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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심재경은 발걸음을 멈추었지만, 돌아보지는 않았다.

“아무것도 묻지 마. 이슬이가 그러면 그런 거야. 아무튼 내가 이슬한테 미안할 짓을 했어.”

그가 말을 이렇게도 확고하게 하니, 송연아도 더는 어떤 말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럼 선배, 조심해서 가요.”

심재경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는 성큼성큼 걸어갔다.

송연아는 다시 일하러 갔다.

...

그 시각 송가네.

안이슬은 인제 그만 떠나려고 짐을 싸고 있었다.

한혜숙이 친절하게 도와줬다.

“만약 연아가 보고 싶으면, 여기가 네 집이라고 생각하고 언제든지 놀러 와. 어쨌든 방이 많은데, 내가 방 하나를 남겨 두면 되지 뭐. 잘 곳은 언제나 있어.”

안이슬을 버티게 할 수 있었던 강인함이 결국, 이 따뜻함 앞에서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그녀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아주머니,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하긴.”

한혜숙이 그녀의 손을 꼭 잡고는 토닥거렸다.

“너랑 연아는 자매처럼 정이 깊고 또 네가 연아한테 많은 도움을 줬으니까, 너도 연아와 같은 내 자식이야.”

한혜숙이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안이슬은 도저히 말을 하지 못했는데, 입만 열면 목이 메었다.

아무리 참아 보려고 해도 안 되었다.

그녀는 짐을 다 정리했고 한혜숙이 문 앞까지 배웅했다.

송예걸은 집에 두고 온 물건이 있어 가지러 왔다가 간단한 짐을 들고 나가는 안이슬을 보고는 눈이 번쩍 뜨였다.

“어디 가려고요?”

“청양시로 돌아가려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누나가 맛있는 거 사줄게.”

송예걸이 말했다.

“가지 말아요.”

안이슬은 그를 바라보았다.

“여기가 내 집도 아니고, 어떻게 계속 있겠어. 여기서 지내는 동안 챙겨줘서 고마워. 네가 나한테 잘해준 거 잊지 않을게, 나중에 기회가 되면 누나가 널 거두어 줄게.”

그녀는 농담으로 말했다.

“부디 네가 가출하지 말았으면 좋겠네.”

송예걸이 말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안 돼요?”

안이슬이 대답했다.

“난 여기에 충분히 오래 머물렀고, 아직 할 일도 남아 있어서 안 돼.”

송예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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