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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16화

우문호는 말없이 손으로 이마를 닦았다. 그는 난감한 표정으로 난로를 힐끗 보았다. 난로 안에 불이 어찌나 활활 타오르는지 그 모습이 우문호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왕야, 도대체 왕비 뱃속에 아이가 몇이라는 겁니까?” 사식이가 물었다.

우문호는 손을 저으며 “재촉하지 마라. 본왕이 지금 듣고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잘 들어봐.”원경릉은 의자에 머리를 가볍게 대고 한숨을 쉬었다.

우문호는 스스로 청진기를 움직이며 숨까지 참으며 소리에 집중했다.

“왕야, 도대체 하나입니까? 둘입니까?” 원용의도 참지 못하고 우문호를 재촉했다.

우문호는 뻘뻘 땀을 흘리며 손가락을 들었다.

“셋!”

“셋이요?” 원경릉을 제외한 방 안의 모든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에 문밖의 탕양과 서일도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우문호가 휘청거리더니 바닥에 쓰러지며 큰 소리가 났다.

“왕야!”서일과 탕양이 깜짝 놀라 기절한 우문호에게 달려갔다. 그들은 우문호를 일으켜 그의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잠시 후 우문호가 휘청거리며 일어나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정신을 차린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 태상황님께서 비취를 세 개 주셨지? 설마…… 당장 그거 돌려드려야겠다!”

“왕야, 일단 진정하세요! 잘 생각해보면 좋은 일입니다!”탕양이 우문호를 끌어당겼다.

우문호는 탕양의 말에 화가 났다. 그는 몸이 떨리고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방방 뛰었다.

“이게 어떻게 좋은 일이란 말이야? 한 번에 셋을 임신하다니 이게 말이나 되느냐? 탕양은 셋을 낳은 여자를 본 적이 있느냐? 쌍둥이도 위험한데 세 쌍둥이라니! 자칫 잘 못하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그걸 알고도 좋은 일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냐?”

희상궁이 황급히 우문호를 잡아당기며 “왕야, 진정하시지요. 왕비께서 놀라십니다!”라고 말했다.

우문호는 희상궁의 말에 고개를 돌려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원경릉은 날뛰는 우문호를 보자 덜컥 겁이난 듯 눈시울이 붉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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