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별로 힘쓰지 않았는데 이루어져서 그렇겠죠. 하지만 어찌 됐든 어머님을 위한 복수를 절반 끝낸 셈이에요.”여준재의 위로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추슬렀다.“이제 진정한 살인자 고다빈이 남았는데, 아쉽게도 우리는 확실한 증거가 없어요.”“증거가 없어도 괜찮아요. 고다빈의 성격에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 우리는 때를 기다리면 돼요.”여준재는 급해하지 말라고 고다정을 타일렀다.사실상 확실히 그렇다.어제 JS그룹에서 나온 후 고다빈은 일을 꾸미기 시작했다. 단지 어떤 계기가 필요할 뿐이다.그 시각 고다빈은 심여진의 빈소를 지키며 무표정한 얼굴로 향을 피우고 있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문밖에서 끝내 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이어서 남녀노소가 두루 섞인 무리가 걸어 들어왔다.맨 앞에 선 할머니가 빈소의 영정 사진을 보고 갑자기 무너져 통곡하기 시작했다.“여진아, 너 이렇게 젊은 나이에 가버리면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상심에 빠진 할머니는 다름 아니라 심여진의 모친이자 고다빈의 외할머니인 장신영이었다.사람들은 그녀가 슬프게 울자 저마다 한마디씩 위로의 말을 건넸다.“숙모님, 기운 내세요. 여진이 없어도 외손녀가 있잖아요. 다빈이 숙모님을 챙길 거예요.”“다빈아, 외할머니가 너무 상심하지 않도록 빨리 위로해 드려.”“할머니,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고모님이 안 계시면 사촌 언니가 있잖아요. 언니는 진씨 가문의 작은 사모님이니까 돈이 얼마든지 있고 할머니 노후를 책임질 수 있을 거예요.”고다빈은 혼란스러운 이 광경이 시끄럽게 느껴질 뿐이었다.특히 사람들이 말끝마다 그녀가 부자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고 속이 답답했다.그녀는 이제껏 외가 쪽 사람들과 접촉한 적이 없다. 그쪽 일은 보통 심여진이 처리했다.“그만해요. 평소에 엄마가 자주 당신들 얘기를 하길래 불렀어요. 엄마가 당신들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생각해 문상 오라고 한 거지, 이렇게 떠들라고 부른 것이 아니에요.”이어서 그녀는 길쭉한 탁자에 놓여 있는 향로를 가리키며 차
그 후 이틀간 고다정은 줄곧 연구소에서 특효약을 연구 개발했다.고다빈은 심여진의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모든 것이 조용해 보였지만 사실은 폭풍 전야였다.심여진의 하관식이 있던 사흗날, 고다빈은 휴대폰을 꺼내 마지막으로 진시목에게 연락했다.아쉽게도 전화는 여전히 연결되지 않았다.그녀는 눈에서 독기를 내뿜으며 전화를 끊었다.옆에서 보던 장신영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됐어. 진씨 가문 사람들이 오지 않아도 괜찮아. 우리 출발하자. 네 엄마 하관식 길시를 놓치면 안 되잖아.”고다빈은 머리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했다.‘진씨 가문이 먼저 몰인정하게 나왔으니 망가져도 내 탓이 아니다.’이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옆에 있는 외할머니에게 말했다.“장례식이 끝나면 다들 돌아가세요.”“이렇게 빨리 돌아가라고? 온 지 며칠밖에 안 돼서 아직 밖에 나가 보지도 못했어.”친척들은 고다빈의 말에 찬성하지 않았다.고다빈은 이 사람들이 자기한테서 뭔가를 얻어내지 못하면 흔쾌히 떠나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한 사람당 600만 원씩 줄 테니 내일 외할머니를 모시고 돌아가세요.”그녀는 이 사람들에게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돈을 줘서 보내버리려 했다.그들은 600만 원을 준다는 소리에 만족하며 내일 바로 떠나겠다고 대답했다.장례식이 끝나자 고다빈은 직접 그들에게 돈을 입금해 줬다. 그런 다음 더 이상 그들을 상대하지 않고 떠나버렸다.진씨 가문과 고다정을 공격하기로 한 이상, 제대로 준비해서 이 두 사람의 껍질을 한층 벗겨내야 한다.이날 오후 고다빈은 대체적인 계획을 세운 후 손건우에게 연락했다.“진씨 가문과 고다정에 대해 손쓸 생각입니다.”“뭐 하려고?”고다빈의 말에 손건우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고경영이 심여진을 죽였는데, 그가 아는 고다빈은 이를 반드시 고다정의 탓으로 돌릴 것이다. 그리고 진씨 가문의 최근 행보가 고다빈을 무너뜨린 최후의 결정타였다.손건우는 의외로 그녀를 막지 않고 오히려 계획을 물었다.그녀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부하의 말을 듣고 보니 나름 괜찮은 방법 같았다.하여 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하에게 명령했다.“일단 고다빈의 계획대로 처리해. 일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 좋으니까!”“네.”부하는 그녀의 말에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이튿날 아침, 심여진의 별장.고다빈은 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거실에는 많은 기자들로 꽉 차 있었다.“고다빈 씨가 기자회견에서 대체 뭘 발표하려는 걸까요?”“그러게요. 소문에 의하면 고다빈 씨 어머니가 금방 돌아가셨는데 진 씨 집안에서 누구도 애도하러 오지 않았대요. 혹시 이혼 발표라도 하려는 거 아닐까요?”“그럴 가능성도 있겠네요. 이미 오래전부터 고다빈 씨와 진 사장님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소문이 돌긴 했거든요.”기자들은 서로 수군거리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고다빈은 위층에서 충분히 그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그녀는 손에 서류봉투를 든 채 무표정으로 아래층에 모여있는 사람들을 지켜봤다. 그 서류봉투는 그녀가 오늘 기자회견에서 쓸 중요한 증거들이었다. “고다빈 씨, 이젠 시간도 다 된 것 같은데 내려가시죠.”한 노련해 보이는 남자가 고다빈의 뒤에서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그 남성은 손건우쪽에서 고다빈을 도우라고 보낸 조수였다.비록 말은 조수지만 사실은 그도 감시자였고 제2의 진시목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것도 있었다.하지만 고다빈은 이 모든 사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단지 웬 신비로운 사람이 자신의 계획이 성공하기를 바랄 뿐이라고만 생각했다.이윽고 그녀는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수군거리던 기자들은 고다빈의 등장과 함께 전부 그녀한테로 시선을 돌렸다.“엇, 저기 주인공 왔어요.”“오늘 고다빈 씨 상태가 많이 초췌해 보이는데요?”“어머니가 금방 돌아가셨다는데 당연히 초췌할 수밖에 없죠. ”“자, 다 조용히 합시다. 고다빈 씨가 발표하겠대요.”누군가가 큰소리로 외치자 조금 전까지 시끌벅적하던 기자들이 삽시간에 조용해지기 시작했다.이윽고 고다빈의 힘없는
기자의 질문에 고다빈은 다시 폭발적인 연기력을 보이며 얼굴을 붉혔다.“검사했어요. 하지만 의사 선생님도 별 원인은 찾지 못했어요. 그리고 저희 집안에 그런 유전병이 없다는 것 또한 장담할 수 있고요.”그녀의 대답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기자들 역시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증거가 없는 일은 쉽게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그들 또한 의심하고 있는 부분이 있더라도 차마 입밖에 내뱉을 수는 없었다.고다빈 또한 너무 과했다고 느꼈는지 다시금 어머니의 죽음이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고는 감정을 추스르면서 차분하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그러면 이번에는 두 번째 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야기하는 데에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많은 양해 바랍니다.”“괜찮습니다. 고다빈 씨께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바로 하시면 됩니다.”기자들은 고다빈을 향해 친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이윽고 고다빈도 입가를 씰룩거리며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이어서 말했다.“그러면 두 번째 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제 남편 진시목 씨에 대해 고발하려 합니다.”그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현장은 순식간에 난리가 났다.그들은 고다빈이 집안 사정에 대해 말하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남편에 대해 고발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으니 말이다.고다빈 또한 기자들이 웅성대는 모습을 악랄한 눈빛으로 지켜봤다.‘난 진시목과 진 씨 집안에 기회를 줬어. 이건 그들이 소중히 여기지 못한 거야. 그깟 진씨가문에서 버림받는다고 해서 나를 막 대해도 되는 줄 아나 본데, 당신들 판단이 틀렸단 걸 내가 보여주지!’“고다빈 씨, 지금 진시목 씨를 고발한다고 하셨는데 혹시 회사 탈세 관련된 건가요? 그게 아니라면 어떤 거에 관한 일이죠?”한 기자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묻자 고다빈은 고개를 저었다.“그런 건 아니고요. 제가 고발할 내용은 7년 전 진시목 씨가 고다정 씨와의 결혼을 물리기 위해 고다정 씨에게 약을 타고 손수 그녀를 다른
그녀가 겁에 질리지 않았다면 그건 아마 거짓말일 것이다.만약 그 누군가가 고다정과 진시목을 망치려 하지 않았다면, 고다빈 또한 감히 이런 수단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한편, 인터넷을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된 여준재는 바로 사람을 시켜 여론을 막게 했다.진시목 또한 똑같은 액션을 취했고 말이다.그 둘은 운산에서 평범한 신분이 아닐뿐더러 똑같은 일에 종사하고 있기에 논리대로라면 빠르게 여론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신기하게도 현실은 그러하지 않았다.그들이 아무리 여론을 막아도 그 기사들은 여전히 잠재워지지 않았다.물론 이 모든 것은 그 미스터리한 사람과 유라가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고다빈이 기자회견에서 일부러 얼버무리며 이야기한 탓에 현재 많은 네티즌들은 오히려 고다빈을 동정 하고 있었다.네티즌들은 그녀의 어머니가 아버지에 의해 살해당하고 여 씨 집안의 억압도 받는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남편은 그냥 쓰레기 그 자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그들 눈에는 고다빈이 불쌍해 보일 수 밖에 없었다.그렇게 네티즌들에 의해 고다정과 진시목의 명성에는 더욱 크게 스크래치가 났다.“고다빈, 이거 진짜 미친 거 아니야?”진시목은 여전히 잠재워지지 않는 여론을 보며 너무도 화가 난 나머지 사무실 책상을 내리쳤다.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한다고 한들 그의 분노가 풀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그는 굳은 표정으로 비서를 바라보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고다빈은 아직도 못 찾은 거야?”“아직 못 찾았습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로 마치 증발한 것처럼 그 어디에서도 사모님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비서는 행여라도 진시목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조심스레 답했다.하지만 진시목은 그런 것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결국에는 화를 내며 그에게 다그쳤다.“너희 다들 뭐 하는 새끼야? 지금 여자 하나도 못 찾는 것들을 내가 키워봤자 뭔 소용이 있어?!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진시목도 점차 차분해졌다.이윽고 그는 차가운 얼굴로 비서에게 분부했다.“회사에
이때 웬 귀따가운 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하윤이와 세미가 그쪽을 향해 바라보니 그곳에는 그들 반에서 가장 장난꾸러기인 퉁퉁이가 서있었다.퉁퉁이 또한 그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곧바로 허리를 빳빳하게 세우며 그쪽을 향해 노려보았다.“뭘 봐? 내가 틀린 말 했어?”세미는 그 말에 반박하지 않고 미안함이 담긴 눈빛으로 하윤이를 바라봤다.“퉁퉁이 말이 맞아. 그리고 우리 엄마도 그랬어. 너희 엄마가 살인범 딸이기 때문에 나쁜 사람이래. 그래서 너랑 놀면 안 된대.”“우리 엄마 나쁜 사람 아니거든. 놀기 싫으면 관둬. 난 상관없으니까.”하윤이는 뾰로통한 표정으로 그들을 노려보았지만 눈시울은 새빨개졌다.친구들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하윤이는 얼른 그 자리를 떠나려 했다.하지만 장난꾸러기 퉁퉁이는 하윤이를 그대로 보내주고 싶지 않았다. 그는 각종 도발로 하윤이를 더 기분 나쁘게 만들었다.“우리도 살인범 손자랑 놀고 싶지 않거든? 너희 외할아버지도 나쁜 사람이라며? 그러니까 너희 엄마도 나쁜 사람인 거야. 물론 너희들도 똑같이 나쁜 사람인 거고. 이 살인자들아.”“살인자래요, 살인자래요.”“우리는 살인범 손자랑 수업하고 싶지 않아.”유치원 친구들 말에 하윤이와 하준이는 작은 주먹을 꽉 쥐었다.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새빨개지고 말이다.특히 조금 전 자신들의 엄마를 헐뜯는 소리까지 들으니 더욱 참을 수 없었다.“우리 엄마 뭐라 하지 마!”하윤이는 분노 섞인 말투로 크게 외쳤다. 그러고는 마치 작은 폭탄처럼 퉁퉁이를 향해 돌진했다.퉁퉁이는 어린 여자 계집애 따위가 달려드는 것은 전혀 겁나지 않았다. 게다가 몸무게 또한 하윤이보다 많이 나갔으니 말이다. 퉁퉁이가 달려오는 하윤이를 손으로 밀치자, 하윤이는 뒤로 비틀거리다 결국에는 바닥에 넘어지고야 말았다.옆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던 하준이 또한 화가 난 나머지 눈이 새빨개졌다. 분노에 찬 하준이가 퉁퉁이를 향해 소리쳤다.“임희찬, 네가 감히 내 여동생을 때
그 여인 또한 고다정을 위아래로 스캔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어딘가 찔리는 게 있는듯한 모습이었다.‘아니지, 우리 아들이 잘못한 것도 아니잖아? 내가 굳이 찔릴 필요는 없지.’“그쪽이 여 씨 집안 사모님인가요? 이번 일에 대해 선생님한테서 전해 들어 이미 알 거라고 믿어요. 어떻게 해결할지 한번 말해봐요. 그쪽 아들이 우리 애 얼굴 때린 것 좀 보라고요. 그리고 그쪽 딸도 똑같아요. 당신들 집안에서는 남학생 허벅지를 막 물어도 된다고 교육했나 봐요? 의사가 그러더라고요. 만약 더 물어뜯었다면, 우리 아들 허벅지 살을 모두 잘라냈을 수도 있었다고요!”그 여인은 비난을 퍼부으며 고다정에게 호소했다.고다정은 그녀의 말투가 맘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일단은 분노를 참고 차분히 그녀를 바라봤다.“아이가 맞아서 속상한 그 마음은 저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선생님한테서 대략적인 경과에 대해 듣긴 했지만, 그래도 일단은 왜 싸웠는지 우리 애들에게 물으려고요. 우리 집 아이들은 제가 잘 알아요. 절대로 이유 없이 싸울 애들이 아니거든요.”이때 벽을 보고 벌서던 하윤이가 고개를 돌리며 억울한 듯 고다정을 바라봤다. 그러고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고다정에게 모든 사실을 이야기했다.“엄마, 저와 오빠가 먼저 시비 건 거 아니에요. 임희찬이 먼저 우리한테 엄마는 살인범 딸이고 나쁜 사람이라며 욕했어요. 그리고 나와 오빠한테도 살인자라고 욕했고요.”“우리 아들이 뭐 틀린 말한 거 있어? 너희 외할아버지 살인범 맞잖아. 고다빈이 인터넷에서 다 밝혔는데 이제 와서 웬 오리발이야.”그 여인은 자기 아들을 감싸고 돌며 반박했다.고다정은 그 일 때문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여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사람을 때린 건 잘못된 게 맞지만, 그쪽 아이가 먼저 우리집 아이들을 건드렸잖아요. 이건 서로 잘못한 거니까, 아이들더러 서로 사과하게 하죠. 그리고 그쪽 집 아이의 치료비는 저희가 부담하겠습니다. 어떠세요?”고다정은 최대한 상냥한 말투로 그녀와 협상했다.
고다정은 이 정도로 말했으니 그 여인도 당연히 알아들었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그 여인은 끝까지 여 씨 집안의 돈을 뜯어낼 생각뿐이었다.“그 쪽 회사요? 여 씨 집안에서 봐둔 프로젝트 만큼 돈이 가는 프로젝트에요? 아무튼 내 의견은 앞에서 말한 거랑 같아요. 여 씨 집안에서 그 땅을 저희 집안에 주지 않을 경우, 법원에서 봅시다. 각 매체에서도 학교폭력 이런 내용이면 아주 좋아할 것 같네요.”여인은 오만한 태도로 고다정을 협박했다.그 말에 고다정의 얼굴빛도 점점 어두워졌다.고다정이 그 말에 답장을 하려던 찰나, 뒤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러면 법원에서 뵙죠.”“아빠!”여준재를 발견한 두 아이는 기쁨에 찬 목소리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고다정도 깜짝 놀란 눈으로 여준재를 바라보며 물었다.“여긴 어떻게 왔어요?”여준재가 답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선생님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제가 여준재 대표님께 연락드렸어요.”그녀는 고다정이 상대 쪽 부모님을 감당해 내지 못하고, 행여나 손해라도 볼까 봐 조용히 나가서 전화한 것이었다.이건 그녀가 선생님으로서의 편애가 아니라, 이번 일은 그녀가 보기에도 여준재네 아이들 문제만은 아니었다.처음부터 임희찬이 먼저 시비를 걸어 두 아이의 어머니를 욕했다. 게다가 맞은 뒤에도 끝까지 뉘우치지 않고 듣기 싫은 욕설까지 퍼부었다.‘휴, 맞아도 싸지.’한편, 임희찬의 어머니는 멀지 않은 곳에 서서 심상치 않은 아우라를 뽐내고 있는 여준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 아우라에 속으로 살짝 쫄아있었다.특히 과거의 여준재에 관한 소문을 생각하니 더욱 겁이 났다.하지만 조금 전에 내뱉었던 말도 있고, 물러서고 싶지도 않았다.‘그래, 이번 일은 여 씨 집안에서 잘못한 건데, 내가 두려워할게 뭐가 있어? 지금쯤 두려워해야 할 건 내가 아니라 여 씨 집안 사람들이라고.’여준재도 자연스레 그녀의 시선을 알아챘다.그는 덤덤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듣고 보니, 동항 쪽의 그 땅을 보상으로 가지고 싶으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