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고! 못났다 못났어!”우문호는 태상황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상황의 종아리를 꽉 껴안고 미동도 하지 않았다.“맘대로 하라고 했지? 지금 놓지 않으면 두 손을 확 잘라버릴 것이야!”태상황이 화를 냈다.“그 말씀 손자는 믿지 않습니다.”그러자 태상황이 금군을 바라보며 “그래? 여봐라! 이 놈의 양손을 잘라버리거라!”라고 말했다.금군의 번쩍이는 긴 칼이 우문호 귓가를 스치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칼의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눈 깜짝 할 새 칼이 바닥에 꽂혔다.우문호는 눈꺼풀 하나 깜박이지 않고 칼이 자신의 두 손을 배길 기다렸다.긴 칼이 마루에 떨어지니‘쾅’하는 소리와 함께 칼날이 부서져 불꽃처럼 사방으로 튀었다.“으악……!”태상황이 부서진 칼날이 눈에 들어간지도 모르고 눈을 비비자 눈이 따가워 눈물이 줄줄 흘렀다.그 모습을 보고 금군들이 놀라 칼을 버리고 태상황 앞에 무릎을 꿇었다.상선이 태상황의 눈을 벌리고 눈을 후후 불었다.“빨리 황제를 불러오시게!”상선이 남아있던 금군을 보고 소리쳤다.우문호는 상선의 말을 듣고 대들보에 올라타 엎드렸다.*명원제가 왔을 때도 우문호는 대들보 위에 올라가 내려오려 하지 않았다.태상황은 위쪽을 가리키며 시퍼런 얼굴로 명원제에게 말했다.“저 자식을 빨리 궁에서 내쫓거라! 짐은 저놈을 보고 싶지 않다!”명원제가 태상황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대들보 사이에 엎드려 있는 우문호가 보였다.“저…… 저놈이! 썩 꺼지지 못 할까!”명원제를 보고 우문호가 대들보 위에 일어서더니 무릎을 꿇었다.“소자, 부황께 문안을 드립니다.”“왜 이 난리를 피우는 거야!”명원제가 분노했다.“소자, 왕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건곤전에 남아 황조부를 돌보려고 했을 뿐입니다. 부황께서 부디 소자의 효심을 헤아려주십시오.”명원제는 대들보에 올라간 우문호를 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고 그 때문에 뒷목이 시큰거렸다.“네가 내려오지 않는 다면 내가 너의 죄를 직접 다스릴 것이야!”“소자가 황조부를 돌보려고 한 건데
명원제는 우문호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버럭 화를 냈다.“왜 아직도 멍하니 서있어? 꺼지거라!”“소자 황조부께 사죄를 드리고 가야겠습니다.”우문호는 반짝이는 눈동자로 명원제를 바라보았다.명원제는 우문호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태상황에게 예의를 차려 인사를 하고 물러섰다.“아버님 살펴 가십시오!” 우문호가 명원제의 뒤에 대고 소리쳤다.명원제는 아들의 외침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건곤전 밖으로 나갔다. 그의 그림자가 사라지자 우문호는 태상황 앞에 무릎을 꿇고 “황조부께서 원경릉을 도와주시지 않으면 누가 원경릉을 도와주겠습니까?” 라고 말했다.“일단 돌아가거라. 짐도 다 생각이 있다.” 태상황이 담담하게 말했다.“예! 그럼 손자 물러가겠습니다.” 우문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가봐라.”그 시각 탕양은 궁 밖에서 우문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문호가 궁 밖으로 나오는 것을 본 탕양은 그제야 안도했다.“왕야! 희상궁께서 오늘 왕부로 왕야의 상황을 물으러 오셨습니다. 왕비께서 왕야를 찾으시나 봅니다.”“몇 시에?”우문호가 물었다.“한 시간 전인 것 같아요.”“그래? 빨리 가야겠다. 지체할 시간이 없어!”우문호가 흰자를 번뜩였다.“왕야, 도대체 무슨 생각이십니까? 왕비께서 왕부로 돌아오실 수 있습니까?”“당분간은 돌아올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매일 30분씩 원경릉을 볼 수 있다. 만약 왕비가 돌아온다면 진북후(鎮北侯)의 일을 분석하신 것 같으나 황조부는 이미 마음을 정하신 것 같다.”“그럼 이 문제는 해결된 겁니까?”탕양이 물었다.우문호는 말에 올라타기 전에 마음을 가다듬고 고개를 저으며 탕양을 보았다.“아니, 부황께서 아직 확답을 주지 않으셨으니…… 황조부께서는 부황의 뜻을 뒤집지는 않으실 거야.”태상황이 이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안 탕양은 마음이 놓였다.우문호는 어제저녁에 왕부로 돌아가지 않고 냉정언을 찾아가 상황을 알아보았고, 거기다가 왕비의 말을 곱씹으니 어찌 된 일인지 대충 알 것 같았다.우문호와 탕
황씨가 정후의 옆에서 원경릉에 대해 떠들어대자 정후의 불안한 마음이 황씨 때문에 더 혼란스러웠다.“체면이 그렇게 중요하느냐? 목숨을 부지하는 것만 해도 다행인 줄 아시게!”정후가 소리를 질렀다.황씨는 평소 남편을 하늘처럼 여겼기에 정후의 진노에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정후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머리가 복잡해졌다.“밖에 나가서 바람 좀 쐬야겠어.”정후가 일어섰다.황씨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고개를 들어 날카로운 소리로 “어딜 가십니까? 어젯밤도 그렇고 지금도 또 어딜 가십니까?”라고 물었다.“당신 그 누런 얼굴이 보기 싫어 그래!” 정후는 황씨를 뒤로하고 밖으로 나왔다.황씨는 정후가 딸 때문에 화가 나서 엄한 자신에게 화풀이한다는 생각에 딸에 대한 원망이 생겼다. 그녀는 가만히 앉아있다간 미쳐버릴 것 같아 나인과 함께 원경릉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희상궁이 돌아와 원경릉에게 우문호가 어젯밤에 건곤전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원경릉은 숨을 크게 내쉬며 안도했다. 만아는 원경릉이 먹을 탕을 끓이다가 황씨가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경릉은 원주의 모친인 황씨에게 별 다른 감정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성격으로 자녀들보다는 자신의 이익이 더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황씨는 원경릉이 머무는 곳에 오자마자 탕을 마시려는 원경릉을 보고 화가 치밀었다.“너는 그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태평하게 그러고 있어?”그녀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 앉았다.사식이는 황씨의 언행에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원경릉의 모친이기에 주먹을 꽉 쥐고 참았다.그러나 희상궁은 달랐다.“부인, 왕비께서는 저녁을 아직 드시지 않았기에 지금 드시는 겁니다. 어찌 왕비님께 그런 말을 하시는 겁니까?”황씨는 희상궁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발을 동동 구르며 울기 시작했다.“아이고 내 팔자야…… 초왕부로 시집을 보내면 나도 호사를 누리고 살 줄 알았지! 근데 고작 일 년 살고 애까지 딸려서 쫓겨나다니! 네 아버
사식이는 참고 참다가 원경릉의 말을 듣고 벌떡 일어나 “부인, 왕비께서 쉬셔야 하니 이만 돌아가십시오.”라고 말했다.황씨는 사식이의 태도에 기분이 나쁜 듯 사식이의 손을 뿌리쳤다.“왕비는 무슨 왕비? 쫓겨난 주제에 아직도 왕비 취급을 받고 싶은 거야? 그리고 원경릉 어미에게 그따위로 밖에 말 못 해?”“사식아 빨리 모시고 나가라!” 원경릉은 황씨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사식이에게 말했다.사식이는 황씨의 허리를 한 손으로 감싸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이거 놓아라! 뭐하는 짓이야!”사식이는 버둥거리는 황씨를 데리고 나가나다 안으로 들어오는 두 사람을 보았다.“왕야께서 오셨습니다!”사식이가 큰 소리로 외쳤다.우문호는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원경릉을 꼭 안았다.매일 맡던 냄새, 익숙한 옷의 촉감, 따듯한 입술이 그녀의 이마에 닿았다.그녀는 손을 뻗어 그를 꼭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그 모습을 본 희상궁과 만아는 밖으로 나오며 문을 닫았다.바깥에 있던 황씨는 눈을 크게 뜨고 “왕야? 내 사위가 왔다고?”하며 크게 기뻐했다.사식이는 황씨를 끌고 나오는 것이 힘들어 확 던져버리고 싶었다. 황씨는 사식이가 방심한 틈을 타 손에서 빠져나가더니 후다닥 정후를 찾아 달려갔다.우문호와 원경릉은 한참을 껴안고 있다가 손을 풀어 서로를 바라보았다.원경릉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말도 없이…… 근데 왜 몸에서 담배냄새가 나는 거야?”원경릉이 물었다.“건곤전에 하룻밤 묵어서 그런가? 영감님 냄새지.”“어떻게 됐어?”우문호는 고개를 돌려 바닥에 깨진 그릇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근데 이게 다 뭐야, 누가 너 괴롭혔어?”“아니, 말도 마.” 원경릉이 웃으며 대답했다.우문호는 깨진 그릇의 파편을 치우며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정후부 사람들은 너한테 왜 이러는 것이야? 왕비 대우도 안 해주고. 내가 네 부친을 찾아가 뭐라고 해야겠다.”“가지마, 내가 황상께서 공주부의 일을 추궁했다고 말했거든, 내가 아들을 낳아야 황상께서 나를 용서해줄 것이라고
원경릉은 억지로 웃으며 “그 호 아가씨…… 어떻게 할 생각이야?”라고 물었다.“뭘 어떻게 해? 그 여자랑은 혼인하지 않을 것이야.” 우문호가 인상을 썼다.“그럼 무슨 뾰족한 수라도 있어?”우문호는 원경릉의 허리를 끌어안고 가볍게 안아 그녀를 반쯤 눕혔다. 그는 원경릉의 배에 귀를 대고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이 일은 우리랑은 무관해. 만약에 진북후(鎮北侯)가 위협을 한다면 그것은 부황께서 해결하실 일이지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어? 종마도 아니고 마음대로 가져다가 교배를 시키는 게 말이 안 되지. 그렇게 혼인을 하고 싶다면 부황께서 직접 하라고 하면 돼.”그는 고개를 들고 원경릉을 보며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이 녀석 오늘은 움직임이 적구나. 집안에 큰일이 생겼는데 계속 잠만 자다니! 아버지가 왔는데도 반겨주지를 않네.”원경릉은 손을 뻗어 아랫배를 어루만지며 “그렇게 말하지 마. 다 듣고 있다고.”라고 말했다.“근데 경릉아 너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우문호의 낯빛이 변했다.“아니야. 내가 일은 무슨…… 괜찮아. 내가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런지 아기도 움직이지 않네. 전혀 움직이지 않는 건 아니야. 부중에 있을 때보다는 조금 덜 움직이는 것 뿐.”우문호는 잠시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아기가 움직이지 않는데 이게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이걸 부친께서 아셔야 할 텐데.”라고 말했다.“어떻게 알려? 지금 입궁해서 내 배 속에 아기가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말해?”원경릉이 빙그레 웃었다.“본왕은 하루에 30분씩만 후부에 있을 수 있어. 어의를 불러 같이 있는다면 아마 조금 더 오래 있을 수 있을 거야. 이거 좋은 생각인데?”우문호는 즉시 나가서 만아를 시켜 어의를 불러오라고 했다. 마침내 정후부에 오래 머무를 수 있을 방법을 생각해낸 우문호는 흥분된 표정으로 원경릉의 볼에 계속 입을 맞추며 원경릉의 배를 쓰다듬었다.“아가야 네가 아버지를 도와주는구나! 근데 오늘따라 정말 움직이지 않는구나!”*정후는 황씨를 통해 우문호가 정후부에 왔다는
정후는 두툼한 솜옷을 걸치고 뒷문 옆의 작은 문간방에 숨어 쿵쾅거리는 심장을 감쌌다.정후는 초왕을 볼 면복이 없었지만 초왕이 왜 오밤중에 정후부에 온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정후는 둘째 노마님을 시켜 그곳의 동태를 살피라고 했다. 둘째 노마님은 똑똑한 사람으로 정후의 말을 듣고 정후도 가지 않는 곳에 왜 자신이 가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녀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갈 수 없다고 거절했고 그 말을 들은 정후는 화가 치밀었다.하지만 노마님은 달랐다. 우문호가 정후부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노마님께서 손씨 아주머니를 데리고 왔다. 노마님은 우문호가 원경릉에게 화를 내거나 손찌검을 할까 걱정되는 마음에 손녀를 보러 온 것이다. 노마님이 문을 열고 들어가니 노마님의 예상 밖으로 우문호가 손녀의 배에 찰싹 붙어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노마님은 깜짝 놀랐지만 한순간에 근심 걱정이 사라졌다. “조모! 조모께서 이 늦은 밤에 어찌 행차하셨습니까.” 원경릉은 우문호를 밀치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조모, 제가 이렇게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여기 앉으세요.”우문호는 노마님이 앉을 수 있게 의자를 준비했다. 노마님은 손자사위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원경릉과 우문호를 번갈아 보며 “왕야도 앉으시지요.”라고 말했다.우문호는 자리에 앉아 노마님을 보았다.“듣자 하니 몸이 편찮으시다고 하던데, 지금은 어떠십니까 많이 좋아지셨습니까?”“왕야께서 걱정해주신 덕분에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다행입니다. 경릉이가 항상 조모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문호가 웃으며 원경릉의 손을 잡았다.노마님은 이게 무슨 상황인가 어리둥절해 원경릉을 보자, 원경릉이 자리를 옮겨 조모의 옆에 앉았다.“조모님, 황상께서 비록 화가 나셨지만, 손녀와 왕야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습니다. 공주부의 일은 이미 왕야께 말씀드렸고 용서도 받았습니다.”그제야 노마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노마님은 오밤중에 우문호가 찾아와 원경릉을 나무랄 줄 알
조어의의 진찰 결과손씨 아주머니가 얼른 빗자루를 받아 쥐고, “상궁 마마께서 어찌 이런 일을 하십니까? 쇤네가 하지요.”“그런 말씀 마세요.” 희상궁이 웃으며, “저도 왕비마마를 모시는 사람인 걸요.”희상궁은 꿋꿋하게 자기가 빗자루질을 했다.노마님이 손씨 아주머니에게 분부를 내려, “왕야와 왕비마마께서 드실 걸 좀 내오너라.”손씨 아주머니가 얼른 가서 직접 준비했다.두 사람이 먹고 나자 만아도 조어의를 모시고 돌아왔다.노마님은 어의가 온 것을 보니 걱정스러운데 사식이가 노마님을 달래며 황제 폐하의 경계를 늦추게 하려고 일부러 어의를 불러 온 것이라고 사실대로 얘기하고 나서야 노마님은 비로소 안심하셨다.한바탕 설득 끝에 노마님이 겨우 돌아가셨다.조어의가 맥을 짚은 뒤 우문호와 원경릉에게: “왕야, 왕비 마마 안심하십시오, 왕비 마마께서는 별 일 없으십니다. 정상적으로 쉬시고 정상적으로 드시면 별 탈이 없을 것입니다.”우문호는 어의를 병풍 뒤로 불러 한 손으로 병풍을 꽉 잡고 조어의를 포위하듯 감싼 후 별 거 아닌 듯한 말투로: “어의, 잠시 후 정후부를 나간 뒤 밖에서 누가 자네에게 왕비의 상태를 물으면 자네는 뭐라고 대답할 텐가?”조어의는 새댁처럼 조신한 몸짓으로 눈이 침침한 지 죄 없는 눈을 깜박거리며, “그……당연히 왕비마마 상태가 아주 좋으십니다. 궁에 계신 분께 걱정하시 마시라고 해야 지요.”“궁에 계신 분이 걱정하시면 큰 일이라도 생기나?” 우문호 말투가 심상치 않다.조어의가 당황해서, “그……그 왕야께서 보시기엔 어떻게 답하는 것이 옳습니까?”“태아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야지, 출혈과 유산 기운이 있다고.” 우문호가 말했다.조어의가 화들짝 놀라며, “그……그런 일이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이는 앞으로 태어나실 세손 저하를 저주하는 것으로 소신은 감히 할 수 없습니다.”“뭐가 저주야? 이 녀석이 만약 말 몇 마디에 떨어질 아이면 나와도 소용없어, 아비인 내가 괜찮다는데 어의인 자네가 무서울 게 뭐가 있는데? 내가 시키는 대
호 아가씨 문제를 두고 두 사람의 신경전사식이가 와서 어의를 부축하며, “어의, 내가 데려다 주겠네.”어의가 한숨을 쉬며, “사식 아가씨, 그럴 필요 없습니다. 가서 왕비마마를 돌봐 주세요.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얼른 제게 좀 알려주시고요. 안타깝게도 폐하께서 소신이 정후부에 머무는 것을 허락치 않으셨거든요. 그렇게 라도 해서 왕비마마의 용태를 알아야 지요.”말을 마치고 어의는 스스로 마차에 올랐고 사식이는 돌아가라고 했다.사식이가 돌아가서 우문호에게: “왕야 안심하셔도 됩니다. 어의 완전 거짓말의 고수였어요, 눈도 하나 깜짝 안하고 금군을 꼼짝 마라 어르던 데요.”원경릉이 웃으며 살짝 우문호를 째려보고: “이 정도 계책을 아바마마께서 못 알아보실 리 없어.”“알아채셔도 괜찮아, 이 아인 폐하의 손자인데 폐하가 긴장 안 하면 누가 긴장해? 의심스럽더라도 만일 진짜일 경우를 생각해야 할 걸?” 우문호가 안 봐도 비디오라는 듯 말했다.매일 여기에 조금이라도 더 머물 수 있도록 우문호도 필사적이었다.“넌 안심하고 태교에만 신경 써,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자고. 정후부 사람은 사식이에게 잘 감시하라고 할 테니까, 누가 널 괴롭히거든 다음에 내가 아주 작살을 낼 거야. 할머니가 너를 감싸 주실 건 나도 아니, 전에 듣기로 할머니께서 슬슬 권력을 다시 쥐기 시작하셨다 더군. 할머니가 주도권을 쥐고 계신데 감히 누가 죽고 싶어서 덤비겠어?”하고 다독거렸다.원경릉이 웃으며 “나 그건 걱정 안 해.”원경릉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단지 지금 이 중차대한 시기에 아바마마와 힘겨루기를 하게 될 줄 생각도 못했을 뿐이야. 진북후가 언제 호 아가씨를 데리고 돌아온데? 알고 있어?”“대략 며칠 안에 도착할거야, 이미 내 계획은 아바마마께 알렸고, 아바마마께서 진북후의 딸을 양녀로 삼으시고 공주로 책봉한 뒤 공주의 부마를 찾는 것으로 말이야.”“아바마마께서 그러자고 하실까?” 원경릉에게 순간 희망이 솟아났다.“그러고 싶지 않으셔도 어쩔 수 없지. 난 어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