상처 받을까 봐 걱정돼서 그러는 거잖아요. 걱정하지 말아요. 이미 이일 다 내려놓았어요. 이런 일로 상처받을 일 없을 거예요. 기껏 해봐야 짜증 나는 정도예요.”여준재는 단호하게 말하는 그녀의 태도에 마지못해 동의했다.반 시간 뒤, 고다정은 YS 그룹 홍보팀의 협력하에 자신의 계정으로 새로운 공고를 발표했다.발표 자료에는 법원 도장이 찍힌 가족 관계 증명서와 부양가족 증명서도 함께 첨부되어있었다.가족 관계 증명서 아래 고다정의 자필이 있었다. 내용은 이러했다. 자신과 고경영은 이미 7년 전에 부녀관계를 끊었고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났기에 그녀는 증거를 찾지 못했지만 고경영은 어머니를 살해한 공범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고경영이 말썽을 피우지 않고 조용히 산다면 그녀는 여전히 딸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이었다.고다정에게 반감을 보이던 사람들은 이 공고를 보고 나서 고다정을 동정했다.증거는 없었지만 그들은 고다정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고경영이 저지른 일은 믿고 싶지 않아도 불가능했다.이렇게 여론은 또다시 고다정을 동정하며 그녀 쪽으로 기울었다.고다정이 직접 자신의 가정사를 폭로하자 배후에 있던 유라와 손건우는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그렇게 여론은 점점 가라앉았지만 이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그들이 더는 손을 쓰지 않는 다고 해서 그들을 가만히 내버려 둘 여준재가 아니었다.여준재는 지금까지 조사한 단서에 근거해 진씨 가문과 임씨 가문 배후에 손건우가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