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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생각해 봐. 만약 내가 네 형수한테 아이를 못 낳는다고, 우리는 앞으로 아이가 없을 거라고 솔직히 말하면 네 형수 심정이 어떻겠어?”

“하지만 내가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잠시 힘에 부치는 거라고, 치료만 잘 받으면 나을 수 있다고 하면 네 형수 심정이 어떻겠어?”

“전자는 절망이야. 하지만 후자는 그나마 희망이라도 품을 수 있잖아. 한 사람이 무슨 일을 정말 하고 싶을 때 희망도 없다면 어떻게 견지하겠어?”

형의 말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는 걸 나도 인정한다, 그렇다고 형의 관점을 동의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이렇게 형수를 속이는 건 아니지. 이러는 게 왕정민이랑 뭐가 달라?”

나는 화가 나서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자기 생각만 하고 형수 생각은 안 하지?’

‘이건 형수한테 너무 불공평하잖아.’

형은 피식 웃으며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수호야, 넌 아직 너무 어려. 왕정민이 그러는 건 자기 이익 때문이지만, 내가 이러는 건 우리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야.”

“내가 네 형수를 마음에 두고 있으니 진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거고, 이혼하고 싶지 않은 거야. 그러니까 형 한 번만 도와주라. 응?”

형은 애원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 눈빛을 보니 너무 곤란하고 고민되었다.

정말이지 이 일은 너무 터무니없는 일이니까.

“네 형수 이제 곧 나올 거야. 믿지 못하겠으면 네가 한 번 찔러 봐. 애가 없으면 네 형수가 어떤 반응일지.”

형이 또다시 나를 설득했다.

그때, 형수가 마침 안방에서 나왔다.

형수는 내가 올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목욕 타월 한 장만 걸치고 있었다.

풍만하고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수호 씨, 언제 돌아왔어요?”

형수는 나를 보고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웃으며 인사했다.

하지만 나는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대답했다.

“아까 금방요.”

그때 형이 은근히 팔꿈치로 나를 쿡쿡 찌르며 부추기는 바람에 나는 결국 큰마음 먹고 농담하듯 말을 꺼냈다.

“형수, 만약 형이랑 애가 없으면 어떨 것 같아요?”

“그런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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