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711화

탕양과 서일은 명월암 밖으로 나와 도둑의 흔적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

서일은 바닥에 찍힌 발자국부터 시작해서 도망갔을 경로까지 자세하게 둘러보았다.

“도둑놈 말입니다. 암자까지 와서 소란을 피우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모양입니다. 제가 반드시 그놈을 잡아서 경조부로 끌고 가겠습니다.”서일이 말했다.

“일단 찾고 나서 그 후의 일은 나중에 얘기하자.” 탕양이 말했다.

“탕어른, 그런데 저 노부인께서는 도대체 어떤 사람입니까? 탕어른께서도 깍듯하게 대하시는 걸 보니 궁금해졌습니다.”

“어른을 공경하는 건 기본 아니야?”탕양이 웃으며 말했다.

“아 그렇긴 합니다만……”

서일은 잠시 침묵하다가 탕양을 보고 말했다.

“탕어른 저는 도대체 명월암에서 뭘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왕비께서 불교를 믿기 시작하신 겁니까?”

“다 생각이 있으시겠지.” 탕양도 처음에는 서일처럼 왕비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암자에 와서 노부인의 목숨을 구하는 것을 보고 탕양은 금세 상황을 파악했다.

아마 도둑은 태상황의 명을 받고 배치된 것이고 왕비가 도착하기 직전에 사건을 벌임으로 개연성을 더했다. 탕양은 빙그레 웃으며 왕비가 이 일을 알면 태상황을 꼬리가 아홉 개나 달린 늙은 여우라고 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그는 자신도 모르게 안심이 되었다.

태상황이 노부인이 암자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가 이 일을 줄곧 주시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사람을 시켜 호씨 집안의 일거수일투족을 꿰뚫고 있다는 것이다.

탕양은 원경릉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모든 사실을 간파했다.

‘태상황이 바로 초왕비에게 노부인을 구하게끔 판을 짠 것이다.’

*

원경릉은 방금 만난 노부인이 진북후(鎮北侯)와 관련이 있거나, 어쩌면 진북후의 모친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희상궁에게 묻자 희상궁이 고개를 저으며 “진북후의 모친을 만나뵐 기회가 없어 저분인지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노부인의 성씨가 심씨라고 했는데……” 사식이는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조모께서 말씀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