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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어떨 땐 말이야. 결혼 생활이 너무 평온하고 너무 행복해도 좋은 일은 아니야. 마치 오랫동안 꿀단지에 담겨 있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행복감이 사라지거든.”

“사람은 말이야. 너무 좋은 것만 먹어도 안 돼. 많이 먹으면 질리게 돼 있거든. 가끔은 인스턴트도 먹어줘야 해.”

‘그래서 밖에서 찾은 사람들이 인스턴트라는 건가?’

남주 누나가 말한 말들 머리로는 이해가 되나 받아들일 순 없었다.

“그럼 누나 남편은요? 남편 생각은 안 해요?”

남주 누나는 길게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난 우리 남편도 밖에서 다른 여자 좀 만났으면 좋겠는데, 그러지 않는 거 뭐 어떡해! 너 그거 알아? 난 심지어 어린 여자애를 찾아서 남편을 꼬시라고도 했었어. 그런데 우리 남편이 전혀 반응이 없더라고. 우리 남편이 정상적인 남자가 맞는지 의심까지 들더라니까.”

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남주 누나의 말만 들어서는 누나의 남편은 세상에 둘도 없는 좋은 남자다.

그런데 왜 남주 누나한테서 정상적인 남자가 맞는가 하는 의심을 받아야 할까?

‘그래서 세상에 완벽한 짝은 없다고 하나 보다.’

애교 누나는 안정적인 관계를 원하고 평온하게 살아갈 남편을 원했지만 왕정민 같은 쓰레기를 만났다.

남주 누나 남편은 평온하게 살아갈 사람이지만 남주 누나는 또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이 둘을 서로 바꿀 수 있다면 상황이 좀 좋아지지 않았을까?’

“시간은 금이야. 푸들, 얼른 따라와.”

남주 누나는 나의 옷깃을 잡고 방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난 뒷걸음을 쳤다.

“누나, 좀만 생각할 시간을 줘요.”

“생각하긴 뭘 생각해. 내가 이렇게까지 차려입었는데, 뭔 생각할 시간을 달라는 거야. 아까는 안달 나 하더니. 그리고 잊지 마, 저번에 나한테 한 약속.”

난 저번에 애교 누나 집 욕실에서 누나한테 했던 약속이 생각났다.

다음엔 내가 입으로 누나 해줄 거라고 했던 약속 말이다.

그때는 욕구에 눈이 멀어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좀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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