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689화

Author: 유애
원경릉은 억지로 웃으며 “그 호 아가씨…… 어떻게 할 생각이야?”라고 물었다.

“뭘 어떻게 해? 그 여자랑은 혼인하지 않을 것이야.” 우문호가 인상을 썼다.

“그럼 무슨 뾰족한 수라도 있어?”

우문호는 원경릉의 허리를 끌어안고 가볍게 안아 그녀를 반쯤 눕혔다. 그는 원경릉의 배에 귀를 대고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이 일은 우리랑은 무관해. 만약에 진북후(鎮北侯)가 위협을 한다면 그것은 부황께서 해결하실 일이지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어? 종마도 아니고 마음대로 가져다가 교배를 시키는 게 말이 안 되지. 그렇게 혼인을 하고 싶다면 부황께서 직접 하라고 하면 돼.”

그는 고개를 들고 원경릉을 보며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녀석 오늘은 움직임이 적구나. 집안에 큰일이 생겼는데 계속 잠만 자다니! 아버지가 왔는데도 반겨주지를 않네.”

원경릉은 손을 뻗어 아랫배를 어루만지며 “그렇게 말하지 마. 다 듣고 있다고.”라고 말했다.

“근데 경릉아 너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우문호의 낯빛이 변했다.

“아니야. 내가 일은 무슨…… 괜찮아. 내가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런지 아기도 움직이지 않네. 전혀 움직이지 않는 건 아니야. 부중에 있을 때보다는 조금 덜 움직이는 것 뿐.”

우문호는 잠시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아기가 움직이지 않는데 이게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이걸 부친께서 아셔야 할 텐데.”라고 말했다.

“어떻게 알려? 지금 입궁해서 내 배 속에 아기가 움직이지 않는다라고 말해?”원경릉이 빙그레 웃었다.

“본왕은 하루에 30분씩만 후부에 있을 수 있어. 어의를 불러 같이 있는다면 아마 조금 더 오래 있을 수 있을 거야. 이거 좋은 생각인데?”

우문호는 즉시 나가서 만아를 시켜 어의를 불러오라고 했다.

마침내 정후부에 오래 머무를 수 있을 방법을 생각해낸 우문호는 흥분된 표정으로 원경릉의 볼에 계속 입을 맞추며 원경릉의 배를 쓰다듬었다.

“아가야 네가 아버지를 도와주는구나! 근데 오늘따라 정말 움직이지 않는구나!”

*

정후는 황씨를 통해 우문호가 정후부에 왔다는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명의 왕비   제 690화

    정후는 두툼한 솜옷을 걸치고 뒷문 옆의 작은 문간방에 숨어 쿵쾅거리는 심장을 감쌌다.정후는 초왕을 볼 면복이 없었지만 초왕이 왜 오밤중에 정후부에 온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했다. 정후는 둘째 노마님을 시켜 그곳의 동태를 살피라고 했다. 둘째 노마님은 똑똑한 사람으로 정후의 말을 듣고 정후도 가지 않는 곳에 왜 자신이 가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녀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갈 수 없다고 거절했고 그 말을 들은 정후는 화가 치밀었다.하지만 노마님은 달랐다. 우문호가 정후부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노마님께서 손씨 아주머니를 데리고 왔다. 노마님은 우문호가 원경릉에게 화를 내거나 손찌검을 할까 걱정되는 마음에 손녀를 보러 온 것이다. 노마님이 문을 열고 들어가니 노마님의 예상 밖으로 우문호가 손녀의 배에 찰싹 붙어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노마님은 깜짝 놀랐지만 한순간에 근심 걱정이 사라졌다. “조모! 조모께서 이 늦은 밤에 어찌 행차하셨습니까.” 원경릉은 우문호를 밀치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조모, 제가 이렇게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여기 앉으세요.”우문호는 노마님이 앉을 수 있게 의자를 준비했다. 노마님은 손자사위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원경릉과 우문호를 번갈아 보며 “왕야도 앉으시지요.”라고 말했다.우문호는 자리에 앉아 노마님을 보았다.“듣자 하니 몸이 편찮으시다고 하던데, 지금은 어떠십니까 많이 좋아지셨습니까?”“왕야께서 걱정해주신 덕분에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다행입니다. 경릉이가 항상 조모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우문호가 웃으며 원경릉의 손을 잡았다.노마님은 이게 무슨 상황인가 어리둥절해 원경릉을 보자, 원경릉이 자리를 옮겨 조모의 옆에 앉았다.“조모님, 황상께서 비록 화가 나셨지만, 손녀와 왕야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습니다. 공주부의 일은 이미 왕야께 말씀드렸고 용서도 받았습니다.”그제야 노마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노마님은 오밤중에 우문호가 찾아와 원경릉을 나무랄 줄 알

  • 명의 왕비   제 691화

    조어의의 진찰 결과손씨 아주머니가 얼른 빗자루를 받아 쥐고, “상궁 마마께서 어찌 이런 일을 하십니까? 쇤네가 하지요.”“그런 말씀 마세요.” 희상궁이 웃으며, “저도 왕비마마를 모시는 사람인 걸요.”희상궁은 꿋꿋하게 자기가 빗자루질을 했다.노마님이 손씨 아주머니에게 분부를 내려, “왕야와 왕비마마께서 드실 걸 좀 내오너라.”손씨 아주머니가 얼른 가서 직접 준비했다.두 사람이 먹고 나자 만아도 조어의를 모시고 돌아왔다.노마님은 어의가 온 것을 보니 걱정스러운데 사식이가 노마님을 달래며 황제 폐하의 경계를 늦추게 하려고 일부러 어의를 불러 온 것이라고 사실대로 얘기하고 나서야 노마님은 비로소 안심하셨다.한바탕 설득 끝에 노마님이 겨우 돌아가셨다.조어의가 맥을 짚은 뒤 우문호와 원경릉에게: “왕야, 왕비 마마 안심하십시오, 왕비 마마께서는 별 일 없으십니다. 정상적으로 쉬시고 정상적으로 드시면 별 탈이 없을 것입니다.”우문호는 어의를 병풍 뒤로 불러 한 손으로 병풍을 꽉 잡고 조어의를 포위하듯 감싼 후 별 거 아닌 듯한 말투로: “어의, 잠시 후 정후부를 나간 뒤 밖에서 누가 자네에게 왕비의 상태를 물으면 자네는 뭐라고 대답할 텐가?”조어의는 새댁처럼 조신한 몸짓으로 눈이 침침한 지 죄 없는 눈을 깜박거리며, “그……당연히 왕비마마 상태가 아주 좋으십니다. 궁에 계신 분께 걱정하시 마시라고 해야 지요.”“궁에 계신 분이 걱정하시면 큰 일이라도 생기나?” 우문호 말투가 심상치 않다.조어의가 당황해서, “그……그 왕야께서 보시기엔 어떻게 답하는 것이 옳습니까?”“태아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야지, 출혈과 유산 기운이 있다고.” 우문호가 말했다.조어의가 화들짝 놀라며, “그……그런 일이 어찌 가능하겠습니까? 이는 앞으로 태어나실 세손 저하를 저주하는 것으로 소신은 감히 할 수 없습니다.”“뭐가 저주야? 이 녀석이 만약 말 몇 마디에 떨어질 아이면 나와도 소용없어, 아비인 내가 괜찮다는데 어의인 자네가 무서울 게 뭐가 있는데? 내가 시키는 대

  • 명의 왕비   제 692화

    호 아가씨 문제를 두고 두 사람의 신경전사식이가 와서 어의를 부축하며, “어의, 내가 데려다 주겠네.”어의가 한숨을 쉬며, “사식 아가씨, 그럴 필요 없습니다. 가서 왕비마마를 돌봐 주세요.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얼른 제게 좀 알려주시고요. 안타깝게도 폐하께서 소신이 정후부에 머무는 것을 허락치 않으셨거든요. 그렇게 라도 해서 왕비마마의 용태를 알아야 지요.”말을 마치고 어의는 스스로 마차에 올랐고 사식이는 돌아가라고 했다.사식이가 돌아가서 우문호에게: “왕야 안심하셔도 됩니다. 어의 완전 거짓말의 고수였어요, 눈도 하나 깜짝 안하고 금군을 꼼짝 마라 어르던 데요.”원경릉이 웃으며 살짝 우문호를 째려보고: “이 정도 계책을 아바마마께서 못 알아보실 리 없어.”“알아채셔도 괜찮아, 이 아인 폐하의 손자인데 폐하가 긴장 안 하면 누가 긴장해? 의심스럽더라도 만일 진짜일 경우를 생각해야 할 걸?” 우문호가 안 봐도 비디오라는 듯 말했다.매일 여기에 조금이라도 더 머물 수 있도록 우문호도 필사적이었다.“넌 안심하고 태교에만 신경 써,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자고. 정후부 사람은 사식이에게 잘 감시하라고 할 테니까, 누가 널 괴롭히거든 다음에 내가 아주 작살을 낼 거야. 할머니가 너를 감싸 주실 건 나도 아니, 전에 듣기로 할머니께서 슬슬 권력을 다시 쥐기 시작하셨다 더군. 할머니가 주도권을 쥐고 계신데 감히 누가 죽고 싶어서 덤비겠어?”하고 다독거렸다.원경릉이 웃으며 “나 그건 걱정 안 해.”원경릉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단지 지금 이 중차대한 시기에 아바마마와 힘겨루기를 하게 될 줄 생각도 못했을 뿐이야. 진북후가 언제 호 아가씨를 데리고 돌아온데? 알고 있어?”“대략 며칠 안에 도착할거야, 이미 내 계획은 아바마마께 알렸고, 아바마마께서 진북후의 딸을 양녀로 삼으시고 공주로 책봉한 뒤 공주의 부마를 찾는 것으로 말이야.”“아바마마께서 그러자고 하실까?” 원경릉에게 순간 희망이 솟아났다.“그러고 싶지 않으셔도 어쩔 수 없지. 난 어쨌든

  • 명의 왕비   제 693화

    우문호의 처가 방문과 장인의 태도“진짜 화났어?” 원경릉이 물었다.우문호가 고개를 저으며, “아니, 태자자리를 놓고 다투는데 진북후의 협력은 없어도 돼, 그 사람이 방해만 하지 않으면 돼지.”넷째가 이제 꼬리를 드러냈으니 다음 수순은 진북후의 지원을 얻어내는 것일지도 모른다.안되지, 우문호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우문호는 호 아가씨와 혼인하지 않을 것이고 진북후의 후원도 필요 없지만 진북후가 넷째를 도와서도 안되고, 당연히 큰형을 도와서도 안된다. 우문호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자리에 앉아, “난 그만 가 볼게, 정언한테 얘기할 게 좀 있어, 내일 다시 올 테니, 어서 좀 쉬어.”원경릉은 우문호의 안색이 순간 얼어붙은 데다 냉정언에게 간다는 얘기에, 분명 중요한 일을 처리하러 가는 것이라고 느끼고: “알았어, 조심해서 가.”“알았어!” 우문호는 원경릉의 볼에 뽀뽀하고 헤어지기 아쉬운 눈빛으로, “안심해, 넌 금방 다시 돌아갈 수 있으니까.”원경릉이 웃으며, “서둘지 마, 난 여기서도 진짜 좋아.”“내가 안심이 안돼.” 우문호가 일어나는 김에 원경릉도 일으켜 품에 안더니 이마에 입을 맞추고, “나 간다.”원경릉은 우문호를 놓아주며 그가 나가는 것을 지켜봤다.우문호가 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 정후가 조심조심 형녕각에 나타났다.정후는 이리저리 둘러보고 우문호가 정말 간 것을 확인하자 뒷짐을 지고 어깨를 편 뒤 어슬렁어슬렁 거들먹거리며 들어 왔다.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듣자 하니 방금 왕야께서 오셨다고.”실내를 잽싸게 살피는데 망가진 탁자나 의자도 없고, 원경릉의 얼굴에도 손가락 자국이나 상처 같은 게 없다.상당히 이상적인 상황으로 크게 화를 내지 않은 건 확실하다.원경릉은 여전히 불안에 떠는 정후의 얼굴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몸의 원래 주인의 아버지라는 이 인간은, 도둑놈 심보는 있지만 도둑놈이 될 배짱은 없는 사람이다. “왕야께서 뭐라 시더냐?” 정후는 아무도 자신을 상대해주지 않자 기분이

  • 명의 왕비   제 694화

    원경릉을 대하는 가족의 태도원경릉은 잔뜩 슬픈 표정으로, “셋째 이모가 돌아가셨어요? 미인박명이라 더니, 그런데 셋째이모면 어머니 쪽 사람인데 어머니만 한 번 가보시면 되지 않습니까?”정후는 꿀꺽 침을 삼키며 다소 어색한 말투로 말했다 “네 셋째 이모부도 돌아가셨어, 가는 김에 내가 한꺼번에 문상을 다녀오려고.”“한 번에 두 분이나 돌아가시 다니, 진짜 지관이 묘자리를 잘못 쓴 걸까요.” 희상궁이 탄식했다.정후가 이 말을 듣고 잠시 넋이 나갔다. 진짜 조상의 묘자리를 잘못 쓰기라도 한 건 아닐까? 왜 자신이 작위를 계승한 뒤로 계속 재수가 없는 거지?보아하니 이번엔 진짜 고향에 가서 조상의 무덤을 보수해서 우리 집안 사람 목숨을 구해주는 지 두고 봐야겠다.정후가 착잡한 마음으로 뒷짐을 지며, 조상님 자손들 관직운 좀 팍팍 주셔서 잘 살게 해주시면 안됩니까?마당에 서서 순간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하다가 내친김에 황씨한테 가기로 했다. 여편네지만 그래도 정실 부인이니 이 참에 가까이해서 아내와 금슬이 좋아지면 혹시 운이 트일 지도 모른다.황씨가 없어 물어보니 노마님께 불려갔다고 한다.어머니께서? 정후는 어머니가 출신이 귀한 집안인 데다 방금 사람들 말로 왕야가 왔을 때 노마님이 직접 맞으러 가셨다고 했다.정후는 예전에 노마님께 의지하는 일이 드물었지만 막다른 길에 몰린 지금 같은 때에 노마님께 희망을 걸고 어쨌든 가보기로 했다.황씨는 노마님께 안으로 불려갔다.황씨는 시어머니가 이렇게 화를 내는 건 처음 봤다.특히 요즘 시어머니는 줄곧 침상에 누워 있어 반쯤 죽은 사람 취급하며 다를 시어머니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런데 화를 내니 장난이 아니다.“네 이년, 어느 집 어미가 이렇게 해? 딸이 쫓겨서 돌아왔는데 얼른 가서 안부를 묻고 신경 쓰기는 커녕 밥상머리에서 밥그릇을 깨? 너는 철딱서니가 없는 거냐 아니면 머리가 모자란 거냐? 어떻게 그렇게 매정하고 부덕한 짓을 저지를 수가 있어?”노마님은 한바탕 꾸짖으셨지만 화가 풀리지 않아

  • 명의 왕비   제 695화

    목여태감의 지혜명원제의 표정이 다소 누그러졌으나 목여태감은 다시 서글퍼 하며, “단지, 여러 사람이 그러는데 명의도 스스로 치료하는 것은……”목여태감이 몰래 명원제를 흘끔 봤다.명원제가 목여태감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다.목여태감이 얼른 고개를 숙이고 너무 티가 났나?목여태감은 스스로 반성했다. 최근 너무 자만해서 감히 폐하의 어심까지 넘겨짚었다.하지만 황제도 전부 알아채셨으니 한마디 더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 “왕비마마는 태아를 쉽게 잃지 않을 것입니다. 태상황과 태후께서도 상당히 기대하고 계시니까요.”명원제가 탁자를 두드리며, “됐다, 그 입 다물라!”“예, 쓸데없이 지껄였습니다.” 목여태감이 할말 다하고, 허둥거리지 않고 여유 있게 잘못을 시인했다.명원제는 자기 마음이 약해서 속고 있다고 느꼈지만 어쩔 수 없다. 손자는 중한 법이니까. 명원제는 이번은 참고 넘기기로 하고 냉랭한 말투로 말했다. “다섯째에게 매일 가서 곁에 조금 더 있어 주도록 하고, 하루 세끼 잘 먹는지 지켜볼 것이며 조어의에게 명해 정후부에서 있으며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짐에게 보고하도록.”목여태감이 눈가에 번지는 일말의 미소를 숨기며 말했다. “예, 소인 얼른 가서 초왕부에 성지를 전하겠습니다.”명원제는 목여태감이 허리를 굽히고 나가 것을 보며 눈을 흘겼다.최근 진짜 머리가 아파서 토가 나올 지경이다.진북후는 곧 도착하는데 지금 명원제 곁에는 걱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원래 다섯째를 진북후 쪽과 혼인을 시키면 적어도 진북후를 2~3년은 묶어 두고 다시 방법을 생각해 천천히 그의 병권을 빼앗으면 그나마 볼멘 소리가 좀 덜 할 텐데.아니면 진북후의 속내가 드러나는 순간 나라와 백성이 해를 입을 것이다.진북후는 원래 괜찮은 사람으로 우국충정이 넘치지만 사람은 변할 수 있으며 특히 병권을 가지면 교만해지기 쉽다. 최근 몇 년 동안 진북후가 수도로 보내는 상소문을 보면 알 수 있다. 진북후의 요구가 점점 많아지고 태도도 점점 방자해 지고 있다.그런

  • 명의 왕비   제 696화

    명원제의 고뇌와 정후부 노마님의 결정명원제는 약간 감동한 것 같다.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구나.원경릉이 말대꾸하며 어심을 거역한 것이 보호수단이 아닌 적이 있었나?지금 그녀 입장에선 제일 중요한 건 복중의 아이다.다섯째가 제안한 호 아가씨를 양녀로 삼는 건은 불가능하진 않지만 황실에 시집오는 것만 하지는 못할 게 분명하다.황실에 시집 오면 그야말로 평생이 아닌가. 진북후는 효심이 깊은데다 딸을 심하게 예뻐 해서 일단 호 아가씨가 다섯째와 혼인하면 진북후는 매사에 먼저 딸과 사위를 염두 해 둘 것이다. 게다가 진북후는 역심을 품었 다기보다 그저 야심이 큰 것에 불과하니 만약 황실의 장인이 되고 또 딸이 나중에 태자빈, 황후가 될 것을 알면……명원제는 여기까지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당황한 것이, 이 예상에는 계속 의식적으로 한 사람을 배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원경릉이다. 명원제는 다섯째를 태자로 세울 마음이 있어, 저절로 호 아가씨가 태자비가 될 것이고 심지어 후일에 황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럼 원경릉은? 만약 원경릉이 세손을 낳으면, 세손은 적출의 장자이니 어떤 신분이 이보다 높을까? 그러니 그 어머니의 신분 또한 자연히 낮을 수 없다.이제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역시 불가능하구나.정후부에선 정후가 ‘문상’하러 고향으로 간 뒤, 둘째 노마님이 정후부의 대권을 쥐려고 시도해 정후부 사람을 앞마당으로 소집 시켰는데, 세상에, 어찌 된 일인지 노마님 제일 높은 정좌에 앉아 계셨다.원경릉은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보고 있다.둘째 노마님의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여전히 웃음을 띠고: “형님, 몸도 불편하신 데 안에서 더 쉬시지요, 집안 일은 형님을 대신해 제가 나눠 맡으면 됩니다.”노마님이 천천히 눈을 뜨시고 평소처럼 둘째 노마님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자네가 제대로 맡질 못 했어, 자네가 집안을 다스린 요 몇년간 엉망진창이야. 인간이 덜 된 인간에게 청탁을 한 것만 봐도 알겠네. 앞으로 집안 일은 자네는 관여하지 말게.”둘째 노마님

  • 명의 왕비   제 697화

    원경릉 할머니의 한 방둘째 부인이 비웃으며, “죄송해요, 형님, 저 사람들 매매 계약서가 저한테 있는데 인력 중간상이 와도 매매 계약서가 없으면 데려 가질 못하겠네요.”손씨 아주머니께서 껄껄 웃으며, “둘째 노마님, 노마님께서 요즘 장부를 회계하는 장방(賬房)에 드나드신 게 진짜 장부를 검사하시려는 것인 줄 아셨습니까?”둘째 노마님이 당황해서, “당신들……”손씨 아주머니의 안색이 순간 가라앉으며 차갑게 말했다. “집안의 모든 매매 계약서는 이미 노마님 손에 있습니다. 둘째 노마님, 이 매매 계약서 속에서는 한 장이 더 있지요, 둘째 노마님 애초에 것 말입니다. 둘째 노마님은 주인 노릇을 오래 하셔서 당초에 어떻게 작은 나리와 잠자리를 하셨는지 잊으신 모양입니다. 사람은 근본을 잊어서는 안돼지요, 노비 출신이신 걸. 오늘 노비들은 잘들 생각하시게. 팔려 나가면 이렇게 좋은 집이 아닐 수도 있으니.”모든 사람이 다 그 자리에 우뚝 서서 순간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몰랐다. 원경릉이 밖에서 보고 미소를 짓고 할머니는 이기지 못할 싸움은 하시는 분이 아니구나. 이 싸움은 할머니의 승!하인 하나가 다들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이에 얼른 나와 서서 노마님에게: “노마님, 소인은 노마님께 견마지로를 다하길 원합니다.”이 하인은 문맹으로 이 말은 자신이 아는 말 중 가장 수준이 높은 말이다.견마지로는 분명 사자성어다.이 사람은 차의(差矣)라고 불리는 사람으로 조상은 높은 관직을 지냈으나 죄를 지어 자손은 전부 노비가 되었다.차의는 여러 차례 팔려 다녔기에 또 팔려간다는 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뜻이라는 것을 알았다.인류의 가장 독보적인 특징은 바로 군중심리다.다들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했을 때 돌연 누군가 한 사람이 선택을 하면 그 뒤에 사람들도 우르르 따라가게 된다.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우르르 한 떼거리의 사람들이 재빠르게 다른 쪽으로 옮겨갔다.둘째 노마님의 뒤에는 몇 명의 심복만 썰렁하게 있을 뿐이다.둘째 노마님과 난씨는 분노로 얼굴이

Latest chapter

  • 명의 왕비   제3219화

    위왕이 거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저는 돕지 않습니다. 택란이 폐하를 사모한다고 말하거나, 혼인을 하고 싶다고 하지 않는 한, 꿈도 꾸지 마십시오!”“그럼 난 기다리겠소!”경천이 답했다.위왕은 그의 눈빛에서 보이는 익숙하고도 강한 결단력을 보며 말했다.“정말 고집이 세시군요. 대체 어찌 말해야 할까요? 세상엔 수많은 여인이 있습니다. 택란보다 더 뛰어난 여인도 있을 텐데, 어찌 택란만 붙잡고 이러십니까?”경천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지만, 한 마디 한 마디가 확고하게 느껴졌다.“나는 오로지 하나만 바라볼 뿐이네. 내 생애 다른 여인을 얻을 생각도, 후궁을 들일 생각도 없소. 택란만 있으면, 나는 그 누구도 마음속에 두지 않네.”위왕과 안왕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경천의 말에 다소 감동하였다.그러나 약속을 하는 것은 쉽지만, 그것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스무살, 서른이 되어서도 오늘 한 말을 기억하길 바랍니다.”위왕이 말했다.그러자 경천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택란이 돌아오자, 다시 입을 열었다.“어제 내가 한 일은 조금 어처구니없었다. 그러니 신경 쓰지 말고, 전부 없던 일로 생각해라.”“예!”택란은 조금 어리둥절했다. 그는 여전히 시선을 마주하기도 힘들 정도로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우리는 이제 좋은 벗이 될 수도 있지 않느냐? 나를 벗으로 생각해 줄 것이냐?”경천이 미소를 지으며 택란을 바라보자, 그녀가 웃으며 대답했다.“그럼요. 저희는 벗이니깐요.”위왕은 그제야 경천이 그렇게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는 택란에게 계속 압박을 가하지 않았다. 두 나라가 협력하는 상황이니, 요구를 제기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그들이 궁을 떠나려 하자, 경천은 말리지 않고 두둑한 선물을 준비해 그들을 궁 밖으로 모시도록 했다.그들이 떠난 후, 경천은 통천각에 올라가 그들이 멀어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찌푸리고 있던 미간을 천천

  • 명의 왕비   제3218화

    “이득을 취할 수는 있지만, 약속은 해줄 수 없다.”위왕이 웃으며 말하자, 택란또한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하하하. 참 현명하십니다!”“그럼! 국사는 국사, 개인적인 일과 섞여서는 안 된다.”택란도 동의했다.“그럼 저도 오늘 밤 장관에 머물겠습니다. 내일 저와 함께 궁으로 들어가시지요.”“그래, 걱정하지 마라. 내가 함께 가마.”안왕이 말했다.택란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하고 물러나, 주 아가씨와 냉명여를 데리고 나갔다.다음 날 그녀는 두 친왕과 함께 동행하였고, 궁에 도착하자마자 삼 태감이 직접 그들을 어서방으로 모셨다.경천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듯, 안색이 다소 어두워 보였다. 하지만 택란을 보자 눈동자, 그의 눈망울은 여전히 빛이 났다.협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러 왔기에, 안왕과 위왕도 편견을 내려놓았다. 경천이 택란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며, 두사람은 못내 이상한 감정을 느꼈다.그들 역시 젊었었고 사랑에 빠졌던 적이 있었기에, 그 사람을 위해 유치하고 때로는 무서운 짓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경천이 한 일도 그저 좋아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노력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비록 책략이 다소 대담하긴 했지만, 혈기 왕성한 나이니 이해할 만했다.경천은 상석에서 내려와 직접 두 친왕에게 사과를 올렸다.“어젯밤 내내 생각해 보니, 어제 일로 두 분께 큰 불편을 가져다주었을 것이오. 부디 용서해 주시오!”위왕은 급히 일어나 예를 올리며 말했다. “폐하, 그렇게 신경 쓰실 필요 없습니다. 어젯밤 일은 저희도 이해합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앞으로 두 나라가 자주 오갈 것이라는 점입니다. 작은 일이니, 마음에 두지 마십시오.”경천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는 말이오. 앞으로도 자주 오가며 지낼 것이네.”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택란을 힐끗 쳐다보았다. 택란은 계획서를 들여다보고 있다가, 뜨거운 시선을 느낀듯 고개를 들었다.그와 시선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었고, 하얀 볼도 살짝 불그스레해졌다.두 나라 모두 광물 채굴

  • 명의 왕비   제3217화

    위왕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혹시 복수하려는 것이냐?”“복수가 아니라, 그저 사실을 말할 뿐입니다.”안왕은 그에게 책임을 떠넘겨 혼자 감당하게 한 위왕을 보며 만족스러운 얼굴로 대답했다.위왕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어찌 다섯째에게 설명할지 생각해 보거라. 보책은 아직 네 손안에 있잖냐.”안왕은 여전히 두꺼운 보책을 손에 쥐고 있었다. 잃어버릴 수 없는 귀한 것이지만, 가만히 들고 있기도 거슬렸다.이렇게 골치 아픈 상황이 생길 줄 알았다면 차라리 꾀병을 부리고 위왕 혼자 오게 한 것이 더 나았을 텐데 말이다. 그렇게 각자 방으로 돌아가 목욕을 한 후, 막 침대에 누웠을 때 택란이 왔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두 사람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고, 바로 택란을 만나러 나갔다.안왕은 보책을 가지려 했으나, 택란에게 넘겨받으면 곧 금나라 황후임을 인정하는 셈이 되므로, 절대 넘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적어도 어린 황제는 아직 그들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택란은 두 분 큰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린 후 자리에 앉아 말했다.“큰아버지, 오늘 일은 아바마마께 절대 말하지 마십시오.”안왕도 원하던 바였기에 다급히 답했다.“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먼저 네 아버지한테 숨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예. 저도 그것이 걱정입니다.”택란의 가장 큰 걱정은 바로 아버지였다.“어린 황제도 참, 어린 시절의 약속마저 진지하게 받아들이다니… 설령 너와 혼사를 약속했다 해도, 네가 승낙하지 않을 것 아니더냐.”안왕이 말하자 택란은 잠시 머뭇거리며 말했다.“그때 이미 동의했었습니다.”다만 그때는 그저 그를 달래, 그의 상처가 심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뿐이었다.“승낙했다니?”안왕과 위왕은 서로 놀란 표정으로 시선을 마주했다. 그러면 이 일은 전적으로 어린 황제의 탓도 아니다.“하지만 넌 그때 겨우 여덟, 아홉 살이었다. 그저 아이들의 장난일 뿐일 테니, 동의했다고 해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도 된다.”위왕이 재빨

  • 명의 왕비   제3216화

    “폐하, 공주께서 폐하가 드리신 선물을 받지 않으신 것입니까?”언제 올라온 건지, 진이는 어느새 그의 곁에 서 있었다.“응.”경천은 뒤돌아 상자와 두 개의 옥패를 바라보았다. 그가 오랜 시간 동안 배우며 수많은 옥을 망친 끝에 겨우 지금과 같은 모습을 조각해 낸 것이었다.하지만 그녀는 받지 않았다.“속상해하지 마십시오. 공주께서 아직 어리셔서 폐하의 노고를 다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깐요.”진이가 위로하자 경천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 그녀는 아주 잘 알고 있어서 받지 않는 것이다.”진이가 잠시 멈칫했다.“너무 잘 안다니요? 그런 것 같진 않아 보였는데요.”경천은 이미 실망한 기분을 떨쳐버렸고, 대신 굳건한 의지를 다졌다.“진아, 나는 그녀의 뜻을 완전히 이해했다. 그녀는 먼저 좋은 황제가 되어주기를 바란단다. 이곳을 떠나기 전, 나에게 한 나라의 군주라 하지 않았냐? 황제로서 역할을 다하기를 바라는 것이다.”“아... 그런 것입니까!”진이는 비록 이해하지 못했지만, 황제가 속상해하지 않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택란 일행은 궁을 나섰다. 냉명여가 그녀에게 물었다.“누나, 어찌 황제가 주신 옥패를 받지 않으시나요? 그를 싫어하시는 것입니까?”택란은 웃으며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는 절대 그를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강단 있는 황제이고, 뛰어난 통치로 금나라가 정권 이양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했다. 게다가 그는 두 나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두 나라에 평화를 가져왔다.”“그럼, 어찌 그의 선물을 받지 않으셨습니까?”냉명여는 다른 사람의 선의를 함부로 거절하면 안 된다고 배웠기에, 그녀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다.택란이 답했다.“그 옥패가 약속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명여야, ‘약속’이라는 말은 무거운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만약 네가 그것을 이행할 능력이 없다면, 함부로 약속하지 말아야 하는 법이다.”“하지만 그도 누나와 혼사를 올리겠다고 한 말에 대한 약속을 지키려는 것 아닙니까?”“그래. 하지만 나

  • 명의 왕비   제3215화

    경천은 그녀의 말을 반박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택란이 말했다."어쩌면 5년 후에는 오늘 한 모든 일이 어리석고 충동적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좋아하는 여인을 만나게 될 때, 그 감정이 단순한 사모인지 은혜 때문인지 알게 되실 것이고, 오늘의 행동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릅니다."경천은 단 한 마디만 응한 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태도가 이렇게나 분명하니, 절대 그런 말로 그녀를 얽매여 부담을 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오늘 한 모든 일은 그의 결정이며 그의 태도였다. 그녀는 몰라도 되고,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긴 하지만, 그는 언제나 그녀를 기다릴 것이었다.그리고 그녀의 인정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택란은 한숨 놓은 듯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해한다니 다행입니다.""알고 있다."경천의 얼굴은 약간 창백했지만, 애써 미소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삼 태감이 책자를 가져왔다. 경천은 그것을 택란에게 건넸고, 택란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았다. 그가 제시한 조건은 매우 공정했으며, 심지어 약도성에 이익을 양보한 정도였다.책자를 접은 후, 그녀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우리 약도성을 생각해 줘서 고맙습니다. 두 나라의 원한을 풀기 위해 애써줘서, 그리고 약도성의 백성과 조정이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고맙습니다.""알고 있었던 것이냐?"경천이 다소 놀라며 묻자, 택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예. 알아봤습니다.""오해하지 마라. 그저 너를 위하여 한 일이 아니니,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그는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해명했다.택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오해하지 마시지요. 저는 정말 부담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저를 위해 이렇게 많은 일을 해줘서 고마울 뿐입니다. 오늘도 사실 많이 감동했습니다. 다만, 저는 아직 혼사에 대해 논할 나이가 아니고, 사적인 감정보다는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어리고, 앞으로 혼사를 하더라도 반드시 아바마마

  • 명의 왕비   제3214화

    손에 쥐니, 차가운 촉감이 느껴졌다. 그 옥의 차가운 느낌이 서서히 스며들자, 그녀는 기분이 좋았다.그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놀라운 표정을 지었을 때, 그는 미세하게 안도하며, 그녀가 좋아할 것이라 믿었다."직접 만든 것입니까?"택란은 마음에 든 듯 손에 꼭 쥐고 있었다. 그녀의 밝은 눈동자에는 존경이 가득했다."응!"그는 힘주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마음에 드냐?""예. 정말 마음에 듭니다!"택란도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더욱 빛나는 미소를 지었다.그러자 그가 약간 흥분된 표정으로 물었다."그럼, 이걸 직접 나에게 선물해 줄 수 있느냐?""예?"택란이 잠시 멈칫하며, 놀라 물었다."저에게 준 선물이 아닙니까?"그가 미세하게 떨리는 손끝으로 소매 주머니에서 또 다른 옥 조각을 꺼내 손바닥에 올려놓으며, 진지하게 말했다."이건 내가 네게 직접 주고 싶은 것이다."택란은 그가 손에 든 것을 바라보았다. 옥질도 동일하게 맑고 투명했고, 손바닥의 선도 보일 정도였는데, 그 조각에는 경천의 모양이 새겨져 있었다.옥에는 미소를 짓고 있는 준수한 그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고,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입고 있던 옷이 새겨져 있었다. 비록 색은 알 수 없었지만, 자수가 명확하게 새겨져 있었다.그녀는 기억력이 매우 좋았기에, 그때의 기억이 선명히 떠올랐다.그녀는 두 개의 옥을 손바닥에 놓았다. 그제야 그녀는 옥에 3년 전 그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가 시간을 되돌려 3년 전 만남을 담은 것이었다!경천은 택란을 바라보며, 애써 차분함을 유지하려 했다. 하지만 심장은 거의 목구멍까지 올라올 듯했다.택란이 두 개의 옥을 서둘러 상자에 다시 넣으며 말했다."두 개 모두 오라버니께서 먼저 가지고 있으세요."경천은 눈시울을 붉히며 다시 건네받은 상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눈을 내리깔며, 애써 실망이 드리운 눈빛을 숨겼다.삼 태감이 정교한 음식을 올려놓았고, 모두 택란이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 명의 왕비   제3213화

    그녀는 가볍게 숨을 내쉬며, 알 수 없는 작은 흥분을 억누르고, 표정을 고쳐서 천천히 돌아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북당 백성인 란이 언니와의 혼사는 다 거짓인 겁니까?"경천의 동공이 흔들렸다."혹시... 화가 난 것이냐?""아닙니다."택란이 고개를 젓자, 밝은 빛이 그녀의 깨끗한 얼굴에 비쳤고, 고르게 정리된 이마 밑의 눈동자는 다시 차분해졌다."그런데 어찌 사람을 시켜 저를 찾고 있다고 직접 저게 소식을 전하지 않으셨습니까? 만약 편지를 보냈다면, 저도 오라버니를 만나러 왔을 것입니다. 심지어 혼사에 하객까지 청하며 일을 이렇게나 크게 벌였는데, 대체 어떻게 수습하려고 하십니까?"그는 갑자기 결단을 내린 듯, 천천히 그녀 앞에 섰다. 그러고는 그녀의 까만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위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수습할 필요 없다. 나는 이미 천하에 나의 황후가 우문택란이라고 선언했다. 나는 그녀가 어서 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택란은 순간 놀라하며, 굳어진 얼굴로 물었다.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습니까?"경천은 그녀가 화가 난 것 같아, 마음이 내려앉았다. 그의 눈동자엔 어두운 그림자가 깔렸고, 이내 조심스레 물었다."응할 수... 있겠느냐?"택란은 잠시 망설였다. 기억 속의 그 소년이 지금 별빛을 받으며 그녀 곁으로 돌아왔다. 이전의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10년 후 그가 죽지 않으면 돌아와서 그녀를 부인으로 맞겠다고 열정적으로 말했었다. 그 열정이 가득한 목소리는 지금도 그녀의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었다. 그런 과거와 현재가 얽혀 버리자, 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저는..."경천은 그녀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반응이 너무 당황스러워서, 얼굴을 조금 숙이며 말했다."지금 바로 대답할 필요 없다. 몇 년 후라도, 10년, 아니 20년 후라도 괜찮다.""하지만...""아니, 말하지 말거라."그는 방금까지만해도 가득찼던 자신감을 더 이상 보여줄 수 없

  • 명의 왕비   제3212화

    냉명유는 팔짱을 낀 채 검을 가슴 앞으로 옮기며, 차갑게 말했다."누님께서 어디로 가든, 저도 무조건 함께 갈 것입니다."“하… 하지만."삼 태감이 무척 난감해했다."그래. 함께 가자. 이 거월통천각이 정말 달을 딸 수 있는지 어디 가서 보자꾸나!"그러자 택란이 웃으며 말했다.주 아가씨는 조금 의심스러웠다. 정말 공주가 만나고 싶다면, 어찌 공주한테 이렇게 높은 계단을 오르게 할 수 있는가?그러고는 계단 위에 새겨진 난초꽃을 힐끗 보고는 순간 멈칫했다. 시선을 위로 올려보니, 계단의 각 층마다 난초꽃이 새겨져 있었다.황제가 자신의 그리움을 돌계단에 새긴 것이었다!택란도 계단을 오르며, 이 사실을 눈치챘다.게다가 각 난초의 형태와 크기는 매우 똑같았다. 처음에는 선이 조금 거칠게 느껴지긴 했지만, 후에는 점점 더 섬세하고 부드러워 보였다.이건 분명 같은 사람이 새긴 것 같았다. 그가 직접 조각한 것일까? 금나라가 이곳으로 수도를 옮긴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잠시 후, 그들은 거월통천각의 가장 높은 층에 도착했다. 다행히 냉명여는 문 앞에서 멈추고 안까지 들어가지 않았다.택란은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는데, 안에는 정교하게 조각된 네개의 용 모양 기둥이 세워져 있었고, 네 모서리에는 각각 올라가 쉴 수 있는 정자가 있었다. 정자에는 난간이 둘러져 있었으며, 가운데에는 탁자와 두 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다. 떠힌. 네 면에 걸려져 있는 대나무 커튼이 걷혀 있어, 사방에서 밖을 볼 수 있었다.그 사이에서 청색 비단옷 차림의 남자가 통천각 옆 난간에 기대어 택란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매우 긴장한 듯 손과 발을 살짝 떨고 있었다. 별빛처럼 맑은 눈동자에 약간 숨이 가쁜 듯 보였다. 그는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그녀를 보자마자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그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이 만남을 특별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반짝이는 별들도 그중 하나였다.하지만

  • 명의 왕비   제3211화

    손님들이 하나둘씩 떠나자, 경천 황제는 서둘러 궁으로 돌아가 푸른 비단옷으로 갈아입었다.옅은 청색 옷자락에, 소매 끝에는 난초꽃이 수놓아져 있었고, 나머지 부분은 어두운 구름 문양으로 수놓아져 있었다. 이 옷감은 북당에서 온 것이었다."폐하, 꼬마 은인께서 궁문에 도착하셨다고 합니다."삼 태감이 와서 보고했다."좋소."그는 거울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깊은숨을 내쉬었다."택수운천으로 가겠네."택수운천은 그가 즉위한 후, 궁궐 안에 지은 새 궁전으로, 세 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궁전 옆에는 거월통천각이 있었는데, 이는 량주성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거월통천각 안에 있으면 마치 손바닥에 달을 담을 수 있을정도로 웅장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거월통천각에서 멀게는 약도성과 량주가 인접한 산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녀가 생각날 때면, 늘 거월통천각의 가장 높은 층으로 올라가 풍경을 멀리 바라보곤 했다."진이야, 너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해 본 적이 있느냐?"그가 준수한 옷차림으로 난간에 기대어 먼 곳을 바라보며 물었다. 바람이 서서히 불며 청색 옷자락이 휘날리자, 옷자락의 네 끝에 박힌 고급스러운 야명주가 그의 선명하고 잘생긴 얼굴을 비추었다.그때, 저 멀리서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궁 시위를 따라, 아치과 복도를 지나 거월통천각으로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그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젊은 금군 통령 진이가 그의 모습을 보고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런 적 없습니다.""사모의 마음을 품어보거라. 떨리고 어찌할 바를 모르는 느낌만큼 좋은 것이 없다."그는 그녀를 멍하니 보며 말했다. 천천히 다가오는 탓에 그녀의 얼굴이 자세하게 보이지는 않았지만,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13세 전까지의 그의 인생에는 나라와 백성들 뿐이었지만, 13세 이후 그의 인새은 온통 그녀뿐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지금 그녀가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진이는 황제의 시선을 따라, 천천히 다가오는 세 명을 보며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