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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78화

주재상 공개재판을 연 증조마님

주씨 집안은 여전히 뒤흔들리고 있었다.

주재상의 정실부인인 주 노마님은 스스로 월미암으로 가길 원해서 옮기셨으나, 증조마님은 오히려 돌아가려고 하지 않았다.

증조마님은 주씨 집안이 정돈되는 것에 화가 치밀어 그녀가 이 저택에서 이런 식으로 권력을 뺏긴다고 생각하니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증조마님은 주씨 집안 연장자를 소집하기에 이르렀고, 주씨 집안 어른들이 모여 다같이 주재상을 ‘공개재판’하게 되었다.

주씨 가족 모두는 증조마님을 존경과 숭앙해 마지 않는다.

그녀는 젊었을 때부터 말년에 이르기까지 전 집안의 안 살림을 손에 쥐고 어느 집에 문제가 생기면 나타나서 한 방에 평정하곤 했다.

경성에서 정실 황후의 큰 딸인 공주도 감히 증조마님의 위세를 따라올 수 없었다.

그런 증조마님은 잘못을 감쌌다.

주씨 집안 사람이면 증조마님의 직계든 아니든 무조건 감싸줬다.

주씨 집안이 무슨 일을 일으키든지 그녀가 전부 싸고 돌았다.

몇 년 전에 인간이 덜 된 손자가 있었는데 밖에서 사람을 때려죽여 상대가 관가에 고발하려고 한 일이 있었다. 증조마님이 나서서 제압하더니 한 푼도 배상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맞아 죽은 사람의 가족이 주씨 집안의 체면을 상하게 했다며 와서 사죄까지 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관가에 가지 않고 피해를 입은 사람 가족은 죽은 사람이 재수없게 자기가 넘어져서 죽었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으며, 야반도주로 경성을 떠났다. 주씨 집안의 보복이 두려워서 였다.

이 일은 철저하게 이루어져 밖에는 당연히 한마디 소문도 새어 나가지 않았다.

증조마님은 영예를 즐기는 사람이다. 집안 자식과 조카에게 절을 받고, 매년 생일 주부로 돌아와 바닥에 무릎 꿇은 시커먼 사람들의 무리와 그들의 입술이 모두 한결같이 증조마님의 만수무강을 비는 것을 듣고, 기쁨과 희열을 느꼈다.

증조마님의 한창때는 영화로웠고, 시끌벅적하게 사람들에 둘러 쌓여 지내는 게 익숙해서 비록 월미암에 있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문전성시를 이뤘다. 경성의 귀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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