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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두 사람 모두 이런 상황에서 만날 거라는 걸 몰랐다.

엄마가 될 거여서 그런지 최지현의 성격이 훨씬 부드러워졌다.

송연아를 다시 만나니 예전의 질투나 원망 같은 건 더 이상 없었다.

임신 기간에 그녀는 지난날을 떠올리면서 송연아가 본인한테 빚진 게 없다는 것과 강세헌이 처음부터 자기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부터 송연아를 대신해 강세헌과 가까워질 기회를 얻은 건 바로 자신이었다.

그런데 최지현은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당연하게 여겼었다.

“너...”

송연아가 막 말을 하려던 때 최지현이 먼저 말을 꺼냈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허약했다.

“우리는 참 운명인가 봐. 이렇게 인생 마지막 순간에 만날 수 있는 걸 보면. 우린 같은 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병원에서 일했어. 그런데 네가 모든 면에서 나보다 우수해서 정말 부러웠어. 사실은 질투였지만.”

송연아는 예전에 최지현을 미워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모습을 보고 모든 걸 내려놨다.

“최닥 지금 양수색전증이야. 우리 다 의사니까 지금 상황에서 살릴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다는 거 최닥도 잘 알 거야. 만약 죽으면 심장을 기증할 의향이 있어?”

송연아는 직설적으로 말했다.

최지현은 송연아가 이런 질문을 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누가 필요한데?”

최지현이 물었다.

“송예걸.”

송연아가 대답했다.

송예걸의 이름을 듣는 순간 최지현은 잠깐 침묵하더니 말했다.

“동의하는데... 조건이 있어.”

“말해.”

“나 나쁜 짓을 많이 했다는 거 인정해. 하지만 애는 죄가 없잖아. 내가 죽으면 우리 애한테 화풀이하지 말아줘.”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았다.

최지현이 과거에 아무리 나쁜 짓을 많이 했어도 엄마가 된 지금, 그녀는 아이 걱정뿐이었다.

최지현도 이제 그저 한 아이의 엄마일 뿐이다.

송연아는 냉정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너고, 아이는 아이야. 아이한테 화풀이 같은 거 안 해.”

“전에 지은 죄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내 심장 기증할게.”

최지현은 고개를 들어 송연아를 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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