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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심재경은 온몸이 굳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한참 침묵하다가 작게 말했다.

“괜찮고말고.”

심재경은 차 문을 열고 올라타며 말했다.

“들어가.”

송연아는 다가가서 손으로 차 문을 잡더니 한참을 망설이다 한마디 했다.

“포기하세요.”

고개를 들어 송연아를 보는 심재경의 얼굴에는 슬픈 기색이 역력했다.

“포기했어.”

송연아는 뭐라고 위로를 하고 싶었지만, 마땅히 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했다.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세상에 여자는 많으니까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있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더 좋은 사람은 만날 수 있어도 더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제일 어려운 건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다.

“나 괜찮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 그렇게 나약하지 않아.”

심재경은 차에 시동을 걸었다.

“어서 들어가.”

말을 마치고 심재경은 차를 몰고 떠났다. 송연아는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지금의 심재경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어깨에 손이 올려지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돌리니 강세헌이었다.

“내가 봤을 때 재경 선배 많이 슬픈 것 같아요.”

송연아가 이렇게 말하자 강세헌이 말했다.

“다른 사람의 일은 신경을 좀 덜 써도 돼.”

말하고는 송연아를 끌어안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송연아가 말했다.

“식사를 마치고 세헌 씨가 재경 선배 만나러 가요.”

강세헌이 대답했다.

“알겠어.”

심재경이 식탁에 더 머물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를 망친 건 사실이었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식기가 부딪치는 낭랑한 소리만 공기 속에 울려 퍼졌다. 진원우가 침묵을 깨고 술잔을 들어 양명섭과 건배를 했다.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양명섭이 대답했다.

“별말씀을요. 지금 교통이 잘 되어 있어서 오는 것도 편리해요.”

“어찌 됐든 이슬 씨가 원장이 중독된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이번 일은 이렇게 순조롭게 해결되지 못했을 거예요.”

진원우는 진심으로 말하니 양명섭도 거절하기 어려워 둘은 몇 잔 더 기울였다.

식사를 마치고 모두 흩어지고 송연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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