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범이 머리를 저으며 술을 마다하는 모습을 본 박이성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가 이제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박이성은 서둘러 재촉했다.“괜찮아 괜찮아. 자 자 자, 오늘 분위기도 좋은데 세 잔 정도는 원샷 해야지!”“알았어.”도범은 곤란한 척 연기를 하며 천천히 술을 들이켰다.그는 이제까지 열잔은 족히 마셨다. 술을 권한 자들과 박이성 역시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른 상태였다.그들은 이제 곧 도범이 쓰러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자 자 자, 이렇게 모인 것도 오랜만인데 다 같이 한잔하시죠!”박이성이 또다시 술잔을 들고 연회장 내부의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그는 속으로 비웃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함께 잔을 든 상황에서 도범은 절대 피하지 못할 것이고 억지로라도 마셔야 했다.“그래 다들 잔을 들고 건배하자꾸나. 우리 하람 그룹이 승승장구해 나가기를 기원하며, 위하여!”박진천도 미소 지으며 거들었다.“위하여!”박이성이 쭉 잔을 비웠다.술잔을 내려놓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박이성은 또다시 몇몇 사람들에게 번갈아 가면서 도범에게 술을 권하라고 눈짓했다. 그는 도범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다짐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거절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상대하고 있는 도범은 이미 어느 정도 취해 보이기는 했지만 계속하여 한 잔 한 잔 쭉쭉 비워나가는 것이다.오히려 박이성의 지시대로 움직이던 연장자라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얼굴이 뻘겋게 달아오르며 말도 바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그중 두 사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장실로 달려가 토하기까지 했다.화가 난 박이성이 직접 나서서 도범과 술을 겨뤘다. 하지만 도리어 자신만 취하고 도범은 아직까지도 멀쩡해 보였다.“젠장, 저건 괴물이야 뭐야? 무슨 술이 저렇게 쎄?”얼큰하게 취한 남자가 박이성 곁으로 다가와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전쟁터에서 살아 나온 사람들은 다들 신체도 좋고 술 주량이 세다고는 하던데 아무리 그래도 저건 너무한 거 아니야? 우리 몇 명이서 돌아가며 상
“외부인이요? 하하 그러면 제가 꺼져드려야죠!”박이성의 말에 싸늘하게 얼어붙은 용신애가 곧바로 픽 웃으며 몸을 돌려 나가려고 했다.단번에 용신애의 정체를 알아차린 박진천이 숨을 들이켰다.그녀는 중주에서 제일가는 부잣집 딸이었다. 이곳 중주에서 용 씨 가문의 세력은 어마어마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들과 자그마한 연이라도 맺으려고 안간힘을 썼던가. 하지만 아무나 선택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박 씨 가문과 같이 자그마한 중소기업은 기를 쓰고 엮이려고 해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었다.그 가문의 딸인 용신애가 바로 지금 그들 앞에 서있었다. 그런데 어리석은 손자 녀석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그런 망언을 해버린 것이다.“용, 용 씨 가문 둘째 아가씨…”흥분한 박진천이 말까지 더듬으며 그녀를 불렀다.“이성이 너 이 자식 그게 무슨 헛소리야? 이분은 바로 그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란 말이다. 어서 사과하지 못해?”놀란 박준식 다급하게 박이성에게 호통쳤다.취기 때문에 머리가 어지러웠던 박이성은 아버지의 말에 기겁하며 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그녀에게 달려가 손을 내밀었다.“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것 참 당신이 바로 그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군요. 너무나 갑작스럽게 만나게 되어 미처 아가씨 일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아가씨와 같이 귀한 분을 여기서 뵙게 될 줄은…”박이성은 도무지 어떻게 사과를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무작정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하고 있었다.하지만 용신애는 그저 뒷짐만 지고 박이성의 말 따위는 무시하며 박진천을 바라보았다.“어르신께서는 저를 환영해 주시나요?”“그럼 당연히 환영하죠!”박진천이 다급하게 웨이터를 불렀다.“웨이터, 이쪽에 그릇과 젓가락 좀 세팅해 주게. 이리 와서 앉으세요 아가씨!”용신애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그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어요. 방금 친구들과 바로 옆에서 밥을 먹었거든요. 나가려다 마침 반가운 지인의 얼굴이 보여서 인사나 할 겸 들렀을 뿐이에요.”“어머 아가씨, 이렇게 여기서 또
더욱 당황스러운 건 용신애가 깜짝 놀랐다는 듯이 입까지 막으며 덧붙이는 것이었다.“만약 정말로 와인 한 병을 원샷이라도 하면 제가 당신이 진심으로 뉘우친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죠.”박진천 역시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용 씨 가문의 둘재 아가씨가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그대로 넘어갈 수도 없었다.만약 이 일로 마음 상한 그녀가 앙심이라도 품으면 앞으로 박 씨 가문은 중주에서 살아가기 바쁠 것이다.“이성이 너 뭐하고 서 있어? 빨리 성의 표시를 하지 않고!”박이성이 갈팡질팡하며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본 박진천이 그를 재촉했다.“알겠습니다. 아까는 정말로 제가 실례를 범했습니다. 사죄의 의미로 제가 이 와인을 다 비워 보이겠습니다.”박이성이 와인 한 병을 들고 병나발로 꿀꺽꿀꺽 소리를 내며 들이켰다.절반쯤 마셨을 때 한계에 이른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주먹을 꽉 쥐고 억지로 다 마셨다.그는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빌어먹을 도범 그 자식이 헛소리만 하지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다. 더욱 어이없는 건 그 제안을 용신애 저 계집이 받아들였다는 것이다.여기서 더욱 기가 막힌 건 어젯밤 자신의 계획을 망친 사람이 바로 저 용신애였다. 만약 그녀만 아니었다면 오늘의 계획은 따낸 당상이었고 이 연회는 자신의 능력을 한껏 뽐낼 수 있는 무대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결국에는 결과가…와인 한 병을 다 비운 박이성은 머리가 핑 돌았다. 그리고 더 이상 버텨내지 못하고 팔자걸음으로 몇 걸음 앞으로 걸어가더니 바닥에 쓰러져 토하기 시작했다.그 장면을 목격한 박진천의 표정이 구겨졌다. 그는 속으로 박이성의 술 주량이 형편없다고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토하더라도 용신애가 돌아 간 뒤에 토했어야지, 이 얼마나 추한 꼴을 보였는가. 이 일로 앞으로 두 집안의 협력 기회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었다.박이성은 미래에 박 씨 가문의 가주가 될 사람이기에 그의 이미지 실추에 대한 것도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참, 오늘 여기서 무슨 경사라도
“뭐야? 저 자식 미친 거 아니야? 지금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를 협박하고 있는 거야?”“그러게 말이야. 저게 협박이 아니고 뭐야? 자기 와이프한테 직장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본인은 보디가드를 할 생각이 없다고? 어이가 없네. 누가 봤으면 보디가드가 되어달라고 빌기라도 하는 줄 알겠어!”“맙소사, 바보 아니야 저거?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로를 높게 사서 아가씨가 직접 자기 집 보디가드로 스카우트 제의를 한 건데, 저렇게 오만방자한 말을 내뱉다니! 그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어도 못하는 직업인데!”“하하 여기서 관건은 심지어 아가씨가 도범 저 자식한테 직접 원하는 액수를 부르라고 했단 말이야. 그것만 해도 얼마나 저 자식을 우대해 주고 있는 건데!”적지 않은 박 씨 집안 친척들이 도범의 말에 놀라 수군거렸다.“젠장 만약 저 자식이 아가씨의 심기를 건드려서 용 씨 가문의 미움이라도 사면 어떡해? 나중에 그쪽에서 직접 우리 박 씨 가문을 책망하기라도 하면? 어쨌든 저 자식이 우리 박 씨 가문에 들어온 데릴사위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잖아!”친척들 중 누군가가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박진천이 화들짝 놀랐다. 그랬다. 그는 도범이 용 씨 가문과 척을 지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었다. 도범이 죽는다 해도 박 씨 가문 사람들은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그럼에도 그 자식이 박시율의 남자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다른 이들의 눈에 그는 명백한 이 집안에서 들인 데릴사위였다. 만약 그때가 되어 이 자식이 저지른 잘못을 박 씨 가문에 뒤집어 씌우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그가 다급하게 앞으로 나서며 용신애를 향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가씨, 저놈이 오늘 과음을 했어요. 방금 한 헛소리는 너무 마음에 두지 마세요. 아가씨의 마음은 고마워요. 그런데 저놈은 군에 있을 때도 그저 그럭저럭 나날만 보내는 부류였고 큰일을 해내지도 못해서 아마 아가씨 가문을 지키는 일은 어울리지 않을 거예요.”하지만 그들은 도범의 말에
나봉희 역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설마 그렇게 높은 월급을 제시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이대로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별장도 살 수 있을 것이다.“그건… 그건 좀 너무 높지 않나요?”박시율도 흥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너무 놀라 순간 그대로 얼어붙어 버렸다.그녀가 막 박 씨 가문에서 내쫓겼을 때에는 사방이 벽으로 막힌 곳에 갇혀버린 기분이었다. 아무리 일을 찾으려고 해도 퇴짜 맡기 일쑤였고 평범한 사무원으로 취직하려고 해도 누구 하나 그녀를 써주지 않았었다.그런데 지금 용 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가 그녀에게 이렇게 달콤한 제안을 해준 것이다.게다가 무려 용 씨 가문에서 직접 그녀를 채용한 것이기에 아무리 박이성이라도 감히 함부로 손을 쓸 수도 없었다. 그것은 그가 닿을 수 없는 권한 밖의 일이었다.도범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용 씨 가문 사람들이 촉이 좋다는 것을 직감했다. 박시율에게 이렇게 좋은 일자리를 선물하는 건 아마 도범을 꾀어내기 위함이 틀림없었다.도범은 돈에 연연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아내가 그걸로 기뻐하고 안심한다면 그도 만족할 수 있었다.“당신 좋을 대로 해. 만약 싫으면 거절해도 되고. 우리가 돈이 부족한 건 아니니까!”도범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확실히 돈은 부족하지 않을 만큼 있었다. 그의 말 한마디면 중주 전체가 그의 것이 될 수도 있었다.단지 도범이 권력에 욕심이 없을 뿐이었다.박 씨 집안사람들은 그의 말에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돈이 부족하지 않다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박시율은 밖에서 폐지나 줍는 신세였는데 돈이 부족하지 않다니?“참나, 당신 너무 자만하는 거 아니에요? 그냥 자그마한 공하나 세워서 상금 몇 억 정도 탔을 뿐이잖아요? 그깟 푼돈으로 부족하지 않을 정도의 돈이 있다니? 그 정도로는 시 중심에 있는 방 세 개짜리 집도 못 사거든요!”박시연은 도범의 잘난 척을 도저히 못 봐주겠다는 듯이 곧바로 쏘아붙였다.“그러게 말이야. 저 자식 딸도 원래는 작년에 유치원에 갔어야 했는데 아직까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가씨, 감사의 의미로 제가 한잔 올리겠습니다!”박시율은 긴장하고 있었다. 한 달에 월급이 2억이라니, 이런 직장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대표직과도 맞먹을 금액이었다.“하하 천만에요. 우리 앞으로 잘 해 봐요!”용신애는 으스대지 않고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술잔에 와인을 부었다. 그리고 박시율이 든 잔과 가볍게 부딪히고 한 모금 마셨다.“도범 씨, 이제 와이프 분도 우리 쪽에서 일하기로 결정되었으니까 발뺌하시면 안 돼요. 원하시는 가격을 말씀해 보세요.”용신애의 얼굴에서 미소가 가실 줄 몰랐다. 그녀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도범을 스카우트하여 보디가드로 들인 걸 아버지가 알게 되면 엄청 좋아할 것이다.연회장 내부의 사람들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도범이 그렇게 무례하게 말했는데도 용신애는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아직까지도 도범을 자기 가문의 보디가드로 쓰지 못해 안달 난 것 같았다.도범이 쓰게 웃었다.“어쩔 수 없죠. 이러면 저도 수락할 수밖에 없겠네요!”여기까지 답한 도범은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조건이 있습니다. 월급은 적게 받아도 괜찮습니다. 제가 돈이 부족한 건 아니라서요. 하지만 출근 시간은 제 마음대로 정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제가 여유가 있을 때 출근하고 다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나가서 일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용신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건 더 이상 출근이라 할 수 없었다. 이건 돈을 주고 상전을 모시는 것과 다름이 없지 않은가?“도범이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너는 용 씨 가문의 보디가드로 들어가는 거야. 다른 사람 밑에서 일을 하는 거라고. 그러면 당연히 그곳만의 제도에 따라야 할 것 아니니. 어떻게 가고 싶을 때만 갈 수 있어?”나봉희는 화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어떻게 얻은 좋은 일자리인데 이 자식은 정말이지 너무나 제멋대로였다.거기다 월급은 적게 줘도 괜찮다니? 성취욕 따위는 완전히 없었다.역시 저 쓸
세 명의 경호원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안색이 보기 좋지는 않았다. 도범이 그들을 모욕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무슨 소리 하는 거야?”박시율이 도범을 다그치며 말했다. 용 씨 집안의 둘째 아가씨가 아무리 사람이 좋다고 해도 이렇게 빈번하게 상대방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40억의 월급을 받는 것도 모자라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용 씨 집안을 나갈 수 있게 해달라니? 용 씨 집안의 주인께서 이 소리를 들었다가는 당장 화를 내며 도범을 쫓아낼 것이 분명했다.“도범, 돈 생각에 미쳐버린 거예요? 월급을 적게 달라고 하겠다더니 그 소리가 한 달에 40억을 받겠다는 소리였어요? 경호원이 그렇게 많은 월급을 받는다는 소리는 또 처음 듣네!”옆에 있던 박시연이 도범을 비꼬며 말했다. 그녀는 도범이 일부러 용 씨 집안의 둘째 아가씨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용신애의 경호원들도 화를 내고 있었으니 이제 곧 용신애도 화를 내며 도범을 혼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용신애는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만약 도범이 정말 전쟁터에서 돌아온 준장이나 대장이라면 이 가격을 부르는 것에 대해 뭐라고 할 것도 없었다.하지만 도범은 정말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맞을까?전쟁터의 강자들 사이에도 등급이라는 것이 존재했다.“죄송합니다, 아가씨, 도범이 방금 술을 많이 마셔서 취했나 보네요!”박 씨 어르신도 도범 때문에 놀라 앞으로 나섰다. 행여나 그의 행동이 박 씨 집안까지 말려들게 할까 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아가씨, 그러니까 도범 탓하지 마세요. 그리고 지금 시율이랑 결혼을 했지만 저희랑은 크게 왕래하지 않고 있습니다.”“네, 맞아요, 데릴사위일 뿐이니 사실은 바깥사람이나 다름없죠!”다른 박 씨 집안사람들도 얼른 나서서 해명했다. 행여나 용신애가 자신들을 탓할 까봐서였다.“제가 부른 가격 이미 충분히 낮은 건데, 평소 다른 사람이 저를 부를 때에는 200억부터 시작한다고요, 그런데 제가 지금 아가씨한테 40억을 제
도범의 말을 들은 경호원들은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 그들은 도범이 분명 일부러 자신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바보도 아니고. 저 사람의 능력을 믿는다, 전쟁터에서 5년을 있었으니 그만한 실력이 있는 자일 거다!”용신애는 전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이렇게 높은 가격의 월급을 주는 것이라고 말을 할 수 없었기에 듣기 좋은 말로 설명했다.“맞습니다, 역시 아가씨 안목은 훌륭하십니다!”나봉희가 속으로 기뻐하며 말했다. 도범이 한 달에 40억을 받을 수 있다면 일 년이면 480억을 벌 수 있었다. 도범이 이 일을 평생 할 수만 있다면, 그녀는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흥분되었다.“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형부가 절대 실망시키지 않을 거예요!”박해일도 흥분해서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형부?”도범이 고개를 돌리고 박해일을 바라봤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박해일은 도범을 때리겠다고 성화를 부렸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에게 형부라고 부르고 있었다.도범의 말을 들은 박해일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제 누나의 남편이니 당연히 제 형부 아니겠습니까?”“그렇지, 당연히 네 형부지!”나봉희가 신이 나서 말했다.“사위, 나는 자네 능력을 믿어, 앞으로 용 씨 집안에서 일 열심히 해서 큰일을 해내야지.”나봉희의 사위 소리를 들으며 도범은 너무 갑작스럽다는 생각을 했다.“어머니, 제가 20억을 내놓기 전까지 제 신분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도범이 일부러 그 얘기를 꺼냈다.그 말을 들은 나봉희가 순식간에 얼굴을 붉히더니 다급하게 말했다.“자네 월급이 지금 40억이 되는데 그 20억도 못 주겠나?”“아가씨, 진심이십니까?”박 씨 어르신도 놀라 물었다. 물론 도범이 전쟁터에서 5년 동안 몸을 담갔던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세월을 낭비했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40억의 월급을 주겠다고 하다니, 그것도 한낱 경호원에게!“저 용신애 한 입으로 두말하는 사람 아닙니다, 그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