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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96화

명원제의 고뇌와 정후부 노마님의 결정

명원제는 약간 감동한 것 같다. 여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구나.

원경릉이 말대꾸하며 어심을 거역한 것이 보호수단이 아닌 적이 있었나?

지금 그녀 입장에선 제일 중요한 건 복중의 아이다.

다섯째가 제안한 호 아가씨를 양녀로 삼는 건은 불가능하진 않지만 황실에 시집오는 것만 하지는 못할 게 분명하다.

황실에 시집 오면 그야말로 평생이 아닌가. 진북후는 효심이 깊은데다 딸을 심하게 예뻐 해서 일단 호 아가씨가 다섯째와 혼인하면 진북후는 매사에 먼저 딸과 사위를 염두 해 둘 것이다.

게다가 진북후는 역심을 품었 다기보다 그저 야심이 큰 것에 불과하니 만약 황실의 장인이 되고 또 딸이 나중에 태자빈, 황후가 될 것을 알면……

명원제는 여기까지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당황한 것이, 이 예상에는 계속 의식적으로 한 사람을 배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원경릉이다.

명원제는 다섯째를 태자로 세울 마음이 있어, 저절로 호 아가씨가 태자비가 될 것이고 심지어 후일에 황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원경릉은? 만약 원경릉이 세손을 낳으면, 세손은 적출의 장자이니 어떤 신분이 이보다 높을까? 그러니 그 어머니의 신분 또한 자연히 낮을 수 없다.

이제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역시 불가능하구나.

정후부에선 정후가 ‘문상’하러 고향으로 간 뒤, 둘째 노마님이 정후부의 대권을 쥐려고 시도해 정후부 사람을 앞마당으로 소집 시켰는데, 세상에, 어찌 된 일인지 노마님 제일 높은 정좌에 앉아 계셨다.

원경릉은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보고 있다.

둘째 노마님의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여전히 웃음을 띠고: “형님, 몸도 불편하신 데 안에서 더 쉬시지요, 집안 일은 형님을 대신해 제가 나눠 맡으면 됩니다.”

노마님이 천천히 눈을 뜨시고 평소처럼 둘째 노마님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자네가 제대로 맡질 못 했어, 자네가 집안을 다스린 요 몇년간 엉망진창이야. 인간이 덜 된 인간에게 청탁을 한 것만 봐도 알겠네. 앞으로 집안 일은 자네는 관여하지 말게.”

둘째 노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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