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호텔? 중심 거리에 있는 그 유명한 킹덤 호텔이요? 무려 오성급에 최소 소비가격만 해도 2천만 원이 넘는다는 그 호텔 말씀이세요?”킹덤 호텔이라는 말에 장소연이 흥분하며 물었다.“당연하지. 거기 말고 또 어디 다른 킹덤 호텔이 있겠니?”나봉희가 우쭐거리더니 감개무량하다는 듯이 말했다.“드디어 어르신께서 우리를 받아들이시려는 거야. 우리 집안 식구들까지 모두 모여서 밥을 먹자고 하시는구나. 예전에는 아무리 경사스러운 일이 생겼어도 절대 우리를 청하지 않았었는데!”“정말 다행이에요. 이제 박 씨 어르신께서도 천천히 우리 식구들을 받아들이시고 계시나 봐요!”장소연이 흥분하며 웃다가 갑자기 쑥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저기 어머니, 저도 함께 가도 괜찮을까요?”어머니라는 말에 나봉희가 몹시 들떠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럼 당연히 되지. 너는 내 아들의 여자친구니까 미래의 며늘아기와 다름이 없지. 함께 가서 밥을 먹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니까 걱정 말거라!”“정말이죠? 너무 좋아요!”장소연이 잠시 고민하더니 말을 이었다.“참, 아직 시간 좀 남지 않았나요? 해일아 나 옷 사줘. 예쁘게 꾸미고 내가 우리 해일이 기 좀 살려줘야지!”“알았어. 가자 소연아, 우린 옷 사러 가자!”박해일 천만 원을 손에 쥐고 장소연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어머니, 장소연을 데리고 가는 건 좀 아니지 않아요?”두 사람이 나간 후 박시율은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말을 꺼냈다.“아직 두 사람은 그저 사귀는 사이일 뿐이지 결혼도 하지 않았잖아요. 벌써 우리 가족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요?”“뭐가 아니야? 쟤들이 함께 있은 지가 이제 이삼 년은 다 되어가는데 결혼까지 너무 먼 일도 아니지.”하지만 나봉희는 당연하다는 듯이 답했다.“방금 소연이가 오성급 호텔로 간다는 소리에 얼마나 기뻐하던지 너도 보았잖니? 잘 보이려고 옷까지 사러 간다고 하잖아. 소연이는 얼굴도 예쁘게 생겼으니까 함께 가면 우리 가족 체면도 살려주는 거야. 그리고
“너 이 자식, 분명히 네 입으로 그렇게 말했어. 만약 그때가 되어서도 다 낫지 못하면 당장 이 집에서 나가야 할 거야!”나봉희가 도범의 멱살을 잡으며 말했다. 그녀 또한 흥분한 모습이었다.“어머님,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하루 이틀 정도만 지나면 곧바로 알 수 있을 겁니다!”도범이 씩 웃으며 말했다.“좋아. 내가 똑똑히 지켜보겠어!”나봉희는 도범에게 쏘아붙이고 현금이 담긴 마대자루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바로 자루를 들고 방으로 들어가 돈을 숨겼다.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박해일이 장소연을 데리고 돌아왔다. 그는 그녀에게 여러 벌의 옷을 사주었다. 옷을 잘 차려입은 그녀는 한눈에 보아도 예전보다 더욱 예뻐 보였다.서정도 어제 도범이 사준 옷으로 갈아입으니 더욱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물에 빠졌던 박시율의 옷은 어제 곧바로 씻어 말렸기에 오늘 다시 입을 수 있었다. 새로 산 드레스는 그녀의 몸에 착 달라붙어 아름다움을 더욱 극대화했다. 순간 곁에 있던 장소연이 볼품없이 느껴질 정도였다.“너무 예뻐요 언니, 정말 중주의 제일가는 미녀로서 손색이 없어요. 아이를 낳은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여태 이런 몸매를 유지하다니요. 절대 이미 결혼 한 여자로 보이지 않아요!”장소연이 앞으로 나서며 연신 박시율을 칭찬했다.“내가 어떻게 너희같이 어린 여자아이들과 비길 수 있겠니. 너희들이 훨씬 활력이 넘치지.”박시율은 그저 짧게 맞장구쳐줄 뿐이었다. 그녀는 장소연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자 너무 늦으면 안 되니까 이제 출발하자꾸나. 어르신을 기다리게 해서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되지.”나봉희가 시간을 확인하고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면서 재촉했다.그들은 집을 나서서 바로 택시를 잡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호텔 앞에 멈춰 섰다.강렬한 햇빛을 받아 번쩍이는 호텔은 한눈에 보아도 남다른 기세를 내뿜으며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겼다.“여기서 밥을 먹는 사람들은 모두 엄청난 부자나 그 이상의 귀인들이야. 우리 박 씨 가문도
“어어어? 이게 무슨 짓입니까? 도련님, 그걸 그리 찢어 버리시면 어쩝니까? 분명히 오늘 저랑 계약하기로 하시지 않으셨습니까?”그 모습을 본 박이성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박 씨 가문 사람들은 현재 자신이 계약서를 들고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설마 이렇게 엎어지는 건가?“사인은 뭔 사인!”왕호는 다시 소파에 털썩 주저앉더니 씩씩거리며 말했다.“어젯밤에 커피 한 잔도 마시지 못했어. 아무것도 못해보고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만 깎아내렸단 말이야. 내 가게도 지금 엉망진창이 되었는데 내가 지금 이 정도도 못하겠어?”“그럴 리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알겠습니다. 도범 그 자식이죠? 그 자식이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나, 감히 도련님 가게에서 행패를 부리다니!”“아니 이것도 말이 안 되는데? 도련님 밑에 사람들은요? 분명 엄청 많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계셨잖습니까? 설마 도범 그 자식 하나 상대하지 못할 리가 없잖습니까?”박이성이 숨을 들이켰다. 어젯밤 일로 왕호와 박시율이 맺어졌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이런 결과를 가져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그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박시율의 승낙마저 떨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변고가 생길 수 있었단 말인가?왕호는 어젯밤의 일을 떠올리고는 불같이 화를 냈다.“도범 그 자식이 아니야. 그 자식이 무슨 담과, 무슨 능력이 있어서 그런 일을 벌였겠어?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 용신애 그 빌어먹을 계집이 벌인 짓이야!”“설마 그 용신애요? 왜 그녀가 거기에 나타난 겁니까?”용신애라는 이름을 듣자 박이성이 또다시 기겁을 했다. 용 씨 가문, 수많은 세력들이 그 이름에 빌붙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무려 그 용 씨 가문이라니.“그게 말이야, 아주 공교롭게도 용신애가 마침 우리 가게를 지나치게 되었는데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어서 밥을 먹으러 들어온 거야. 그런데…”왕호가 설명을 마치고 체념한 듯이 말했다.“용신애 그년은 하루 종일 할 짓도
“그러게 말이에요. 샴페인도 다 준비되었어요. 이번에 어르신께서 무리 좀 하신 것 같은데요. 여기 한 테이블에 2억씩 들었다면서요? 엄청나게 화려하네요!”“박이성이 이번에야말로 자기 아버지 체면을 세워줬네요. 순 이윤만 6백억이라던데 이번 계약이 크긴 큰가 봐요!”박 씨 가문의 친척들이 의론이 분분했다. 곁에 있던 박준식 또한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그때 방 문이 열리더니 나봉회와 박영호가 박시율과 기타 가족들과 함께 안으로 들어섰다.“나봉희 담도 크네, 이 많은 사람들을 다 기다리게 하고 말이야!”들어서자마자 친척들 중 누군가가 비꼬는 말투로 일부러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봉희가 곧바로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어쩔 수 없었어요. 오는 길에 차가 좀 막혀서요.”박시연은 박시율이 어제 산 명품 브랜드 옷을 입고 온 것을 보고 비꼬며 말했다.“쯧쯧, 시율이 넌 정말 부끄러운 줄 모르는구나. 그 짝퉁을 정말로 입고 오다니. 나였으면 부끄러워서 입고 나올 생각조차도 못 했어. 쪽팔리지도 않아? 다른 사람이 알아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니?”그 말을 들은 나봉희가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서면서 반박했다.“시연이 너 말 막 하지 말거라. 이건 백 퍼센트 정품이야. 우리 집이 비록 조금 가난하긴 하지만 이 옷만큼은 틀림없는 정품이야!”“그래요? 조금 가난한 집에서 4천만 원씩 하는 옷을 마음대로 산다고요? 그걸 누가 믿어요? 그리고 그 옷은 한정판이라고요!”박시연이 바로 반박하며 말했다.“당신들 수준에서 그 가격의 옷을 사는 건 우리가 4억짜리 옷을 사 입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알겠어요?”“우리 수준에 살 수 없다니!”나봉희가 소리 질렀다.“이래봐도 도범이는 퇴역 군인이야. 국가를 위해 5년간 복무했고 이번에 오면서 상금도 두둑이 타왔어. 네가 뭘 모르나 본데 보통 일이 년 후에 돌아와도 몇천만은 탈 수 있어. 그런데 도범은 5년이나 복무했고 공까지 세웠으니까 상금 몇 억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도범이 진땀을 흘렸다. 오늘 현금을 많이 꺼내
박진천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가 도범을 향해 말했다.“도범이 자네 지금 내가 자네와 장난하는 거로 보이나?”“도범이 너 주작이 너무 심한 거 아니니? 감히 어르신의 물음에 거짓말로 답해?”“그러게 말이야. 너 지금 어르신을 만만하게 보고 그러는 거지? 잊지 마, 애초에 어르신이 너한테 2억 원을 빌려주지 않았더라면 지금 네 어머니는 살아서 네 곁에 있지도 않았어!”몇몇 친인척들이 곧장 맹렬한 기세로 도범에게 쏘아붙였다.“어르신, 제가 한 말에는 한치의 거짓도 없습니다. 참, 여러분들이 믿지 못한다고 하면 저로서도 어쩔 수 없죠.”도범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그는 단지 누가 박시율을 괴롭히는 것이 걱정되어 이 자리까지 함께 온 것이지 원래는 오고 싶지 않았다.“잠깐만, 이 계집애는 또 누구야?”박시연은 원래 박시율을 끝까지 걸고넘어질 생각이었다. 하지만 도범이 공을 세웠다고 하는 걸 보아 아마 그 드레스는 정품이 맞을 것이고 이로써 더 이상 해코지할 거리가 없었다.그리고 그녀는 곧바로 처음 보는 낯선 얼굴에 눈길을 돌렸다.“참 시연 누나, 내가 소개할게. 내 여자친구인 장소연이야. 만난 지는 꽤 되었고 이제 곧 결혼할 거야!”“마침 할아버지께서 가족들을 다 불러 식사 대접을 한다고 하니까 이번 기회에 인사드리러 같이 왔어!”박해일이 어색하게 미소 지었다. 그의 모습이 어딘가 우물쭈물해 보였다.“해일아 이건 좀 아니지 않니? 오늘은 우리 박 씨 가문 사람들끼리만 모이는 자리인데 외간 사람을 부르는 건 좀…”“도범이는 그래도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한 입장이지만 네가 데리고 온 애는…”박시연이 속으로 기뻐하며 곧바로 빈정거리며 말했다.“소연이는 외간 사람이 아니야. 이 아이는 이미 나를 어머니라고 부르고 있는걸. 이제 곧 우리 해일이와 결혼하게 될 아이야!”박시연이 장소연을 괴롭히려고 하는 모습을 본 나봉희가 급히 나서서 두둔했다.“됐어 됐어. 저 아이가 뭐 이런 곳에 와본 적이나 있겠어? 이 기회
박시율이 미간을 찌푸리며 지켜보다 결국 나서서 물었다.“그러게 말이야. 아버지 오늘 무슨 큰 경사라도 있어요? 샴페인까지 준비하고!”박영호 역시 의아한 표정이었다. 그도 왜 점심부터 이렇게 성대한 만찬을 준비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당연히 몹시 경사스러운 일이 있지. 이성이가 지금 어마어마한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계약이 얼마나 큰지 이성이가 말하기를 순이익만 6백억이 된다고 하더구나. 6백억은 자그마치 회사의 1년 이윤과 맞먹는 액수야!”어르신이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맞아. 우리 이성이가 드디어 이번에 빛을 본 거야. 이렇게 큰 계약을 다 따내다니!”박준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에 자랑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어디 회사와 계약한 거예요?”박시율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어딘가 미심쩍은 기분이었다.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기만 하는 그 자식이 갑자기 그렇게 큰 계약을 따냈다고?“왕 씨 가문이다. 지금 계약서에 사인받으러 갔다. 어젯밤 전화 통화로 이미 다 끝난 얘기라고 하더구나. 아마 이제 곧 도착할 거다!”어르신이 시간을 확인했다.“시율아, 사실 예전에 너도 꽤 잘 나갔었는데 아쉽게 되었구나. 만약 저 자만 아니었다면…”한 친척이 도범을 힐끗 바라보고 은근히 속내를 비췄다.“작은 아버지의 뜻은 알겠어요. 제가 선택한 길인걸요. 전 후회 없어요!”박시율이 씁쓸하게 미소 지었다.바로 그때, 또 한 번 방문이 열리더니 드디어 박이성이 도착했다.“이성이 돌아왔어요. 자 다들 박수!”곧바로 박준식이 높은 목소리로 외쳤다.순간 친인척들의 박수소리로 룸 안이 북적거렸다.“잘 왔어 이성아, 모두들 너만을 기다리고 있었어!”“맞아요. 이성 도련님, 어서 도련님이 따온 계약을 공포하세요. 샴페인도 다 준비되었어요!”몇몇 친척 사람들이 곧장 다가가서 아부의 말을 전했다.도범과 박시율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들은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 자리에 그들 가족을 부른 건 그저 박이성의 공적을 자랑하려고 하기 위함
“왕호 그 자식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어젯밤에 했던 약속을 오늘에 와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손바닥 뒤집듯이 엎어버리다니!”“그러게 말이야. 정말 너무 한거 아니야? 이렇게 큰 계약을 장난으로 삼아?”박 씨 가문 사람들은 하나같이 성을 내며 모든 잘못을 왕호한테 돌리고 있었다.박이성은 자신을 탓하는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한숨을 돌렸다.곁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도범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이번 일이 박이성의 말만 믿고 단정 지을 일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나봉희는 모처럼 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앞장서며 말했다.“이성이 너도 참, 우리 모두 네가 좋은 소식을 가지고 오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어. 네가 정말로 우리 박 씨 가문을 위해 6백억이나 되는 큰돈을 벌어올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헛물만 켰구나!”그 말을 들은 박이성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원래 그는 나봉희 일가 사람들을 불러 그들 앞에서 자신의 공적을 마음껏 뽐낼 작정이었다. 하지만 결국은 비웃음거리만 제공하게 된 꼴이었다.순간 박이성의 눈에 도범이 띄었다. 그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이번 계약이 성사하지 못한 것은 저의 실수입니다. 그 정도 신분을 가진 왕 씨 가문 도련님이 그렇게 변덕스러운 사람일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거든요.”박이성이 잠시 뜸을 들이다 은근히 도범을 겨냥하며 계속하여 말했다.“하지만 그래도 누구보다는 낫죠. 돌아와서 지금까지 제대로 된 직장도 못 찾았다죠? 사실 이런 사람은 직장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죠!”그 말에 박시연이 맞장구쳤다.“그러게 말이야. 군인들은 퇴역하고 나면 직업 찾기 쉽지 않다고 하던데. 아니면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서 배달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그녀의 말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의 눈에 비친 배달이라는 업종은 너무나 비천한 직업이었다.“참, 내가 아는 몇몇 퇴역 군인들은 돌아와서 적당한 직업을 못 찾으면 경비나 보디가드로 일한다고 하더라고. 하하 아니면 우리 회사에 경비원으로 들어오는 건
도범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가 퇴역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수많은 세력들이 암암리에 그에게 연락을 취해왔었다. 심지어 하나같이 어마어마한 액수를 제시하면서 그를 데려가려고 애를 썼지만 도범은 모든 제안을 거절했었다.때문에 박이성이 백만 원을 부르며 일자리를 제공해 주겠다고 그를 모욕한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 알았어 알았어. 네 말이 다 맞아. 넌 공까지 세웠으니까 국가에서 적지 않은 돈을 받았겠지. 하하 이제 보니 우리가 괜한 걱정을 했네!”박이성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도범은 그를 상대하기조차 귀찮았다. 그는 테이블에 놓인 샴페인을 보고 말했다.“어르신 연회를 계속 이어나가실 겁니까? 더 지체하면 음식이 다 식어버릴 겁니다.”박진천은 입술을 씰룩거렸다. 도범이가 눈치도 없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곳을 건드린 것이다. 비록 원래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것이 맞지만 이렇게 대놓고 말하는 건 일부러 그들의 체면을 깎아내리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당신 지금 이렇게 고급스러운 요리를 마주해본 적이 없어서 빨리 먹고 싶어서 이러는 거죠?”박시연이 도범을 노려보며 쏘아붙였다.“음식도 다 나왔는데 먹자꾸나. 다들 평소와 같이 회식이라 생각하고 자리에 앉거라!”박진천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그리고 박이성을 향해 말했다.“이성이 넌 명심하거라. 앞으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그 어떤 구두 약속도 소용이 없다. 협력 업체는 언제든지 말을 바꿀 수 있어 알겠니? 다음에는 절대로 확실하다는 말 같은 건 내뱉지 말거라!”박이성은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명심하겠습니다 할아버지. 어서 앉으세요!”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앉아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장소연은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고 있었다. 그녀는 원래 자신의 미모에 꽤 자신이 있었다. 이곳에 오면 박 씨 가문 사람들이 무조건 자신을 반갑게 맞아 줄 것이라고 자만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웬 여자에게 무시만 당하고 심지어 지금은 아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