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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한 여자가 호텔 앞을 돌아 원형 분수대를 지나 밖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흰색 플라워 스커트에 검은색 앵클부츠를 신고 있었고 겉에는 카키색 롱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었다. 작고 하얀 종아리가 코트와 부츠 사이로 가끔 보였다. 임신 막달이 다가왔지만, 얼굴에는 붓기가 전혀 없었고 긴 머리가 어깨까지 드리워져 있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지만 사람 자체의 부드러움은 가릴 수 없었다.

진원우는 차를 세웠고 강세헌은 차에서 내려 송연아를 향해 걸어갔다.

송연아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

갑자기 누군가가 앞을 가로막아 송연아는 오른쪽으로 지나가려고 몸을 오른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송연아가 오른쪽으로 가니 앞사람도 따라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다시 왼쪽으로 가면 또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송연아가 가려는 길을 계속 가로막았다.

“저기요, 걸으실 때...”

눈을 똑바러 뜨고 다니라고 말하려고 고개를 드는 순간 하려던 모든 말들이 목에 걸리고 말았다.

송연아는 얼른 고개를 숙였고 목소리는 이미 떨리고 있었다.

“비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딱 한 번의 눈 맞춤이었지만, 강세헌은 송연아의 눈빛을 알아보았다.

송연아가 확실했다.

“안 비켜주면?”

정수리를 내리치는 것 같은 남자의 목소리는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송연아는 배를 잡고 돌아서려고 했다.

그러나 강세헌은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붙잡았고 다짜고짜 그녀를 끌고 호텔로 갔다.

송연아는 당황했다.

귀국하자마자 강세헌에게 알아본 것도 모자라 이렇게 붙잡힐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사람 잘못 보신 것 같은데요.”

송연아는 돌처럼 꿈쩍하지 않았다.

“너 제인 아니지?”

송연아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배가 많이 나와서 몸부림칠 엄두도 나지 않아 강세헌 손에 이끌려 말없이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강세헌이 송연아를 이끌고 방 앞까지 걸어왔다.

“키 내놔.”

송연아의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당신, 내가 여기에 묶고 있는 걸 어떻게 알았죠?”

강세헌은 더 이상 참지 못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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