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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전혀 성취감 없어

30분 후 고다빈은 음침한 표정으로 JS그룹을 떠났다.

그녀는 진동진이 방금 사무실에서 했던 모욕적인 말들을 생각하면 진씨 가문을 무너뜨리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

‘진씨 가문이 예전과 다르다고? JS그룹이 GS그룹을 인수하지 않았다면, 내가 귀인을 만나지 않았다면 진씨 가문이 어떻게 오늘 같은 국면을 맞이할 수 있었겠는가.’

‘지금 진씨 가문이 잘됐지만 다 고씨 가문과 나 고다빈을 짓밟고 그렇게 된 게 아닌가?’

‘나를 이용해 먹고 입 싹 닦겠다고? 내가 동의할 것 같아?’

이쪽에서 일어난 일을 고다정은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외할머니와 잠깐 얘기를 나눈 후, 쌍둥이 하교 시간이 다 된 것을 보고 차를 운전해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여준재가 허탕을 칠까 봐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녀가 도착했을 때는 학교 수업이 끝난 뒤였다.

비주얼이 장난 아닌 아빠와 두 아이가 학교 정문에 서 있는 것이 한눈에 보였다.

“엄마!”

쌍둥이도 고다정을 발견하고 흥분해서 달음박질했다.

여준재는 뒤에서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와 두 아이가 말을 주고받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엄마, 바쁜 일이 다 끝난 거예요?”

“엄마, 오늘은 집에서 주무시나요?”

쌍둥이가 두 눈을 반짝거리며 고다정에게 질문했다.

고다정은 다소 미안해하며 말했다.

“바쁜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어. 오늘은 임시 처리할 일이 있어서 나온 거야.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 같아서 왔어.”

“아, 바쁜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쌍둥이는 이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고다정은 웃음을 터뜨리며 몽실몽실한 두 아이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그렇게 네 식구는 웃고 떠들며 빌라에 돌아왔다.

식사가 끝난 후 고다정은 쌍둥이가 숙제하는 것을 봐주고 잠깐 놀아준 후에야 방으로 돌아왔다.

여준재가 샤워한 후 하반신에 목욕 타월을 두르고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옷을 입지 않은 상반신은 선이 뚜렷했고, 닦지 않은 물방울이 그 선을 따라 흘러내리면서 시각적 황홀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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