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3화

Author: 마나이
last update Last Updated: 2023-01-01 19:00:01
도범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가 퇴역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수많은 세력들이 암암리에 그에게 연락을 취해왔었다. 심지어 하나같이 어마어마한 액수를 제시하면서 그를 데려가려고 애를 썼지만 도범은 모든 제안을 거절했었다.

때문에 박이성이 백만 원을 부르며 일자리를 제공해 주겠다고 그를 모욕한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 알았어 알았어. 네 말이 다 맞아. 넌 공까지 세웠으니까 국가에서 적지 않은 돈을 받았겠지. 하하 이제 보니 우리가 괜한 걱정을 했네!”

박이성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도범은 그를 상대하기조차 귀찮았다. 그는 테이블에 놓인 샴페인을 보고 말했다.

“어르신 연회를 계속 이어나가실 겁니까? 더 지체하면 음식이 다 식어버릴 겁니다.”

박진천은 입술을 씰룩거렸다. 도범이가 눈치도 없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곳을 건드린 것이다. 비록 원래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것이 맞지만 이렇게 대놓고 말하는 건 일부러 그들의 체면을 깎아내리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당신 지금 이렇게 고급스러운 요리를 마주해본 적이 없어서 빨리 먹고 싶어서 이러는 거죠?”

박시연이 도범을 노려보며 쏘아붙였다.

“음식도 다 나왔는데 먹자꾸나. 다들 평소와 같이 회식이라 생각하고 자리에 앉거라!”

박진천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그리고 박이성을 향해 말했다.

“이성이 넌 명심하거라. 앞으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그 어떤 구두 약속도 소용이 없다. 협력 업체는 언제든지 말을 바꿀 수 있어 알겠니? 다음에는 절대로 확실하다는 말 같은 건 내뱉지 말거라!”

박이성은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명심하겠습니다 할아버지. 어서 앉으세요!”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앉아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장소연은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고 있었다. 그녀는 원래 자신의 미모에 꽤 자신이 있었다. 이곳에 오면 박 씨 가문 사람들이 무조건 자신을 반갑게 맞아 줄 것이라고 자만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웬 여자에게 무시만 당하고 심지어 지금은 아무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54화

    첫 잔은 도범이 나라를 위해 싸워 온 것을 위하여, 두 번째 잔은 그와 박시율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 두 가지 모두 도범이 거절하기 어려운 말들이었다.또한 상대방은 연장자이기도 하니 도범이 이를 함부로 거절하기도 쉽지 않았다.결국 도범은 미소를 유지한 채 한 잔 또 한 잔 술잔을 비워낼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도범도 예기치 못했던 건 세 잔 정도 함께 마시고 그 연장자가 자리를 떠난 지 채 일 분이 안 되어 또 다른 남자가 술잔을 들고 다가오는 것이었다.도범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눈치챘다.평소에는 자신을 보는 척도 하지 않던 사람들이 이제 와서 주동적으로 술을 권하러 다가오다니. 명백히 누군가가 자신을 취하게 만들려고 꾸며낸 속셈이 분명했다.하지만 이런 시답잖은 속셈으로는 도범을 당해낼 수 없었다.5년간 전쟁터에서 생활하면서 그의 신체는 이미 극한으로 단련되어 있었다. 우연한 기회로 남들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갖고 있는 자신을 이곳 사람들이 술로 이기려 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연속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가와 술을 권했고 그때마다 도범은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상대했다. 그는 능청스럽게 인사말을 건네고는 주는 족족 통쾌하게 술잔을 비워나갔다.그가 와인을 여덟 잔 정도 연거푸 비워내자 곁에 있던 박시율은 몹시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녀는 도범이 자리에 앉자마자 그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기며 물었다.“적당히 마셔도 돼. 아니면 거절하지 그랬어. 그렇게 급하게 많이 마시다가 취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박시율이 낮은 목소리로 그를 일깨워주었다.순간 도범은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박시율이 이토록 자신을 관심해 주고 걱정해 줄 거라고 생각지 못했었다.이렇게 좋은 와이프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체면을 위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었기에 다른 사람은 아무도 그녀의 말을 듣지 못했다.“나 술 주량이 센 편이니니까 괜찮아 걱정하지 마. 그리고 당신도 보았다시피 술을 권하는 사

    Last Updated : 2023-01-01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55화

    도범이 머리를 저으며 술을 마다하는 모습을 본 박이성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가 이제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박이성은 서둘러 재촉했다.“괜찮아 괜찮아. 자 자 자, 오늘 분위기도 좋은데 세 잔 정도는 원샷 해야지!”“알았어.”도범은 곤란한 척 연기를 하며 천천히 술을 들이켰다.그는 이제까지 열잔은 족히 마셨다. 술을 권한 자들과 박이성 역시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른 상태였다.그들은 이제 곧 도범이 쓰러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자 자 자, 이렇게 모인 것도 오랜만인데 다 같이 한잔하시죠!”박이성이 또다시 술잔을 들고 연회장 내부의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그는 속으로 비웃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함께 잔을 든 상황에서 도범은 절대 피하지 못할 것이고 억지로라도 마셔야 했다.“그래 다들 잔을 들고 건배하자꾸나. 우리 하람 그룹이 승승장구해 나가기를 기원하며, 위하여!”박진천도 미소 지으며 거들었다.“위하여!”박이성이 쭉 잔을 비웠다.술잔을 내려놓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박이성은 또다시 몇몇 사람들에게 번갈아 가면서 도범에게 술을 권하라고 눈짓했다. 그는 도범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다짐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거절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상대하고 있는 도범은 이미 어느 정도 취해 보이기는 했지만 계속하여 한 잔 한 잔 쭉쭉 비워나가는 것이다.오히려 박이성의 지시대로 움직이던 연장자라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르며 말도 바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그중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장실로 달려가 토하기까지 했다.화가 난 박이성이 직접 나서서 도범과 술을 겨뤘다. 하지만 도리어 자신만 취하고 도범은 아직까지도 멀쩡해 보였다.“젠장, 저건 괴물이야 뭐야? 무슨 술이 저렇게 쎄?”얼큰하게 취한 남자가 박이성 곁으로 다가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전쟁터에서 살아 나온 사람들은 다들 신체도 좋고 술 주량이 세다고는 하던데 아무리 그래도 저건 너무한 거 아니야? 우리 몇 명이서 돌아가며 상

    Last Updated : 2023-01-02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56화

    “외부인이요? 하하 그러면 제가 꺼져드려야죠!”박이성의 말에 싸늘하게 얼어붙은 용신애가 곧바로 픽 웃으며 몸을 돌려 나가려고 했다.단번에 용신애의 정체를 알아차린 박진천이 숨을 들이켰다.그녀는 중주에서 제일가는 부잣집 딸이었다. 이곳 중주에서 용 씨 가문의 세력은 어마어마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들과 자그마한 연이라도 맺으려고 안간힘을 썼던가. 하지만 아무나 선택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박 씨 가문과 같이 자그마한 중소기업은 기를 쓰고 엮이려고 해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었다.그 가문의 딸인 용신애가 바로 지금 그들 앞에 서있었다. 그런데 어리석은 손자 녀석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그런 망언을 해버린 것이다.“용, 용 씨 가문 둘째 아가씨…”흥분한 박진천이 말까지 더듬으며 그녀를 불렀다.“이성이 너 이 자식 그게 무슨 헛소리야? 이분은 바로 그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란 말이다. 어서 사과하지 못해?”놀란 박준식 다급하게 박이성에게 호통쳤다.취기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던 박이성은 아버지의 말에 기겁하며 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그녀에게 달려가 손을 내밀었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것 참 당신이 바로 그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군요. 너무나 갑작스럽게 만나게 되어 미처 아가씨 일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아가씨와 같이 귀한 분을 여기서 뵙게 될 줄은…”박이성은 도무지 어떻게 사과를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무작정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하고 있었다.하지만 용신애는 그저 뒷짐만 지고 박이성의 말 따위는 무시하며 박진천을 바라보았다.“어르신께서는 저를 환영해 주시나요?”“그럼 당연히 환영하죠!”박진천이 다급하게 웨이터를 불렀다.“웨이터, 이쪽에 그릇과 젓가락 좀 세팅해 주게. 이리 와서 앉으세요 아가씨!”용신애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그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어요. 방금 친구들과 바로 옆에서 밥을 먹었거든요. 나가려다 마침 반가운 지인의 얼굴이 보여서 인사나 할 겸 들렀을 뿐이에요.”“어머 아가씨, 이렇게 여기서 또

    Last Updated : 2023-01-02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57화

    더욱 당황스러운 건 용신애가 깜짝 놀랐다는 듯이 입까지 막으며 덧붙이는 것이었다.“만약 정말로 와인 한 병을 원샷이라도 하면 제가 당신이 진심으로 뉘우친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죠.”박진천 역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용 씨 가문의 둘재 아가씨가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그대로 넘어갈 수도 없었다.만약 이 일로 마음 상한 그녀가 앙심이라도 품으면 앞으로 박 씨 가문은 중주에서 살아가기 바쁠 것이다.“이성이 너 뭐하고 서 있어? 빨리 성의 표시를 하지 않고!”박이성이 갈팡질팡하며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본 박진천이 그를 재촉했다.“알겠습니다. 아까는 정말로 제가 실례를 범했습니다. 사죄의 의미로 제가 이 와인을 다 비워 보이겠습니다.”박이성이 와인 한 병을 들고 병나발로 꿀꺽꿀꺽 소리를 내며 들이켰다.절반쯤 마셨을 때 한계에 이른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주먹을 꽉 쥐고 억지로 다 마셨다.그는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빌어먹을 도범 그 자식이 헛소리만 하지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다. 더욱 어이없는 건 그 제안을 용신애 저 계집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여기서 더욱 기가 막힌 건 어젯밤 자신의 계획을 망친 사람이 바로 저 용신애였다. 만약 그녀만 아니었다면 오늘의 계획은 따낸 당상이었고 이 연회는 자신의 능력을 한껏 뽐낼 수 있는 무대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결국에는 결과가…와인 한 병을 다 비운 박이성은 머리가 핑 돌았다. 그리고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하고 팔자걸음으로 몇 걸음 앞으로 걸어가더니 바닥에 쓰러져 토하기 시작했다.그 장면을 목격한 박진천의 표정이 구겨졌다. 그는 속으로 박이성의 술 주량이 형편없다고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토하더라도 용신애가 돌아 간 뒤에 토했어야지, 이 얼마나 추한 꼴을 보였는가. 이 일로 앞으로 두 집안의 협력 기회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었다.박이성은 미래에 박 씨 가문의 가주가 될 사람이기에 그의 이미지 실추에 대한 것도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참, 오늘 여기서 무슨 경사라도

    Last Updated : 2023-01-02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58화

    “뭐야? 저 자식 미친 거 아니야? 지금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를 협박하고 있는 거야?”“그러게 말이야. 저게 협박이 아니고 뭐야? 자기 와이프한테 직장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본인은 보디가드를 할 생각이 없다고? 어이가 없네. 누가 봤으면 보디가드가 되어달라고 빌기라도 하는 줄 알겠어!”“맙소사, 바보 아니야 저거?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로를 높게 사서 아가씨가 직접 자기 집 보디가드로 스카우트 제의를 한 건데, 저렇게 오만방자한 말을 내뱉다니! 그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도 못하는 직업인데!”“하하 여기서 관건은 심지어 아가씨가 도범 저 자식한테 직접 원하는 액수를 부르라고 했단 말이야. 그것만 해도 얼마나 저 자식을 우대해 주고 있는 건데!”적지 않은 박 씨 집안 친척들이 도범의 말에 놀라 수군거렸다.“젠장 만약 저 자식이 아가씨의 심기를 건드려서 용 씨 가문의 미움이라도 사면 어떡해? 나중에 그쪽에서 직접 우리 박 씨 가문을 책망하기라도 하면? 어쨌든 저 자식이 우리 박 씨 가문에 들어온 데릴사위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잖아!”친척들 중 누군가가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박진천이 화들짝 놀랐다. 그랬다. 그는 도범이 용 씨 가문과 척을 지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었다. 도범이 죽는다 해도 박 씨 가문 사람들은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그럼에도 그 자식이 박시율의 남자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다른 이들의 눈에 그는 명백한 이 집안에서 들인 데릴사위였다. 만약 그때가 되어 이 자식이 저지른 잘못을 박 씨 가문에 뒤집어 씌우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그가 다급하게 앞으로 나서며 용신애를 향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가씨, 저놈이 오늘 과음을 했어요. 방금 한 헛소리는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 아가씨의 마음은 고마워요. 그런데 저놈은 군에 있을 때도 그저 그럭저럭 나날만 보내는 부류였고 큰일을 해내지도 못해서 아마 아가씨 가문을 지키는 일은 어울리지 않을 거예요.”하지만 그들은 도범의 말에

    Last Updated : 2023-01-02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59화

    나봉희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그렇게 높은 월급을 제시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이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별장도 살 수 있을 것이다.“그건… 그건 좀 너무 높지 않나요?”박시율도 흥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너무 놀라 순간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그녀가 막 박 씨 가문에서 내쫓겼을 때에는 사방이 벽으로 막힌 곳에 갇혀버린 기분이었다. 아무리 일을 찾으려고 해도 퇴짜 맡기 일쑤였고 평범한 사무원으로 취직하려고 해도 누구 하나 그녀를 써주지 않았었다.그런데 지금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가 그녀에게 이렇게 달콤한 제안을 해준 것이다.게다가 무려 용 씨 가문에서 직접 그녀를 채용한 것이기에 아무리 박이성이라도 감히 함부로 손을 쓸 수도 없었다. 그것은 그가 닿을 수 없는 권한 밖의 일이었다.도범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용 씨 가문 사람들이 촉이 좋다는 것을 직감했다. 박시율에게 이렇게 좋은 일자리를 선물하는 건 아마 도범을 꾀어내기 위함이 틀림없었다.도범은 돈에 연연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아내가 그걸로 기뻐하고 안심한다면 그도 만족할 수 있었다.“당신 좋을 대로 해. 만약 싫으면 거절해도 되고. 우리가 돈이 부족한 건 아니니까!”도범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확실히 돈은 부족하지 않을 만큼 있었다. 그의 말 한마디면 중주 전체가 그의 것이 될 수도 있었다.단지 도범이 권력에 욕심이 없을 뿐이었다.박 씨 집안사람들은 그의 말에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돈이 부족하지 않다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박시율은 밖에서 폐지나 줍는 신세였는데 돈이 부족하지 않다니?“참나, 당신 너무 자만하는 거 아니에요? 그냥 자그마한 공하나 세워서 상금 몇 억 정도 탔을 뿐이잖아요? 그깟 푼돈으로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돈이 있다니? 그 정도로는 시 중심에 있는 방 세 개짜리 집도 못 사거든요!”박시연은 도범의 잘난 척을 도저히 못 봐주겠다는 듯이 곧바로 쏘아붙였다.“그러게 말이야. 저 자식 딸도 원래는 작년에 유치원에 갔어야 했는데 아직까지

    Last Updated : 2023-01-03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60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가씨, 감사의 의미로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박시율은 긴장하고 있었다. 한 달에 월급이 2억이라니, 이런 직장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대표직과도 맞먹을 금액이었다.“하하 천만에요. 우리 앞으로 잘 해 봐요!”용신애는 으스대지 않고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술잔에 와인을 부었다. 그리고 박시율이 든 잔과 가볍게 부딪히고 한 모금 마셨다.“도범 씨, 이제 와이프 분도 우리 쪽에서 일하기로 결정되었으니까 발뺌하시면 안 돼요. 원하시는 가격을 말씀해 보세요.”용신애의 얼굴에서 미소가 가실 줄 몰랐다. 그녀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도범을 스카우트하여 보디가드로 들인 걸 아버지가 알게 되면 엄청 좋아할 것이다.연회장 내부의 사람들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도범이 그렇게 무례하게 말했는데도 용신애는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아직까지도 도범을 자기 가문의 보디가드로 쓰지 못해 안달 난 것 같았다.도범이 쓰게 웃었다.“어쩔 수 없죠. 이러면 저도 수락할 수밖에 없겠네요!”여기까지 답한 도범은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월급은 적게 받아도 괜찮습니다. 제가 돈이 부족한 건 아니라서요. 하지만 출근 시간은 제 마음대로 정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제가 여유가 있을 때 출근하고 다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나가서 일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용신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건 더 이상 출근이라 할 수 없었다. 이건 돈을 주고 상전을 모시는 것과 다름이 없지 않은가?“도범이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너는 용 씨 가문의 보디가드로 들어가는 거야. 다른 사람 밑에서 일을 하는 거라고. 그러면 당연히 그곳만의 제도에 따라야 할 것 아니니. 어떻게 가고 싶을 때만 갈 수 있어?”나봉희는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어떻게 얻은 좋은 일자리인데 이 자식은 정말이지 너무나 제멋대로였다.거기다 월급은 적게 줘도 괜찮다니? 성취욕 따위는 완전히 없었다.역시 저 쓸

    Last Updated : 2023-01-03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61화

    세 명의 경호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안색이 보기 좋지는 않았다. 도범이 그들을 모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무슨 소리 하는 거야?”박시율이 도범을 다그치며 말했다. 용 씨 집안의 둘째 아가씨가 아무리 사람이 좋다고 해도 이렇게 빈번하게 상대방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40억의 월급을 받는 것도 모자라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용 씨 집안을 나갈 수 있게 해달라니? 용 씨 집안의 주인께서 이 소리를 들었다가는 당장 화를 내며 도범을 쫓아낼 것이 분명했다.“도범, 돈 생각에 미쳐버린 거예요? 월급을 적게 달라고 하겠다더니 그 소리가 한 달에 40억을 받겠다는 소리였어요? 경호원이 그렇게 많은 월급을 받는다는 소리는 또 처음 듣네!”옆에 있던 박시연이 도범을 비꼬며 말했다. 그녀는 도범이 일부러 용 씨 집안의 둘째 아가씨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용신애의 경호원들도 화를 내고 있었으니 이제 곧 용신애도 화를 내며 도범을 혼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용신애는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만약 도범이 정말 전쟁터에서 돌아온 준장이나 대장이라면 이 가격을 부르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할 것도 없었다.하지만 도범은 정말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맞을까?전쟁터의 강자들 사이에도 등급이라는 것이 존재했다.“죄송합니다, 아가씨, 도범이 방금 술을 많이 마셔서 취했나 보네요!”박 씨 어르신도 도범 때문에 놀라 앞으로 나섰다. 행여나 그의 행동이 박 씨 집안까지 말려들게 할까 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아가씨, 그러니까 도범 탓하지 마세요. 그리고 지금 시율이랑 결혼을 했지만 저희랑은 크게 왕래하지 않고 있습니다.”“네, 맞아요, 데릴사위일 뿐이니 사실은 바깥사람이나 다름없죠!”다른 박 씨 집안사람들도 얼른 나서서 해명했다. 행여나 용신애가 자신들을 탓할 까봐서였다.“제가 부른 가격 이미 충분히 낮은 건데, 평소 다른 사람이 저를 부를 때에는 200억부터 시작한다고요, 그런데 제가 지금 아가씨한테 40억을 제

    Last Updated : 2023-01-04

Latest chapter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73화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72화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71화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70화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9화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8화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7화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6화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5화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