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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87화

황씨가 정후의 옆에서 원경릉에 대해 떠들어대자 정후의 불안한 마음이 황씨 때문에 더 혼란스러웠다.

“체면이 그렇게 중요하느냐? 목숨을 부지하는 것만 해도 다행인 줄 아시게!”정후가 소리를 질렀다.

황씨는 평소 남편을 하늘처럼 여겼기에 정후의 진노에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정후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머리가 복잡해졌다.

“밖에 나가서 바람 좀 쐬야겠어.”정후가 일어섰다.

황씨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고개를 들어 날카로운 소리로 “어딜 가십니까? 어젯밤도 그렇고 지금도 또 어딜 가십니까?”라고 물었다.

“당신 그 누런 얼굴이 보기 싫어 그래!” 정후는 황씨를 뒤로하고 밖으로 나왔다.

황씨는 정후가 딸 때문에 화가 나서 엄한 자신에게 화풀이한다는 생각에 딸에 대한 원망이 생겼다.

그녀는 가만히 앉아있다간 미쳐버릴 것 같아 나인과 함께 원경릉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

희상궁이 돌아와 원경릉에게 우문호가 어젯밤에 건곤전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원경릉은 숨을 크게 내쉬며 안도했다.

만아는 원경릉이 먹을 탕을 끓이다가 황씨가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경릉은 원주의 모친인 황씨에게 별 다른 감정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성격으로 자녀들보다는 자신의 이익이 더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황씨는 원경릉이 머무는 곳에 오자마자 탕을 마시려는 원경릉을 보고 화가 치밀었다.

“너는 그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태평하게 그러고 있어?”그녀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 앉았다.

사식이는 황씨의 언행에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원경릉의 모친이기에 주먹을 꽉 쥐고 참았다.

그러나 희상궁은 달랐다.

“부인, 왕비께서는 저녁을 아직 드시지 않았기에 지금 드시는 겁니다. 어찌 왕비님께 그런 말을 하시는 겁니까?”

황씨는 희상궁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발을 동동 구르며 울기 시작했다.

“아이고 내 팔자야…… 초왕부로 시집을 보내면 나도 호사를 누리고 살 줄 알았지! 근데 고작 일 년 살고 애까지 딸려서 쫓겨나다니! 네 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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