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비서는 당분간 죽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이미 죽은 사람과 같이 갇혀 있으니 몸의 상처로부터 피가 말라 죽거나 겁에 질려 죽을 것이다. 겁에 질려 죽지 않는다고 해도 한 구의 시체와 함께 있으니 온갖 고통을 경험할 것이다.강세헌이 지금 불을 지르지 않는 이유는 장 비서가 조금이라도 절망적인 느낌을 더 느끼게 하기 위해서이다!...강세헌이 별장에서 떠나고.그는 잠시 묵는 호텔에 도착해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었다.더럽고 음침한 곳에 갔으니 이대로 송연아를 만나러 갈 수 없어 특별히 호텔로 가 그 더러운 기운을 씻어내려고 했다.한 시간 뒤, 그는 송연아에게 직접 마련한 거처에 도착했다.찬이는 약을 먹고 잠이 들었고, 송연아는 식탁 앞에 앉아 국을 마시고 있었다.오은화가 특별히 그녀를 위해 끓인 보양탕이었다.그동안 송연아가 얼마나 피곤했는지 오은화도 잘 알고 있어 가슴이 아팠다.이제 찬이의 병세가 호전되어 다들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송연아도 마음 편히 몸조리할 수 있게 되었다!한혜숙은 소파에 앉아 찬이의 옷을 개고 있었다.갑자기 초인종이 울리자 한혜숙이 의문의 얼굴로 물었다.“누구지?”여기로 이사 온 뒤로 집에 찾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오늘은 송연아도 집에 있어 찾아온 사람이 송연아는 아닐 테고. 그래서 갑자기 울린 초인종에 한혜숙은 고개를 갸우뚱했다.송연아는 이때쯤이면 강세헌이 장 비서 일을 다 처리했을 거로 생각했다.“엄마, 가서 문 열어요.”한혜숙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상대가 강세헌인 걸 확인하고는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어머, 이게 누구야? 오늘은 무슨 일로 찾아왔어?”한혜숙은 사위인 강세헌이 예의를 잘 지키는 사람이라 아주 마음에 들었었지만, 그때 장 비서가 집에서 난동을 부리고, 찬이를 아프게 하고 그들을 쫓아낸 것이 강세헌의 동의가 있었다는 사실에 여전히 불쾌했다.“곧 결혼한다며? 여기는 왜 왔어?”한혜숙이 계속 비아냥거리며 말했다.강세헌은 어안이 벙벙했다.그는 식탁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얼굴이 너무나도 익숙했다.송연아는 정신이 번쩍 들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어떻게 들어왔어요?”그녀는 한혜숙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한혜숙은 강세헌의 마음이 변한 줄 알아 절대 문을 열어주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나쁜 놈.”강세헌의 낮은 목소리는 원망 같기도 했고 애교 같기도 했다.송연아가 그를 째려봤다.강세헌은 갑자기 진지한 얼굴을 보이더니 손가락으로 그녀의 빨간 볼을 들고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 눈, 코에 입을 맞췄다.그리고 끝내 유혹을 이길 수 없었는지 그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부드러운 입술에 입술을 포갰다!그의 키스는 갈수록 깊어졌고 뜨거워졌다.주위의 공기마저 불같이 타올랐다.강세헌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송연아도 거침없는 키스에 숨이 가빳다.분위기가 무르익으려던 그때, 강세헌은 그녀의 옆에 몸을 돌려 누웠다.송연아의 몸이 아직 완벽히 회복된 게 아니었기 때문에 강세헌은 욕망이 불타올라도 이대로 멈출 수밖에 없었다.송연아도 숨을 고르며 마음을 추슬렀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세헌에게 물었다.“일은 잘 해결되었어요?”강세헌도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은 눈이 마주쳤다.“내일이면 결과를 알 수 있을 거야.”송연아가 두 눈을 깜빡이자 그녀의 예쁜 속눈썹도 따라서 움직였다.그녀는 천천히 시선을 위로 옮겨 천장을 바라보았다.“무슨 생각해?”강세헌이 물었다.송연아는 감탄을 내뱉었다.“왜 사람 마음이 이렇게 험악한지 생각하고 있어요.”강세헌이 조용히 손을 그녀의 손 위에 얹고는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감쌌다.“너무 많은 생각 하지 마.”사람은 원래 복잡한 동물이니까. 선한 본성이 있으면 악한 본성이 있기 마련이다.송연아가 말했다.“생각을 많이 한 것도 아니에요. 그런 사람은 생각하는 것도 시간이 아깝고요!”그녀는 몸을 돌려 강세헌의 품에 안기며 말했다.“피곤해요.”강세헌이 부드럽게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피곤하면 자.”송연아가 그녀의 품에 기대면서 다시 한번 물었다.“
...아침, 한혜숙은 송연아를 깨우려고 들어왔는데 문을 열자마자 서로 다정하게 껴안은 두 사람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연아가 또 강세헌에게 홀딱 넘어간 건가? 전에 어떻게 쫓겨났는지다 까먹은 거야? 왜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 거야?’“송연아!”깊이 잠든 두 사람은 깜짝 놀라 깨어났다.송연아는 잠시 멍해 있더니 눈을 비비며 말했다.“엄마...”“왜 이렇게 못났어. 저 사람 네가 싫다잖아, 너를 버렸는데 왜 집에 들였어? 너...”한혜숙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송연아는 강세헌을 바라봤다.하지만 강세헌은 설명하지도 않고 억지를 부리면서 이불을 잡아당겨 얼굴을 가리고는 그녀에게 모든 걸 떠넘겼다.“당장 안 일어나?”한혜숙은 딸을 째려봤다.송연아는 빨리 설명하지 않으면 한혜숙의 화가 풀리지 않을 것 같아 침대에서 일어나서 슬리퍼를 신고 한혜숙을 끌고 방을 나섰다.한혜숙이 참다못해 잔소리했다.“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데 침대에 눕혀?”송연아는 부끄러운 마음에 재빨리 한혜숙의 말을 끊었다.“엄마, 세헌 씨 나 배신한 거 아니에요.”한혜숙이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그 장 비서라는 사람이 너, 나, 그리고 찬이를 다 내쫓았잖아. 그런데도 쟤 편을 드는 거야? 아주 사랑에 눈이 멀었구먼!”송연아는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그녀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한혜숙을 보며 물었다.“사랑에 눈이 멀었다고요?”한혜숙이 딸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잘생긴 건 맞아. 그렇다고 그렇게 쉽게 얼굴에 속아 넘어가면 어떻게 해?”송연아는 그제야 엄마의 뜻을 알아채고는 머리를 긁적였다.“엄마, 제가 남자 얼굴만 보는 것도 아니고요. 세헌 씨 얼굴에 눈이 먼 거 아니에요. 찬이가 병을 앓게 된 건 장 비서가 고의로 찬이를 해치려고 한 거예요. 장 비서 손에 찬이를 살릴 수 있는 약이 있어서 세헌 씨가 찬이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장 비서의 요구를 다 들어줬어요...”“찬이의 병을 치료하는 약은 너랑 연구팀 팀원들이 연구해 낸 거 아니야?”
송연아의 눈가는 빨개졌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세헌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송연아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엄마한테 설명했어요, 더는 혼내지 않을 테니까 나가서 아침 먹어요!”만약 새로운 소식이 있다면 강세헌은 반드시 그녀에게 알렸을 것이다.하지만 강세헌이 아직 얘기가 없는 걸 보니 아직 아기의 행방을 알아내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강세헌은 당연히 그녀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는 송연아만큼 가슴이 아팠다.하지만 무슨 소식이 들리기 전에 이 얘기를 계속하면 슬픔만 늘어날 것이다.송연아가 화두를 돌렸고, 강세헌도 따라서 다른 얘기를 했다.“원우가 깼어, 조금 있다가 밥 먹고 원우 보러 가자.”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강세헌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그녀를 품에 안으며 무언의 위로를 건넸다.송연아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 배고파요, 얼른 나가서 밥 먹어요.”말을 마친 그녀는 강세헌을 끌고 방을 나서면서 또 말했다.“요즘 찬이 못 봐서 보고 싶었죠? 찬이 지금 전보다 기운을 많이 차렸어요. 그런데 등에 있는 빨간 뾰루지가 아직 가시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찬이를 안지 마요, 뾰루지가 쓸리면 낫기 힘들거든요. 이제 뾰루지가 가라앉으면 다시 안아요...”송연아는 재잘재잘 말했고 강세헌은 진지한 얼굴로 조용히 들었다.거실에 도착하니 한혜숙이 마침 있었다.그녀가 먼저 강세헌에게 말을 건넸다.“앞으로 또 이런 일이 있으면 미리 나한테 말해, 아니면 내가 또 오해할 거라고.”강세헌이 대답했다.“네, 어머님. 저 대신 찬이와 연아를 잘 돌봐주셔서 감사해요.”한혜숙이 그 말을 듣더니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조금 남았던 불쾌감도 곧바로 사라지고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얼른 가서 밥 먹어. 아침 다 식겠어.”말을 마친 그녀는 방으로 돌아가 찬이를 돌봤다.송연아는 입맛이 없어 오은화가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보고도 숟가락을 들 생각이 없었다.강세헌이 우유 한 잔을 그녀에
자유의 몸을 되찾은 송연아는 그의 몸에서 바로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허리를 굽히더니 그의 머리를 안고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주 세게 말이다.강세헌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반항하지 않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송연아는 피비린내를 맡고 곧이어 그를 놓아주며 말했다.“다시는 날 강요하지 말아요.”강세헌이 웃으며 대답했다.“응.”송연아가 마침 그의 다리에서 몸을 일으키려던 그때, 발밑이 미끄러워 다시 강세헌의 몸에 안착하게 되었다.오은화가 들어오다가 마침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는 재빨리 눈을 감고 몸을 돌리면서 웃었다.“하던 거 마저 하세요. 저는 아무것도 못 봤어요.”말을 마치고 오은화는 재빨리 자리를 떴다. 행여 그들을 방해할까 봐서 말이다.“...”송연아의 얼굴이 빨갛게 타올랐다.오은화가 오해한 것이 분명하다.창피해!송연아는 강세헌을 째려보며 말했다.“다 당신 탓이에요.”강세헌이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우린 부부잖아. 다 겪을 만큼 겪은 사람들이어서 우리를 이해해 줄 거야.”송연아가 그를 째려보고는 재빨리 방으로 들어갔다.강세헌은 아침을 다 먹고 찬이의 얼굴을 본 다음, 다시 송연아를 불렀다.송연아의 몸에는 흉터가 있었기 때문에 외출할 때 얼굴과 목을 가리기 위해 일부러 스카프를 챙긴다.진원우를 보러 가는 길에 송연아가 차에서 물었다.“오늘 화재 뉴스를 봤어요. 불길도 워낙 세고 사람도 죽었으니 경찰에서 조사하겠죠?”“이미 다 준비해 뒀어. 희생양도 있을 거야.”희생양이라지만 나쁜 일을 하는 양아치여서 대신 죄명을 뒤집어써도 쌌다.그가 사람 시켜 조사한 데에 의하면 두 양아치는 많은 나쁜 일을 저질렀었다. 강도, 강간, 폭행 등 죄행을 저질렀기에 진작 벌을 받았어야 했다.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가 집에서 물어보지 않았던 건 한혜숙에게 이 일이 알려지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강세헌이 알아서 잘 처리했으니 그녀도 마음이 놓였다.곧이어 두 사람은 진원우가 입원해 있는 곳에 도착했
강세헌이 대답하기도 전에 구애린이 말했다.“저 사람 내 이복형제도 아니야. 나는 그냥 입양되었을 뿐이지, 엄마 친딸은 아니야. 그러니까 저 사람한테 말 할 필요 없어. 우리가 원한다면 연애를 시작하는 거지.”진원우는 구애린이 임옥민의 양녀라는 걸 알고 있었고, 강세헌과도 별 관계가 없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의 유일한 접점은 임옥민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원우는 강세헌에게 제대로 동의를 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임옥민은 강세헌의 어머니였으니까.하지만 그가 설명하기도 전에 강세헌이 먼저 입을 열었다.“네가 연애하는 데 나에게 동의를 구할 필요 없어.”구애린의 말대로 그녀는 그저 임옥민의 양녀였을 뿐이다. 강세헌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그는 또 송연아의 손을 잡고는 진원우에게 말했다.“원우가 몸이 다 나은 것 같으니 우리 이제 돌아가자.”“내일 회사로 갈게요.”진원우가 말했다.강세헌은 그의 말을 듣고서도 대답하지 않고 송연아와 밖으로 걸어 나갔다.송연아가 물었다.“오늘 바빠요?”강세헌이 물었다.“무슨 일 있어?”“네.”송연아가 말을 이어갔다.“이번에 약물을 연구해 낼 수 있었던 건 왕호경 씨 덕분이에요. 그래서 이번 일에 도와준 사람 모두 불러서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세헌 씨도 시간이 되면 참석해요.”강세헌이 말했다.“시간 있어. 이 일, 내가 조직할까?”송연아가 고민하더니 말했다.“좋아요.”강세헌이 조직한다면 그녀보다 더 잘 해낼 수 있었다. 송연아는 식사 자리를 마련하는 것에 관해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강세헌은 자주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하면 가장 적당한지를 잘 알고 있었다.“몇 명 정도 와?”송연아가 대답했다.“열댓 명이요.”“응.”인원수를 알고 나면 강세헌이 준비하기도 더 편했다.“데려다줄게, 집에 가서 쉬어.”강세헌은 그녀가 그동안 피곤했다는 걸 알기에 모든 일이 해결되었으니 그녀가 좀 쉬길 바랐다.하지만 송연아가 말했다.“쇼핑몰 가보고 싶어요. 찬이 옷이 맞지 않는
“나 만지지 마요.”송연아가 경고했다.“계속 장난치면 앞으로 내 침대에서 못 자요.”두 사람이 장난치면서 걸어갔는데 마치 달콤한 열애 중인 커플 같았다.강세헌이 그녀를 끌어안고 샤넬 매장으로 걸어 들어갔다.“들어가 보자.”송연아가 그의 팔을 잡았다.“됐어요...”“내가 돈 낼게.”강세헌이 그녀를 안고 걸어 들어갔다.그녀와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있으면서 아무것도 선물한 적이 없는 것 같아 다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마음에 드는 걸 사.”송민아가 입술을 오므리며 강세헌의 품에 더 기댔다. 조금이라도 가까이 있으면 안정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강세헌은 그녀를 도와 알맞은 옷을 고르고 있었는데 이때 직원이 다가오며 말했다.“여기 있는 옷들은 모두 전시용입니다. 필요하신 거 있으면 새 걸로 가져오겠습니다.”송연아와 알고 지낸 이후, 그녀의 옷은 모두 캐주얼하고 편한 옷 위주였는데 세련된 옷들은 비교적 적었다.하지만 송연아는 캐주얼한 옷과 어울렸다.방금 대학 졸업한 여대생처럼 젊고 활기차 보였다.강세헌이 그녀에게 어울리는 옷 몇 벌을 골랐다.검은색과 흰색 체크무늬 치마가 송연아에게 어울릴 것 같아 강세헌이 말했다.“그리고 이것도.”직원은 눈대중으로 송연아가 어떤 사이즈를 입는지 보고는 말했다.“맞는 사이즈를 가져다드릴게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피팅룸은 아주 프라이빗했다. 안에는 손님을 위한 디저트도 준비되어 있었다.강세헌은 소파에 앉아 있었고 송연아는 옷을 피팅하러 들어갔다.강세헌은 역시 송연아에게 어떤 옷이 어울리는지 잘 알고 있었다.고른 옷마다 송연아에게 잘 어울렸고, 사이즈도 맞았다.직원은 송연아를 위해 옷을 정리하던 중 그녀의 얼굴에서 목까지 이어진 흉터를 보고는 놀라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송연아가 알아채고는 재빨리 얼굴을 가렸다.직원이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인지하며 말했다.“죄송합니다.”송연아가 피팅룸으로 들어가서 원래 옷을 바꿔입고는 말했다.“가요.”그녀는 흉터가
송연아의 얼굴색은 어두워졌다.“결혼한 지 며칠 되었다고 벌써 아이를 낳을 수 있어요?”강세헌도 똑같은 의문이 들었다.두 사람 모두 고훈이 안고 있는 아기가 그들의 아기라고 생각했다.고훈은 항상 강세헌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으니 말이다.송연아를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강세헌을 원망스럽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게다가 고훈의 일 처리 스타일을 생각하면 보복하기 위해 그들의 아기를 숨겼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송연아는 잔뜩 흥분한 채로 그에게 따져 물으려고 했다.아이와 관계된 문제는 절대 냉정하게 생각할 수 없었다.강세헌이 다급하게 그녀의 팔을 잡았다.“충동하지 마.”송연아가 다급하게 말했다.“고훈 씨가 안고 있는 아기, 우리 아기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요. 어떻게 급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연아야.”강세헌이 낮은 목소리로 타일렀다.“이렇게 가서 묻는다고 해도 인정하지 않을 거야.”“어머.”고훈이 그들을 보더니 가까이 다가왔다.그리고 자랑하듯이 그의 품에 안긴 아기를 보여주며 말했다.“나 고훈에게도 아들이 생겼다고.”그는 도발하듯 강세헌에게 말했다.“왜 기분이 썩 좋아 보이지 않지? 내가 아들이 생긴 게 그렇게 눈꼴 사나워?”“당신 아이야? 결혼한 지 며칠 되었는데 벌써 아이가 생길 수 있죠? 유전자돌연변이라도 한 건가요?”송연아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고훈을 보며 말했다.“고훈 씨, 저한테 불만이 있으면...”고훈의 얼굴색이 변하더니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죠? 나는 왜 못 알아듣겠죠?”송연아는 잔말하지 않고 바로 그의 품에 안긴 아기를 뺏으려고 했다.고훈이 눈치채고는 한발 먼저 그녀를 피했다.“왜 이러는 거예요? 사람들 보는 앞에서 내 아이를 뺏으려고 하는 거예요?”“당신 아이 맞아요?”송연아가 대놓고 의심하며 말했다.고훈이 웃으며 대답했다.“내 아이 아니면 연아 씨 아이겠어요? 나도 연아 씨 아이였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연아 씨가 과연 나를 위해 아이를 낳아줄까요?”“펑!”고훈이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