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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임설은 강세욱을 쉽게 구해 낼 수 없다는 것을 예상하였다.

그래서 오기 전에 강의건을 찾아갔다.

임설은 강의건이 강세헌의 할아버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강세헌이 아무리 냉혈하고 무자비한 사람일지라도, 그리고 강씨 집안과 등졌다고 해도 강의건은 어쨌든 그의 할아버지였다.

임설은 강세헌이 강의건에 대한 옛정이 조금은 남아 있다고 생각해 강의건이 나서면 강세욱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강세헌은 강의건을 보고도 담담한 표정이었고 긴장한 기색이 일도 없었다.

강의건은 지팡이를 짚고 있었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음을 알 수있었다. 큰 병을 앓고 있어 아무리 의사가 정성껏 간호하고 있어도, 아픈 것은 숨길 수가 없었다. 강의건의 현재 몸 상태는, 초췌한 그의 얼굴에서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세헌아.”

강의건은 강세헌 앞에서 몸을 낮췄다.

지금은 어른으로서의 기개도 없었다.

그저 잘못을 저지른 강씨 집안의 가장으로서 용서를 빌었다.

그는 확실히 자신의 잘못된 선택에 후회했다.

강세헌에게 싸움을 걸지 않고, 마음으로 보듬어 주었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한 번 엎어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내가 요즘 많이 아파서 이제는 인생의 낙이 없어. 세욱이는 네 사촌 동생이잖아...”

강의건이 말하고 있는데 강세헌의 운전기사가 문을 열었고 강세헌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를 향해 걸어갔다.

강의건의 말을 무시해 버렸다.

“세헌아...”

“도련님, 어르신 말씀 좀 들어보세요.”

전 집사가 얼른 앞으로 나서서 강세헌의 차를 막았다.

강의건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을 봐서라도 강세욱을 용서해 줬으면 싶었다.

강의건에게 있어서 강세헌도, 강세욱도 모두 아픈 손가락이었다.

하지만 더 강자인 강세헌 앞에서 강의건은 어쩔 수 없이 약자의 편을 들어야 했다.

강씨 집안의 자손끼리 집안싸움을 하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도련님.”

전 집사가 애원하듯 불렀다.

강세헌은 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무덤덤하게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

“운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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