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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태연아, 수호 씨 어젯밤 나 도와주고 돌아가려 했는데 집에 들어가지 못해 내가 하룻밤 있으라고 했어. 그러니까 오해하지 마.”

“난 오해하지 않았는데 왜 설명해?”

형수가 웃으며 말하자 애교 누나는 찔린 듯 얼굴을 붉혔다.

형수도 애교 누나를 너무 놀리면 안 된다는 걸 알기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식사는 됐어. 수호 씨, 여기서 이미 먹기 시작했으니 마저 먹고 와요. 애교야, 이따 식사 다하고 우리 쇼핑 가자. 점심은 밖에서 먹고. 우리 남편이 오늘 점심 사주겠다고 뭐 먹고 싶은지 생각해 두래.”

“아, 알았어.”

애교 누나는 온 신경이 다른 데 팔린 듯 멍하니 대답했다.

말을 마친 형수가 허리를 흔들며 떠나자 애교 누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처럼 잔뜩 긴장한 애교 누나를 보니 왠지 웃음이 나고 귀여웠다.

분명 아무 일도 없었는데 이렇게 부끄러워하다니.

지금 이런 시대에 이렇게 단순한 여자가 아직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심지어 내가 살던 시골의 여자애들도 요즘에는 야릇한 방송을 하는데 말이다.

나는 애교 누나와 다시 식탁 앞에 앉았다.

“애교 누나,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요. 우선 밥부터 먹어요. 배가 불러야 쇼핑할 힘도 생기죠.”

“그래요.”

애교 누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식사가 끝나자 나는 자발적으로 설거지를 하겠다고 나섰다.

“누나는 가서 화장해요. 여자들은 밖에 나가기 전 준비 오래 하잖아요.”

심지어 다정하게 누나를 배려해 줬다.

이건 내가 매너 있는 척 굴려는 게 아니라 현실을 아는 거다.

나는 애교 누나가 예쁘게 치장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내 눈도 따라서 호강하니까.

사람을 좋아하면 꽃을 가꾸는 것처럼 정성을 쏟아 부어야 한다.

정성껏 가꿀수록 예쁘게 만개할 테니까.

“수호 씨, 어떤 옷이 예쁜 것 같아요?”

애교 누나는 선택 장애가 있는지 한참 동안 고르다가 끝내 나한테 의견을 물었다.

내가 보기에 두 벌 다 비슷한데 말이다. 주요하게 애교 누나는 몸매가 예뻐 뭘 입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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