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우르르 왼쪽으로 갔고 오른쪽에 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 광경을 목격한 주성진은 조롱 섞인 웃음을 지었다.“가인아, 너 제 정신이니? 이런 일을 저런 아무것도 모르는 놈한테 맡기면 어쩌겠다는 거야? 회사가 더 빨리 망하는 꼴을 보고싶은 거야?”주가인은 주성진을 노려보며 대답했다.“회사가 저 사람 손에 망해도 난 다 받아들일 거예요.”“이봐, 헛수고하지 마.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니까.”“걱정하지 마십시오. 돈은 당연히 돌려드릴 것이고 한 푼도 빼먹지 않고 환불해 드릴 것입니다.”“회계사님, 저분들에게 진 빚이
믿기지가 않았다. 주가인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녀가 오랫동안 반응이 없는 걸 보고 블랙 킹이 입을 열었다.“주 대표님, 진북왕과 합작할 의향이 있으신가요?”그제야 정신이 든 주가인은 이내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진북왕과의 합작은 저한테 큰 영광입니다. 집사님, 얼른 안으로 드시죠. 얼른 차 내와요.”블랙 킹은 손을 저었다.“주 대표님께서 바쁘신 것 같으니 난 더 이상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이건 계약서입니다. 주 대표님께서 사인만 하시면 바로 효력이 생깁니다. 그리고 선금 2조 원은 바로 입금해
“진북왕의 주문이 늦어진다면 당신들의 목숨도 날아갈 거야.”“연승우, 좋게 좋게 마무리하자고. 서로 감정이 틀어져봤자 결국은 누구에게도 좋은 일은 아니니까.”주성진도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좋습니다. 용서를 빌 기회를 드리죠. 무릎을 꿇고 사과하면 협력은 계속 진행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블랙 리스트에 올릴 겁니다.”연승우의 말에 사람들은 벌컥 화를 냈다.“이런 못된 놈을 봤나?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것이냐?”“다들 내 말 좀 들어봐요. 윤여정 사모님도 진북왕과의 합작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부
안혜윤이라고? 그의 답을 들은 연승우는 가슴이 아팠고 실망스러웠다. 그가 가장 신뢰하고 사랑하는 여인이 그의 중요한 비밀을 팔아넘겼다.이 여자를 그는 용서할 수가 없다. 사실 이 비밀은 안성찬이 양태하게 알린 것이었고 안성찬은 집안의 CCTV를 보다가무심결에 이 비밀에 대해 듣게 된 것이었다.그러나 양태하는 똑똑한 척 끝까지 안혜윤이 알려준 것이라고 물고 늘어지면 자신이 비밀을 훔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또한 연승우가 안혜윤을 봐서라도 자신을 용서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한편, 안혜윤의 안화제약 또한 주성 그룹과 똑같
양대철은 미리 준비해 둔 계약서를 꺼내놓았다.“사인해요.”안혜윤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는 눈물을 보였다. 수십 년간 일구어 온 것이 이리 쉽게 남의 손에 넘어가게 되었다.그녀가 넋이 나간 채 자리를 뜨려는 데 양대철이 그녀를 붙잡았다.“안 대표, 잠깐만요.”“또 무슨 일인가요?”양대철은 시계를 쳐다보고 입을 열었다.“몇 분만 더 기다려요. 누군가 안 대표를 찾아올 겁니다.”‘무슨 뜻이지?’안혜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잠시 후, 차 여러 대가 회사 입구에 멈춰 섰고 제복을 입은 공무원들이 차
“이런 젠장.”블랙 킹은 낮은 목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 이 사실이 진북왕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그는 이내 연승우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한편, 이 사실을 알게 된 연승우는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내가 혜윤이를 오해한 거야. 이번 일은 내 탓이야. 내가 신중하지 못해서 안성찬에게 도청당한 거야. 큰일이군. 혜윤이가 위험해.”그는 이내 안화제약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 안화제약은 이미 난리가 났고 여기저기 사람들이 때려 부순 흔적들이 가득했다. 회사의 직원들도 모두 쫓겨났고 양대철은 양원 그룹
001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는 자금성의 전속 번호였다. “어르신, 부탁 드릴 일이 있습니다.”전화기 맞은편에서 자애롭고 위엄이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승우, 자네의 전화를 5년 동안 기다렸네. 그래 무슨 일인가?”“친구가 경찰서에 잡혀갔습니다...”“알았네. 이 일은 나한테 맡겨. 그러나 자네도 알다시피 이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야.”“흑삼 보신탕의 레시피를 무료로 군에 바치겠습니다.”그의 말에 장현은 크게 웃었다. “네가 드디어 생각이 바꾼 것이구나. 이로써 거래는 성사되었다.”“그리고 제가 조사한 바로는 그
안혜윤은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졌다.“당신... 무슨 짓을 하려는 거예요? 경고하는 데 허튼짓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여지호는 안혜윤의 오른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바늘 하나를 집어 들고 그녀의 손가락을 찔렀다. 바늘 전체가 그녀의 손가락 안으로 완전히 들어갔다.“아악! 이거 놔요. 당장 놓으라고요.”그녀는 엄청난 고통에 눈물을 흘리며 온몸을 떨었다. “사인해요.”“안 해요.”단호한 그녀의 모습에 여지호는 그녀의 손가락에 바늘 하나를 더 찔러넣었다.“사인 할 거예요? 말 거예요?”“안 해요. 죽어도 못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