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처럼.강세헌은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의 입술에 다가갔다.입술과 입술이 맞닿는 순간 서로의 체온이 느껴졌다.송연아는 눈을 감고 턱을 들어 올리며 조금 더 바짝 다가갔다.이건 서로를 위로하고 위로받는 순간이었다.두 사람은 한참을 키스한 뒤 헤어졌다.강세헌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집에 데려다줄게.”송연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 연구센터에 가봐야해요. 주석민이 약을 먹었는데 상태를 확인해봐야겠어요.”강세헌은 몇 초 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시동을 걸었다....심재경은 책상에 앉아 컴퓨터로 오늘 발표된 공지를 보고 있었다.윤소민 아버지의 사건은 모두 끝났다.그는 규칙과 규정을 따르지 않고 금지된 장비를 사용하여 여러 사람이 죽는 참사를 일으켰고 회개하지 않고 뇌물 공세를 한 것이 모두 밝혀졌고 또 심재경과 황 사장의 조력으로 28년 형을 선고받았다.윤소민 아버지는 지금 51세이고 나오면 거의 80세가 될 것이다.그때까지 살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윤소민 어머니는 법정에서 바로 기절했다.그들 가족이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허용되지 않았다.윤소민은 실신한 어머니를 안고 아버지가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윤소민은 마침내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심재경과 황 사장한테 회사마저 빼앗겨서 그녀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그녀를 지켜줄 아버지도, 집도 이제 더 이상 없었다.그녀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이 모든 것이 심재경 때문이다!윤소민은 자신이 바보 같았다.사랑 때문에 집안 전체가 파멸되었다. 그녀는 복수를 다짐했다.하지만 어머니를 병원에 보낸 후, 복수는커녕 어머니를 치료할 돈조차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지금 시집에는 들어갈 수 없고 친정집은 황 사장이 봉쇄한 상태였다.이제 가지고 있던 돈도 다 써버려서 빈털터리가 되었는데 어떻게 복수를 할 것인가?“아직 계산하러 안 가셨어요? 얼른 가서 병원비 납부하세요. 어머님 검사하러 가셔야 하는데 규정상 납부가 안 되면 검사를 할 수 없습니다.”간호
윤소민은 남자를 붙잡고 말했다.“지금 당장 심재경한테 가서 삼자대면해.”윤소민은 지금까지도 그때 자신을 곤경에 빠뜨린 사람이 심재경이라고 생각했다.그 남자는 윤소민을 쳐다보더니 바로 그녀를 밀쳐냈다.윤소민은 무릎을 꿇고 바닥에 쓰러졌고 그 남자를 화난 눈으로 노려보았다.이제 그 남자도 그녀를 알아봤다.“어, 너였어?”남자는 그녀 앞에 쪼그리고 앉아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잡고 말했다.“왜, 그날 밤을 잊지 못해서 찾아온 거야?”“역겨우니까 꿈 깨. 난 오로지 누가 나를 함정에 빠뜨렸는지 알고 싶은 것뿐이야!”남자가 고개를 들자 마침 건너편 웨딩 숍에서 걸어 나오는 장 비서를 보고는 턱을 치켜들며 윤소민에게 손짓하며 말했다.“저 여자야!”윤소민은 남자의 손길을 따라 고개를 돌렸는데 장 비서였다.장 비서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잘 나가고 있나 보네.”남자는 관심 있는 표정으로 턱을 쓰다듬었다.윤소민은 자기를 함정에 빠뜨린 사람이 장 비서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그녀는 분노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강세헌과 결혼한다더니 정말인가 보네. 돈이 많은 것 같은데 그때 더 많이 달라고 할 걸.”남자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윤소민은 재빨리 남자의 눈빛에서 욕심을 캐치하고 말했다.“우리 둘이 같이 해보는 거 어때?”남자는 그녀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물었다.“무슨 일?”“납치해서 돈을 뜯어내는 일. 강세헌과 결혼까지 하는데 돈이 많을 거잖아. 우리 둘이 한 팀으로 돈을 뜯어내는 거야.”남자는 윤소민의 말이 진심인지? 거짓인지? 관찰하려고 노려보았다.윤소민은 장 비서에 대한 증오를 숨기지 않았다.남자는 장 비서가 그녀의 결백을 망쳐놓았기에 복수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에 받은 돈도 이미 오래전에 모두 거덜 났기에 이참에 장 비서에게서 돈을 뜯어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잠시 생각하더니 윤소민의 제안에 동의했다.“먼저 돈 좀 빌려줘!”윤소민이 손을 내밀었다.심재경에게 가려면 택시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윤소민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순간 까먹었다, 심재경이 이제 예전의 심재경이 아니라는 것을!어머니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녀는 참아야 했다.“줘요!”심재경이 사람을 시켜 이혼 서류를 가져왔다.윤소민은 펜을 들어 어렵게 얻은 결혼에 마침표를 찍었다.“심재경 씨, 이제부터 우리는 남남이네요.”그렇게 말한 후 그녀는 펜을 떨어뜨렸다.이제 심재경에 대한 사랑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온통 그녀의 집을 망가뜨린 증오뿐이다.“주겠다던 돈, 내놔요!”심재경은 소파에 앉아 말했다.“내가 왜 너한테 돈을 줘야 하지?”“이혼 서류에 사인만 하면 돈을 준다고 했잖아요, 왜 약속을 안 지켜요?”윤소민은 얼굴을 찡그렸다.심재경도 부인하지 않았다.“그때는 그렇게 말했지. 그런데 그때 사인하지 않았잖아. 이제 시간이 지나서 무효야!“나를 속여?”“속인 건 아니지. 네가 기회를 놓친 거지!”심재경은 귀찮다는 듯 소리쳤다.“당장 꺼져!”윤소민은 그냥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돈 내놔요. 엄마가 병원에 있어요. 치료하려면 그 돈이 필요하단 말이에요.”“네가 돈이 필요한 게 나와 무슨 상관이야?!”심재경은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경비를 불러달라고 했다.윤소민은 화가 났지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경비원들이 다가와 윤소민을 붙잡고 사무실 밖으로 끌고 나갔다.“심재경!”윤소민은 포효했다.그녀의 소리가 사라지자, 그는 탁자 위에 놓인 이혼 서류를 힐끗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탁자 위에 놓여 있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구애린의 전화였다.진원우의 거처를 바꾼 뒤 구애린에게 간호를 맡겼었다.“원, 원우씨가 깨어났어요.”그녀는 격동하여 말도 제대로 못 했다.심재경 역시 놀란 표정으로 반응했다.“그래요? 지금 바로 갈게요.”진원우가 깨어난 것은 기적이었다!심재경은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운전하여 목적지에 도착했다.침대에 앉아 있는 진원우를 본 다가가서 진원우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평생 누워만 있을 줄 알았잖아!”그러더
진원우가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좀 진지하게 굴어.”심재경이 말했다.“나 진지한데.”진원우가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말했다.“내가 교통사고 당한 거 말이야. 장 비서 짓인 것 같아. 이 일을 빨리 대표님에게 알려야 해. 나 아직 몸이 제대로 회복하지 않았으니까 네가 대신 가서 알려줘.”“장 비서?”심재경은 그동안 자기 일에만 신경 쓰느라 강세헌에게 최근 무슨 일이 생겼는지 전혀 몰랐다.진원우가 장 비서를 언급하자 심재경은 갑자기 전에 장 비서를 향한 윤소민의 평가가 떠올랐다.‘그럼 윤소민 말이 사실이었던 거야?’“증거 있어?”심재경이 물었다.진원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만약 증거가 있었다면 그는 장 비서를 ‘의심’만 하지 않았을 것이다.“그럼 세헌이한테 뭘 말해라는 거야?”“장 비서를 조심하라고.”진원우가 차가운 눈빛을 드러냈다.만약 그가 증거를 찾아낸다면 반드시 장 비서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이다!심재경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지금 바로 갈게.”그는 문 앞까지 다 갔다가 뭔가 갑자기 떠올린 듯 다시 돌아서서 말했다.“네가 정신을 잃은 뒤로 구애린 씨가 계속 너를 간호했어. 아무래도 너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모양이야. 너 애린 씨 잘 대해줘, 애린 씨의 마음을 저버리지 말란 말이야.”진원우가 깨어났을 때 제일 먼저 본 사람은 구애린이어서, 그도 많이 놀랐다.놀란 와중에 그는 자기와 구애린 사이의 관계에 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그는 심재경을 재촉하며 말했다.“알겠으니까 얼른 가.”심재경은 진원우가 알아서 잘 생각하리라 믿고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그는 태상그룹에 도착했다.회사 전체가 다 알고 있었다, 장 비서와 강세헌이 곧 결혼한다는 것을.장 비서가 일부러 사람들에게 알렸다.그녀는 어렵게 강세헌과 결혼하게 되었으니 당연히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또 이렇게 해야만 그녀의 허영심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심재경은 회사에서 강세헌은 만나지 못하고, 오히려 강세헌과 장 비서가 곧
한혜숙과 오은화는 의학에 대해 잘 모르기에 송연아는 마음이 안 놓여서 직접 찬이를 돌보았는데,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기에 눈을 붙일 수도 없었다.다른 사람들은 그런 그녀가 안타까웠지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해 그저 최선을 다해 그녀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려고 했다.깊은 밤, 송연아는 침대 옆에 앉아 있었다.너무 피곤해서 하품을 하고는 말했다.“엄마, 나 커피 한 잔 타 줘요.”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다.한혜숙은 그런 송연아가 안타까웠지만 도와줄 수 없어 속으로 깊은 한숨을 쉬고는 나가서 커피를 탔다.송연아는 커피를 마시며 한혜숙에게 말했다.“엄마, 많이 늦었어요, 가서 쉬세요.”한혜숙이 말했다.“내가 지키고 있을까?”“제가 지켜야 마음이 놓여요.”송연아가 말했다.한혜숙은 어쩔 수 없이 먼저 가서 쉬었다.잘 자고 있던 찬이가 몸을 뒤척이고는 잠에서 깨어난 후 몽롱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빠...”송연아가 그를 안아 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엄마 여기 있어.”찬이는 자다가 가끔 깼지만 송연아가 계속 안아주고 있어서 투정을 부리지 않았다.그리고 계속 열이 나서 그런지 정신은 혼미했다.늦은 밤 송연아는 또 찬이에게 물을 몇 차례 먹였고, 계속 미열이 있었던 찬이는 조금 나아져 아침에 음식까지 먹을 수 있었다.찬이는 그동안 계속 입맛이 없었는데 오늘 아침 음식을 먹으니 많이 기운이 나 보였다.한혜숙이 찬이를 안으며 말했다.“드디어 좀 기운을 차리는 것 같네.”송연아도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가서 좀 자는 게 어떻겠어?”한혜숙이 송연아를 보며 말했다.송연아는 기지개를 쭉 켰다.그녀는 피곤했지만 아직 24시간이 다 되지 않았다.“조금 더 기다리고요.”한혜숙도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있어 더는 말하지 않았다.“어머, 찬이 몸에 있는 빨간 뾰루지 말이야, 조금 사라진 것 같아.”한혜숙이 찬이 몸을 보더니 기쁜 얼굴로 말했다.송연아도 보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그래도 그동안
“세헌아, 장 비서가 네 옆에 그렇게나 오래 있었는데 나쁜 마음을 먹은 걸 발견 못했어?”심재경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강세헌처럼 경계심이 강한 사람이 장 비서의 꿍꿍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니.장 비서는 진원우의 추천으로 강세헌 옆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장 비서는 원래 모든 일을 신중하게 처리했고, 게다가 진원우에 대한 믿음도 있었기에 강세헌은 장 비서에게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다.‘내가 소홀히 한 거 맞네.’“원우 덕분에 여기서 일할 수 있었던 거 아니야? 그런데 왜 원우를 해치려고 했을까? 정말 은혜를 원수로 갚네.”심재경이 말했다.강세헌은 그저 덤덤한 얼굴을 보였는데 아무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심재경은 재미 없다고 생각하며 더는 말하지 않았다.차는 곧 낡은 건물 앞의 풀숲에 멈춰 섰다.감시하던 사람은 장 비서가 납치된 정확한 위치를 알았기 때문에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바닥에는 온통 조각이 난 벽돌과 썩은 나무들이 널려 있었다.그들은 먼지투성이인 계단을 지나 2층에 도착했다.앞으로 더 가서 모퉁이를 돌자, 시멘트 기둥에 묶여 있는 장 비서가 보였다.한 남자가 싸늘한 눈빛으로 장 비서를 뚫어지게 보며 말했다.“우리한테 20억을 준다면 지금 당장 풀어줄게.”장 비서가 분노의 얼굴로 말했다.“감히 날 납치해? 당신 가만두지 않을 거야.”남자는 화가 나 비서에게 귀싸대기를 후려갈겼다.“내 손에 잡혔는데도 입은 살았나 봐? 죽으려고 작정했어?”비서의 얼굴은 부르르 떨렸다.그녀의 뺨에는 선명한 손가락 자국이 남았고, 입가에는 피가 흘렀다.그만큼 남자가 방금 온 힘을 다해 귀싸대기를 날렸다는 걸 말해준다.“저 사람이랑 왜 쓸데없는 얘기를 해? 먼저 한바탕 때려!”윤소민이 어두운 곳에서 몸을 드러냈다.그녀는 장 비서에게서 돈을 뜯어내고 싶었지만, 개인적인 복수도 하고 싶었다.밖에서.심재경은 미간을 찌푸렀다.그의 예상 밖으로 윤소민도 이곳에 있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는 곧 깨달았다.‘저 남자, 윤소민과 바람
장 비서는 강세헌과 결혼해야 했기에 반드시 순결을 지켜야 했다.하지만 윤소민은 그녀를 가만둘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녀가 지금 집안이 망하게 된 건 모두 심재경이 이혼하려고 해서 생긴 것이다.심재경이 그렇게 이혼을 고집한 이유는 자기가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고, 이는 모두 장 비서의 소행이었다!“네가 나에게 200억을 준다고 해도 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윤소민이 장 비서의 턱을 꽉 잡고는 말했다.“말해봐, 내가 어떻게 망쳐주는 게 좋을까? 얼굴부터? 별로 아름답지 않은 네 얼굴부터 망치고 네 순결까지 빼앗을까?”장 비서는 겁에 질렸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덤덤한 척했다.“감히 나에게 손을 대거나 나를 다치게 하면 돈 한 푼도 못 받을 줄 알아.”남자는 주요하게 돈을 받고 싶었을 뿐, 일을 너무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에 윤소민을 타일렀다.“우리가 돈을 원하는 건 사실이잖아.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돈을 주겠다고 하면 사실 우리 입장에서도 좋은 거 아니야?”남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소민은 그의 말을 끊어버렸다.“우리가 이 사람을 납치하고 돈을 뜯어냈어. 그럼 이 사람이 이 일을 깨끗하게 잊어버릴 것 같아? 우리가 돈을 가지면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아?”남자가 곰곰이 생각해 보더니 윤소민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장 비서를 납치한 순간부터 이미 그녀의 눈도장에 찍힌 거나 다름없었다.장 비서는 반드시 나중에 다시 복수할 것이다.“그럼 어떻게 할 생각이야?”윤소민이 남자의 귓가에 속삭였다.“먼저 돈을 받고 다시 순결을 빼앗아 가는 건 어때? 저 사람의 뒷배가 강세헌이잖아. 만약 얼굴을 망가뜨리고 순결을 빼앗는다면 강세헌이 저 사람을 옆에 두겠어?”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강세헌에게 시집갈 사람이니까 강세헌이 뒷배겠지. 하지만 순결을 잃고 얼굴까지 망한다면 강세헌은 절대 저 여자와 결혼하지 않을 거야. 그럼 버림받은 주제에 우리를 뭘 어떻게 하겠어?”윤소민은 남자가 설득당한 것으로 보이자
윤소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설마 장 비서를 구하러 온 사람 아니야?”남자도 마음이 긴장되기 시작했다.그림자만 봐도 상대는 여러 명이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와 윤소민은 단둘이었고, 게다가 윤소민은 여자였다.아무리 윤소민이 남자라고 해도 두 사람은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다.한 사람이 최소 여러 명을 상대해야 할 것 같았는데 이걸 어쩌지?“어떡해?”윤소민이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남자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지금 도망갈까?”남자가 말했다.하지만 윤소민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아직 돈을 못 받았잖아.”“돈이 중요해, 아니면 목숨이 중요해?”남자가 되물었다.윤소민은 짧게 고민하더니 대답했다.“목숨.”목숨을 잃으면 아무리 많은 돈이 있어도 무슨 소용이겠는가?“맞아. 살아있으면 언젠가는 기회가 찾아올 거야.”남자는 윤소민을 끌고 벽돌만 쌓은 창문으로 아래 단상에 뛰어내렸다. 그리고 다시 단상에서 풀숲으로 뛰어내려 도망갔다.심재경이 덤덤한 말투로 물었다.“아마 우리를 발견하고 겁에 질려 도망간 것 같아.”“따라갈까요?”강세헌의 부하가 물었다.강세헌이 대답했다.“필요 없어.”윤소민과 남자는 장 비서의 원수이지, 강세헌의 원수는 아니었다.게다가 두 사람이 한 짓은 강세헌의 마음에 쏙 들었다. 다만 강세헌이라면 더 독하게 했을 것이다!강세헌은 그래도 심재경의 의견을 한 번 더 물었다. 상대는 윤소민이었기 때문이다.“이혼했으니까 나랑 상관없는 사람이야. 윤소민이 무엇을 하려고 하든 나랑 상관없어.”심재경은 윤소민과 선을 그었다.강세헌은 뚜벅뚜벅 장 비서를 향해 걸어갔다.장 비서는 두 사람이 왜 갑자기 도망을 갔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강세헌을 보는 순간 깨달았다.“세헌 씨, 나 살려줘요.”장 비서는 송연아가 이미 찬이를 치료할 약을 만들어 냈다는 걸 몰랐다.송예걸도 강세헌에 의해 구해졌기에 그녀에게는 더는 강세헌의 약점이 있지 않았다.강세헌이 입을 열기도 전에 심재경이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