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684화

주수보는 희상궁에게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생강차를 쥐어주었다.

희상궁은 생강차를 마시고 나자 온몸이 뜨거워지고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나는 것을 느꼈다.

두 모금을 남겨두고 더 이상 마실 수 없게 되자 주수보가 다가와 “낭비 말고 다 마시거라.”라고 말했다.

희상궁은 호랑이 같은 주수보의 말에 잔을 비우고 소매로 입을 닦았다.

“초왕비 대신 왔습니다. 초왕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혹시 황상께서 그를 암실로 보내셨습니까?”

주수보는 두루마기에 손을 넣고는 희상궁을 보았다.

“가서 왕비를 안심시키시오. 황상께서는 죄를 묻지 않았습니다. 그저 내쫓았을 뿐.”

“하지만, 왕야께서는 왕부로 돌아오지 않으셨습니다.”

“조급해하지 마세요. 초왕은 건곤전으로 갔으니까.”

“예? 건곤전으로요?”

희상궁의 호기심 가득한 동그란 눈동자를 보자 주수보는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

“오늘 건곤전에 갔었는데 거기서 초왕을 봤습니다.”

“왜 건곤전에 말도 없이…… 왕비께서 얼마나 걱정하시는데요.”

“초왕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갈 겁니다.”

“무슨 목적이요?”

주수보는 아무 말 없이 씩 웃었다.

*

우문호는 건곤전에 있었다.

그는 건곤전에 있는 나한 침상에 누워 먹지도 마시지도 세수도 안 하고 하루 종일 있었다.

태상황은 처음에 그를 모른 척했지만 저녁이 되어도 그가 꿈쩍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화가 치밀었다.

“뭘 하자는 거야? 빨리 궁에서 나가거라!”

우문호는 대답도 하지 않고 큰 눈망울로 천장에 있는 대들보의 문양만 바라보았다.

“여기서 도대체 뭘 하는 거야? 짐의 말은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말이야. 싹수가 아주 노랗구나, 저 황소고집을 누가 말려…… 쯧쯧, 빨리 돌아가! 가서 소식을 기다리거라!”

태상황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우문호는 그제야 고개를 천천히 기울여 태상황을 바라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태상황은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짐에게 골치 아픈 일을 떠넘기는 이유가 뭐야, 여기서 징징거린다고 해결이 되느냐? 너는 아직도 네가 세 살짜리 꼬맹이라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