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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79화

주재상의 선포

주재상은 차가운 눈빛으로 사람들을 훑어봤다. 방금 들어 올 때 그렇게 열렬하게 비난을 퍼붓더니 지금 그가 자리에 앉자 아무도 말이 없다.

주재상이 증조마님을 향해, “어머님 이 일 참 잘 하셨습니다. 모두를 오라 하셔서 제가 사람을 시켜 통지하는 수고를 덜었으니 말입니다. 마침 여러분들 앞에서 몇 마디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증조마님은 여전히 노한 얼굴로 주재상의 말을 듣고 언짢은 기분이 들어 날카로운 목소리로: “서둘지 마라, 여기 계신 분들은 다 너보다 연장자이니, 저분들의 말씀부터 들어라.”

주재상은 두 손을 소매 속에 넣고 냉정하게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며: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제가 드릴 말씀은 몇 마디 안되고 오늘 여러분 모두 무슨 노소와 귀천 따위 따지지 않으실 겁니다. 앉아서 말씀하시는,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도 저보다 백발이 많지는 않군요. 누가 편히 지내고 누가 용을 쓰고 일하는지 일목요연 합니다. 오늘부터 주씨 성을 가진 자손이면 조정에서 직임을 맡을 시 반드시 다른 관원들과 같이 이부의 심사를 받을 것이며,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일률적으로 걸러내 사직서를 받고 쫓아낼 것으로 절대 사정을 봐주지 않을 것입니다.”

이 말이 떨어지자 대청 사람들이 전부 냄비에서 물이 끓어 넘치듯 했다.

주씨 집안의 분가마다 조정에 직임을 맡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에는 나라를 짊어질 만한 대들보, 즉 진정 재능이 있는 자도 적지 않다. 당연히 이 사람들은 모두 주재상이 선발한 것으로 주씨 가문이란 나무의 큰 몸통이 그래서 이렇게 뿌리를 깊이 박을 수 있는 것이다. 노마님의 좋은 게 좋은 거란 싸고돌기 때문이 아니고 주재상의 실력 때문에 지금의 주씨 가문이 번성한 것이다.

하지만 주씨 집안의 일부 관원은 자리만 차지라고 국록을 받아 먹고 있는데, 커다란 각 관아에 공무를 핑계로 약간의 명성과 권력에 기대 봉록은 도리어 적지 않게 받아 먹는다.

주재상 밑에도 진짜 능력 있는 사람은 몇 안된다. 이 모든 것은 증조부인이 제멋대로 원칙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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