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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문을 연 남자는 키가 강세헌보다 조금 더 컸다. 그 남자의 피부는 하얗지만 매끄럽지는 않았다. 뒤로 넘긴 헤어 스타일, 짙은 남색 눈동자는 매우 깊었으며 이목구비는 빚어낸 듯 뚜렷했다.

한눈에 사람의 시선을 끄는 타입은 아니라 자세히 보면 나름대로 매력 있었다.

그는 몸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오래 기다렸어.”

강세헌은 안으로 들어갔다. 이곳저곳 바삐 돌아다니다 보니 갈아입을 여유가 없었던 그의 양복은 이미 많이 구겨져 있었지만 셔츠 깃은 여전히 꼿꼿하게 세워져 있었다.

그의 턱에는 풋풋한 수염이 나 있었지만 전혀 그의 잘생긴 외모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성숙한 남자의 거친 향기가 조금 더해졌다.

오랫동안 앉아 있었더니 목덜미가 뻣뻣해진 그는 소파에 앉아 목을 움직였다.

잭슨은 그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물건은?”

강세헌은 서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잭슨은 로픽 패밀리의 사람이다. 로픽 패밀리의 최고 권력자는 이미 나이가 80이 넘었고 심장병을 앓고 있어 곧 세상을 떠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여 가문의 후계자를 결정하는 일도 자연히 논의되고 있었다.

사실 상속권을 위해 자격을 갖춘 상속인들 사이에서 암투는 끊이지 않았다. 잭슨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가 강세헌과 손을 잡은 이유도 가문의 상속권을 얻기 위해서였다.

잭슨이 서류에 손을 뻗자 강세헌이 이내 서류를 잡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당신은 알잖아.”

“알아, 난 내뱉은 말은 꼭 지키는 사람이야. 당신이 나와 손을 잡은 이유도 내 배경이 마음에 들어서 아니었나?”

강세헌은 결코 부인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잭슨에게는 강력한 외가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내각의 일원이었고 정부에서 꽤 위신이 높은 사람이었다.

송연아의 일은 단지 미국 쪽에서 문제로 삼으려고 한 것뿐이었다. 때문에 그녀를 구하는 일은 사실 어렵지 않았다. 미국이라는 나라에서는 돈이 제일 중요하니까.

예를 들어 잭슨의 외할아버지가 정부에서 자신의 지위를 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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