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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수호야, 소개할게. 이분은 왕 사장님이셔. 나와 네 형수의 친구이자 애교 씨 남편.”

형은 웃으며 나에게 소개해 주더니 말을 이었다.

“수호야, 정민 형은 처음이지? 얼른 술 따라 봐.”

나는 불편했지만 분위기를 망칠 수 없었기에 술병을 들고 왕정민의 잔에 술을 부었다.

“정민 형님, 한 잔 올리겠습니다.”

왕정민은 내 술을 받으며 무뚝뚝하게 말했다.

“형과 형수한테서 들었는데 한의학을 전공했던 수재였다면서? 강북 한의원에서 인턴으로 일할 생각 있나?”

그건 당연한 거였다.

강북 한의원은 강북에 있는 유일한 한의원이니.

아마 한의학을 전공한 학생이라면 모두 그곳에 인턴으로 들어가는 게 꿈일 거다.

내가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왕정민이 말했다.

“내가 도와주지.”

그 말에 형이 옆에서 다급히 말했다.

“수호야, 얼른 정민 형한테 고맙다고 인사하지 않고 뭐해?”

“고마워요, 정민 형.”

왕정민은 웃으며 내가 따른 술을 마셨다.

그때 애교 누나가 옆에서 물었다.

“그런데 자기, 왜 여기 있는지 아직 대답하지 않았잖아.”

“이 근처에 미팅하러 왔다가 동성한테 여기서 식사한다는 소리를 들었거든. 그래서 와 봤어. 그런데 이따가 가봐야 해. 여보, 미안해. 오늘도 같이 있어 줄 수 없어.”

애교 누나의 얼굴에는 이내 실망감이 드리웠다.

“뭐? 같이 식사할 시간도 없어?”

“내가 싫어서 가려는 게 아니라 일이 너무 바빠. 당신도 알잖아. 우리 회사 요즘 상승 단계에 있는 거. 내가 직접 나서야 할 일이 너무 많아. 하지만 하나는 약속할게. 이번 일 끝내면 돌아가서 당신 곁에 있어 줄게.”

왕정민이 여자를 달래는 데에는 참 도가 튼 것 같았다.

말 몇 마디로 애교 누나를 기쁘게 하다니.

그런 면에서 이 남자가 참 존경스러웠다.

나는 이런 능력이 없는데 말이다.

매번 여자들과 대화하는 것도 조심조심.

‘하, 이렇게 비교하니 짜증 나네.’

내가 속으로 감탄하고 있을 때 형수가 발로 나를 찼다.

그게 무슨 뜻인지 몰라 형수를 봤더니 눈빛으로 나한테 뭔가 말하려는 것 같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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