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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죽이려는 건 아니야.”

장 비서가 송연아를 만나자고 한데는 자랑뿐만 아니라 다른 용건도 있었다. 그녀는 강세헌과 결혼한다고 해도 그 남자를 완전히 차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강세헌이 송연아에게 철저하게 실망하게끔 만들고 싶었다.

송예걸을 납치한 것도 송연아를 협박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뭐 하려는 건데?”

송연아는 그녀가 뭔가를 원하고 있다는 걸 알아챘다.

“세헌 씨가 나와 결혼하는 건 나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네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는 걸 알아. 그래서 말인데, 만약 네가 다른 남자를 만나면 그 사람은 무조건 슬퍼할 거고 그러면 나한테도 기회가 오는 거 아니겠어? 그러니까 지금 다른 남자를 만나고 세헌 씨한테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해. 그럼, 송예걸을 풀어줄지 고민해 볼게.”

“정말 많은 걸 생각했네.”

송연아는 마음속으로 비웃었다.

“어쩔 수 없지.”

장 비서는 득의양양했다.

그녀는 반드시 모든 일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강세헌을 완전히 가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강세헌 곁에 있었지만, 그는 단 한 번도 그녀를 똑바로 바라본 적이 없었다.

장 비서도 자기가 강세헌이 원하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강세헌과 결혼하려고 하는 것은 송연아도 먼저 결혼하고 후에 서로를 사랑하게 된 것을 직접 목격했기에 본인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비록 지금은 싫어하지만 잘 지내다 보면 강세헌도 분명 자신의 좋은 점을 발견할 거라고 믿었다.

게다가 송연아가 다른 남자를 좋아하게 되면 강세헌은 분명 그녀의 매력에 빠질 거라고 확신하며 자기의 계획에 만족했다.

송연아가 일어났다.

“잠깐만요.”

장 비서가 그녀를 불렀다.

“제가 알아본 바로는 송예걸 씨가 당신의 친동생이 아니던데요. 그런데도 두 분 사이가 아주 친해 보이던데 어쩔 생각이세요? 그냥 죽게 내버려 둘 건가요?”

송연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바라는 대로 해줄게.”

“당신이 다른 남자가 있어야만, 제가 강세헌을 완전히 가질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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