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연아는 놀라하면서 그녀를 집안으로 들였다.“언제 돌아왔어요?”“비행기에서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구애린이 말하고는 집 안을 들여다봤다.“집에 손님이 있어요?”송연아는 그녀를 데리고 들어와서 소개를 시작했다.“이슬 언니는 내 친구예요, 여기는 양명섭 경찰관님이에요.”구애린이 눈인사를 하며 말했다.“안녕하세요.”안이슬도 미소를 지으며 눈인사로 화답했다.그 일이 있은 뒤로 구애린은 예전처럼 발랄하지 않고 많이 차분해졌다.안이슬이 자리에서 일어섰다.“오랜만에 돌아와서 명섭이를 데리고 이곳저곳 돌아보고 싶어.”집에 손님이 왔으니 그녀는 핑계를 대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송연아는 구애린이 갑자기 돌아온 게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몰라 안이슬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송연아는 안이슬을 직접 배웅하며 그녀의 팔짱을 꼈다.“저녁에 밥 먹으러 와요. 오랜만에 봤는데 제대로 밥 한 끼도 못 먹고 말이에요.”안이슬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송연아는 운전기사더러 두 사람을 모시라고 했다. 안이슬과 양명섭은 차를 안 가지고 왔으니 어디 다닐 때도 불편할 것이다.“언니가 임신했으니까 운전기사님이 데려다주실 거예요.”송연아가 말했다.안이슬은 고맙게 생각하며 말했다.“그럼 신세 좀 질게.”송연아가 말했다.“언니가 나 엄청 많이 도와줬잖아요, 그 신세는 언제 갚아요?”송연아가 도와서 차 문을 닫고 그들이 떠난 걸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갔다.“뭐 마실래요?”송연아가 물었다.구애린은 목이 말라 고개를 끄덕였다.“뭐 마시고 싶어요?”송연아의 물음에 구애린이 대답했다.“주스면 돼요.”송연아는 오은화가 만든 신선한 과일 주스를 잔에 따랐고, 또 생강차 한 잔을 만들었다.그녀는 자리에 앉은 후 구애린을 보며 물었다.“원우 씨 보러 돌아온 거죠?”구애린은 고개를 숙였다.“원우 씨가 많이 바빠서 얼굴 보러 온 거예요.”송연아가 찻잔을 꽉 쥐자 손바닥으로 따뜻한 온기가 전해졌다. 하지만 구애린을 마주하니 또 그녀 주위
강세헌은 진원우를 데리고 돌아왔다. 진원우는 요즘 바쁜 탓에 구애린에게 메시지를 적게 남겼었다. 현재 일이 해결되고 그는 미국에 잠시 갔다 오고 싶었는데 강세헌은 집에 손님이 있어서 함께 손님맞이를 해달라고 오늘 가지 말라고 말렸다. 진원우는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가는 시간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는 소파에 앉아 구애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내일 애린 씨 보러 갈게요. 내일 저녁 티켓으로 예약했어요.」구애린은 윤이랑 놀고 있던 중에 휴대폰 진동 소리가 울려 꺼내 보니 진원우가 보낸 메시지가 떴다. 구애린은 메시지 내용을 보더니 웃음을 띠고는 일부러 이렇게 답장했다.「그렇게 바쁘면 뭐하러 와. 이제 나도 뒷전이고, 일이나 열심히 해.」진원우는 미간을 찌푸렸다.「화났어요?」「응.」이때 구애린은 윤이를 안고 살금살금 진원우의 뒤로 가서 그의 귓가에 작게 입김을 불었다. 진원우는 놀라서 벌떡 일어섰다.“누구...”도대체 누가 감히 자신에게 이런 장난을 치는 건지, 구애린인 것을 확인한 진원우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을 더듬었다.“애, 애린 씨, 언제 왔어요?”“방금 왔어.”구애린이 대답하자 진원우는 코를 끄적였다.“나는 애린 씨가 정말로 화난 줄 알고 놀라서 심장이 멎을 뻔했어요.”“멎기는 무슨, 잘만 살아있구먼.”구애린의 말에 진원우는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말 함부로 하면 안 돼요.”진원우는 윤이를 안아 들고는 구애린에게 가까이 가서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나 보러 온 거예요?”구애린은 그렇다고 작게 대답했다.“너 바쁜 거 알아서 내가 보러 왔어.”진하게 감동한 진원우는 구애린의 손을 잡고 싶고 포옹도 하고 싶었지만, 여기에서 그러면 민폐일 것 같아서 꾹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주방에서는 아직 바빴다.강세헌은 거실에 있는 게 뻘쭘해서 송연아의 뒤에 따라다니며 그녀가 세팅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송연아는 할 줄 아는 요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오은화가 주로 요리를 했고 송연아와 한혜숙은
심재경은 송연아의 말을 무시하고 물었다.“안이슬 거기 있지?”송연아는 식탁에서 일어서서 나왔다.“재경 선배, 허튼짓하지 말아요...”“허튼짓하려는 거 아니야. 내가 뭘 하려 한다면 그날 호텔에서 했겠지, 지금까지 기다렸을 리는 없잖아. 너도 알다시피 이슬이는 지금 그 남자랑 사이가 아주 좋아. 내가 뭘 어떻게 한다고 해도 그 두 사람의 관계를 흔들지는 못할 거야. 왜 이렇게 경계하는 거야?”송연아가 말했다.“네,경계할 수밖에 없네요. 지금 이슬 선배 임신 중인데 선배가 아이를 해칠까 봐 두렵기도 하고 이슬 선배의 생활에 불필요한 소란을 가져다줄까 봐 두렵네요...”“안이슬 거기 있지? 지금 갈게.”심재경이 송연아의 말을 끊자 송연아는 얼굴을 찌푸렸다.“재경 선배... 뚜뚜...”통화는 이미 끊겼다. 송연아가 바로 다시 걸었지만, 심재경은 전화를 받지 않아 송연아는 애가 탔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일을 안이슬한테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어떻게 할 건지 상의를 해야 하기에 송연아는 안이슬한테 문자를 보냈다.「재경 선배 이리로 온대요.」안이슬은 문자를 확인하고 거실을 힐끔 보더니 답장했다.「괜찮아.」안이슬이 이렇게 대답하는 걸 봐서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대처할 생각도 한 모양이기에 송연아는 식탁에 돌아와서 웃으며 얘기했다.“죄송해요. 센터에서 확인할 게 있다고 전화가 왔네요.”말하며 송연아가 안이슬을 보자 그녀는 송연아에게 요리를 집어 주며 말했다.“생각 말고 밥 먹어.”송연아는 안이슬을 보면서 대답했다.“네.”안이슬은 긴장하지 않았고 심재경이 온다고 해서 어떤 감정의 기복도 일지 않았지만, 송연아는 양명섭이 오해를 할까 걱정되었다. 하여 식사를 하는데도 마음이 편하지 않아 맛있는 요리들도 송연아는 맛을 음미할 겨를이 없었다.강세헌은 송연아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국물을 한 그릇 떠서 송연아의 앞에 놓으며 물었다.“무슨 생각해?”송연아는 얼른 정신을 가다듬으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송연아는 그릇을 들었다. 이때
심재경은 온몸이 굳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한참 침묵하다가 작게 말했다.“괜찮고말고.”심재경은 차 문을 열고 올라타며 말했다.“들어가.”송연아는 다가가서 손으로 차 문을 잡더니 한참을 망설이다 한마디 했다.“포기하세요.”고개를 들어 송연아를 보는 심재경의 얼굴에는 슬픈 기색이 역력했다.“포기했어.”송연아는 뭐라고 위로를 하고 싶었지만, 마땅히 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했다.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세상에 여자는 많으니까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더 좋은 사람은 만날 수 있어도 더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제일 어려운 건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다.“나 괜찮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 그렇게 나약하지 않아.”심재경은 차에 시동을 걸었다.“어서 들어가.”말을 마치고 심재경은 차를 몰고 떠났다. 송연아는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지금의 심재경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어깨에 손이 올려지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돌리니 강세헌이었다.“내가 봤을 때 재경 선배 많이 슬픈 것 같아요.”송연아가 이렇게 말하자 강세헌이 말했다.“다른 사람의 일은 신경을 좀 덜 써도 돼.”말하고는 송연아를 끌어안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송연아가 말했다.“식사를 마치고 세헌 씨가 재경 선배 만나러 가요.”강세헌이 대답했다.“알겠어.”심재경이 식탁에 더 머물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를 망친 건 사실이었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식기가 부딪치는 낭랑한 소리만 공기 속에 울려 퍼졌다. 진원우가 침묵을 깨고 술잔을 들어 양명섭과 건배를 했다.“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도와주셔서 감사해요.”양명섭이 대답했다.“별말씀을요. 지금 교통이 잘 되어 있어서 오는 것도 편리해요.”“어찌 됐든 이슬 씨가 원장이 중독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이번 일은 이렇게 순조롭게 해결되지 못했을 거예요.”진원우는 진심으로 말하니 양명섭도 거절하기 어려워 둘은 몇 잔 더 기울였다.식사를 마치고 모두 흩어지고 송연아는
송연아는 병실에 앉아 오은화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한 시간이 넘어서 오은화는 의식을 되찾았다. 병세가 심하지는 않지만, 너무 갑작스러웠고, 큰 수술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운을 상하게 하는 것이기에 송연아는 오은화에게 이불을 꼭꼭 덮어주었다.“어디 아픈 데는 없어요?”오은화는 자신의 상태를 살피더니 힘이 안 들어오는 것 빼고는 딱히 아픈 곳은 없었다.“없어요.”송연아가 말했다.“괜찮아서 다행이에요.”“집에 어머님 혼자 있으면 바쁘실 텐데.”오은화는 송연아를 보고 말하며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송연아는 일어나려는 오은화를 다시 눕히며 말했다.“몸조리 잘해야 해요. 집안일은 나도 있고 안되면 잠시 도우미 더 찾죠. 아무쪼록 집안일은 신경 쓰지 마시고 몸조리부터 잘하세요.”오은화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제가 어떻게 마음 놓고 병원에만 있어요?”“무조건 몸조리해야 해요.”송연아가 말했다.“아주머니가 몸조리를 잘해야 저를 도와 집을 잘 보살피죠.”오은화는 어쩔 수 없이 다시 누웠다.“아이고, 나이가 드니 몸도 예전 같지 않네요.”송연아가 말했다.“CT 찍은 걸 봤어요. 큰 문제는 없고 약을 먹으면 괜찮으니 두려워하지 마세요.”“두렵지 않아요.”오은화가 웃으며 말했다.“얼른 가보세요. 집에 사람이 없으면 안 되잖아요. 저는 여기 있어서 곁에 있어 줄 필요 없잖아요.”오은화가 말했다. 하지만 송연아는 어떻게 마음을 놓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시간이 늦어서 이 시간에는 마땅한 간병인도 찾기가 어려운데, 송연아는 고민하다가 정경봉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은 전화를 빠르게 받았다. 정경봉은 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전화를 받자마자 물었다.“경찰이 신일제약을 조사한다고 하던데 그러면 원장님은 괜찮은 거 아니에요?”송연아는 그렇다고 대답했다.“경봉 씨,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얘기하세요. 무슨 일이에요?”송연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경봉이 말을 끊었다.“사적인 일이긴 한데.”송연아가 말했다.“경봉 씨가 괜찮을지 모르겠
송연아는 병원에서 돌아와서 구애린을 보지 못했다. 만약 구애린이 이미 돌아왔다면 집에 기척이라도 들릴 테고 방 안에서 나오지 않을 리도 없었다.“아직 안 온 것 같아요.”송연아의 말에 강세헌은 고개를 한번 끄덕했다....구애린은 진원우를 집에 데려다주고 차에서 내리라고 하자 진원우가 말했다.“많이 마셔서 머리가 아프네요.”구애린은 주차하고 진원우를 부축해서 집에 들어갔다.“소파에 잠시 누워있어. 꿀물 좀 만들어 올게.”진원우는 구애린의 손을 덥석 잡았다.“애린 씨가 곁에 있어 주면 될 것 같은데.”진원우는 전혀 취하지 않았다. 진원우는 주량이 센 편이어서 그 정도로 마셔서는 취하지 않는다. 이때 구애린도 눈치를 채서 꼬집어 물었다.“일부러 나 속인 거야?”진원우는 웃기만 하며 입꼬리를 씨익 올리더니 구애린을 끌어서 품 안에 넣고는 허리를 꼭 안았다.“애린 씨가 저를 보러 올 줄 몰랐네요.”진원우는 구애린을 보았을 때 정말 의외였다. 구애린은 고개를 숙이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사랑은 서로 주고받는 거야. 계속 너한테 받기만 할 수 없어.”진원우는 턱을 구애린의 어깨에 살포시 걸치며 말했다.“내일 강 대표한테 휴가를 달라고 할거에요. 애린 씨랑 미국으로 가서 한동안 지내려고요.”“어떻게 그래?”구애린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며 엄숙하게 말했다.“우리 오빠 도와야지.”진원우는 입을 삐쭉거렸다.“오빠라는 말이 아주 입에 착착 붙네요?”구애린은 고개를 쳐들었다.“그렇지. 혈연관계는 아니어도 명의상에서는 오빠 맞잖아. 오빠도 날 인정해줬고.”진원우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럼 나는 오르지 못할 나무를 오른 격이네요? 감히 상사의 여동생을 탐하는 거네요?”“이제 알았어?”구애린은 일부러 농담을 건넸고 진원우는 다시 진지하게 말했다.“임지훈이 돌아왔기에 강 대표 곁에서 일을 도울 사람이 있어요. 나도 오랫동안 휴가를 가지 못했는데 지금 여기 있는 일도 거의 다 마무리되어가고, 업무상의 일은 임지훈이 나 대신해줄 수 있어서
강세헌은 눈을 치켜뜨고는 천천히 잡지를 닫으며 말했다.“늦었으니까 얼른 자.”강세헌은 이렇게 말하고는 주방으로 걸어가 접시를 찬장에 넣고 있던 송연아에게 물었다.“아직 멀었어?”“이제 다 됐어요.”송연아는 마지막 한 겹을 잘 올려놓은 후 찬장 문을 닫고 기지개를 켰다. 허리가 뻐근한 느낌이 들었다. 강세헌은 송연아의 뒤로 가서 얘기했다.“수고했어.”강세헌은 손을 내밀어 송연아의 허리를 주물렀다.“안마해줄게.”송연아는 간지러워서 웃으며 강세헌을 밀어냈다.“저리 가요. 안 해줘도 돼요.”강세헌이 물었다.“어디 가라고?”송연아는 오늘 너무 피곤한 탓에 강세헌이랑 농담할 마음이 없었다.“졸려요.”“얼른 올라가서 자자.”강세헌은 송연아에게 가벼운 입맞춤을 했다.“얼굴색이 아주 하게 질렸네.”송연아는 마음이 뜨끔하여 일부러 태연한 척 얼굴을 만졌다.“그래요?”강세헌이 말했다.“응.”송연아는 입술을 깨물며 해명했다.“요즘 좀 피곤했나 봐요.”송연아는 강세헌을 밀며 말했다.“빨리 나가요.”“새언니.”아직 방으로 돌아가지 않은 구애린을 보고 송연아는 구애린이 어느 방에서 자야 하는지 몰라 그러는 줄 알고 말했다.“오른쪽 방이요.”“알아요. 두 사람은 왜 아직도 안 잤어요? 이제 두 시가 되어 가는데.”“주방 정리하고 있었어요.”“아주머니는요?”“입원했어요.”송연아는 짧게 대답했다.“아, 그런 줄 알았으면 제가 일찍 와서 도와줄 걸 그랬어요.”송연아가 말했다.“할 만했어요. 저는 자러 갈 테니까 애린 씨도 일찍 쉬어요.”구애린이 고개를 끄덕였다.샤워하고 나온 송연아는 침대 머리에 있는 테이블 위에 생강차가 있는걸 보았다. 송연아는 침대로 걸어가서 누워있는 강세헌을 보고 물었다.“세헌 씨가 한 거예요?”강세헌은 그렇다고 대답하며 말했다.“따뜻할 때 마셔.”송연아는 침대에 걸터앉아서 잔을 들고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물었다.“세헌 씨, 딸이 없어서 아쉽지 않아요?”“아들 있잖아.”강세헌이 눈을 치켜들었다
송연아가 물었다.“무슨 큰일이요?”정경봉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누가 연구센터에 와서 우리 인공심장을 쓰겠다고 했어요.”송연아는 놀라 멍하니 있더니 바로 물었다.“누구예요?”“선천적인 심장병을 앓고 있는 환자예요. 환자분이 우리 인공심장을 삽입한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기도 하고 싶다고 했어요.”정경봉은 송연아를 절박하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이거 기회에요.”송연아도 이게 기회라는 걸 알고 있다.“이 사람이 확실하게 심장병을 앓고 있는지 가서 알아봐 주세요.”원장의 일이 생기고 나서 송연아는 조심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현재 인공심장은 아직 정식으로 사용에 투입되고 있지 않다. 정경봉이 대답했다.“지금 바로 알아볼게요.”말하고는 또 급히 자리를 떴다. 정말 바쁘게 왔다 갔다 했다. 송연아는 병원 측에서부터 간병인을 찾고 있었다. 적합하고 좋은 사람을 찾아야 하니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았기에 여러 명의 후보를 보고 나서야 최종적으로 결정되었다.오은화는 송연아가 사람을 찾아 자신을 전문적으로 보살펴준다는 사실을 알고 미안해했다.“제가 이렇게 아픈 탓에 번거롭게 하네요. 저를 보살피게 전문적인 간병인도 찾으시고, 저는...”“아주머니.”송연아는 오은화의 손을 꼭 잡았다.“아주머니가 저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셨는지 아세요? 아주머니가 안 계시는 날에는 제가 출근할 시간도 없더라고요. 지금 아주머니가 아프신데 제가 당연히 보살펴드려야 하죠. 오히려 센터에 일이 있어서 간병인을 찾아 보살펴드릴 수밖에 없다는 게 저는 죄송한데 이런 얘기하지 마세요.”“하지만 하루에 15만씩 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정말 너무 비싸네요. 일반적으로 하루에 2만 원 정도 하지 않나요?”송연아는 오은화가 마음이 놓이게 얘기했다.“비싸면 더 믿을 만해요.”오은화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무척 감사할 따름이었다. 송연아는 오은화가 혹시라도 간병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까 봐 오은화에게 진심으로 잘해주려는 마음에 이렇게 비싼 간병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