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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전화 속 목소리는 장 비서였다.

송연아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하더니 금세 평온을 되찾았다.

장 비서가 이 시간에 만나자고 하는 것은 분명 그녀 앞에서 자랑하려는 것이었다.

“장소는?”

송연아는 동의했다.

‘그렇게도 좋아하는데 그 꼴을 봐주지 뭐!’

“비엔나 커피숍.”

저쪽에서 말했다.

“알았어.”

송연아는 대답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주석민이 밥을 먹다가 고개를 들며 말했다.

“여기는 우리가 있으니, 일이 있으면 나가봐.”

송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식사가 끝나고 그녀가 말했다.

“요즘 다들 고생 많아요.”

왕호경의 팀은 송연아가 미디브 연구센터에서 일하다가 국내로 돌아왔다는 얘기에 모두 감탄했고 기꺼이 그녀를 돕겠다고 했다.

“별말씀요.”

송연아는 너무 고마워서 약 연구가 끝나면 모두에게 큰 보너스로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받기만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 먹은 도시락통들을 가지고 나가서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차를 타고 약속 장소로 갔다.

장 비서는 이미 창가 쪽 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송연아는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 한 데다가 며칠 동안 연구도 하고 찬이도 돌보느라 너무나 피곤했지만 바로 표정 관리를 하고 장 비서가 있는 자리로 갔다.

장 비서는 그녀를 보더니 우아하게 커피를 내려놓고 말했다.

“며칠 못 봤더니 많이 초췌해졌네. 설마 나와 세헌 씨 결혼 소식 때문이야?”

송연아는 지금 장 비서가 원하는 걸 알고 있기에 만족시켜 주었다.

“나한테서 다 빼앗으니 이제 좋아?”

장 비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정도로는 안 되지.”

송연아는 테이블 밑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또 뭘 하려는 건데?”

“뭐 할지는 당연히 알려드릴 수 없지. 그러면 재미없잖아.”

장 비서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송연아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생각했다.

‘또 무슨 짓 하려는 거지?’

그녀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강세헌 곁에서 오랫동안 정체를 숨겼다는 건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연구가 잘 진행되고 있어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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