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에 송연아는 강세헌에게 반항하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세헌은 한쪽 손을 비우고는 그녀의 손을 잡으면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아직도 화가 안 풀렸어?”송연아는 묵인하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세헌이 말했다.“당신이 날 먼저 건드렸잖아.”송연아가 그를 힐끔 보며 말했다.“내가 먼저 세헌 씨를 건드렸다고요? 말해봐요, 내가 어떻게 건드렸는데요?”강세헌이 말했다.“알면서.”“...”송연아는 말문이 막혔다.‘차라리 내가 알았으면 좋겠네. 왜 뜬금없이 화를 내는 거야? 이렇게 감정 기복이 심한 걸 보니 설마 갱년기라도 온 걸까? 남자도 갱년기 있다고 했는데. 그게 아니면 이유 없이 화를 내지 않을 텐데 말이야.’‘윙윙...’강세헌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그의 휴대폰은 차량 블루투스에 연결되어 있어 통화 버튼을 누르자 진원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세욱 씨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문을 들이받고 소리를 질러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친 모양입니다. 아직 강세욱 씨를 가둘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강세헌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묶어서 입부터 막아놔.”진원우가 대답했다.“네...”강세헌이 전화를 끊자 송연아가 물었다.“계속 가둬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거예요. 게다가 할아버지는 몸이 편찮으시잖아요...”강세헌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며 물었다.“당신 말은 세욱이를 풀어주라는 거야?”“아니요.”송연아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이런 사람을 풀어주면 반드시 다시 말썽을 일으킬 거예요. 가만히 있게 하려면 단 한 가지 방법밖에 없죠.”그녀는 절대 강세헌더러 강세욱을 풀어주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미치지 않고서야!게다가 그녀에게는 지금 두 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화근을 밖에 두는 건 자신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과 다름없었다.그녀의 아이들은 더 이상 조금의 상처도 받으면 안 되었다.“무슨 방법?”강세헌이 물었다.송연아는 차에서 종이와 펜을 찾아 약 이름을 적었다.“이거 구할 수 있죠?”강세헌이 힐
하동훈은 저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문 앞에 선 남자의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서 왠지 모를 압박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누굴 찾으세요?”하동훈이 물었다.강세헌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그의 명패만 뚫어지게 쳐다봤다.하동훈의 이름을 본 그의 안색은 한껏 어두워졌다.송연아가 고개를 들며 물었다.“세헌 씨?”하동훈이 물었다.“두 사람 아는 사이예요?”강세헌이 성큼성큼 병실에 들어가더니 병상 옆에 서서 송연아를 내려다봤다. 그녀에게 몸은 괜찮은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즐겁지?”송연아는 그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그저 시비를 거는 강세헌이 유치하게만 느껴졌다.‘정말 이상한 사람이네!’그녀는 웃으면서 하동훈에게 말했다.“소개할게요, 이쪽은 제 남편이에요.”하동운이 웃으며 말했다.“이분이 바로 결혼할 상대예요? 안녕하세요.”그는 강세헌에게 손을 내밀었다.하지만 강세헌은 그 손을 보지 못한 척 고개를 휙 돌렸다.하동훈은 허공에 뜬 손을 다시 거두고는 말했다.“나 아직 할 일이 있어서 두 사람 방해하지 않을게요.”말을 마친 그는 방을 나섰다.송연아가 강세헌을 째려보며 말했다.“어떻게 된 거예요?”강세헌이 콧방귀를 뀌며 불만을 드러냈다.“내가 뭘?”“동훈 씨가 손을 내밀었는데 못 본 체했잖아요. 제 수술해 줬는데 예의를 지켜야 할 거 아니에요.”“저 사람한테 왜 예의를 지켜? 저 사람이 수술할 줄 알았으면 당신을 이곳에서 수술시키지 않았지.”강세헌이 퉁명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송연아는 강세헌의 말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세헌 씨, 동훈 씨 알아요?”강세헌이 콧방귀를 뀌고는 도도하게 말했다.“몰라.”“그러면 왜 동훈 씨가 나 수술해 줄 걸 알았으면 여기서 수술시키지 않을 거라고 해요?”“누군가의 중요한 물건에서 그 이름을 본 적이 있거든.”강세헌은 짜증이 났는데도 그녀의 상처를 보며 물었다.“아파?”송연아는 그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세헌 씨, 나 지금
심재경이 단호하게 말했다.“네, 기억 잃은 거 맞아요. 엄마, 이슬이에게 정말 잘해줘야 해요. 예전에 저질렀던 잘못을 만회해야 한다고요.”심재경 어머니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럴게. 넌 이제 심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잖아. 나도 더는 심씨 가문을 뺏길까 봐 두렵지 않아. 그래서 너에게 결혼을 강요할 일도 없을 거고. 네가 능력이 되니 당연히 좋아하는 여자랑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심재경이 말했다.“이슬이 앞에서는 옛날얘기 꺼내지 마요.”심재경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안이슬은 옆에서 수군거리는 두 모자를 보더니 눈빛이 서늘해졌다.‘두 사람, 설마 또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 아니야? 엿들은 게 많아서 다행이지, 아니면 또 한 번 당할 뻔했네.’심재경이 오더니 그녀를 도와 야채를 씻었다.안이슬이 그를 밀어내며 말했다.“도와주지 않아도 돼요, 나 혼자 할 수 있어요.”심재경이 말했다.“우리 집에 처음 온 너를 어떻게 혼자 주방에 혼자 있게 해?”그는 안타까운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네가 이런 일을 하지 않았으면 해...”“아이고, 무슨 힘든 일도 아닌데요.”안이슬이 웃으면서 말했다.“여기서 방해하지 말아요. 내가 한 밥 먹고 싶지 않아요?”심재경이 바로 대답했다.“당연히 먹고 싶지.”“그럼 나가서 기다려요. 계속 여기서 어물쩍 대면 나 화낼 거예요.”안이슬이 화낸 척하며 말했다.심재경은 어쩔 수 없이 주방에서 걸어 나왔다.심재경 어머니는 거실에서 안이슬과 심재경 두 사람의 행동을 눈여겨봤다.예전에 그녀는 심재경에게 도움이 되는 며느리를 찾아주고 싶었다.안이슬이 마음에 들지 않고 받아들이지 못했던 건 온전히 그녀의 가정과 직장 때문이었다.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안이슬은 사실 내조를 참 잘했다.심재경은 문 앞에 서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당장이라도 그녀와 결혼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다.지금 느낀 행복이 딱 좋다고 생각했다.기분이 좋으니 입맛도 좋아 그는 많은 음식을 먹었다.저녁에 잘
병원에서, 송연아가 잠에서 깨어났다.강세헌은 그녀에게 물 한 잔 건네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배고파?”송연아가 말했다.“아니요, 약은 구했어요?”“구했어.”강세헌이 대답했다.“원우에게 그 약을 쓰라고 했어, 이제 강세욱을 할아버지에게 넘기면 돼.”강세헌은 특별히 부하에게 그 약효를 알아보라고 했다. 그 약은 주로 사람의 기억 신경을 파괴하는 작용을 했다.송연아는 강세욱이 모든 원한을 잊고, 새로운 사람이 될 기회를 주었다.확실히 좋은 방법이긴 했다. 강세욱을 계속 가두고 사람 시킨다 하더라도 그가 언제 또도망 나와 나쁜 짓을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할아버지께서 많이 편찮으신 것 같은데 이때 강세욱이 옆에 있는다면 할아버지의 치료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송연아가 말했다.그녀가 이 방법을 떠올리게 된 것도 안이슬에게서 영감을 받았기 때문이다.원한을 잊는다면 더는 마음에 두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강세헌은 할아버지에 관한 그 어떤 소식도 듣고 싶지 않았다.“강세욱을 할아버지에게 넘기겠다고 한 건 내가 번거로움을 덜고 싶어서 그래.”더 이상의 고려는 없었다.송연아는 그가 할아버지 얘기를 꺼내고 싶지 않다는 걸 알고 일부러 화두를 돌렸다.“예걸이에게 일자리 하나 찾아줘요!”회사가 망했으니 송연아도 송예걸이 밖에서 떠도는 것을 원치 않았다.“내가 알아서 할게.”강세헌이 말했다.‘윙윙.’휴대폰이 갑자기 울려 강세헌은 전화를 받았다.전화기 너머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는 고훈의 목소리가 들렸다.“강세헌, 이렇게 나오겠다 이거지?”강세헌이 눈썹을 들썩이더니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당신이 먼저 비겁한 수법을 쓴 거 아니야?”고훈이 분노의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도 나보다 잘한 게 없을 텐데.”강세헌은 더 듣기도 귀찮아 바로 그의 전화를 끊었다.전화기 너머의 고훈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감히 내 전화를 끊어?”비서가 말했다.“저희가 강의건 회장님과 합작해 강세욱 씨를 구해서 강의건 회장님이 우리에게 신세를 지
송연아는 침대에서 일어섰다. 목 수술을 했기 때문에 고개를 들어야 했고, 발밑의 물건들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실수로 책상에 부딪히면서 하마터면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소리를 들은 강세헌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리고 서 있는 송연아를 보더니 미간을 구겼다.“지금 뭐 하는 거야?”송연아가 흠칫 놀라더니 말했다.“먹을 것 좀 사 오라고 했잖아요.”강세헌이 물었다.“화장실을 가려고 나를 따돌린 거였어?”송연아가 부인했다.“아니에요.”“아니긴 뭐가 아니야.”강세헌이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더니 허리를 굽혀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화장실에 가서 그녀를 도와 바지를 벗겼다.“...”송연아는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바지 밴드를 잡더니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뭐 하는 거예요?”“당신 화장실 가는 거 도와주고 있잖아.”강세헌은 그런 그녀가 귀여웠다.“우린 부부야, 네 몸을 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니고, 왜 그래?”“...”말문이 막힌 송연아는 강세헌을 밀어냈다.그 모습을 본 강세헌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왜 부끄럼을 타?”“나가요.”송연아가 화가 날 기미가 보이자 강세헌은 더는 그녀를 놀리지 않고 화장실에서 나왔다.화장실 문이 닫히자 그는 의자에 앉아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 후, 송연아가 화장실에서 나왔고 강세헌은 그녀를 부축해 침대에 앉혔다.“누워 있어!”송연아가 그에게 물었다.“할 일이 없어요?”강세헌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하지만 미룰 수 있는 건 모두 미뤘다, 이곳에서 송연아를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돈이야 없으면 다시 벌면 되지만 이 세상에 당신이 없으면 안 되잖아.”송연아는 미간을 구겼다.‘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요즘 정말 너무 이상하게 구네. 이상해!’“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지 않겠어요?”송연아가 물었다.강세헌이 놀란 듯 되물었다.“내가?”“그래요.”송연아가 말을 이어갔다.“가서 뇌 검사라도 받아봐요, 정신병이 있는지 검사해보게.”“...”강세헌은 어
송예걸은 바로 안이슬에게 달려가서 그녀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그는 분노의 목소리로 말했다.“누나, 그동안 어디 간 거예요? 사람들이 다 누나가 죽었다고 했는데 어떻게 갑자기 나타난 거예요? 왜 아직도 심재경이랑 같이 있어요? 심재경 때문에 그 많은 일을 당하고서도 말이에요.”안이슬은 버럭 화를 내는 송예걸을 보더니 마음이 움직였다.‘이 사람은 정말 나를 관심하는 거 맞지? 아니면 심재경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화를 내진 않을 테니 말이야.’“송예걸, 이슬이는 항상 너를 동생으로만 생각했으니까 다른 마음은 품지 않는 게 좋을 거야.”심재경은 안이슬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이슬아, 저 사람 말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쟤 완전 철없는 어린애야.”하지만 송예걸은 그녀의 손을 놓지 않았다.심재경의 말을 들은 송예걸은 벌컥 역정을 냈다.“헛소리를 하는 당신은 참 매너 있네. 당신들보다 나이가 어린 건 맞지만 난 적어도 양심 있는 사람이라고.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고는 어떻게 뻔뻔스럽게 다시 이슬 누나 앞에 나타날 수 있지? 정말 낯가죽이 두껍네, 이슬 누나 다시 찾아갈 생각도 하고.”말을 마친 그는 안이슬을 보며 말했다.“저 사람에게 말해요. 싫어한다고, 놓아달라고, 앞으로 다시는 누나의 삶을 방해하지 말라고요.”송연아가 무슨 말을 하려던 그때, 강세헌은 바로 그녀를 안아 들고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송연아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예걸이는 쉽게 흥분하는 애예요, 저러다가 재경 선배랑 싸움이 일어날까 봐 두려워요.”“저 사람들 일은 저 사람들끼리 알아서 해결하라고 해.”강세헌이 명령조로 말했다.“저 일에 끼어들지 마, 넌 잘 쉬고 있어.”송연아는 움직이기도 불편해 강세헌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밖에서.안이슬이 먼저 심재경을 밀어내지 않았기에 송예걸이 직접 심재경을 밀어내려고 했다.그러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고, 누구도 먼저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곧 싸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자 진원우가 두 사
손에 막대기를 쥔 안이슬을 보고 심재경은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그는 안이슬이 뒤에서 자신을 습격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이슬아?”‘무슨 생각으로 나를 때린 거지?’심재경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안이슬은 바로 겁먹은 척하며 말을 더듬었다.“저... 저는 송예걸 씨를 때리려고 했어요...”송예걸이 그 말을 듣더니 분노가 치밀어 올라 심재경이 방심한 틈을 타 뒤에서 발로 그를 걷어찼다.심재경이 넘어졌고 송예걸은 이 기회를 빌려 그의 몸 위에 올라타 두 주먹으로 마구 그의 얼굴을 때리기 시작했다.심재경은 안이슬의 한 방에 머리가 띵해져 송예걸에게 반격할 수가 없었다.집 안에서 CCTV를 보고 있던 진원우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가서 좀 말릴까요?”아니면 심재경은 곧 맞아 죽을 것 같았다.강세헌이 힐끔 보고는 말했다.“두 사람 떼어놔.”진원우는 그제야 나서며 송예걸을 심재경 몸 위에서 끌어내고는 경고했다.“계속 싸우면 이 집에서 쫓아낼 거야!”송예걸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심재경을 향해 침을 ‘퉤’ 뱉었다.송예걸이 심재경을 때릴 때, 안이슬은 그저 옆에 서서 움직이지도 않았다.그래서 진원우는 이상하다 싶어 안이슬을 보며 물었다.“재경이가 맞았는데 도와주지도 않아요?”“제가 너무 놀라서요.”안이슬은 아무 감정도 없이 설명했다.진원우는 뭐라고 반박할 수도 없었다.그저 안이슬이 심재경에게 한없이 차갑다는 걸 느꼈다.“다 들어가요.”말을 마친 진원우가 먼저 집에 들어섰다.심재경은 온몸이 아프면서도 안이슬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이만 가자.”송예걸은 맨 뒤에 서 있었다. 심재경과 안이슬의 맞잡은 두 손을 보고는 눈이 벌게졌다!안이슬이 고개를 돌려 송예걸의 모습을 보더니 괜히 마음이 뭉클해졌다.그녀는 송예걸의 슬픈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았다.송예걸이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는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안이슬은 곧바로 시선을 거두고 심재경의 팔을 잡으며 관심 어린 말투로 물었다.“괜찮아요?
일기장을 본 강세헌은 화가 치밀어 올랐고, 그의 안색도 한껏 어두워졌다.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뭐 하는 거야? 옛 추억에 잠긴 거야? 아니면 두 사람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거야?”“...”송연아는 어이가 없었다.요즘 강세헌은 워낙 신경질적이라 송연아는 그의 비꼬는 말에도 끄떡없었고, 오히려 덤덤하게 말했다.“이만 나가요.”그녀는 손을 내밀어 강세헌의 도움을 받으려고 했다.하지만 강세헌은 화가 났는지 꼼짝하지도 않았다.송연아는 바로 손을 거두었다.그녀도 굳이 강세헌의 도움이 필요 없었기에 스스로 걸으려고 했다.그녀는 발걸음을 옮기면서 살며시 밖으로 발을 내디뎠다.강세헌은 그런 그녀가 눈에 거슬렸다.“일부러 내 앞에서 불쌍한 척하는 거 아니야?”송연아는 그의 말을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강세헌은 요즘 정신이 오락가락하는지 질투가 밥 먹듯이 잦았기에 송연아는 그런 강세헌을 건드리고 싶지도, 그에게 화를 내고 싶지도 않았다!그녀는 고집을 부리며 계속 발걸음을 옮겼다.강세헌이 걸어 와서 그녀를 안아 들었고, 송연아가 그에게 물었다.“세헌 씨, 말해봐요, 요즘 무슨 약을 잘못 먹었어요?”강세헌이 퉁명스럽게 말했다.“밥 먹어.”그는 송연아를 식탁까지 안아 가고는 그녀를 의자 위에 앉혔다.오은화가 맛있는 음식을 내놓았다.향기로운 냄새가 코끝을 스치자, 송연아는 배고파 먼저 젓가락을 들었다.이때, 안이슬은 상처를 처리한 심재경을 부축하며 걸어왔다.“얼른 앉아.”진원우가 말했다.심재경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어이구, 이거 괜히 쑥스럽네.”진원우가 웃으면서 그를 놀렸다.“네 모습이 웃기긴 하네. 얼룩덜룩한 네 얼굴만 봐도 배불러, 밥을 안 먹어도 되겠어.”“꺼져.”심재경이 호통을 치는 척했지만 전혀 화난 얼굴이 아니었다.“맛있는 음식이 이렇게도 많은데 내가 왜 꺼져야 해?”진원우가 말하고는 젓가락을 들었다.식탁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안이슬이 식탁을 떠나 화장실로 가는 틈을 타 진원우가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