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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작가: 김세라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문을 연 사람은 이혜인이였다.

강세헌은 주석민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만, 그에게 붙잡힌 주석민은 나이가 든 몸인지라 몸져누웠다.

강세헌을 본 이혜인은 냉랭한 기색으로 물었다.

“여긴 뭐하러 왔어?!”

그녀는 이어서 말했다.

“왜, 석민 씨를 그렇게 괴롭히고도 모자라니?”

송연아는 강세헌을 한 번 보았다.

그는 도대체 주석민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

왜 사람들이 다 그를 싫어하게 만드는 걸까?

하지만 지금 이 문제를 고민할 때가 아니라 더 중요한 일이 있었기에 강세헌의 앞을 가로막고 웃으면서 이혜인에게 말했다.

“교수님을 급하게 찾을 일이 있어서요. 저인 줄 알면 꼭 만나주실 거예요.”

“당신이 석민 씨 제자예요?”

이혜인이 물었다.

그러자 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줄곧 교수님을 따랐습니다.”

“그럼 들어오세요, 근데 이 사람은 들어갈 수 없어요.”

이혜인은 거리낌이 없었다.

강세헌의 안색은 어두워졌는데, 그는 아직 주석민을 찾아가 그를 속인 대가를 치르게 하지 못했다.

이때다 싶어서 그를 문전박대한단 말인가?

강세헌이 언제, 이런 대접을 받은 적이 있었단 말인가.

그의 표정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송연아가 상황이 잘못됨을 인지하고는 강세헌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먼저 차에 가서 기다려요, 금방 내려올게요.”

강세헌은 단칼에 거절했다.

“안 돼.”

어렵게 찾은 사람이 또 도망가면, 그는 또 어디에 가서 찾는단 말인가?

그녀는 이미 두 번이나 도망갔다.

이제는 경각심을 길러야 할 때이다.

“...”

“정말 일이 있어서 그래요....”

“그래도 안 돼.”

강세헌은 단호했다.

“그럼 문 앞에서 기다릴래요?”

송연아가 물었다.

“아니.”

“그럼 어떻게 할건데요?”

“너랑 같이 들어갈 거야.”

강세헌은 예전의 도도함이 전혀 없는, 어리광을 부리는 어린아이 같았다.

송연아는 이혜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교수님을 해치지 않을 것을 약속할게요...”

“우리 집은 이 사람 환영하지 않으니까 아무리 당신이라도 난 믿을 수가 없네요.”

이혜인도 단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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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민이 말했다. “미안해.”송연아는 방금 강세헌을 대하는 이혜인의 태도를 보고 대충 눈치를 챘다. 강세헌이 주석민을 난감하게 만든 것이 분명했다. 그게 아니라면, 이혜인이 이토록 강세헌을 미워할 리가 없었다. 강세헌이 어떤 사람인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괜찮아요. 강세헌 씨가 교수님을 난처하게 만들었다는 거 알아요.”차를 떠 오던 이혜인이 송연아의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 “어디 난처할 뿐이겠어요…”“혜인아.”주석민이 이혜인의 말을 끊었다. 이혜인은 마지못해 입을 닫고 송연아에게 차를 건넸다. “차 마셔요.”그녀는 아직 주석민이 강세헌에게 잡힌 것이 송연아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만약 알았다면, 그녀는 절대 송연아를 집으로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더더욱이 차를 떠주는 일은 하지 않았을 테고 말이다. 주석민은 보통 아내에게 자신의 얘기를 하지 않았다. 송연아 일 같은 건, 모르고 있는 편이 더 나았다. 그러니 그는 더욱 아내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 이혜인이 사고를 치는 것을 방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혜인은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그녀는 누군가 자기 남편을 괴롭히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주석민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니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이름이 뭐예요?”이혜인이 송연아에게 물었다. 송연아가 웃으며 대답했다. “성은 송이고, 이름은 연아예요. 연아라고 부르시면 돼요.”이혜인이 자신의 흉터를 보고 놀랄까 봐 송연아는 말 하며 머리카락을 쓸었다. “연아 씨는 그 강세헌이랑 무슨 사이예요?”송연아가 대답하기 전에, 이혜인이 말했다. “그 사람은 멀리하는 게 좋아요. 좋은 인간이 아니거든요. 그 사람 때문에 우리 그이가 일찍 퇴직하고, 사람을 죽여 실직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썼어요…”“혜인아, 나 송 선생이랑 할 얘기가 있는데, 얘기 좀 하게 해주면 안 돼?”주석민이 다시 이혜인의 말을 잘랐다. 이혜인이 몸을 일으켰다. “그래요, 얘기 나눠요.”그녀는 방을 나서면

  • 미친 그날 밤   제502화

    이혜인은 강세헌이 송연아를 괴롭히기라도 하듯이 말했다. “아래까지 바래다줄게요.”그녀는 송연아를 잡고 나오면서 방문을 걸어 잠갔다. 강세헌이 방으로 쳐들어가 또다시 주석민을 잡아가기라도 할까 봐 말이다. 송연아는 얼굴을 일그러뜨린 강세헌을 마주했다. 강세헌은 성질이 더러운 사람이라, 만약 이혜인에게 화풀이를 한다면 곤란했다.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혼자 갈 수 있어요. 돌아가셔서 교수님 챙겨드리세요. 혼자 집에 계시잖아요. 그래도 옆에 사람이 있어야 해요.”주석민 곁에 늘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건 사실이었다. “그럼...”송연아가 말했다. “만약 나쁜 사람 만나면 신고할게요.”나쁜 사람이라는 단어를 말할 때, 그녀는 슬쩍 강세헌을 쳐다보았다. 일부러 그러는 것 같았다. 이혜인이 말했다. “알고 있으면 됐어요.”송연아가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요. 얼른 들어가세요.”이혜인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송연아를 마주했다. 하지만 웃고 있던 얼굴은 강세헌을 마주했을 때, 바로 차갑게 변했다. 마치 그가 극악무도한 악인인 것처럼 말이다. 이혜인에게 강세헌은 나쁜 사람인 것 같은 게 아니라, 정말 극악무도한 인간이었다!이혜인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문을 닫으며 잊지 않고 당부했다. “정말 조심해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신고하고요.”송연아가 이혜인을 향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요.”이혜인이 경계하며 문을 닫았다. 아직 문 앞을 벗어나지 않은 송연아는 심지어 그녀가 문을 걸어 잠그는 소리를 들었다. 송연아와 강세헌은 침묵을 지켰다. 그는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다시 그때가 온다고 해도, 난 또 그렇게 할 거야.”그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주석민은 송연아가 임옥민의 일을 뒤집어쓰게 만들어 송연아가 그를 떠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런데 그가 아무것도 하지 말았어야 했을까? 집 안. 이혜인이 투덜거리며 안방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있는 남편을 힐끔 쳐다보더니

  • 미친 그날 밤   제5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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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 그날 밤   제504화

    “...했어요.”그녀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강세헌은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자세히 말해 봐.”“넌 찬이 때문에 나랑 결혼했다고 했어. 하지만 찬이는 내가 낳기로 결심했던 거였잖아. 내가 찬이로 널 묶어두지 말았어야 했다고, 너에게도 진짜 사랑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그래서...”“그래서 넌 가짜로 죽은 척해놓고 날 떠났어.”강세헌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내가 네 너그러운 마음에 고마움이라도 표현해야 하는 거야?”송연아가 고개를 들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강세헌은 말이 없었다. 그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그녀를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온 그는 송연아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그녀를 안아 들었다. 그러더니 성큼성큼 침대로 걸어갔다. 송연아는 고개를 돌렸다. 최대한 그에게 자신의 흉터를 보이지 않으려고 했다. 그는 조심스레 송연아를 침대 위에 올렸다. 송연아는 반듯하게 누워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었다. 강세헌은 그녀의 위에 올라타 살며시 그녀의 얼굴이 정면을 응시하도록 했다. “내 앞에서는 감추지 않아도 돼.”송연아는 여전히, 자신의 약점이 이렇게 드러나는 것이 적응되지 않았다. 그녀는 숨기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강세헌은 그녀 옆에 누워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손으로는 불룩한 그녀의 배를 슬며시 어루만졌다. 매력적인 저음 보이스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연아야, 좋아해.”송연아는 순간, 몸 아래에 있는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 “널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네가 내 아이를 낳아 주기를 바라겠어.”강세헌이 그녀의 볼을 어루만졌다.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있을 땐, 바로 나한테 따져. 도망가지 말고.”송연아는 몸을 돌려 그의 품에 안겨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말했다. “알겠어요.”“연아야, 보고 싶었어.”강세헌이 고개를 숙여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지나쳐 살며시 그녀의 이마, 눈, 코끝, 마지막엔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는 깊게 키스하며 그녀를 꽉 안았다. 말랑말

  • 미친 그날 밤   제5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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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 그날 밤   제50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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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식을 마친 후 방유정 아버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떠나기 전에 임지훈에게 회사를 완벽하게 인계하려고 회사에 들어오라고 제안했다.임지훈은 송연아와 강세헌 일행과 같이 먼저 프랑스로 돌아가서 그쪽 일을 마무리했다. 비록 임지훈이 회사에 있으면 강세헌은 보다 한가하게 일을 할 수 있었지만, 그가 떠난다고 해도 그냥 조금 더 바쁠 뿐이다. 어느 회사든 누가 떠나면 절대 안 되는 건 없다. 일주일의 시간 동안 임지훈은 프랑스에서의 일들을 모두 마치고 귀국해서 방씨 가문 회사에 들어갔다.임지훈도 국내에 집이 있었지만 방유정과 같이 방씨 가문에 들어갔다. 데릴사위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방유정 아버지의 병을 알고 방유정이 부모님과 많을 시간을 보내게 하기 위해서였다. 임지훈 역시 사위로서 그럴 의무가 있었다....반년 후, 방유정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방유정 어머니는 그 충격에 순식간에 많이 늙었다. 방유정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집안 분위기는 아주 저조했는데 방유정의 대부분 시간은 어머니와 함께 보냈다. 예전의 임 비서는 이제 임 대표가 되어 그의 능력으로 방씨 가문은 아주 관리가 잘 되었고 3개월 후 방유정 어머니의 상황도 많이 좋아졌다.방유정이 드디어 임신하게 되면서 방유정 아버지가 돌아간 일도 어느 정도 잊혀가고 있었다. 임지훈은 곧 아빠가 된다는 사실이 기뻤고 방유정도 곧 엄마가 된다는 사실이 행복했고 방유정 어머니 역시 곧 외할머니가 된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정말로 모두 행복해할 만한 일이었다.방유정이 임신 6개월 때 그들은 프랑스로 갔는데 구애린은 남자아이를 낳았고 심재경의 딸은 이제 걸을 수 있게 되었는데 샛별이가 유일한 여자아이여서 모두가 예뻐했다. 샛별이는 아직 작고 어렸지만 찬이를 쫓아다니는 것을 좋아했고 찬이는 샛별이 다리가 짧다고 계속 놀려줬으며 그게 재밌다고 샛별이는 키득키득 웃었다. 찬이가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면 샛별이는 오빠라고 불렀는데 너무 귀여웠다.방유정이 말했다.“저도 딸을 낳고 싶어요.”구애린이 말했다.“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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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손을 놓기 싫었지만, 방유정 아버지는 결국 방유정의 손을 임지훈에게 넘겨줬다.“앞으로 계속 사랑하며 살기를 바란다.”방유정도 아버지에게 말했다.“꼭 그렇게 할게요.”이어서 결혼식은 순서대로 일사천리로 피로연까지 모두 순리롭게 진행되었다.방유정 어머니는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는데 딸이 그렇게도 바라던 결혼을 하니 너무 기뻤다. 그런데 결혼시키고 나니 또 잘 살 수 있을까,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세상의 부모들은 다 그런가 보다.임지훈은 방유정을 데리고 강세헌이 있는 테이블로 가서는 비록 모두 알고 있지만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소개했다. 모두 방유정을 다시 한번 소개받았는데 이번에는 심재경 친구의 사촌 동생이 아닌 임주훈의 아내로 말이다.구애린이 웃으며 말했다.“정말 너무너무 축하해요.”방유정도 웃으며 대답했다.“고마워요.”윤이도 어른들 따라 한마디 했다.“축하해요.”방유정은 윤이를 보며 말했다.“너무 귀여워요.”그녀가 손을 뻗어 윤이의 얼굴을 만지자, 윤이가 손을 내밀었다.“안아줘요.”송연아가 미간을 찌푸렸다.“윤이야, 안 돼.”방유정이 말했다.“괜찮아요.”그녀는 윤이를 안으며 말했다.“무겁지 않아요.”윤이는 그녀의 머리에 있는 금색 비녀를 보고 만지려고 했다. 방유정이 한복을 입고 있었기에 머리에 비녀를 하고 있었다. 방유정은 아주 시원하게 바로 비녀를 빼서 윤이에게 주었는데 송연아는 윤이를 제지하지 못해서 미안해했다.“이러면 안 돼요. 오늘 얼마나 중요한 날인데...”“괜찮아요. 그냥 액세서리일 뿐이에요. 윤이가 좋아하니 놀게 해요.”방유정은 정말 성격이 좋았다. 역시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것만큼 성품이 좋았다. 가끔 조금 오만하긴 하지만 작은 일에 연연하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모두 그녀처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송연아는 윤이를 안고 달래려고 했다.“윤이 착하지. 이건...”송연아는 윤이가 방유정을 어떻게 부르면 될지 생각했는데 방유정이 웃으며 말했다.“호칭일 뿐이니까 편

  • 미친 그날 밤   제1263화

    “지금 막 들었는데 유정 씨와 결혼한다면서요. 지금 방씨 가문에서 결혼식을 준비한다고 난리 났어요.”임지훈이 웃었다.“저 이래 봐도 능력 있는 남자예요. 여자들한테도 인기 많아요. 봐요, 결혼도 금방 하죠?”구애린이 말했다.“이제 우리 모두 짝이 있네요.”찬이도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지훈이 삼촌, 축하해요.”“고마워.”임지훈이 찬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심재경이 물었다.“그런데 데릴사위로 들어간다고 하던데요?”심재경의 말에 모두 놀라며 시선이 일제히 임지훈에게로 향했다. 확실히 놀랄만한 일이다. 임지훈의 조건에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돈도 있고 능력도 있어서 충분히 가정을 책임질 수 있는데 말이다.“하긴, 방씨 가문에 가장이 필요하긴 해요.”심재경이 그쪽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한마디 했다....임지훈의 결혼식으로 송연아와 강세헌도 프랑스로 돌아가는 일정을 늦췄다. 아무도 심재경의 결혼식을 보러 왔다가 임지의 결혼식까지 보게 될 줄을 생각을 못 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이건 임지훈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그럴 듯이 방유정과의 결혼은 정말로 찰나의 결정이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니 그 역시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임지훈이 진원우에게 말했다.“나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진원우가 말했다.“그런 배부른 소리 하지 마. 방씨 가문은 돈도 많고 유정 씨도 예쁘고 그 정도면 만족해야지.”“만족해. 다만 너무 빠른 것 같아서 그래.”귀국하기 전까지만 해도 싱글이었는데 이제 프랑스로 돌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결혼식은 방씨 가문에서 모두 준비했는데 방유정 딸 하나이고 또 사위도 너무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결혼식은 아주 성대하게 치렀다. 방씨 가문의 친척들도 꽤 많이 참석해서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비록 데릴사위라고 하지만, 임지훈 측은 심재경이 준비했는데 심재경 본인도 금방 결혼식을 치렀기 때문에 익숙한지라 아주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었다....방유정은 정교한 메이크업을 하고 값진 웨딩드레스를 입었는

  • 미친 그날 밤   제1262화

    “잠도 잤는데 왜요? 모른 척하려고요?”방유정이 옷을 입더니 침대에서 꼼짝 안 하는 임지훈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왜요? 계속 그렇게 누워 있을 거예요?”임지훈이 말했다.“내 옷을 가져오지 않았잖아요. 나 입을 옷 없어요.”방유정은 그제야 임지훈이 옷이 없다는 걸 생각했다.“가져다 줄게요.”그녀는 곧바로 차에 가서 캐리어를 가지고 다시 올라갔다.“뭐 입을지는 알아서 찾아서 입고 내려와요. 아래층에서 기다릴게요.”방유정은 말을 마치고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임지훈은 침대에서 내려 결혼 얘기이니만큼 격식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정장을 찾아서 입었다. 그가 정리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방유정은 부모님 가운데 앉아 있었는데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그녀의 부모는 그를 보자마자 더욱더 열정적이었다.임지훈이 건기침을 하고 입을 열었다.“저기...”“우리 딸 줄게요.”“아니에요. 지훈 씨가 저한테 시집 오는 거예요.”방유정이 정정했다.“...”“...”“...”방유정을 제외한 세 사람이 거의 동시에 물었다.“유정아,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방유정은 자신이 여자이며 이 집안에 다른 후계자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또 아버지가 중병이고 자기는 회사를 관리할 능력도 없기에 어찌 보면 자기가 남편을 찾는다기보다는 방씨 가문의 회사를 경영할 사람을 찾는 거였다. 인제야 그녀는 부모가 조급해하는 의도를 이해했고 그녀 역시 가문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에 임지훈이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임지훈을 각별히 마음에 들어 하는 것도 그런 것들 때문이지 않겠는가.“유정 씨, 너무 무리하지 말아요.”임지훈은 뼈대가 있는 남자로서 데릴사위 할 생각은 없었다.방유정이 말했다.“후회하면 안 돼요!”“왜 안 돼요? 유정 씨가 뭘 원하든지 저 모두 만족시켜 줄 수...”“제가 원하는 게 바로 이거예요.”방유정이 외치자, 임지훈은 오히려 우스웠다. 한 여자가 나한테 시집오라고 하다니!“우리 유정이가 시집가는 거 맞아요

  • 미친 그날 밤   제1261화

    지금 그녀가 부모님에게 전화해서 물으면 부모님은 더 속상해할 것 같았다.‘나 이제 어떻게 해야지? 어떻게 하면 좀 더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지? 결혼, 그래 결혼해야 해.’그녀는 자기가 결혼해야만 부모님이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다. 결혼 상대도 지금 바로 방에 있지 않겠는가?‘남자 친구인 척을 해줬으니 이제 남편인 척해달라고 해야지. 진짜가 아니고 가짜라도 되니까 결혼하자고 해야겠어.’방유정은 진료 기록부를 다시 원래 위치에 넣고 비틀거리며 부모님 방에서 나와 자기 방으로 돌아갔는데 임지훈이 아직 욕실에서 나오지 않아 침대 옆에 앉아서 기다렸다. 한참 지나자, 임지훈은 가운을 두르고 욕실에서 나왔는데 침대에 자기의 옷이 보이지 않아 방유정의 옆에 서서 물었다.“내 옷은요?”그는 방유정이 잊은 것 같아서 다시 말했다.“내 옷은 지금 당신 차 트렁크에 있어요.”방유정은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지훈 씨, 우리 결혼해요.”임지훈은 어이가 없었다.“약을 잘못 먹었어요? 아니면 정신이 어떻게 됐어요?”“다 아니에요. 그냥 당신이라면 괜찮을 것 같아서요.”그녀의 목소리는 다소 거칠었는데 임지훈은 더 가까이 다가가서 그녀의 이상함을 감지하고 물었다.“울었어요? 누가 괴롭혔어요? 얘기해 봐요. 제가 가서 때려줄게...”임지훈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방유정이 와락 그를 끌어안았다. 임지훈은 갑작스러운 친밀감에 몸이 굳어버려 움직일 수가 없었다.“그게... 유정 씨...”그가 말하려고 할 때 방유정이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그의 손이 아래로 드리는 순간 몸에 걸친 유일한 가운마저 벗겨져서 흘러내렸다.“...”방유정은 워낙 임지훈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지금 행동이 충격에 의한 도발적인 행동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웃옷의 단추를 벗겨 가슴을 드러내고는 그의 가슴에 가까이하며 말했다.“저를 좀 봐봐요.”임지훈은 참을 수 없었는지 목젖을 굴렸는데 이름 모를 불길이 아랫배에서 솟아오르더니 순식간에 딱딱해졌다.“정말 후회하지 않겠어요?”임지훈도

  • 미친 그날 밤   제1260화

    방유정은 어머니가 자신의 어깨를 다독이자, 화가 난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응원을 하시는 거였다.“화이팅!”방유정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지금 무슨 마법에라도 걸린 건가? 도대체 왜 이렇게 변한 거지?’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녀만 좋다면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갑자기 선 자리를 만들어주고 남자를 유혹하라고까지 하시다니?그녀는 어머니의 이마를 만지며 물었다.“엄마, 혹시 어디 아픈 거 아니에요?”방유정 어머니는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우리 이제 나가야 해.”방유정의 아버지는 기사가 이미 대기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집을 나갔고 방유정은 문 앞까지 그들을 배웅했다. 차가 떠나자, 그녀는 집으로 들어갔는데 어차피 임지훈이 자고 있었기에 지루할 것 같아서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았다.그녀는 가만히 있는 스타일이 아니었는지라 얼마 지나지 않아 심심했다. 그런데 집에 아무도 없었기에 밖으로 나갈 수도 없어서 임지훈을 놀려주려고 그가 곤히 자는 방으로 올라가서는 화장대에서 화장품을 가져다가 침대 옆에 앉아 임지훈에게 예쁜 화장을 해주었다. 그러고 나서도 임지훈이 깨지 않자, 옆에서 핸드폰을 보다가 눈이 아파 오니 옆에 기대서 잠이 들었다. 그녀가 일어났을 때는 임지훈은 이미 깨어나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녀는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언, 언제 깼어요?”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방유정은 참을 수 없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임지훈의 얼굴은 정말로 오페라 가수 같았는데 어찌나 웃었는지 배가 아팠다. 임지훈은 그녀의 턱을 받쳐 들고 물었다.“다 웃었어요?”방유정은 곧바로 웃음을 거두고 그의 손을 뿌리쳤다.“맘대로 제 몸에 손을 대지 말아요.”임지훈이 말했다.“유정 씨를 저에게 준다고 해도 거절이에요.”방유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가슴을 앞으로 내밀고 말했다.“뭐라고요? 저를 좋다고 하는 남자들이 줄을 서면 프랑스까지는 갈 거예요. 그런데 지훈 씨는 내가 싫다고요?”임지훈이 흠칫하자, 방유정이 그를 잡고 물었다.“지금 그

  • 미친 그날 밤   제1259화

    “방유정은 부모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알았어요. 하시고 싶은 대로 하세요.”“어서 지훈 씨 방으로 데려가.”방유정이 물었다.“어느 방에요?”방유정 어머니는 그제야 깨달은 듯 말했다.“어머, 어떡해. 게스트룸은 아직 준비가 안 돼있어. 우선 네 방으로 데려가서 휴식하게 해.”방유정은 어머니의 말에 놀라며 말했다.“아빠, 엄마, 이 정도로 오픈 마인드였어요? 어떻게 제 방에 술 취한 남자를 데려가라고 하세요?”“네 말대로 취했는데 뭐 어때?”“술김에 어떤 짓도 한다는 말 몰라요?”방유정이 묻자, 그녀의 부모님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몰라.”방유정은 철저히 말문이 막혔다. 부모님과 임지훈이 정말로 모르는 사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임지훈이 그들의 아들이라고 생각했을 만큼 지금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엄마 아빠가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거지? 아무리 나를 결혼시키고 싶어도 이건 아닌 것 같은데...’“만약 진짜로 무슨 일이 있으면 책임지라고 하고 바로 결혼시킬 거야.”임지훈은 그 말을 들으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한바탕 뿜었다. 방유정의 부모님이 너무 열정적이어서 본인이 천당에 있는 것 같았는데 정말로 귀여운 부모님들이라고 생각했다.‘방유정은 전생에 은하계를 구했나 봐. 이런 가정에서 태어나고 말이야.’방유정은 역겨워하며 말했다.“지훈 씨, 여기서 이러면 어떡해요. 화장실로 가야지.”“취했잖아.”방유정 어머니가 가정부를 불러 치우게 했다.“그만하고 불편해 보이는데 어서 방으로 데려다 쉬게 해.”방유정은 혼자서 임지훈을 옮길 수 없어서 가정부의 도움을 받아 함께 방으로 데리고 올라갔다. 방에 도착하자, 그녀는 임지훈을 침대에 던졌는데 임지훈은 몸이 포근한 세계에 떨어진 듯 따뜻하고 향기로웠다.“무슨 향수를 써요?”그는 눈을 지그시 감고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방유정이 말했다.“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 헛소리 그만하고 얼른 잠이나 자요.”임지훈은 취한 건 사실이지만 정신만은 여전히 말짱했다. 그는 눈을 감고 또 말했다

  • 미친 그날 밤   제1258화

    임지훈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어요. 해명하지 않아도 화는 나지 않았을 건데, 굳이 해명하니 용서해 줄게요.”방유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삐쭉거렸다.“그렇게 잘난 척하지 말아요. 그럼 좋은 말이 안 나가니까.”“...”임지훈이 할 말을 잃었다.그때 방유정의 어머니가 열정적으로 요리를 집어 그의 앞접시에 건넸다.“이건 우리 가족이 모두 좋아하는 요리인데 맛봐요.”임지훈이 집어서 입어 넣고 먹어보더니 말했다.“맛있습니다.”방유정 어머니는 미소를 지었고 방유정 아버지는 그에게 술을 따랐다.“평소 주량이 어떻게 돼요?”임지훈이 웃으며 대답했다.“못합니다.”방유정 아버지는 호탕하게 웃었다.“잘 마실 것 같은데 너무 겸손하시네요.”임지훈이 말했다.“아니에요. 아니에요.”방유정은 보다 못해 한마디 했다.“아빠, 지훈 씨는 일이 바빠서 내일 프랑스로 돌아가야 해요. 일을 망치면 안 되니까 술을 많이 주지 마세요.”방유정 아버지는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그래.”“네. 그러니까 한 잔씩만 해요.”말하면서 방유정은 술을 가져갔는데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너 정말 분위기를 깬다.”방유정이 말했다.“두 분의 건강을 생각해서예요.”방유정 어머니는 술병을 들고 임지훈에게 한 잔 따르고 또 남편에게도 한 잔 따랐다.“많이 마시게 되면 우리 집에 방이 많으니 그냥 휴식하면 돼요. 비행기는 내일 타면 되는데 급해 할 거 없잖아요.”방유정은 어머니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엄마, 이 사람을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집에서 잠을 자래요? 나쁜 사람이면 어떡하려고요?”“걱정하지 마. 조사해 봤는데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야.”“...”“...”방유정과 임지훈이 순간 놀랐다. 방유정은 평생 살면서 이렇게 굴욕적인 순간을 느낀 적이 없었다. 몇 년 동안 쌓아온 체면이 한순간에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을 만든 건 다른 사람도 아닌 그녀의 부모님이었다.방유정 아버지는 아내를 힐끗 쳐다

  • 미친 그날 밤   제1257화

    “지훈 씨는 취미가 뭐예요?”방유정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임지훈은 방유정의 물음에 잠시 당황하다가 자신의 생활을 떠올렸는데 일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휴가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번에 심재경의 결혼이 아니었다면 계속 일만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취미는 더구나 없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본인의 생활이 정말로 단조롭고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옆에서 따뜻하게 말 한마디 건네주는 사람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순간 마음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아내를 맞이해서 함께 서로 보살펴주며 지내고 싶었는데 그런 사람만 있다면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고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방유정을 바라봤는데 본인과 전혀 맞지 않는 것 같았다. 방유정은 아직도 사람의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이라 다른 사람을 보살필 줄은 모를 것 같았다.“왜 그런 이상한 눈빛으로 봐요?”방유정의 물음에 임지훈이 되물었다.“어디가 이상한데요?”방유정은 좀 더 가까이 가서 그의 눈을 마주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왜요? 설마 저를 사랑하게 된 건 아니죠?”임지훈은 어이가 없었다.“당신은 성격도 안 좋고 또 엄청 잘난체하는데 내가 왜요? 점심시간이 다 되었으니 이제 들어가요.”시간을 보며 임지훈은 자리에서 일어섰다.“굶었어요?”방유정이 그를 비웃었다.“식사 끝나면 저는 가도 되죠.”방유정은 순간 왠지 서운했다.“그렇게 가고 싶어요?”“여기는 제집이 아닌데 계속 있을 수는 없잖아요.”방유정은 그를 향해 입을 삐쭉거리자, 임지훈은 의아해했다.“왜 그래요?”“내가 뭐요?”방유정은 짜증을 냈다.“유정 씨는 정말 변덕이 많네요. 그걸 고쳐요. 남자들은 변덕이 많은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요.”방유정은 그의 말을 무시하고 바로 집안으로 걸어들어갔다.임지훈은 고개를 돌려 못에 있는 물고기들을 한 번 더 보고는 뒤따라 들어갔다. 방유정이 집에 들어서자, 그녀의 어머니가 그들을 부르러 가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딸만 보였기에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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