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비서, 그리고 구애린을 보았다.송연아는 장 비서가 그녀를 보는 눈빛이 선명하게 번쩍인 것을 정확하게 포착했다.송연아는 장 비서의 출현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다.“여긴 왜 오셨어요?”장 비서는 지금 송연아에게 공손한 기색이 하나도 없었고 전혀 그녀를 상사로 취급하지 않았다.송연아의 얼굴에 희미한 경멸의 기색을 띠였고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장 비서를 힐끗 훑어보고는 걸어 들어왔다.“세헌 씨를 대신해서 원우 씨 병문안을 왔어요.”구애린은 송연아를 바라보았다.“당신도 진원우를 알아요? 진원우와 무슨 사이죠?”“친구요.”“아.”구애린이 말했다.“원우 씨 친구들은 왜 다 여자야.”장 비서가 여자인 것도 모자라 또 여자가 한 명 왔다. 비록 송연아는 빈틈없이 꽁꽁 싸매고 있었지만 그녀의 두 눈만 봐도 예쁜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송연아는 진원우의 상황을 살폈고 구애린은 그를 마사지해주고 있었다.진원우는 의식불명 상태였지만, 극진한 보살핌을 받은 덕분인지 안색이 좋아 보였다.송연아의 시선은 구애린에게 떨어졌고 이내 입을 열었다.“난 당신을 알고 있고 당신의 아버지도 알고 있어요. 줄곧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방금 한국에 들어왔으니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나를 찾아와도 돼요.”“우리 아버지도 알아요?”구애린은 조금 놀랐다.그러자 송연아가 대답했다.“네.”“그럼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구애린이 물었다.“내 성은 송씨고, 이름은 연아예요. 뭐라고 불러도 좋아요.”송연아가 말했다.장 비서가 오늘 몰래 온 이유는 원래 진원우의 산소마스크를 뽑으려고 한 것인데, 구애린이 계속 곁에 있어서 손 쓸 기회가 없었고 이제 송연아도 와서 그 기회는 더더욱 없었다.그녀는 할 수 없이 작전을 그만두고 자리를 뜨려고 했다.그때, 송연아가 그녀를 불렀다.“잠깐만요.”송연아는 장 비서를 바라보았다.“세헌 씨가 원우 씨의 일은 재경 선배한테 전적으로 맡겼으니 장 비서님은 더는 상관하지도, 병원에 올 필요도 없다
송연아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장 비서가 떠나는 뒷모습을 주시하였다.얼굴에 더는 침착한 기색이 아니라 차가움만이 감돌았다.장 비서는 갈수록 공공연해졌다.그래서 송연아는 가능한 빨리 방법을 생각해 내야 했는데, 진원우가 여기 계속 있으면 8할로 위험할 것이다.“방금 그 장 비서 말이에요. 자기가 원우 씨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했는데, 당신은 그 사람 그다지 좋아하지 않나 봐요?”안 좋아한다고?어찌 안 좋아하기만 하겠는가.“성격이 잘 안 맞아서요.”송연아는 이 관계를 너무 많이 설명하지 않았는데, 장 비서가 화를 낼 경우를 대비해서 지금 자신이 그녀가 진원우를 해친 범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을 티 내면 안되었다. 장 비서가 눈치챈다면 더 미친 짓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매일 여기 있었던 거예요?”송연아가 물었다.구애린이 대답했다.“네.”그래도 진원우가 여기 있는 건 안전하지 않았다.진원우의 안전을 위해 장소를 바꿔야 한다.구애린의 마사지 자세를 본 송연아가 입을 열었다.“마사지 기술이 매우 전문적이네요.”구애린이 말했다.“간호사님을 따라서 오랫동안 공부했어요.”심재경이 진원우에게 찾아준 간병인은 한 달에 300만 원씩 받았기에 사람을 돌보고, 마사지를 해주는 것은 모두 매우 전문적이었다.그래서 구애린이 이렇게 잘 배울 수 있었다.송연아는 그녀를 바라보았다.“원우 씨를 많이 좋아해요?”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진원우가 안 좋은 일을 겪은 후 곧장 먼 길까지 달려와 이렇게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구애린은 살짝 아래를 내려다보았고 볼에 홍조를 띠었다.그녀도 자신이 진원우를 진짜 좋아하는지 아닌지 헷갈렸지만 어쨌든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 알았을 때, 그녀는 매우 초조했다.여기서 그를 돌보는 것도 기꺼이 원했다.좋아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을까?송연아가 말했다.“먼저 가볼게요.”구애린은 고개를 끄덕였다.문 앞으로 가던 송연아는 뒤돌아서 그녀에게 신신당부했다.“가능한 병
송연아는 송예걸 보고 더는 말하지 말라고 손을 저었다.그녀는 좀 진정해야 했다.송예걸은 송연아를 의자에 앉혔고 뒤늦게 물었다.“애한테 무슨 일 생긴 거야?”송연아의 드리운 속눈썹이 어느새 촉촉해졌다.그녀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엄마한테 말하지 마.”송예걸이 말했다.“알았어, 알았으니까 말해줘. 아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지.”“누군가에게 안겨 간 것 같아.”이 경우는 송연아의 마음속에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안겨 갔다는 것은 아이가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그렇다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한 언젠가는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찾을 수만 있다면 꼭 만날 기회도 있을 것이다.송예걸은 잠자코 오랫동안 말을 잇지 못했고 송연아는 드디어 마음을 조금 가라앉힐 수 있었다.“내가 뭘 해줄까?”송예걸이 물었다.송연아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러고 보니 지금 정말 네가 해야 할 일이 있어.”“말만 해.”송예걸의 표정이 심각해졌다.예전의 건들건들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졌다.“장 비서가 원우 씨한테 해코지했어. 그녀가 매수했던 운전기사가 지금 뭐 하는지 확인해 줄 수 있어?”“죽었어.”송예걸이 말했다.“뭐라고?”송연아는 다소 충격이었지만 곧바로 생각이 섰다.“증거 인멸했네.”“교통사고 이후 경찰이 개입해서 차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는 감식 결과를 내렸어. 그래서 그 운전자는 더는 책임을 묻지 않고 곧바로 풀려났지. 내가 장 비서를 협박하려고 그 운전기사를 찾으려고 했는데, 이미 죽었을 줄은 누가 알았겠어.”송연아가 말했다.“장 비서가 손을 쓴 거라면 그녀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악랄한 사람이고 시시각각 그녀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밖에 얘기가 안 돼.”“강세헌한테 그냥 해고하라고 하면 되지.”송예걸이 말했다.송연아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간단한 것이 어디 있겠느냐고 생각했다.장 비서를 해고하면, 그녀는 물귀신 작전으로 더 미친 짓을 할 수도 있었다.“장 비서가 왜 원우 씨를 해치려고 하는지 알아? 혹시 원우 씨가 그
사진이 땅에 떨어졌다.송연아는 고개를 숙여 그 사진을 보았다.사진 속의 사람은 그녀를 어리둥절하게 했고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했다.강세헌의 공책에 어떻게 그녀의 어린 시절의 사진이 있는 거지?송연아는 몸을 숙여 사진을 주웠고 보고 또 보았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였다.그녀는 사진을 재빨리 원래 자리에다가 놓았고 더는 보지 않았다.그리고 공책도 빠르게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송연아는 몸을 돌려 성큼성큼 서재에서 나왔다.그녀는 문 앞에 서 있는 한혜숙을 의식하지 못한 채 재빨리 걸어갔다.“연아야, 너 왜 그래? 뭐가 이렇게 급해?”“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송연아는 한혜숙을 보고는 즉시 마음을 가다듬었다.“누군가가 널 만나고 싶대.”한혜숙이 말했다.송연아가 누구냐고 묻자 거실에 서 있는 심재경이 눈에 들어왔다.“일찍 퇴근해서 먼저 왔어.”심재경이 말했다.송연아는 한혜숙과 오은화를 보고 찬이를 데리고 동네에서 잠시 놀다가 들어오라고 했다.“저 재경 선배랑 단둘이 할 말이 있어요.”“그래.”한혜숙은 찬이를 안고 오은화와 함께 나갔다.그들이 떠난 뒤 송연아는 거실 소파로 가서 앉았다.“앉아요.”심재경은 소파에 앉았다.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지만 침묵으로 일관했다.송연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원우 씨를 다른 곳으로 보내요. 아무도 모르게.”“왜? 지금 거기 좋지 않아?”“누군가가 원우 씨를 해칠까 봐 걱정돼서요. 암만 생각해봐도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게 좋겠어요, 만약 선배가 좋은 곳이 없으면 제가 주 교수님께 한번 부탁해볼게요. 비록 퇴직했지만, 교수님한테 비밀 병실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하는 건 문제가 없을 거예요...”“할 수 있어.”송연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심재경이 말을 끊었다. 그는 송연아를 매우 진지하게 바라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너랑 약속할게. 그리고 이슬이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은데...”“이슬 언니 찾았어요? 어디 있어요? 나 만나고 싶어요, 송예걸은 이슬 언니 찾기 위해 우리 송씨 집안
송예걸은 심재경을 노려보았고 노여움에 눈가의 살갗은 찢어질 듯 당겨졌고 두 개의 동그란 눈동자는 튀어나올 듯했다.그리고 그 순간, 송예걸은 달려들어 심재경의 멱살을 잡으며 번개같이 빠른 주먹으로 그의 얼굴을 내리쳤다.퍽!묵직한 소리가 났다.심재경은 입에서 피비린내가 느껴졌다.송예걸은 그를 잡아당겨 바닥에 쓰러뜨렸고 또 주먹을 두 방 날렸다.송연아는 즉시 송예걸을 떼어내었다.“진정해!”“내가 어떻게 진정해!”송예걸은 소리를 질렀다.“이 사람 때문에, 이 사람이 결혼하고도 이슬 누나한테 매달려서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거야. 다 이 사람 때문이라고!”이제 송예걸은 이성의 끈을 철저히 놓아버렸고 눈앞의 이 장본인을 죽이려고 했다!“비켜!”송예걸은 송연아를 한쪽으로 밀었다.송연아는 똑바로 서지 못하고 소파에 넘어져 복부의 상처를 건드렸고, 그녀는 아파서 얼굴을 찡그렸다.하지만 지금 송예걸은 전혀 그녀의 아픈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아직도 끈질기게 심재경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심재경은 조금도 반항하지 않았다.그는 송예걸이 맞는 말을 했다고 생각했다.만약 결혼해서 안이슬을 멀리했다면 윤소민의 눈에 띄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의 비극또한 없었다.“네 말이 맞아, 내가 이슬이를 해쳤어.”심재경은 자신의 잘못임을 인정했다.“후회하는 모습을 보이면 가만둘 줄 알았어? 꿈도 꾸지 마!”송예걸은 그의 목을 조르며 소리쳤다.“참회하고 싶으면 저승에 가서 무릎 꿇고 용서 빌어!”송연아는 힘겹게 일어나 낮은 소리로 호통을 쳤다.“송예걸, 그만해! 선배가 죽었다고 해도 이미 일어난 일은 바꿀 수는 없어, 네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이슬 언니를 죽인 범인을 찾는 거야!”송예걸은 방망이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멍해졌다.송연아에게 욕을 먹고 정신을 차린 듯싶었다.“누나를 죽인 진짜 범인?”“그래.”송연아는 복통을 무릅쓰고 그의 곁으로 다가가 어깨를 가볍게 토닥거렸다.“심재경은 아무리 잘못해도 이슬 언니를 해치지 않았을 거야.”
송연아는 자신이 잘 숨겼다고 생각했지만 강세헌은 그녀의 울음 섞인 목소리를 단번에 알아챘다.“울었어?”저쪽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송연아는 애써 감추면서 인정하지 않았다.“아니요, 전 괜찮아요.”저쪽에서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그래, 안 울었으면 됐어.”송연아는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발끝을 바라보며 말했다.“보고 싶어요.”안이슬의 일을 알고 그녀는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애써 극복하려고 했지만 강세헌을 마주할 때는 왠지 어깨에 기대 의지하면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푹 쉬어.”송연아가 물었다.“일만 마무리하면 돌아올 수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피칠 못할 사정이 생겼어...”“알았어요.”송연아는 눈을 내리깔았고 속눈썹에는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당장 못 돌아온다고 전화한 거죠?”저쪽에서는 낮게 ‘응’하고 대답했다.송연아는 깊은숨을 들이쉬고는 이내 정신을 차렸다.“전 괜찮아요, 당신은 일하고 있어요, 무슨 소식이 있으면 제일 먼저 알려주고요.”“응.”송연아는 핸드폰을 꼭 쥐고 말했다.“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요.”“응.”송연아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한참 동안 멍하니 어딘가를 바라보았다....늦은 밤.송연아는 이미 깊이 잠든 후였다.이때 현관문이 열렸다.강세헌은 지친 몸을 이끌고 밖에서 들어왔다.그는 팔에 양복 외투를 걸치고 있었고 셔츠 깃이 헐렁한 탓에 반쯤 열려 단단한 가슴이 보일 듯 말 듯했다. 턱에는 수염이 조금 나 있었고 피곤한 기색을 띠고 있어 평소에 의기양양하던 그와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지금, 이 순간 그의 눈은 더 깊어졌다.강세헌은 아무도 놀라게 하지 않기 위해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안에 들어왔다.살며시 침실 문을 열자 은색 달빛이 온 방 안을 뒤덮었고, 문 앞에 서자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이 보였다. 송연아는 몸을 움츠리고 깊이 잠들어 있었고 강세헌은 그녀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조용히 방을 나갔다.그는 바깥 욕실에서 깨끗하게 샤워한 후 잠옷 차림으로 침실에 들어갔다.송연
송연아는 더는 자지 않았고 침대에서 일어났다.강세헌은 찬이를 보러 먼저 방에서 나갔다.나머지 식구들은 모두 밥을 먹었지만 송연아와 강세헌만 아직 먹지 않아 그들 둘만 식탁 앞에 앉았다.“좀 있다가 회사에 다녀올게.”강세헌이 말했다.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방금 돌아왔으니, 분명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을 것이다.“그...”송연아는 그때 그 사진을 떠올렸고 강세헌에게 묻고 싶었다.“뭐?”강세헌이 그녀를 바라보았다.송연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송연아는 만약 그녀에게 말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강세헌은 언젠가는 꼭 말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강세헌은 밥을 먹고 그녀에게 푹 쉬라고 당부하고는 곧바로 떠났다.오늘 송연아의 컨디션은 꽤 좋았다.찬이가 앉아 강아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송연아가 다가와 손을 뻗어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그렇게 재밌어?”찬이는 그녀를 올려다보며 씩 웃었다.송연아는 찬이를 안고 볼에 뽀뽀했다.한혜숙이 와서 찬이를 안으면서 말했다.“넌 어서 방으로 돌아가.”송연아는 자신의 몸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산후조리도 안 끝났는데, 종일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돌아다니니 말이다.송연아는 한혜숙이 자신을 관심해서 하는 말인 것을 알아 얌전히 방으로 돌아갔다.침대에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아 그녀는 책을 한 권 찾아보았다.몇 장 읽지도 못했는데, 노크 소리가 다급하게 울렸다.쿵쿵.송연아는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한혜숙은 찬이를 안고 문 앞에 서 있었다.“이것 좀 봐, 찬이 몸에 이렇게 많은 붉은 뾰루지가 생겼어, 무슨 알레르기가 있는 거 아니야?”송연아가 다급히 살펴보니 팔뿐만 아니라 몸에도 있었다.알레르기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운전기사한테 차를 준비해 달라고 해요. 병원에 가야겠어요.”“아줌마랑 같이 갈게, 넌 집에 있어.”한혜숙은 아이를 낳은 지 한 달도 안 된 송연아가 자꾸 밖에 나가면 몸이 상할까 봐 걱정되었다.송연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장 비서가 사 온 거라고요? 어떻게 그 여자가...?”송연아는 자신의 두 귀를 믿을 수 없었다.만약 장 비서가 샀다면, 이번 일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어쨌든 장 비서는 악독한 인간이니까.오은화는 얼른 사실대로 말했다.“제가 운전기사한테 강아지를 사 오라고 했을 때, 장 비서님이 우연히 그 말을 들었고 자기가 사 오겠다고 했어요. 장 비서님은 동물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고, 전 그녀가 사 오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맡겼던 거예요.”송연아는 정말 화가 났지만, 오은화는 줄곧 그녀를 돌봐주었고 이번 일도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송연아는 자신의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말했다.“얼른 강아지를 동물 병원에 데리고 가서 무슨 병이 있는지 검사 좀 해봐요.”오은화는 처음으로 이렇게 다급해하는 송연아의 모습을 보고는 물었다.“찬이 몸에 난 빨간 뾰루지들이 강아지랑 연관 있는 거예요?”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됐어요, 제가 운전기사님이랑 갈게요.”송연아는 중간에 또 다른 일이 생길까 봐 두려웠다.가기 전에 그녀는 한혜숙에게 말했다.“엄마는 나가지 마세요.”한혜숙이 대답했다.“알았어.”몸에 뾰루지가 나서 가려운지 평소에 얌전했던 찬이가 떼를 쓰기 시작했다....동물 병원.강아지의 몸 전체를 세밀하게 검사한 결과 몸에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송연아는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바이러스요? 접촉하면 전염되나요?”그녀가 다급하게 물었다.찬이는 강아지를 안아본 적이 있었고 이 강아지도 며칠 동안 집에 있었다.어른들은 면역력이 높아서 괜찮았지만, 찬이는 아직 어리기에 붉은 뾰루지가 생겼고, 이는 감염 징후일 가능성이 컸다.동물 병원의 의사들도 이 분야에 대해 잘 몰랐다.“더 좋은 병원을 찾아 이 강아지의 혈액검사를 진행해서 이것이 어떤 바이러스인지, 전염성은 있는지, 그리고 전염될 여부가 강한지 확인해야 합니다.”송연아는 알았다고 했고 이 병원에서 바이러스의 전염성을 감별할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