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윤은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졌다.“당신... 무슨 짓을 하려는 거예요? 경고하는 데 허튼짓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여지호는 안혜윤의 오른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바늘 하나를 집어 들고 그녀의 손가락을 찔렀다. 바늘 전체가 그녀의 손가락 안으로 완전히 들어갔다.“아악! 이거 놔요. 당장 놓으라고요.”그녀는 엄청난 고통에 눈물을 흘리며 온몸을 떨었다. “사인해요.”“안 해요.”단호한 그녀의 모습에 여지호는 그녀의 손가락에 바늘 하나를 더 찔러넣었다.“사인 할 거예요? 말 거예요?”“안 해요. 죽어도 못 해
안혜윤은 극도의 절망에 빠졌다.연승우가 일을 크게 만들어 철저히 수습할 수 없게 됐다.여지호가 소리쳤다.“이광 팀장, 마침 잘 왔어. 이 사람들을 빨리 잡아가.”“경찰을 습격한 것도 모자라 죽이려고까지 했어. 빨리 잡아서 감옥에 처넣어.”안혜윤이 급히 설명했다.“이 팀장님, 그게 아닙니다. 제 말 좀 들어보세요...”그러나 이광은 손을 젓더니 말했다.“이 사람을 잡아들여라.”“네.”진압경찰은 즉각 여지호를 포위하더니 이내 그를 제압하고 수갑을 채웠다.이 광경에 모두가 어리둥절해졌고 여지호는 분노했다.“빌어먹을!
연승우가 안혜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혜윤아, 지난번 일은 정말 오해가 있어. 내 설명 들어봐...”안혜윤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쌩 가버렸다.“우리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니까 나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이 말에 연승우는 좀 어질어질했다.“혜윤아, 걱정하지 마. 네가 잃은 모든 걸 내가 100배, 1,000배로 보상해 줄게.”두 사람은 이내 경찰국을 빠져나왔다.속수무책으로 있던 이춘화와 안성찬은 안혜윤이 멀쩡한 모습으로 걸어 나오는 것을 보고 몹시 기뻐하며 그녀를 향해 뛰어왔다.“혜윤아, 다행이다. 너 끝내 나왔구나.”
“수아야, 너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야.”안혜윤은 문에 들어서자마자 기뻐서 환호했다.수아도 그녀를 보자 흥분한 나머지 침대에서 뛰어내려 그녀의 품에 와락 안겼다.“혜윤 언니, 죽을 때까지 언니를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어요.”안혜윤도 흐르는 눈물을 걷잡을 수 없었다.“수아야, 그동안 혼자서 의지할 곳도 없고, 고생 많이 했지?”“앞으로 언니가 다시는 네 곁을 떠나지 않을 거야.”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통곡했다.옆에 있던 주가인과 조설아가 갑자기 질투심에 불탔다.“양심 없는 계집애, 우리가 이렇게 오래 시중 들었는데
가자! 긴박한 상황이니만큼 이들 몇 사람은 즉시 차를 몰고 석조 거리로 향했다.석조 거리에서 양대철이 거리의 주민들을 전부 불러 모았다.하지만 아들은 찾지 못하고, 연승우의 여동생이 석조 거리에서 유씨 할머니와 서로 의지하며 5년간 살았다는 뜻밖의 정보를 입수했다.그는 자기 아들을 내놓도록 연승우를 핍박하기 위해 유 할머니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연수아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연승우는 당연히 나 몰라라 하지 않을 것이다.양대철이 부하를 시켜 차에서 마대를 내려놓았고, 그 속에는 울긋불긋한 지폐들이 가득했다.이것을 본 석조 거
선녀가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그들은 이 귀여운 여자애가 그들이 말하는 추녀 연수아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이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유 할머니의 비참한 상태를 목격하고 삽시간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그야말로 짐승보다도 못한 인간들이다.연수아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는 울면서 달려가 유 할머니를 부축해 일으켰다.“유 할머니, 미안해요. 제가 늦었어요...”유 할머니는 얼굴에 묻은 피와 가래를 닦더니 가냘픈 목소리로 물었다.“아가씨는 누... 누구신지?”“빨... 빨리 가요. 이 사
조설아는 귀찮을 정도로 지원군을 재촉했다.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그림자가 이들의 발아래에 떨어졌다.눈여겨보니 양대철이 데려온 경호원 중 한 명이 얼굴이 피투성이 된 채로 땅에 떨어지더니 온몸이 골절되어 정신을 잃었다.무슨 일이야? 여인들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포위권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하나 하늘로 발사되었다가 땅에 떨어지며 한순간 현장에 사람비가 내리는 장관을 이루었다.잠깐 사이에 포위권에 몇 명만 남으면서 연승우의 모습도 보였다.연승우는 무적의 군신처럼 꿋꿋하게 서 있었고 몸에 신발 자국조차 없었다.그는 한
“안돼!”양대철은 미쳐버렸다.“줄게. 주면 되잖아. 그런데 내 아들은 돌려줘야지.”“그러죠. 어차피 그 천한 목숨을 갖고 있어도 쓸모없어요.”연승우는 먼 곳을 향해 소리쳤다.“끌고 와.”조금 뒤, 멀지 않은 곳의 은폐된 구석에서 두 사람이 혼수상태인 양태하를 양옆에서 끼고 걸어 나왔다.주가인과 조설아는 왠지 모르게 이 두 사람이 낯익어 보였지만 일시적으로 어디서 봤는지 생각나지 않았다.사실 이들은 블랙 킹의 경호원이었다.이전에 블랙 킹이 주가인에게 제휴 계약서를 가져갈 때 이 두 사람이 동행했었다.아들의 비참한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